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이야기 52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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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면 죽는다는 건 그리 흔한 일은 아니지만, 몽마라는 존재가 이곳에 위치하면서 잠을 자다가 죽는 경우는 있긴 했다. 그래도 자다가 죽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생을 거의 마감하기 직전의 노인이라던가, 병으로 죽기 직전에 데려가는 사신대행이긴 하나...지금 이 경우에는 존재 자체를 물들이는 것이기에, 내 앞에 자고 있는 사람을 깨우기 위해서 흔들고 때리고 던져봐도, 그냥 죽은 사람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완전 골아 떨어졌네. 카멜롯이라는 땅 그 자체가 자면 존재가 뒤틀려버리는 공간으로 변했다면...”

 

시공의 눈을 개안하며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검은 액체 같은 것이 땅 밑바닥을 흐르고, 자고 있는 사람들을 뒤덮는 거대한 존재가 확인되었다. 저 밑바닥에 있는 녀석을 롱기누스로 찌를 수 없으니, 지금은 아리엘을 막는 게 시급할 지경.

 

“저게 아리엘의 사역마라면 제발 다른 걸로 바꿔달라고 부탁해야겠네...”

 

긴장감이 혼잣말을 만들고 조용하게 집안으로 퍼져나가며 어느 정도 진정을 할 수 있었다. 언제나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싸우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지금은 강제로라도 진정을 시켜야 앞으로 나올 깜짝 놀라는 일이 없으니까.

 

창문의 커튼을 살짝 들추면서 내 눈동자는 풍경을 이리저리 휩쓸고 지나갔다. 적어도 내 정면에 아리엘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슬그머니 문을 열고 천천히 밖으로 나아갔...

 

“어디에 있을까~”

 

다면 100%의 확률로 걸릴 뻔했다. 어쩌다가 이런 곳에 갇혀버렸고, 어차피 마신으로 각성한 아리엘에게 바리게이트를 쌓아봤자 별 의미는 없을 것 같고, 다행이 2층 집이라는 점을 이용해, 2층으로 올라가 정확하게 거리를 재고 아리엘의 위치를 보도록 하자.

 

주변의 창문으로 둘러보니 아까 그 거대한 괴수는 다시 누워서 자고 있고, 시나는 날아다니면서 이곳에 있었던 과거의 기록을 훑어보고 있는 중이다. 하얀 뱀은 이미 어디로 도망갔는지 모르겠지만, 안전하게 도망갔으리라고 판단을 하고 나서 2층에 있는 쇼파에 앉았다.

 

“부드러운 죽음<Soft Death>인가...그래도 이 모든 사람들은 무슨 죄인지...”

 

밑에 있는 검은 존재는 카멜롯에 있는 생물들을 침식할수록 점점 규모가 커지는 것 같은데, 만약에 이 일이 계속 지속이 된다면 모든 대륙을 집어 삼키게 된다면, 자다가 침식당하고 다른 존재로 뒤틀려버리는 경우가 된다.

 

[시나. 얼마나 더 있어야 완료가 되는 거야?]

 

[카멜롯의 땅 크기가 넓어서 의외로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마스터. 게다가 마법학원 구역에 결계로 인해 제대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럼 마법학원의 결계를 부셔야 한다는 소리인가? 생존자가 그 안에 다 몰려있거나 지금의 상황을 더욱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존재가 강림했을지도 모르지만, 왼쪽에 있는 창문을 부수고 2층에서 뛰어내렸다.

 

[마법학원으로 갈 테니까 그 주변에서 숨어있어.]

 

[알겠습니다.]

 

사무적인 어조의 대답이 내 머릿속에 울려 퍼지자 마자, 신체를 가속시켜 질주하기 시작했다. 공간마법을 잘 다루는 페트리가 있다면 해결책을 열 수 있겠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내 독자적으로 해결해야...

 

“꺄아아악! 몽골리안 웜이다!”

 

...어디서 많이 들었는데. 이 소리...

 

“저리가! 카일 씨를 빨리 만나야 한단 말이야!”

 

“아니. 나는 몽골리안 웜이 아니라 뱀이라고! 그리고 몽골리안 데스웜이라고 해야 정확한 표기...아팟! 돌을 왜 던지는 거야!”

 

하얀 뱀과 페트리가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에 내 발은 천천히 멈춰버렸다. 발이 멈춘 이유야 지금 당장 내 몸 속에서 생성된 한숨 패키지 리마스터를 풀기 위해서였고, 곧 이어 입 밖으로 내뱉는 커다란 한숨 때문에, 페트리와 하얀 뱀은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어라? 어딜 갔다 온...케헥!”

