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이야기 47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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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를 고문하는 방법 중에서 가장 으뜸인 방법이 무엇일까? 루나가 그린 어느 얇은 책마냥 쾌락을 줘서 고문하는 방법도 있기는 한데...그 방법은 우주 저 멀리 날려놓고 시작을 하자면, 고통을 주거나 협박을 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잡혀온 사람이 여성이라서 때리면은 이미지가 좋지 않아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는 레시아와 시나에게 중대한 발표를 하기로 했다.

 

“레시아. 시나. 잘 들어보세요. 제가 아침에 음식을 먹지 않겠다는 의미를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셨는데, 우선 저 포로에게 시식해보라고 하고 각종 반응을 얻어오세요. 만약 저 포로가 맛있다고 한마디라도 한다면 제가 먹도록 하죠.”

 

인간형의 돌아가있는 레시아와 시나는 전부 앞치마를 두른 상태로 나에게 투지가 담긴 눈을 띄고 있었다. 둘 다 포니테일에 위쪽에는 거대한 리본으로 묶고 있는 상태였고, 레시아가 하얀색 리본, 시나가 검은색 리본이니, 서로 눈에 띄는 리본의 색상을 고른 것 같았다.

 

“좋다! 비둘기! 이제 요리 승부다! 누가 주인에게 걸 맞는 애처인지 승부다!”

“저는 비둘기가 아니라 올빼미입니다. 냥캣. 그리고 최후의 승자는 제가 되겠지요.”

 

그 뒤로는 백은의 여신과 타락의 마왕이 주방으로 입성하자마자, 어마어마한 소음과 함께 전쟁이라도 난 듯 소리를 지르는 두 사람이 저 안에 있었다. 팔랑크스는 거대한 몸으로 나에게 다가오더니 지금 벌어지고 있는 소음에 불안감을 느낀 듯 말을 걸어왔다.

 

“마왕과 여신. 천마대전을 펼치고 있음. 음식으로 무기를 만듦.”

 

“걱정하지마. 우리가 먹을 건 아냐. 잡아온 포로는?”

 

“아직까지 수면상태에 있음. 마나를 차단해서 회복력이 느림. 하지만 뛰어난 공간술사라 풀어주기에는 골치가 아픔.”

 

다른 공간을 통해 단숨에 사라지는 것이 공간술사의 일이니까.

 

“성격과 취향의 정보. 그 여성은 자신보다 외형적으로 낮은 남자 아이에게는 공포감이 없지만, 카일 정도의 외형이라면 남성공포증이 제대로 발휘할 것임을 알림.”

 

나와 마주 할 때 침착함을 유지하지 못하고 동요를 하고 있던 이유가, 신입이라서 경험이 없는 것이 아닌 단순한 남성공포증 때문인가? 그러면 내 사진과 프로필이 적혀있는 것만으로도 공포심에 집어 던져서 자세히 몰랐던 거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러면 나의 존재 자체가 고문이잖아?”

 

나 존재를 공포로 몰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까? 하지만 원래는 고문보다 그냥 자연스럽게 친해져서 정보를 캐내는 방법이야 말로 이상적이지만, 레시아와 시나에게 일깨워주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이렇게 잔인한 방법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사실대로 말하면 나는 온화한 방법으로 정보를 알아내려고 했지만, 레시아와 시나가 자신들이 직접 포로를 관리하겠다고 말을 했고, 나는 거기서 요리를 해서 가져다 주라는 부탁만 한 것뿐.

 

그래. 나는 나쁘지 않아.

왜냐하면 나는 나쁘지 않기 때문이야.

 

“따라서 카일이 여장하고 상대해야 함. 그러면 귀중한 정보와 더불어 추종자를 새로 만들 수 있음.”

 

“여장하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마!”

 

자동인형마저 여장을 하라는 이 잔혹한 세상에서, 레시아와 시나가 들어간 주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괴한 일이 끝났을 때. 알게 모르게 압도적인 불안감이 가시화가 되어 주방의 문틈으로 뚫고 나타나기 시작했다. 저 방문이 열렸을 때는 마치 지옥의 문이라도 나오는 줄 알았는데, 곱게 담겨있는 접시 위에서 퍼져 나오는 불길한 기운이 불안감의 정체였던가?

