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병 편지

유리병 편지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었어.

 

 

  당신과 나 사이를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가 가로막고 있지만, 그 바다를 건너 작은 유리병이 나에게 도착하기를 바라고 있어. 나는 걱정을 했어. 도중에 거친 파도를 만나 진로가 바뀌거나, 배고픈 고래가 삼켜버리거나, 바위에 부딪혀 깨져버리면 어떡하나. 그러니까 내 말은, 당신이 내게 유리병을 보냈을 것이라는 믿음은 단 한 번도 의심한 적 없다는 거야. 누군가 물었어. 유리병 안에 담긴 편지가 아무런 글자도 싣고 오지 않는다면 어떡할 거냐고. 나는 웃었어. 상관 없거든. 심지어 유리병이 빈 채로 내게 온다 해도 난 괜찮아. 나는 당신이 아직도 살아있으며, 어떤 식으로든 나를 생각해주었다는 그 사실만으로 만족해. 빈 병일지라도 그건 당신의 것이고, 당신의 이야기니까.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었어.

  아주 오래 전부터, 지금도 변함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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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프로필사진
고슴도치의 칭찬 댓글
작가 프로필사진 고슴도치 2017. 11/22

여운이 남는 글이네요. 감탄하며 갑니다..

제이제이의 칭찬 댓글
작가 프로필사진 제이제이 2016. 07/20

[한번도 의심한 적이 없는 확신의 마음]이라는 점이 저는 아주 좋네요

윤은아의 칭찬 댓글
작가 프로필사진 윤은아 2016. 05/04

와, 뭔가 여운을 남기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