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무릎 꿇은 여자 아이들

소리 없이 걷는다

인기척 없는 그림자들

존재가 죄악이다

입 틀어막힌 인형들

고개만 끄덕여야 한다

 

수그린 어깨 

오므린 다리

죽기도 전에

죽어야 한다

태어나고 존재하는 죄로 

소리 없는 자궁들

 

가슴, 엉덩이, 다리, 질

겉껍데기를 싼 것들은

죄악이고 음란이자 조롱거리

여자는 

섹스다

여자는 인간이 아닌 여자다

 

샅샅이 분해하고 조각내

관음하고 평가하는 고깃덩이

아, 여자는 좋은 거야

여자는 최고의 선물이야

출산을 통해 생명을 창조하지

모성애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생존하고 싶었던 년들은

최선을 다해 복종하고 순종하는

침묵하는 암소이자 인형이 되었고

집 밖을 나서자

원하지도 않았는데

암캐가 되었다

 

존재는 규정되고

사람은 거부할 도리 없이

그 틀에 끼워맞춰지고

순종과 침묵과 겸손을 

강요 받은 그들 앞 

아수라를 복사한 절경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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