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라는 감정

일부인

 

 

 

일부인을 찍었다. 새하얀 종이에 파란색 잉크로 2017.11.22, 숫자가 찍혔다.

매일 이 도장을 찍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날짜에 아무런 애정을 가질 수가 없다.

내게 날짜는 그저 일부인의 고무를 돌리면 바뀌는, 아무 의미없는 것들이 되어버린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성취감이랄지 추억이랄지. 그런 이로운 감정과 느낌들이 쌓여갈 것이라 생각했다. 

입학하고 6년이 지나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또 그 다음엔 중학교를 졸업하고.

이렇게 나는 한 단계 한 단계를 밟아가며 성장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믿었다.

 

그 시간이 이렇게 의미없는 고무도장이었을 뿐이었다는 걸

더 일찍 깨달았으면 어땠을까.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자리에 앉아 일부인을 돌려 맞추고, 찍어내는 그런 삶이 전부가 아니라고 믿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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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프로필사진
송지은의 칭찬 댓글
작가 프로필사진 송지은 2017. 11/23

날짜가 바뀌고, 숫자 하나가 바뀌는 동안에 우리는 많은 것이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