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에게 찾아온 습작들

꽃을 피우는 자의 독백

사람은 보기 흉하게도 살고자 한다.

그것을 나는, 무척이나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모든 이들의 기억을 담고, 영웅이 된 자도 있고,

모든 이들의 비난을 받고, 사라진 자가 있으며,

모든 이들이 기억하지도 못하고, 없어지는 무수히 많은 자가 같이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비가 내리는 것에도 불구하고, 비를 맞지도 않으며, 자유로이 춤을 추는 모습으로 짧은 생을 살아가려고 한다.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면 과연 어떤 생각이 들까? 사람의 삶에는 짧아도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 터이다. 분명, 모든 세상은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기에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어,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무지한 자가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기 흉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자가 있다.

 

나는 흉하게라도 살아가는 것이, 무척이나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어떤 영혼은 자신이 죽은 것을 알자. 체념을 하며 이리 말을 했다.

“죽음은 모든 이들의 나침반이다.”

모든 생명은 죽음을 가리키고 있는 바늘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모험가다. 삶은 언제나 죽음이 마지막이며,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여도, 언제나 도착지는 어둠을 끌어안는 죽음일 뿐. 그럼에도 사람은 그 짧은 시간에도 필사적으로 살고자 한다.

 

그렇게 말한 영혼은 기사라고 한다.

영혼은 신념을 위해, 자신의 위에 있는 황제에게 모든 것을 바치며, 황제가 내려준 명을 수행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모든 세월을 바치며, 황제와 자신의 국가의 안녕을 위해서, 모든 적들을 부수고, 약한 자들을 지키며, 모든 이들의 우상이 되고, 영웅이 되었다고 한다.

 

자신이 해왔던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자신이 해온 업적을 당당하게 밝힐 수 있고, 자신이 최후에는 당당하게 웃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난 영혼들 중에는, 탐욕스러운 자의 영혼이 이렇게 말했다.

“돈은 모든 것을 살 수 없었다.”

자신이 가진 것은 돈 뿐이라고 한다.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죽어서 생각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없고, 그 시간이 향하는 바늘은 곧 죽음이기 때문에, 그래서 탐욕스러운 자는 살아가면서, 항상 생각했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죽음을 피하며 돈을 벌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죽음이 없는 세상을 만들 수 돈을 벌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영겁의 세월을 살아가며, 돈을 벌 수 있을까?

 

많은 돈으로 좋은 음식만 먹고, 꾸준히 운동도 열심히 하였다. 근무시간을 줄이고, 직원을 더 뽑으며, 선행을 베풀며 자신을 증오하는 사람이 없도록 했다.

거지에게도 돈을 주거나, 일을 하도록 직장을 줬고, 못 배운 사람들을 위해, 학교도 건설하여 모든 이들이 배우도록 노력을 했다.

모든 곳에 투자를 하고, 자신의 개인 병원까지 설립을 하고, 어려운 사람에게도 돈을 줘서, 자신의 이름과 명성을 알려 인지도를 높이는 것.

 

최종적으로 자신이 벌어들이는 돈의 수백, 수천 배로 늘어나,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죽기 직전에 그 자는 창문을 보며 입을 열었다.

“멍청한 것들! 나의 작전에 다 먹혀 들었군! 크크큭!”

 

그 영혼이 죽기 직전에, 자신이 위해 온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보며, 그렇게 말한 것이다. 그 탐욕스러운 자를 위해 몰려온 군중은, 내 눈에 한 가득 채워도 모자랐으며, 모든 이가 그 자를 위해 울었다. 그 날에는 소나기가 강하게 내려도, 울음 소리는 지워내지 못했다.

모든 것은 자신을 위해서라며, 삐뚤어진 선행을 베풀며, 모든 이들의 구원자가 되어버린, 이런 자 또한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모든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고, 보답을 받으며, 한 때는 자신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일을 하고, 행복했던 기억들이 이야기들이 있다. 이런 행복한 이야기만 들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쉽게도, 모두가 이렇게 만족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만족한 삶을 살아간 영혼들과는 달리, 일그러진 현세를 저주하고, 후회하는 영혼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잘 사고 만족을 느끼는 삶 반대편에는 언제나 불행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삶이 있다.

 

어떤 영혼은 자신이 열심히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보답을 받지 못하고 바램을 이루지도 못했으며, 아무리 달려도 다다를 수 없는 목표에 절망을 했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에게 버림을 받은 뒤에도, 자신은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고 했지만, 결국에는 굶어서 비극적인 이야기를 품고, 나에게 도달했다.

