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단상(斷想)

보안의지(意志)에 관한 단상(斷想)

 

각종 먹을거리가 즐비한 시장.

뭘 사가면 집에서 맛있게 해 먹을까. 한참을 슬렁이다 순대랑 떡볶이 가게를 보고 지나칠 수 없어 사먹고 말았다. 싸고 맛있게 먹으니 기분도 좋고 속도 든든하다. 분식을 좋아하는 내겐 산해진미를 먹은거나 다를게 없다. 허기진 때, 고기를 먹으면 어떻고 생선을 먹으면 어떤가. 떡볶이, 순대를 먹든 라면을 끓여 먹든 즐겁게 배불리 먹으면 된다. 지갑 사정이 허락한다면 비싼 한우를 한껏 사서 먹으면 더 할 나위 없지만. 어쨋든 힘이 나니 시장구경이 더 흥미롭다.

 

먹는다는 건 생존을 위해 그리고  건강을 위함이 일차적인 이유다. 그 다음 맛있는 걸 골라먹는 건 개개인의 기호에 관한 문제다.  음식재료들은 시장에서 살 수도 있고 여유와 능력이 되면 직접 재배해서 먹을 수도 있다. 이렇든 저렇든 잘 먹는다는 건 결국 든든한 지갑의 능력이 필수조건이다.


음식재료 자체는 사람이 먹는 행위의 목적 그 자체는 아니다. 하루 세끼를 먹어야 사는 사람은 일을 하기 위해서, 살기 위해서 먹는다. 뭘 먹든 먹어야 산다. 음식을 먹는 일은 삶의 지속에 관한 문제다. 고기를 먹든 초코파이로 때우든 살기 위해서 일을 하려면 뱃속에 연료를 든든히 채워야 한다.


보안도 그렇다. 보안의 소명은 소중한 자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정보, 인프라 등 자산을 지킨다는 건 내가 밥을 먹고 살게 해주는 일터를 지키는 일이다. 내 지갑의 능력이 좋으면 물리적이든 기술적이든 온갖 최첨단 기술을 사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몸으로 깡으로 때우는 수밖에 없다.


보안은 추상(抽象)이다. 관념이고 철학이다. 불안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삶의 몸부림이다. 흔히 말하는 무엇무엇 '솔루션'이라는 것들은 추상인 보안을 구체화 시키는 도구다. 미나리나 삼겹살이 음식먹는 행위의 근원적 이유가 아니듯 보안솔루션이라는 제품들은 '보안' 그 자체는 아니다. 쓰임새 좋은 비싼 '솔루션'을 사면 좋겠지만. 먼저  내 소중한 자산을 지키려는 강한 '보안의지(意志)'가 먼저다. 아무리 좋은거 먹어도 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없으면 구첩반상도 소용없듯.

 

보안은 쓸모있는 '솔루션'들의 도움으로 구체화되지만, 그 전에 지키고자 하는 강한 '보안의지'가 없다면 다음 날 끼니를 걱정해야만 하는 오늘만 풍성한 만찬으로 끝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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