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작은 글 하나

그리움이 불어오는 날에

거리를 걷다가 문득 고개를 돌렸다. 가을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소리에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언젠가 들었던 사랑노래를 들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부터 세계와 나는 단절되었다. 우리 사이에는 벽이 생기고 나는 과거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가끔 네가 생각난다. 헤어지고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너는 내게 모습을 보였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네가 보였다. 둘이 자주 가던 공원에서 산책하는 너의 모습이 보여 나도 모르게 따라갔다.

발걸음이 빠른 너는 그대로였다. 너를 따라갔지만 너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흐려지고 사라졌다. 그리고 보니 오늘이 우리가 사귄 날과 날짜가 같았다. 같은 하늘, 같은 시간, 같은 곳이건만 너는 없었다. 단지 흐릿하게 남아있는 너의 잔상이 내 곁을 맴돌았다.

의자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점점 하늘이 흐려졌다. 너는 나를 잊었나? 벌써 나를 잊어버렸을까? 이별이 이리 쉬운 것인지 몰랐다. 한 마디 말에 우리의 과거가 사라질 줄 몰랐다. 멀리멀리 떠나며 다시는 내게 돌아오지 못하는 걸 몰랐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바지가랑이라도 붙잡고 애원이라도 해볼 걸 그랬다.

미안해요. 언젠가 너를 만난다면 얘기하고 싶다. 헛된 자존심에 너에게 상처를 준 것이 일생의 후회이다. 그때는 왜 그랬을까?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었던 걸까? 아니면 자존심에 너를 버린 것일까? 알고 있다 한들 그게 무슨 상관일까? 너는 내 곁에 없는데.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스윽 소매로 눈물을 닦지만 멈추지 않았다. 오늘도 그리움은 내게 다가왔다. 이런 날이면 나는 하염없이 너를 부른다.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는 너를, 아직도 사랑하는 너를, 나를 안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너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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