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별사탕

소녀의 밤

소녀의 밤

 

 

내가 맞는데는 아무 이유도 없었어
처음에는 억울했지
지금은 괜찮아
많이 익숙해졌거든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내겐 너무도 당연해

 

신이 있다면 따지고 싶었어

내가 대체 무얼 잘못했냐고
왜 난 이렇게
끔찍한 형벌을 받고 있냐고
어떤 사람들은 내 잘못이 아니랬어
하지만 난 이 세상에 태어난 것부터가
잘못인 것 같아

 

또다시 손목을 그었어

하지만 돌아오는 건 동정어린 시선 뿐

속절없이 추락하는 나를

걸레짝처럼 헐거워진 내 손목을

붙잡아줄 그 누구도 내 곁엔 없었어

 

숨 쉬는 것마저 무의미하게 느껴져
내가 죽어도 슬퍼할 사람 아무도 없겠지
길을 걷다보면
도로로 뛰어드는 나를 생각해
하늘을 올려보면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지는 나를 생각해
산산이 부서지는 나의 모습을 생각해
모든 것이 나를 향해 말하는 것만 같아
그렇게 끝내버리라고

 

감당할 수 없는

지옥속에 갇혀버린 나를

넌 상상이나 할 수 있겠니

넌 안타까운 눈빛으로

나를 보며 생각하겠지

날 구해줄 수 있을까하고

착각하지마

아무도 날 구해줄 수 없을 테니

나를 사랑하려고도 하지마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테니

 

나는 왜 살아있는 걸까

그저 살아야 하니까
죽는 것은 슬프니까
무엇보다 남들이 슬퍼하니까
남들이 슬퍼하건 말건 무슨 상관이야
난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더 행복할지도 몰라

 

내 하소연이 슬슬 지겨울 거야
걱정 마. 맨날 이러니까
듣기 싫으면 가버려
가기 싫으면 잠자코 들어줘

미안하긴 하지만 지금은 네가 아니면

내 얘길 들어줄 사람이 없어

아이러니하지?

내가 이러는게

살려고 발버둥치는 것 같으니까

아무도 내 곁에 없었으면 하는데
널 붙잡고 이러고 있으니까

 

내 우울함이 너에게 전염되길 바라는 건 아냐
그러니 우울한 표정 짓지마
공감하는 척 한 귀로 흘려듣지도 마

진심으로 들어봐

내가 뭘 얘기하고 싶어하는지

 

 

201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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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프로필사진
바다의 칭찬 댓글
작가 프로필사진 바다 2017. 02/08

우울해지는 그런 시네요

나비의 칭찬 댓글
작가 프로필사진 나비 2017. 02/07

먹먹하네요....... ㅠㅠㅠ

연우의 칭찬 댓글
작가 프로필사진 연우 2017. 02/07

안타깝고 무거운 시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좀 봐달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구슬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