 

“으앙! 카일 씨! 무서웠어...어라? 누구세요?”

 

이 모습으로는 만나는 건 처음이었던가?

 

“소개를 하지! 잡화점에서 그 험상궂게 생긴 남자가 여자로 변하면, 절세미녀가 되...아파! 그만 늘려! 그 꼬리는 아까 밟힌 쪽이라고!”

 

“너는 분명 도망가라고 했는데 여기서 설명을 하고 있는 이유는 뭐야. 도움이 되고 싶으면 다른 사람에게 알리라고 몇 번을 말했어?”

 

“설마? 카일 씨에요?”

 

“이 모습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당연히 페트리는 그런 전설 믿지 않겠지? 일단 나중에 천천히 이야기하도록 하고, 우선 뱀을 이용해서 이번 초복에 좋은 영양가가 될 수 있는지 실험이나 해볼까?”

 

“살려주세요...자비로운 카린이시여...”

 

하얀 뱀이 부들부들 덜면서 자비를 구하고 있을 무렵. 페트리는 내 옷을 붙잡으면서 신기해 했다.

 

“우와. 여자 옷이야. 게다가 가죽옷이라서 스타일이 다 들어나잖아요?”

 

페트리가 천진난만할수록 내가 심적으로 입는 데미지가 증가하는 기적의 현상을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페트리가 찾아온 이유를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하자. 지금 검은 높새바람의 우두머리인 별의 아이, 에밀리가 페트리를 이곳에 보낸 이유라면 2가지 경우가 있는데, 하나는 마법학원에 있는 결계를 부수기 위함과 또 다른 하나는 그와 반대로 마법학원의 결계를 더욱더 강화해서 보호를 하거나, 혹시 모르는 괴물을 풀어놓지 않기 위함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슨 일로 내려온 거야? 마법학원의 결계와 관련이 있는 거지?”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지금 밑에 있는 검은 존재가 더 거슬린 모양이다.

 

“이번 에밀리 님께서는 땅 밑에 있는 검은 존재에 대해 확인을 하고, 카일...카린...?”

 

“이 모습으로는 카린으로 불러줘. 왠지 카일로 부르면 내 정신이 머리에서 가출을 한 뒤에,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살할 것만 같은 심정이거든. 차라리 다른 이름으로 불려야 정신적인 데미지가 좀 더 줄어들 것 같아.”

 

“네...어쨌든 카린 씨의 도움을 받아서 그 존재부터 퇴치하라는 말을 들었어요. 아니면 두 번째 방법으로 마신 아리엘과 이어져 있으니 봉인 조치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만약 아리엘을 봉인하면 매우 적은 확률로 폭주를 한다고 해요.”

 

“매우 적은 확률?”

 

10%인가? 5%인가? 1%인가?

아무튼 어떤 확률인지 몰라도 폭주를 하게 된다면 위험하지.

 

“얼마나 낮은 확률인데?”

 

“아마 100분의 99로 폭주한다고...”

 

“그건 낮은 확률이 아니라 거의 폭주라고 봐도 돼!”

 

그러면 둘 중 하나는 해결을 해야 하지만, 밑에 있는 검은 존재를 먼저 제거하기엔 알고 있는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롱기누스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는데, 그래도 지금은 너무 넓어진 상태라서 잘못 찌르면 화가 될 것 같아. 밑에 있는 검은 존재를 강제로 잡기 전에 아리엘이 먼저 찾아올지도 모르고, 지금은 마법학원에 있는 결계가 더 시급하지 않을까?”

 

“에밀리 님께서 마법학원은 신경 쓰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러니 저와 카일...아니, 카린 씨는 지금 당장 눈 앞에 있는 존재를 소멸시킬지, 아니면 아리엘을 봉인시킬지 결정하라고 하셨어요.”

 

그럼 밑바닥에 있는 존재를 먼저 죽이도록 할까? 폭주를 해서 난장판이 되는 것보단 좋겠지?

 

“그나저나 아까 주변에 거대한 군대가 밀집해있던데 무슨 일이에요?”

 

“아. 그건 혹시나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서 안에 있던 카멜롯의 괴물들이라던가, 다른 세계에서 놀러 온 사악한 무리들을 막기 위해...”

 

잠깐? 아리엘이 마신으로 강림하면서 다른 세계의 존재들을 불러들이고, 애초에 그 거대한 괴수는 결계가 아니었다. 어쩐지 아까부터 뭔가 다른 존재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길거리에는 조용하게 아무도 돌아다니지 않는다고 한다면...

