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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2 06. 02:47

떨어지는 눈송이를 보며 귀를 기울여도 들리지 않는, 눈꽃이 땅에 내리는 소리는 듣지 못하면서

그 작은 것들이 녹아 흐르는 소리는 어두운 가운데 왜 이리 크게 들리는지.

그 졸졸대는 소리는 어찌나 크게 내 맘에 울리는지 모를 일이다.

 

우리는 젊은 날을 살면서 얼마나 많은 '인생은 짧다.'라는 말을 듣는가.

나에겐 길어 보이는 시간을 걸어온 이들이 들려주는 이 짧은 문장은, 지금 권태로운 시간을 보내는 나에게는 얼마나 덧없는지.

어쩌면 우리가 말하는 인생은, 지나온 시간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길일지도 모른다.

안개로 가려져 드문드문 생각나는 긴 과거의 길을 등 뒤에 두고, 짧은 시간을 남겨둔 노인과

돌아갈 수 없을 출발점이 아직 눈에 보여, 뒤돌아서 남은 긴 여행을 계속할 엄두가 나지 않는 젊은이.

우리가 각자 말하는 인생은 그런 것인가 보다.

찬란한 빛을 지나와도 등 돌리면 다가오는 냄새나는 어둠이나,

가시에 긁힌 두 발로 어느 날 갑자기 들어설 꽃내음 가득한 길.

나에게 아직 닥쳐오지 않은 내가 모르는 시간.

 

캄캄한 밤에도 눈은 하염없이 날린다.

내 맘도 소리 없이 땅에 내리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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