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을 넘기며

서어나무

들쭉날쭉 파도가

나이를 먹어 가며

울퉁불퉁

잿빛 근육질로

미끄럼 타는 이슬

 

사람을 모으고

의견을 나누고

서로를 찾아

두 팔을 벌려 맞이하고

두 손 모아 받아주고

 

세상

달콤한 유혹에 속지 않고

걸레 같은 사랑에 홀리지 않는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여름이 엉금엉금

흐릿한 해 거름에

잠자리 다툼으로

제 목소리 잊은 새들

서어나무는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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