 

“아. 이런...벌써 세상 밖으로 다 뛰어나간 건가. 아니면 이미 전투중이라는 걸지도 모르겠네.”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였다면 지금은 모든 곳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거나, 때를 기다리며 숨어있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지금 검은 높새바람은 어디로 가고 있어?”

 

“지금 공중요새를 이끌고 하란국부터 지원해주고 있어요. 대부분의 병력이 이곳 카멜롯을 막고 있으니까, 지금 찾아온 검은 괴물들을 막을 수가 없다면서...”

 

“그러면 지금은 전부?”

 

“각자의 영토에서 다 모두 싸우고 있어요.”

 

지금 달에서도 싸우고 있는 건가? 반투명한 무언가가 저 하늘 넘어 우주에서 떠돌아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차라리 이곳에 떨어지는 운석이라면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점점 눈에 띌 정도로 작아지는 걸로 보아,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겠지.

 

루시피나와 루니아 누나가 잘 격퇴했으면 좋겠지만...

 

“그러니 세상에서 지금 기괴한 괴물이 하나씩 침공했다는 소리가 되겠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사방팔방에 돌아다니지 않고 이곳에 집중할 수 있을 정도로,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나라를 지킬 수 있겠지. 지금 당장이라도 이 밑에 있는 존재를 빨리 지워버리자고.”

 

“그런데. 지금은 할 수 없어요.”

 

페트리의 의외의 답변이 내 귀를 때리면서 온 몸을 경직시켰다.

 

“지금은 할 수 없다니?”

 

“지금 이대로 검은 존재를 죽인다면 아리엘이 사라지게 될 테니까요.”

 

“어...그러니까 아리엘은 결국 봉인시켜야 하는 거고, 폭주하게 놔둬야 한다는 소리잖아?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마법 기동반에게 부탁해서 아리엘이 봉인을 함과 동시에, 우리는 대기를 하고 있다가 롱기누스의 창으로 내리찍으면 될 것 같네.”

 

그렇다면 가장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지만...

 

“저기. 카린 씨? 송구한 말이지만 마법 기동반은 지금...아리엘에게 전멸한 상태에요.”

 

세상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은 항상 경험으로 깨닫게 된다.

 

“전멸했다고?”

 

“네. 지금 모두 잠들어있는 상태여서 제가 모두 대피를 시켰지만, 부분적으로는 검은 존재들 때문에 침식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래도 내가 맡고 있는 녀석이 가장 힘들고 이상한 녀석이로군. 어쩌다가 아리엘과 페어링이 되어서......

 

어라? 분명 아리엘의 사역마 또한 몽마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럼 저거...

 

“세피르란 녀석인가!? 이게 대체 뭔 난장판이야!”

 

몽마가 어떻게 하면 저렇게 변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지금 아리엘에게 감겨있던 검은 뱀이 움직이지 않은 이유가, 저 밑바닥에 있는 검은 존재야 말로 아리엘의 사역마, 세피르가 아리엘을 도와주기 때문이지만, 마신이 되어버린 아리엘이 이런 현실에 모습을 유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세피르가 검은 존재로 변해 그 범위만큼 아리엘이 돌아다닐 수 있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고, 아리엘이 봉인이 되면 그 페어링이 끊어지기 때문에 아리엘을 찾기 위한 폭주로 설명할 수 있겠지.

 

“그럼 결국 둘 다 죽이면 안 되잖아. 정말 골치 아프네. 그보다 어쩌다가 세피르는 저렇게 녹아서 검은 스프처럼 되어버린 거야?”

 

“삑삑!”

 

“아니. 네가 그렇게 알려줘도 나는 모른다고 페트리.”

 

“네? 저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페트리의 말에 잠깐 멈추고 조용히 뒤를 돌아봤더니, 이번엔 하얀 근육질로 덮여있는 거구의 남자로 변해있었다. 당연히 얼굴은 이상하게도 뱁새의 얼굴 그대로 하고 있었지만...

 

“하아. 아리엘이 또 다른 사역마인가...? 그럼 이 근처에 아리엘이 있다는 소리잖아.”

 

“삑삑!”

 

“그러니까 너는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근육이 가득한 주먹을 휘두르는 이상한 생명체의 공격을 피하면서, 페트리를 보호하면서 시나를 텔레파시로 부르기 시작했다. 시나가 페트리를 지키게 하고, 지금 당장 내 앞에 있는 근육질의 뱁새인간을 무력화하기 위해, 티르빙을 붙잡아 검으로 바꿔나가면서 숨을 천천히 고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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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복잡해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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