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이야기 3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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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검 도난과 학살. 레이비스 씨의 말로는 검은 달의 여왕이라는 범죄자단체의 소행이라고 추측했다. 예전에 알프레이드 왕자의 영혼을 비니스의 꽃으로 탈취하는 끔찍한 스토커 범죄를 저지른 프렌시아 씨 또한 검은 달의 여왕 소속이라고 밝혔던 기억이 아직도 맴돈다. 나는 레이비스 씨에게 우선 잡화점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듣고 나서, 잡화점으로 귀환을 한 뒤. 평소대로 1층의 물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검은 달의 여왕이 대체 어떤 단체인지, 어떤 사상을 가지고 이 난리를 치는지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었다.

 

문제는 검은 달의 여왕의 본거지가 아무리 온 대륙을 다 들쑤셔봐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미스테리한 단체를 온 대륙의 모든 지도자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 '천칭들의 모임'을 통해, 특급위험대상으로 지정했다. 레시아에게 1층에 물품을 정리해달라고 맡긴 뒤에, 2층에 있는 책장으로 가서 마검에 관련되거나, 범죄자 단체에 대한 책이 있을거란 생각이 들어서, 이리저리 책을 뒤졌다. 그러던 중 역시나 엘티노스가 직접 기록한 책에서 정보가 나왔다.

 

흥미롭구나! 범죄자 단체!

-저자 엘티노스

검은 달의 여왕

존재 목적 : 대륙에 있는 모든 나라의 체계 붕괴 및 여왕의 부활.

하는 일 : 여왕의 부활에 필요한 재료를 수집.

위험도 : 나는 솔직히 별 3개 반을 주고 싶은 잔챙이 집단인데, 

문제는 그 놈의 여왕이 깨어나면 골치 아프기 때문에 별 5개를 줘야 된다. 

별이 다섯 개!

★★★★★<-속이 꽉 찬 별이다.

여왕의 정체 : 검은 달의 여왕은 정신 기생체로 인간에게 들러붙는다.

문제는 여왕을 처치한다고 해도, 저 단체가 다시 부활시키는 바람에 계속 돌아온다고 하는데.

나 또한 2번 만나봤지만, 발을 한 번 구르면 지각에 단층이 생기고,

검은 성배를 들어올리면 하늘에서 검은 빛 줄기가 내려와 파괴시킨다.

그것 때문에 멀쩡하게 있던 도시 5개를 부수고, 왕국 하나가 괴멸해 버리는

그런 무시무시한 괴물이다.

다행히 2번째 부활을 할 때는 내 하렘맴버 중 한 명일 뿐이지만! 하하하!

(생략)

 

여전히 태클을 많이 걸어야 할 듯한 책이지만, 다양한 정보는 얻을 수 있었다. 그나저나 엘티노스는 어떻게 파괴를 일삼는 여왕을 꼬셨는지 알 수가 없지만...계속해서 여왕이 돌아온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위험한 단체인데...그게 용병의뢰소를 학살한 것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책을 덮어놓고 원래 자리로 돌려놓은 뒤에, 2층에서 다시 1층으로 무거워지는 발을 옮겼다. 여전히 마일론이 사건과 연관이 된 것이 믿겨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오랜 친구가 사건에 휘말리니까 지금 심정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착찹했다. 답답한 기분을 어디서 풀어야 하는지 생각을 하면서 1층에 도달했을 때는...

 

"레시아! 일로와!"

 

"냐아아아!!!"

 

베가프와 레시아는 또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다. 그보다 최근에 아침이나 오후에 잡화점도 안 열었는데 막 들어오는 내 지인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도움을 요청하는 레시아의 텔레파시를 무시한 체 베가프에게 입을 열었다.

 

"안녕. 대사제. 이제 온 거냐?"

 

"오랜만이야. 왕국에서 9일정도 교육을 받았으니까. 물론 아름다운 나날이기도 했어."

 

"대체 거기서 뭐하고 온 거냐..."

 

버릇대로 손님이 와서 허브티를 자동으로 만드는 나를 알아차리기까지 5분이 걸렸다. 이래서 습관이 무섭구나 라고 중얼거리려는 찰나...

 

[주인! 저 성스러운 자를 빨리 내쫓거라!]

 

...

레시아 입장에서는 꽤나 거북하겠지. 아직도 털을 세워서 위협을 주는 레시아 밑에는, 그런 모습도 귀엽다면서 환하게 웃고 있는 베가프가 제자리 점프만 하고 있었다. 다시 허브티 2잔을 책상에 놓고 나서 자리에 앉자, 베가프도 "수고했어. 잘 마실게"라고 말하며 앉았다.

