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작은 글 하나

일요일 오믈렛

아침이라 하기에는 늦고 점심이라 하기에는 이른 시간 소라가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부스스한 머리를 긁으며 소파를 보았다. 소파 위에 나비가 졸린 듯이 납작 엎드려 눈을 껌뻑이고 있었다. 그가 있었을 때는 줄곧 장난감을 따라 이리저리 뛰던 녀석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뭐가 그리 귀찮은지 시체마냥 누워있다.

 냐아아옹.

 나비가 눈을 마주치자 낮고 길게 울었다. 그러고는 소파에서 내려와 느릿느릿하게 소라의 뒤를 따라왔다.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뒤에 오는 나비를 무시한채 냉장고를 열었다. 순간 소라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뿌렸다. 냉장고 안에 제대로 된 음식은 커녕 성한 재료조차 없었다. 그 큰 냉장고에 있는 거라고는 계란과 우유뿐이었다. 그가 있었다면 뭐라도 있었을텐데......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하아.....

계란 3개와 우유를 꺼냈다. 우선 그릇에 계란을 풀고 휘져었다. 노른자가 다 부서진 후에야 우유를 한 숟갈 넣었다. 그러자 우유가 계란 사이로 천천히 퍼져갔다.

 언젠가 소라가 재하에게 왜 하필 오믈렛이냐 물었을때

"글쎄? 어렸을 때 영화에서 봤던 게 맛있어 보여서 그랬었나?"

 라고 그가 대답했다. 그때 말로는 그게 뭐냐며 구박했지만 재하다워서 그녀는 좋았다. 조금 별나고 엉뚱하다만 그런 성격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아이 같은 그를 바라볼때면 자신도 아이가 된 것 같아 마냥 신났었다.

 팬에 기름을 코팅하고 천천히 계란물을 풀었다. 그 후 천천히 젓가락으로 팬위를 저었다. 계란은 서서히 익어가며 그 특유의 냄새를 풍겼다. 냄새는 소라의 콧등을 타고 올라 그를 불렀다.

 그는 오믈렛을 만들 때면 온 신경을 그곳에 쏟아버렸다. 언젠가 그것이 질투가 나서 투정을 부리자

"오믈렛은 조금만 한 눈 팔아도 망치는 법이야."

 라고 하며 끝내 그녀를 보지 않았다. 그래도 그가 오믈렛 만드는 것을 자주 지켜보았다. 그 모습을 보며 멋대로 결혼 후 아이와 함께 그를 바라보는 상상을 하는 것이 그녀의 낙이었다.

냐아옹~

 나비가 우는 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탄 냄새가 슬금슬금 기어올랐다. 냄새에 놀란 소라가 뒤늦게 뒤집으려했지만 계란이 팬에 늘러붙어 갈기갈기 찢어졌다.

하아......

소라가 한숨을 내쉬곤 그릇에 오믈렛을 옮겨담곤 우유와 함께 식탁으로 가져갔다. 모양새가 나쁘고 부분적으로 타기는 했지만 그럭저럭 먹을 만한 것 같았다. 소라가 나비에게 오믈렛을 덜어주자 나비가 그릇에 코를 박고 먹기 시작했다. 그후 그녀도 한숟갈 떠먹었다. 문득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지금쯤 그는 다른 여자와 함께 있을까? 나에게 그랬듯이 그녀를 위해서 오믈렛을 만들고 있을까? 그리고 그녀는 그를 즐겁게 바라볼까? 그는 지금 무어를 하고 있을까?

 생각이 생각을 잡아먹던 중 입에서 강한 쓴맛이 느껴졌다. 그 씁슬한 맛이 혀를 타고 온몸을 마비시켜갔다. 나비도 그랬는지 오믈렛을 뱉더니 앞발로 툭하고 처버렸다.

"너도 그래? 참 쓰다......"

 소라가 멍하니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 옆에서 나비가 조용히 울었다.

 

칭찬하기

작가 프로필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