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나비

동굴로부터 달아난다
죽음으로부터 벗어난다
불멸을 향해
냉기와 맞서며

솟아오른 산맥들의 어딘가로
당신의 굶주린 호흡이
정적에 잠긴 눈 속 활촉이
머금은 과녁이 펼쳐졌다

순간이 운명을 결정한다
코 끝이 겨냥한 곳은
내리는 눈송이였을까
그것만큼 가벼운

날갯짓이었을까
어디로 흘러 흘러갈까
목적 없는 출발지
설원의 한복판으로

던져져서 눈 속에 파묻힌
얼어붙은 시체나 끄집어내
뜯어먹을까?
생존만을 위해 살아가는 순간

생은 단순해진다
불어오는 뿌연 눈보라의 사이
실체 없는 성을 나는 본다
바람을 뚫고 나아간다

선명해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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