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폐허

얼어붙은 강을 뒤덮은

조각들의 반짝임이 흘러갔다

하늘과 맞닿은 드넓은 푸르름과

병원 건물 위 피어오르는

희끄무레한 연기 속 

나 자신을 잊고 

구름처럼 평온하기를 기원했다

 

응어리진 감정, 가시돋힌 나뭇가지, 꺼진 촛불 위

마법처럼 밤은 찾아왔다

창 너머 지나가는 사람들은 젊었고

고치같은 두터운 패딩 속

몸을 한껏 옹송그린 채

한파를 지나며 부단히 걸어갔다

그들과 나 사이에는 소리가 없었다

 

추위 속 얼어붙은 발가락의 통증

운동화 사이 발을 끼워넣는 엄지의 통증

어깨 뒷편의 뼈마디가 부딪히는 소리

무자비한 겨울은 소리없이 강타했고

비둘기는 더는 울지 않았다

붉은 지붕 위 사라진 그들을 대신해

낯선 새들의 지저귐이 빈자리를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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