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단상(斷想)

프런티어정신 그리고 보안

 


   "시선(視線)이 드리운 곳에 실체가 시작된다."

 

    프론티어의 사전적 의미는 변경 지대(개척 시대의 개척지와 미개척지의 경계 지방)로, '지금까지 인간의 발이 닿지 않은 미개척지'를 의미합니다. 이 개념은 특히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에 사용되면서 개척정신으로 탄생합니다. 우리식으로 표현하자면 불확실한 것을 향한 모험이라 정의하면 될 듯 합니다.

 

    미국의 서부개척상은 음악, 그림, 소설, 영화 등을 통해 프론티어 정신이 무엇인지를, 과장의 우려는 있지만, 명료하게 보여줍니다. 그들이 떠나는 모험은 자신의 미래를 열어간다는 자유정신의 위대함을 보여주고, 그 탐험과정의 역동, 고난과 위기극복의 드라마는 부럽다 못해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이제 도전이라는 단어는 미적 낭만성을 부여받기에 이릅니다. 개척정신의 결과물로 얻게 되는 토지, 금 등의 부는 더 나은 미래를 약조하는 희망의 이정표입니다.

 

    그럼 무엇이 프론티어 정신의 본질일까요? 미지의 것에 끌리는 인간의 호기심? 알지 못한다는 것에서 오는 불안과 염려를 종식시키려하는 인간의 존재적 충동? 또는 도전의 결과물로 주어지는 승자의 전리품? 아니면 무엇을 얻을지 잃을지 모르는 것에서 오는 도박사의 흥분?

모두 맞는 말이지만, 저는 프론티어 정신의 본질을 '창조와 도약'이라 봅니다. 주어진 세계와 일상의 현상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세상과 의미를 갈구하는 것이 프론티어 정신이라 봅니다. 경계로 나뉘어져 분열되어있는 세계를 뛰어넘으려는 도약의 몸짓이 프론티어 정신이라 봅니다. 그러기 위해 제일 먼저 요구되는 것은 ‘시선’입니다.

 

    '자세히 보기', '다르게 보기' 등등 이 모든 것이 시선입니다. 그것이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에서 비롯된 시선이든, 불안과 염려를 없애려 하는 움직임에서 비롯된 시선이든, 최초의 시작은 우리의 일상과 우리를 둘러싼 주변과 세계를 새롭게 보는 것입니다. 이는 숨은 그림 찾기처럼 숨은 의미 찾기 이고 나아가 그 찾기를 넘어 우리의 삶과 세상을 더욱 풍성하게 할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 내는 것입니다.

 

성경 창세기에는 창조의 본질이 들어있습니다.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 그 빛이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던 때에 빛이 있으라 라고 하자. 혼돈과 공허의 우주에 어둠을 몰아내며 최초의 광명이 쏟아집니다. 신의 시선은 혼돈과 공허의 한가운데를 직시하며 부재한 무엇을 탐구합니다. 그리고 그 부재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빛을 선언합니다.

이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부재는 부재함으로서 존재를 낳게 됩니다. 관심(볼관觀마음심心)은 그 응시의 힘으로 가려져 있던 세밀하고도 은밀한 존재의 비밀을 드러냅니다. 부재해 있던 곳이라면 응당 의미가 탄생합니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사물을 볼 때 그것은 의미가 되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시선이 드리운 곳에 실체가 시작됩니다.

 

보안은 이 땅에서 우리 언어로 논의되기 시작한지 사실 얼마 안 된 분야입니다. 아직까지 말 그대로 변경(邊境)이며, 우리의 발이 닿지 않은 미개척지가 많습니다. 지금 우리가 하는 모든 것들은 불확실한 것을 향한 모험입니다. 따라서 그 학문을 연구하거나 보안을 실천하는 모든 이들은 프론티어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그 개척정신은 모든 훌륭한 도전이 그렇듯 드라마틱하게 역동적으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선진국들은 이미 보안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으며 심도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그런 연구와 이론이 단순히 소개되어 지거나, 외국에서 건너온 그것을 온 힘으로 지탱하기 위하여 필요한 이상으로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그들의 언어 역사 문화 정치 관습이 모두 다른 환경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속한 우리가 사는 곳에서 우리주변에 펼쳐지는 보안현상들은 우리의 말과 우리의 시선으로 세밀히 탐구되어야 합니다. 우리주변의 일상세계는 우리의 관심으로만 발견되고 창조될 수 있습니다.

 

서구의 토양에서 자라난 security는 우리의 보안인식과 정확히 맞아 떨어지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이론의 도입은 그저 참고 되어야 하며, 우리는 우리가 서있는 바로 이 현장에서 우리의 말로 우리의 현실속에서 보안을 창조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프론티어에 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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