갉아먹는

기억하지 못하는 사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파고들어 파먹는다

 

이 사회는 우리를 미치게 만들어

한 번이라도 자기가 되어 본 적이 있었니

스스로를 마비시키는 공기를 들이마시며

 

걷고, 걷고, 또 걷고 견디며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은 삶을 빼앗기며

내 생은 예비되고 선택되었나

 

과연 누구의 것인가

한 방향으로 떠미는 당신들

한 번이라도 자신이 되어 본 적이 있었니

 

시간에 짓눌리고

순간에 사로잡혀

그들은 견고한 기둥을 세워놓았다

 

고기, 고기, 고기

갇힌 가축들이 울부짖었다

울타리 안으로 밀어넣고 문을 잠갔다

 

야만의 시대

이 좁은 새장과 

몸을 옥죄는 사슬은

 

우리를 제정신인 것처럼

미쳐버리도록 준비되어 있었다

하루하루 정신은 시들고

 

판에 박힌 틀에 갇혀

세뇌 없이 일어나는 일이 있었던가

당신들의 날개는 너무도 거대하다

 

내게 심어놓은 열매들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신음을

매순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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