 

"왕국에서 소동이 일어난 건 알아?"

 

뜬금없이 베가프가 입을 열었다. 아마 가장 가까이 있었으니, 왕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면 나보다는 거리상, 가까운 베가프가 먼저 알 것이라 생각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마검 탈취소동이 있었다고 들었는데...정확히는 잘 모르겠네."

 

베가프는 조심스레 차를 한 모금하고 입을 열었는데...

 

"마일론을 봤어."

 

"큭! 콜록! 콜록!"

 

마일론이란 그 한 마디에 사례가 들렸다.

 

"베가프! 그게 진짜야? 마일론을 봤다고! 그 망할 자식은 대체 어디 있어!"

 

"진정해. 카일. 여전히 마일론과 관련된 것에는 소름 끼치도록 화내는구나."

 

베가프가 난감한 미소를 짓는 것을 확인하고, 이성을 되찾을 때쯤 나는 베가프의 멱살을 잡고 있었고, 의자에서 반쯤 일어난 상태였다. 베가프의 멱살을 풀고 "미안."이란 말을 조용히 하며 앉았다.

 

"마일론이 널 찾더라. 뭐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그리고 데리고 갈 거라고 말 했어."

 

그리고 베가프의 품속에서 편지봉투 하나가 나왔다.

 

"내가 대충 읽었지만, 리베리티아 고원에서 보자고 하더라. 정확한 시간과 위치까지 있으니까. 이건 네가 알아서 해. 내가 봤을 때는 지금의 마일론은 예전처럼 갱생이 불가능한 상태인 것 같아."

 

편지봉투를 뜯자, 글이 적힌 종이와 검은 원이 그려진 카드 한 장이 나왔다. 검은 달을 상징하는 이 카드를 마일론이 보내왔다는 뜻은 마일론은 이미 검은 달의 여왕이라는 단체에 소속됐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많은 인생을 보내야 할 20세 인생에 별별 희안한 경험을 다 하고 있다.

 

"카일...마일론을 어떻게 할 거야?"

 

베가프는 내 표정변화에 눈치를 채고,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야. 도저히 고쳐지지 않으면, 반 죽여서라도 대리고 와야지."

 

검은 달이 그려진 카드는 불에 붙여서 태워버렸다. 저런 게 멋지다고 멋대로 소지하다간, 레이비스 씨가 잡아가서 내 고문을 담당할 지도 모르니까.

 

***

 

저녁 8시. 잡화점의 오픈 시간.

오늘도 8시에 열자 바로 들어오는 손님은 없다.

여전히 레시아와 나는 카운터 앞에서 멍하니 잡화점 입구만 지켜보면서, 책이 있나 읽다가, 목마르면 허브티를 마시는 등.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온갖 몸부림을 다 했다.

 

항상 지루한 시간은 시간이 너무 늦게 가는 것 같고,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은 너무 빨리 간다. 레시아는 계속해서 "지루해. 지루하도다."이런 말만 반복하면서, 언제 또 아이니스에게 육포를 받아왔는지 다른 공간에서 육포를...

 

"레시아. 그 공간은 뭐에요?"

 

"뭐긴. 짐의 저장창고다."

 

"대체 그런 건 어떻게 하는 거에요?"

 

"짐은 마왕이다. 공간을 연결하는 마법이야 식은죽 먹기로 할 수 있지."

 

레시아는 자신의 위대함을 자랑하기 위해, 목소리에 자신감을 채웠지만...

 

"그런데 내 마나를 소비하는 거죠?"

 

내가 내뱉는 한 마디에 침묵을 했다. 그리고 다시 레시아가 말하길...

 

"그야. 주인의 마나가 쓸 때 없이 넘쳐흐르기 때문에, 짐이 잘 이용하고 있노라."

 

"그걸 육포를 저장하는 곳으로 사용하고 있고?"

 

"그렇다."

 

"대체 왜요?"

 

"육포가 맛있기 때문이다."

 

"마법을 좀 더 유용한 곳에 사용하지 못해!"

 

안 그래도 장래에 마왕의 마나창고가 될 신세를 면하기 위해서, 나 또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평소에 많이 피곤하다고 생각했더니, 내가 모르는 곳에서 육포를 저장하기 위해 내 마나를 이용해서 난이도가 높은 공간 연결 마법을 계속 써왔다는 거잖아!

 

"하지만 육포가 맛있다."