 

다른 영혼은 끔찍한 죄를 저지르고, 끊임없는 속죄를 하여도 죄는 사라지지 않고, 모두의 증오 속에서 자신이 잊혀지길 희망했다. 끊임없는 속죄를 하던 나날의 최후는, 그 다음날에 처형을 당했다고 한다. 끊임없는 속죄에도 결국 도달하지 못하고, 죽는 영혼이 되어 내 품에서 위로 받으며 울었다.

 

또 다른 영혼은 바보 같은 미신으로, 소나기가 내리던 날에, 제물을 바친다는 명목으로, 억울하게 맞아 죽은 소년의 영혼도 보았다. 자신이 왜 죽어야 하는지도 모른 체, 비를 맞으며 울고 무너져 내리는 신체는, 마른 목에서 소리를 쳐도, 도와줄 사람이 없는 것에 절망을 하고, 쓸쓸하게 나에게 천천히 걸어온 영혼도 있었다.

 

그런 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죽음은 좋은 안식처다.”라고...

 

삶을 부정당하고, 몇 번이나 죽으려고 속으로 결의를 하고 있어도, 험난한 세상에 기어오르기를 반복하며, 자신만의 바램을 외쳐도, 소리도 등불도 없는 깊은 어둠이 가라앉아버린 곳에서도, 나는 그것을 보며 언제나 서 있었고, 그런 자들을 대려 가기 위해, 비가 오는 날에 항상 지켜보았다.

 

이렇게 죽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지금 타인이 어떠한 일을 겪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멀쩡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이렇게 생각을 한다.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을 하고 있을까?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현세에 대해 원망하며 저주를 품고 있을까?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죄에 대해 불안감을 품고 살고 있을까?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필사적으로 밑바닥으로 가지 않기 위해 살고 있을까?

 

그럼에도 살아가는 것에 대해 나는, 아름답게 생각한다.

 

“모든 만남은 이별을 향해 시작된다.”

이것은 다른 영혼이 나에게 읊조리며 입을 열었던 말이다.

 

그 영혼은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다고 한다. 배신을 당하고, 모욕을 당하고, 남자를 붙잡기 위해 다리 끝에 매달려 봤지만, 발길질을 당하고 마음이 부서지며, 끝내는 절망 속에서 살아가다가, 결국에는 다른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그런 이야기를 나에게 해주었다.

 

사람은 누군가의 곁에서 살고 싶어한다.

사람은 혼자 있으면,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설령 자신이 배신을 당하고, 그것으로 인해 모욕을 당하며, 발길질을 당하고, 마음이 부서져도, 사람의 곁에는 항상 누군가가 있다. 둘이 같이 있으면, 고통을 망각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기에, 사람은 그렇게라도 살아가고자 한다.

 

이별의 뜻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 항상 곁에 있고 싶어하는, 그 가련하고 나약한 모습을 보았고, 같이 행복한 얼굴로 살아가면서, 그들의 언약을 병원에서 약속을 했던 새끼손가락을 보았다. 바로 1시간 뒤에 병 때문에 죽을지 몰라도, 그들은 죽음을 망각한 체,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는 그런 모습을 나는 보았다.

 

진행하는 죽음은 망각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잠깐이나 이별에 대한 고통을 잊게 해줄 뿐.

얼마나 필사적인가?

얼마나 볼품 없는가?

그리고 얼마나 아름다운가?

 

제각기 잔혹한 세계에 대해서, 사람은 저항을 하며 살아간다. 자신이 떠날 것을 아는 것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사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 그리고 이것을 읽는 당신 또한, 지금은 사는 것 이외에는 길이 없겠지.

 

그래도 살아가는 것에 대해, 나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소나기가 내린다.

물론, 내가 가는 이유는 영혼을 데려가기 위함이다.

오늘의 영혼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그것을 기대하며, 오늘도 천천히 그리고 묵묵히 걸어간다.

 

나는

소나기가 내리며 공기가 끈적끈적하고, 온도를 차분히 식혀가며, 사람의 영혼들과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하며, 그 이야기를 가진 것에 대해 부러워하고, 그 이야기 담은 영혼을 꽃에 올려놓는다.

 

오늘도 저승에 있는 꽃들은 붉게 만개하리라.

 

언젠가 모든 생명은 죽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사람은, 보기 흉하게도 살고자 한다.

그것을 나는, 무척이나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죽은 자의 이야기는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날아 올라.

비를 맞지도 않고 자유로이 춤을 추며, 짧은 생을 구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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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뭐가 빙의 된거냐...

당장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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