 

“이번 요리는 짐의 혼신을 다해 만들었다. 이번 건 주인이 직접 먹었으면 좋겠지만, 포로를 대접해달라고 하니 주인은 무슨 생각인가? 다른 추리소설처럼 음식을 먹인다고 해서 그 여자는 우리에게 정보를 알려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자신의 요리가 정상적으로 먹힐 거라는 생각을 하는 건가...?

 

“마스터. 저도 혼신을 다해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이건 걸작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독극물에 걸작이 있다면 어떻게 생겨먹은 작품일까? 1초 안으로 생명의 빛을 잃게 만드는 시나의 걸작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죽으면 어쩔 수 없다는 심정으로 포로가 묶여있는 2층으로 올려 보냈다.

 

“아무튼 두 사람 다 억지로 먹이려고는 하지 마세요.”

 

비장한 모습으로 자신이 준비한 요리를 들고 올라가는 레시아와 시나에게 마지막 말을 전하면서, 노란 빛의 슬라임인 베니는 내 발 밑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연한 초콜릿 피부를 가진 소녀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내 왼쪽으로 걸어왔다.

 

“이거 대단한 볼거리로군. 카일이여. 정말 저 위에 잡아온 처자를 죽일 생각인가?”

 

“안 죽길 빌어야죠. 간절히 기도하면 우주가 도와준다면서요?”

 

“하지만 첩의 생각으로는 우주는 그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마리아와 대화를 잠깐 나누는 사이에 내 귀를 찢을 듯한 여성의 날카로운 비명이 1층으로 뛰어 내려왔다. 나는 2층으로 다급하게 뛰어올라가면서 포로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을 하려고 했을 때. 입에 하얀색과 검은색의 액체가 뚝뚝 떨어지면서 그나마 숨이 붙어있는 듯했고, 레시아와 시나는 잠깐 동안 멍하니 나를 바라봤다.

 

“음. 그렇군 짐의 요리가 이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었기에 기절한 것이다.”

“아닙니다. 저의 요리가 극상의 요리이기 때문에 황홀함에 못 이겨 기절한 것입니다.”

 

지금 저 사람의 눈이 완전히 X자로 표시된 거 안보이나? 무엇보다 숨이 끊어지기 전에 엘릭서까지 먹여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할 정도면, 뭘 요리로 만들어야 이 지경까지 가는 것일까?

 

“모두 1층에서 엘릭서 가져와요! 빨리!”

 

응급조치로 엘릭서를 가져와서 먹인 것은 정답이었지만, 심각한 충격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차라리 죽여줘...이런 건 싫어...”라고 중얼거리면서 울고 있었다. 짙은 보라색의 단발머리를 쓰다듬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남성공포증에 걸리면 무슨 센서라도 장착되는 것일까? 고개를 마구 흔들어서 쉽사리 대지 못하게 저항하고 있었다.

 

“검은 높새바람의 일원이라서 친근하게 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그 둘에게 요리를 시킨 것이 잘못이지. 이렇게 되니까 좀 미안해지잖아.”

 

마음속에 일어난 죄를 덜어내듯 혼잣말로 중얼거릴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레시아와 시나의 요리를 먹은 이후에 응급조치라도 한다면, 사람은 우선 살아남을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결과를 얻어낸 뒤에, 1층으로 천천히 내려오면서 레시아와 시나에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레시아. 시나.”

 

“뭔가? 주인?”

“네. 마스터.”

 

기대하듯이 반짝이는 붉은 눈동자와 백은의 눈동자가 1쌍식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의 음식이 더 맛있는지 판결이라도 해주려고 내려온 것은 아닌데 말이지.

 

“대체 뭘 만들었길래 사람이 죽을 뻔한 음식이 나와요?”

 

“그야. 짐은 오서독스하게 스프를 만들었다.”

 

“정식 명칭은요?”

 

“‘마왕의 특별한 스프’라고 명명하지.”

 

마왕의 특별한 독극물이 아니라?

레시아는 결국 다크메터를 녹여서 스프처럼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시나도 스프?”

 

시선을 돌려서 시나에게 물어보자 시나가 고개를 작게 흔들면서 자부심이 넘치는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네. 저는 정확한 재료를 사용해서 제대로 된 스프를 만들었습니다.”

 

“그 재료가 뭔데?”

 

“수은 입니다.”

 

“그걸 왜 넣어! 이 멍청아!!!”