 

레시아는 격양된 내 목소리에도 반응하지도 않고, 그저 자기 할 말만 한 체 다시 육포를 허공에서 꺼내서 먹기 시작했다. 먹어본 적도 없는 육포의 맛을 내가 공감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다시 지치기 시작했다. 이제 20분도 안 지났는데 자고 싶다는 생각이 막 든다. 다시 편지 봉투를 열고 마일론이 보냈다던 편지를 봤는데. 리베리티아 고원에서 새벽 4시에 만나자는 말이 쓰여있었고, 장소는 리베리티아 고원 동쪽에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였다.

 

물론 저 느티나무 밑에 어릴 적의 추억으로 타임캡슐이나, 뛰어 노는 그런 추억이 아니라, 마일론이 느티나무 넘어의 몽마의 숲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사고가 발생해서 내가 직접 데려온 기억이 있다. 그때 나이가 7살인데, 세월은 이렇게 흘러가도 내 친구는 사고만 치는지...

 

그래도 뻔뻔한 마일론은 자신으로 인해, 새로운 경험과 끊임없는 도전의 발판이 되었다면서, 첫 사고 기념으로 앞으로의 집합장소는 느티나무에서 만나게 되었다. 오래 전의 기억이 아직도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좋은 추억과 다른 하나는 내가 생고생을 한 추억.

말할 것도 없이 나는 후자 쪽에 속한다.

 

마침 새벽 4시는 가게를 닫는 시간이고, 마일론을 만나서 물어볼 것도 있으니, 이렇게 평화롭게 진행 된다면 가장 좋은...

 

-딸랑~딸랑!

 

"어서오세..."

 

"인간! 우리에게 어서 물건을 내놔라!"

 

저 망할 코볼트들이 또 찾아왔잖아!

항상 이 잡화점의 위치는 몬스터 구역과 파이론 마을의 경계선이 되는 구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사람도 여기에 들려서 물품을 사지만, 몬스터 또한 이곳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곳이 괴물의 집 취급을 받는 것인데.

 

문제는 이 코볼트들은 평소와는 다르게 단체로 몰려와서 정신 없게 만든 뒤에, 돌아가고 나면 잡화점이 엉망이 되어버려 다시 청소하는 대참사가 생기기 때문에 끔찍하게 생각하고 있다.

 

"아니! 물건이라고 해도 40명 단체로 와서 뭘 달라는 건지 말해야 줄 꺼 아냐!"

 

밑에는 작은 요정 비스무리한 것들이 우글우글 모여서, 마치 걸리버 여행기에 있는 소인국에 온 기분이었다. 만약 내가 걸리버라면 저것들을 다 밟아 죽여도 시원치 않은데 잘도 친하게 지냈다. 그보다 코볼트들의 다급한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인데?

 

"우리는 빨리 숨어야 한다! 그러니까 모종삽 20개만 달라!"

 

아무리 그래도 집안에 도움을 주는 코볼트까지 릴리 기사단이 학살하거나 그러지 않는데...

코볼트들이 경작을 한다면 모를까 숨기 위해서 모종삽을 사는 이유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만, 레시아가 염력을 이용해서 모종삽 20개를 가져다 줬다.

 

"짐이 하사하는 것이니 귀중하게 받거라!"

 

레시아가 꼬리를 흔들며 외치자 코볼트들은 엄숙한 분위기로 한 명 한 명씩 나와서 모종삽을 받아갔다. 그보다...너희는 또 악기를 어디서 가져 온 거야. 왜 트럼펫 소리가 들리는 거냐! "축! 모종삽 수여식 하!"라는 팜플렛은 왜 걸어놓는 거야! 언제 저렇게 질서정연하게 4열에 맞춰서 10명씩 서고 있냐고!

 

마지막 모종삽을 코볼트가 받자, 레시아의 모종삽 수여식이 끝났고...레시아가 연설을 하고 있...

 

"연설은 왜 하는 거에요!"

 

"주인. 짐이 연설하고 있는데 방해하면 안 된다."

 

"레시아. 여긴 잡화점이에요. 마왕성이 아니라!"

 

그보다 코볼트 들에게 돈을 받아야 하는데...몬스터들은 대부분 칸포리우스 제국 공통 화폐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물물교환 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코볼트들이 모종삽의 수에 맞춰서 내 머리만한 광석 20개를 던졌다. 순식간에 날아드는 정체 모르는 돌덩이 때문에 카운터 밑으로 숙여야 했으며, 코볼트들은 "와하하하!" 하며 우루루 내 잡화점을 빠져나갔다. 나는 갑작스러운 코볼트들의 메테오가 끝나자마자 카운터에서 나와 입구로 향했고, 저 멀리 사라져가는 코볼트에게 외쳤다.

 

"망할 자식들! 사람 죽이려고 작정했냐!"

 

화가 끝까지 난 나의 목소리는 밤 하늘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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