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만나다

죽도에서

보드에 엎드려 노려보는 수평선
바람이 몰고 오는 파도를 맞는다.

 

참고 견디어 온 시간
대양을 건너온 칼바람
시퍼런 면도날
얼굴을 때리며 죽 긋고 지나간다.

 

목이 탄다
추위를 잊은 지 오래
몸이 기다린다
하나 또 하나

 

허리를 세우고 달려드는
커다란 파도, 악마다
움찔, 짜릿하게 저린다
허옇게 벌린 아가리 속으로
쑥 넣는다, 미끄러진다

 

마신다
목을 축이며
겨울 바다를 마신다
중독되어가는 몸
악마의 목구멍에서 미끄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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