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병 편지

꿈의 무게

 

 

 

 

     열심히 달려야 이기는 세상. 분할된 시간의 테두리 안에 목표를 집어넣고, 오차 없는 하루를 살기 위해 힘쓴다. 성공이라는 두 글자를 성취한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게 살아간다. 분명 배울 점이 많지만, 옆을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가쁜 숨이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달리기를 멈추지 않아야 하는 시대라, 자기 앞에 놓인 생 전체를 바라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열정적으로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 틈에 '꿈'을 꺼내놓으면 그들은 부담을 느끼고 어색해한다.

 

  정확한 모양을 가진 그들의 목표 사이에 내려놓기에, 내 꿈은 너무 못생겼다. 누군가에 의해 잔여물이라 치부되는 것들까지 덕지덕지 붙어있는, 그래서 정갈하게 다듬어진 모양을 가질 수 없는 꿈. 이십대 후반부터 내 못생긴 꿈은 공공의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기 힘든 부적절한 것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꿈이란 건 전반과 하프타임, 후반과 인저리타임까지 모두 포함된 것인데. 그래서 인생이라는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운동장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도록 조금 멀리 떨어져 바라보면 꿈은 그들의 목표까지도 담을 수 있는 유용한 것인데. 시야를 좁히고 또 좁혀 한 인간을, 삶을 단순화시키는 세계이기에, 꿈이라는 단어가 공중에 붕 뜬 이야기로 들리는 것이 슬프다.

 

  그래도, 누구에게 어떠한 핀잔을 들어도, 꿈을 버리고 싶지는 않다. 사람들과의 즐거운 대화를 위한 도마 위 재료로 내 꿈을 올려놓는 걸 포기하고 나니 오히려 그것은 감성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난다. 성공이라는 깃발에 닿기까지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걸 보면, 내 꿈이 참 많이 무겁긴 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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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의 칭찬 댓글
작가 프로필사진 파피용 2016. 03/21

언제부터인지 꿈과 뜬구름이 동일어가 되어버린 것같다는 생각이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