나에게 쓰는 편지

...중에서

- 그럼 제가 물어볼게요.
물어 봐.
- 인생이란 뭘까요?
글쎄.
- 안다는 거예요? 모른다는 거예요?
네가 욕실에 물을 뿌려두고 그 가운데에 서 있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아마도.
- 물을 뿌려요?
그래. 넌 한참이 지난 후에야 물기가 말라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지.
- 그게 무슨 소리에요?
가만히 서서 물방울이 증발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잖아.
- 그런가?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만히 서서 몇 분이 지나도록 넌 별 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할 테니까.
- 그렇겠죠.
하지만 실제로 너는 그 모든 것들을 다 경험하고 보고 있는 거지.
- 요점이 뭐에요?
네 인생의 한 부분을 들여다보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그래서 너는 매순간 너의 미래가 불안하게 느껴지지. 하지만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면 깨닫게 되는 거야. 물기가 얼마나 사라졌는지, 네가 창문을 열어뒀는지 아닌지. 우리가 지금 인생을 논하는 건 마치 거대한 건축물의 아주 작은 부분만을 보며 전체를 맞히려는 것과 같아. 네가 지금 현재를 바라보며 너의 인생을 궁금해하는 것처럼.
- 그럼 어떻게 해야 돼요?
네가 뭘 할 수 있을까?
- 몰라서 물어보잖아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지. 하나는 지금처럼 계속 너의 모든 것을 의심하며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일을 알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과 커다란 무언가가 내려다보일 그 날이 올 때까지 묵묵히 너의 길을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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