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을 넘기며

시키면 시키는 대로

애환

덕지덕지 거죽에 바르고

식구들과 함께한 삶

 

들판에 풀어 놓았던 소

어둠을 등에 지고

꾸벅꾸벅 집 찾아오면

저녁은 굴뚝 위로 밥 내음 날린다.

 

송아지가 태어나면

대문에 금줄 달고

콩 듬뿍 넣어 쇠죽 끓여

해산의 아픔을 같이하고

 

자식 대학 합격 소식에

모두 기뻐할 때

말없이 외양간에 가

눈시울 벌게지던 아버지

 

비비 꼬인 새끼줄 인생

한 모금 소주에

마지막 한 방울

붉은 선지 한 점으로 속 달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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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쌩마의 칭찬 댓글
작가 프로필사진 날쌩마 2016. 05/01

묵묵한 소처럼 지금 우리에게도 뒷바라지 해 주는 무언가가 존재하고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