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쓰는 편지

가끔

가끔 한숨을 내쉴 때가 있다.

내 기억 속 모습 그대로 영원할 줄 알았던 부모님이 늙어가고, 그와 반대로 점점 커가야 하는 내가 제 몸 하나 유지하기도 힘들어하며 작아지고 있음을 느낄 때마다, 비슷한 시기에 나를 낳고 없는 살림 속에서도 전쟁 같은 나날들을 버티며 악착같이 살아왔을 그들을 생각하면, 파도처럼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애꿎은 통화 목록만 만지작 거리게 된다.

생각은 더 나아가,

이제 갓 세상에 대해 배워가던 주제에 어른들은 아무 것도 모른다며 마음의 문을 닫고 큰소리치던 과거를 떠올릴 때면, 그들의 손길 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울어대던 시절의 내가 떠오르며, 부모라는 커다란 하늘이 인내했을 상처와 섭섭함에 가슴이 무너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보다 더 가끔씩,

그들과 같은 부모의 입장이 되어 또 다른 나를 바라보며 걱정에 잠길 먼 나중을 생각을 하다보면, 무심하게도 흘러가 버린 많은 시간들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한 편으로는,

 

먼 훗날의 또 다른 내가 지금의 내가 겪는 이 고충을 통해 많은 것들의 소중함을 깨달아갈 거란 생각을 하다보면, 내심 대견스럽기도 하다.

삶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의아할 정도로 많은 것들을 배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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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의 칭찬 댓글
작가 프로필사진 연우 2016. 12/29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라고 하더라고요. 살면서 차곡차곡 배워야 할 것이 많아서 두렵지만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