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단상(斷想)

직감(直感)과 보안경영

<필자의 보안단상(斷想)은 말 그대로 보안에 관한 생각나는 대로의 단편적인 생각입니다. 보안에 관해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 보려는 작업입니다.

 

경영의 세계는 엄혹하다. 합리와 비합리의 경계가 모호하다. 잔잔한 바다를 가르는 배는 '순항'을 희망하지만, 바다는 언제나 거친 비바람을 품고 있다. 경영의 바다도 그렇다. 경영은 혼자만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예상치 못한 바깥 사정으로 곤경에 빠지기도 한다. 교통사고로 죽는 것이 가장 ‘부조리’한 것이라고 했던 카뮈의 말처럼 이유도 모른 채 어느 순간 나락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위험에 빠진 경영은 판단의 시간이 부족하다. 막막하고 아연한 감정이 일렁인다. 경영자에겐 혼돈 속에 명운을 건 결단이 필요할 뿐이다.
 
실패한 경영의 배후에 관해 지식인들은, 폭풍에 맞선 어부들의 사투와 같았을, 위기에 빠진 경영자의 목숨을 건 숨가빴을 시간을 두고 철 지난 조언을 하기도 한다. 경영전문가들의 현명한 조언이 담긴 책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그러나 때때로 현실에 반영되지 못한 경영서적은 서점과 도서관의 가득 찬 책장 한 켠에서 언제 신간에 밀려 창고로 혹은 폐지로 나갈지 모르는 처지에 놓이곤 한다. 인간은 우매하다. 경영학을 십수 년을 공부하고도 자신이 실제 경영의 세계에 발딛여 놓으면 대부분 물속에 처음 들어간 것처럼 허우적거린다. 실제 경영의 세계는 위험투성이다.
 
경영의 현장에서 예기치 못하게 맞닥뜨린 생존의 갈림길에서 경영자의 직감은 성패를 좌우한다. 가만히 내면을 들여다보라. 쉴 새 없이 회의를 하고 차가운 이성을 가진 머리로 정확한 판단을 한다고 자부하지만, 의식의 배후엔 직감이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쉽게 눈치 채지 못한다.
 
경영은 분석과 같은 차가운 이성의 세계이기도 하지만, 가슴이 이끄는 감정의 세계이기도 하다. 과반수가 지배하는 국회가 아닌 이상, 치열한 경영현장에선 경영자의 직감과 통찰이 지배한다. 그 직감의 정확도가 경영의 백미(白眉)다. 경영을 잘하려면 결국 오답을 피해나갈 수 있는 본능적인 직감과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의 배양이 필수다. 그러므로 어쨌거나 직감의 정확도를 올려야 한다.

 직관은 '사물이나 현상을 접하였을 때 설명하거나 증명하지 아니하고 진상을 곧바로 느껴 앎. 또는 그런 감각' 이다. '내 느낌은 이렇다', '내가 보기엔 그 사람의 의도는 이런 것 같아'  또 해야 할 일을 앞두고, 할까 말까 망설이는 순간 우리들은 ‘감’에 의존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또 아는 사람이 있으면  그가 조언한대로 판단을 해 본 경험도 있을 것이다. 
직감이란  곧 '감각'이다. 좋은 감각은 타고 난다. 결정의 망설임 앞에 성공의 가능성이 높은 직감적인 결정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 전에서 '직감적인 슛'을 성공시켜 승패를 가른 박지성 선수에게 물어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타고난 직감능력이 없다면 훈련하는 수밖에 없다. 훈련도 하나의 경험이고  오랜 경험은 습관이 된다. 그럼 어떤 훈련으로 좋은 직감을 가질 수 있을까. 탁월한 직감은 선입견이나 섣부른 예단이 아니다.좋은 직감을 가지려면 지금하는 자기 직감이 선입견이 아닌지 의심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같은 강이라도, 언제나 똑같은 물살을 가진 강물이 없듯이, 언제 어디서나 같은 결과를 내는 동일한 경험은 거의 없다. 사람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다. 지역이라면 기온도 다르고 풍습도 다르다.  사람이 가진 인식은 객관적이기 어렵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특정 상황의 조건에 자기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갖다 붙인다. 이런 마음이 일어난다면, 지금 일어난 '직감'을 잠시 멈추고 자기 경험이 상황에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확보돼 있는지 스스로 되물어야 한다. 그리고 자기생각과 반대인 의견을 배척하기 보다 수용하고 공부해야 한다. 자기 생각이 선입견이 아닌지 또는 경험을 과신하는 건 아닌지 살피고 다른 이가 가진 이견을 되짚어 보는 노력이 정확도 높은 탁월한 직감으로 이끄는 방편이다. '바다는 언제나 거친 비바람을 품고 있다.'  지금은 순항이지만, 언제 올 지 모를는 거친 비바람을 예비하며 엄혹한 경영 현장의 한 가운데 있어야 하는 보안전문가들에게 순도 높은 '직감'은 필수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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