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빛 속에서

우리는 한몸이었다

순수한 결정체

피가 타올랐다

치솟는 불길에 휩싸여

 

우리는 빛났다

환상이 만들어낸 환상 속

빛은 우리였다

감춰진 것들을 좇느라

나비는 분주히 헤엄쳤다

 

벼락에 그을린 

당신의 행적은 묘연했다

그대의 애무는 날카로웠다

내리치는 빛의 타격

나는 그대의 사랑으로 죽는다

 

허벅지 속으로 널 넣고 

꿰매어 달을 채우겠다

두번 태어나고 두번 잉태되는구나

삶이 너를 거부할지라도

슬퍼하거나 분노하지 말아라

 

동굴 속 지쳐 잠든 

여윈 소년의 어깨 비스듬히

 투명한 달빛이 흘러내리고

하품하는 표범들의 입김 뒷편

나른한 혀가 졸음을 고한다

 

모두 안녕히

소년도 맹수도

그림자 닿지 않는 곳

소리없는 발걸음을

옮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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