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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꼭꼭 새겨두고 싶은,

오래도록 고스란히 간직하고 싶은,

다시는 오지 못한다 해도 아쉽지 않을 만큼 완벽한,

무척이나 소중해서 눈물겨운.

 

아, 그런 날.

 

너무나 멀고 멀어서 내 것이 아니려니, 쓰라림조차 사치스러웠던 체념.

그랬어도, 그렇다고 버릴 수는 없었기에

그저 외로이, 깊고 깊은 곳에 묻다시피 끌어안고 있었던 염원이 이루어진.

 

아, 그런 날.

 

끝,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단단히 마음먹고 마주했는데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다음을 기약하기까지 하는.

 

아, 그런 날.

 

눈부신 봄에 외롭지 않도록,

뜨거운 여름에 춥지 않도록,

찬란한 가을에 슬프지 않도록,

시린 겨울에 쓰러지지 않도록 

붙들어 주는.

 

​그런 날, 그런 날들.

나는 지금

화양연화, 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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