 

어째 불길하게 반짝이는 액체가 존재한다고 했더니 그거 시나가 만든 거였나? 조만간 바게트 빵에 알루미늄을 녹여서 부어버리는 참사도 일어날 것 같아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시나는 나의 호통에 울먹이기 시작했고, “소리쳐서 미안해. 그래도 그건 아냐.”라고 제대로 타이르면서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으로는...

 

“두 사람은 그냥 요리하지 마세요. 루시피나나 제가 하는 요리를 먹는 게 더 편할 것 같네요.”

 

“그런! 하지만 짐은 주인의 영양밸런스를 생각해서 요리를 만든 것이다!”

 

“암흑물질에 영양밸런스가 존재할까 보냐! 두 사람은 혼돈계가 되어버린 주방이나 청소해요! 당장!”

 

투덜투덜하면서 주방으로 가는 레시아와 아까 내가 화를 내서 훌쩍이며 주방으로 가는 시나의 뒤를 바라보고는 그간 풀지 않았던 한숨 마스터 패키지를 사용해야 했다. 위에서는 레시아와 시나의 요리를 먹은 후유증으로 과도한 우울증과 권태기에 시달리는 것 같아서 마리아가 대신 올라가 상태를 보기로 했고, 이프리트와 윈디는 레시아와 시나의 요리를 보면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프리트. 저거 먹으면 우리 정령계로 강제소환 될 것 같지 않아?”

“윈디. 그렇다고 몰래 먹으려고 하지마.”

 

포로에게 정말 심한 짓을 해서 미안하지만, 아직 이름도 물어보지도 못했는데 입을 더 굳게 담을 것 같아서 또 하나의 걱정거리고 남아 있었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 그나마 잡아올 수 있는 사람을 잡아왔는데.

 

“요리가 이걸 망쳐놓네.”

 

의자에 앉아서 아파오는 눈을 감고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런데 신랑. 지금은 마법학원의 학원제가 진행되고 있는 거 아냐? 안 가도 괜찮겠어?”

 

“괜찮을 거에요. 마법 기동반에 있는 카를로스라는 녀석이 의외로 머리가 잘 돌아가기도 하고, 켈모리아가 대결계에 있는 단점을 제거한다면, 굳이 갈 필요는 없겠죠.”

 

단아하고 온화한 분위기의 루시피나가 내 위에서 내려다 보았다. 그러고는 루시피나의 손이 내 머리를 이리저리 만지면서 다시 이야기를 했는데.

 

“저 위에 있는 포로를 차라리 우리 편으로 만들어서 첩자처럼 심어놓으면 어때?”

 

“이중 스파이를 만들자는 거에요?”

 

루시피나의 붉은 머리카락이 살랑이며 나를 간지럽히고 있을 때, 마주친 붉은 눈에서는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저 아이는 검은 높새바람의 신입이니까. 지금쯤이면 생존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검은 높새바람은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마저 불안전한 요소가 있으면 완벽하게 제거하려는 녀석일 거에요. 그런 철두철미한 녀석들이 지금 저 신입이 살아서 귀환을 한다고 해도, 죽여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서 결국 버림받은 건 똑같을 것이고, 상대에는 오라클이 확실히 존재하니까. 지금은 정보만 빼내고 이곳에 있던 기억을 소거하는 편이...”

 

“그러기엔 너무 불쌍한 걸?”

 

루시피나가 무슨 이유로 저 포로의 신변을 지켜주려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마리아가 2층에서 내려오며 커다란 한숨을 내쉰 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뭔가 잘못 되었을 때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좌우로 흔드는데.

 

“완전 큰일이로군. 트라우마가 너무 심하게 걸려서 앞으로 마주하는 스프들은 전부 싫어하게 될 거다.”

 

이제 스프를 먹을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 건가.

 

“그 사람의 기억을 침투할 수 없었나요?”

 

“마왕님과 여신님의 스프가 그녀의 몸과 마음을 심각할 정도로 피폐하게 만들었으니까. 강제로 들어갈 수는 있지만 부작용으로 진짜 죽어버릴지도 모르기에, 첩은 신속하게 포로의 정신을 정상으로 되돌릴 것을 명하노라.”

 

남성공포증이 있는 사람과 내가 대면해봤자 좋을 것은 없을 터.

 

“그렇다고 한들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그럴 줄 알고 저 여자에게 백장미 1호부터 17호까지 주고 왔노라. 의자에 묶여있으니까 베니가 대신 종이를 넘겨주는 역할로 대처하면 될 것이다.”

 

 

결국 그 놈의 백장미를 또 쓰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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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공포증도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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