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을 넘기며

지금, 할머니는

굵은 끈으로 동여맨

고향 집 지붕 위로

봄볕이 희롱하면

이제 막 눈뜬

노란 유채꽃

초록 풀대와 어울린

풋풋한 연둣빛

눈 속으로 안긴다.

 

할머니

봄볕 따사로운 툇마루에

우두커니 앉아 해바라기하고

낙엽 비 맞으며 태어난 누렁이

꾸벅, 졸음과 다투면

 

허물어진 돌담 위로

발그스레한 봄

종알종알 말 걸어오니

지난밤 꿈속 할아버지

해묵은 진달래술 두어 잔에

봄, 꾸짖는 잔소리

아지랑이 신기루 속으로

할머니 끌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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