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병 편지

너도 그럴 거면서

 

 

 

 

 

 

M : 남녀관계에서 '영원'을 말한다는 건 부질없는 짓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그 속에 진실성이 아예 없다는 건 아니지.

 

W : 맞아. 난 순간의 진심이라는 걸 믿어.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영원함에 대해 말할 수는 없을거야. 아마도 우리가 말하는 영원이란 정확한 개념이 아닐거야. 그건 '지속'의 의미겠지. 시간 안에 있는. 순간들을 이어붙인. 응, 분명히 그럴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실제 개념상의 영원은 시간을 초월해 있는 거지. 뭐, 어찌됐든 상관은 없어. 사실 나도 습관적으로 시간 안에 영원을 포함시키곤 하니까.

 
M : 운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W : '영원하지 않으니까 운명적이지도 않다' 라고 말하고 싶진 않아.

 
M : 나도 그래. 운명이 꼭 기계적인 결정론을 말하는 건 아닌 것 같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 
사실 몇 억의 인구 중 두 사람이 만난다는 건 엄청난 운명이면서도 또 엄청난 우연이기도 하잖아. 만남이라는 건, 우연이기 때문에 더 운명적인 걸지도 몰라.

 
W : 사랑할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하겠지. 하지만 이별 후에는 그 생각이 어떻게 바뀔까? 분명 '우리는 운명이 아니라 우연이었던거야' 라며 한숨짓겠지. 사람은 참 간사해.

 
M : 너도 그럴 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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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의 칭찬 댓글
작가 프로필사진 사각사각 2016. 07/18

"너도 그럴 거면서."에서 뜨끔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