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병 편지

꽃잎

 

 

 

 

 

 

 

    6살, 나는 꽃잎이 되고 싶었다.

  매일같이 드나들던 놀이터 앞에 큰 목련나무가 있었다. 나무 밑에 앉아 있으면 머리 어깨 무릎 발 위로 꽃잎이 내려앉았다. 흙장난은 취향에 맞지 않아 떨어진 꽃잎을 가지고 놀았다. 꽃잎 끄트머리에 손으로 흠집을 내고 바람을 넣으면, 목련풍선이 되었다.

  이렇게 바람을 불어넣으면 꽃잎이 풍선이 되어 하늘을 날 수 있겠구나. 나도 귀를 막고 코를 막고 입을 막으면 꽃잎처럼 날아갈 수 있을까? 숨을 크게 흡, 들이쉬고 한참을 기다려도 내 몸은 꼼짝 하지 않았다. 많이 울었던 것 같다.

  꽃잎이 되고 싶었다. 하늘 위로 올라가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다. 6살, 세상에는 간절히 바라도 이루어질 수 없는 게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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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의 칭찬 댓글
작가 프로필사진 파피용 2016. 02/25

글을 읽으니 류시화 시인의 '민들레'라는 시가 생각나네요.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낮지도 않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마음에 꼭 와닿았던 구절이라 아직도 기억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