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괜찮아.

아빠

아빠,

나에게 아빠는 좋은 존재가 아니었어요.

 

어린 시절, 기억나는 순간부터 아빠는 나에게

나를 무서움에 떨게 만드는 사람.

나를 슬프게 만드는 사람.

온갖 아픈 말들로 나에게 못을 박던 사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어요.

 

아주 오래전부터 지금, 스물 둘까지

오래된 기억들조차도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나를 아프게 해요.

아빠가 나에게 했던 말들은

이 세상에서 나란 존재를 지워버리는 말들이었지요.

 

그 때 그 슬픔과 원망, 속으로 생각했어요.

언젠간 꼭 후회할거라고. 자식을 그렇게밖에 대하지 못한 걸 눈감을 땐 꼭 후회하라고.

 

근데, 참 이상하죠.

이제는 예전처럼 나를 번쩍 안지도, 나를 목마 태우지도 못할 정도로

늙어버린 아빠를 보면 가슴이 먹먹한 게 목이 메요.

 

애증이라는 감정이 이런 걸까요.

그래서 ‘차라리 남이었으면 좋았을 걸’하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남이었다면 마음 놓고 실컷 미워하고 원망할 수 있었을 테니까.

 

누군가는 그래요.

이제 길어봐야 10년이다. 그러니 계실 때 잘해라.

그럴 때 마다 코웃음 쳤어요.

 

근데 지금 제 마음은요.

아빠와 내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이 다음에 내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꼭 아빠 손을 잡고 들어가고 싶어요.

 

그러니까 꼭, 건강히 오래오래

제 옆에 있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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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프로필사진
바다의 칭찬 댓글
작가 프로필사진 바다 2016. 09/09

계실때 잘해라. 정말 그말 공감합니다.

niko의 칭찬 댓글
작가 프로필사진 niko 2016. 12/13

부모 자식간의 애증이라는 표현. 공감합니다.

연우의 칭찬 댓글
작가 프로필사진 연우 2016. 12/29

가슴이 찡, 해지는 편지네요. 아빠가 싫을 때도 있지만 약해진 모습을 보면 또 짠... 해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