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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병 편지

소개팅

 

 

 

 

    그는 내 말이 다 끝날 때까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심지어 무슨 이유에선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덕분에 나는 아주 묘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다. 실제로는 짧은 시간이었겠지만, 내가 내뱉는 한 음절이 바깥의 공기와 만나 이루는 소리는 아주 오랫동안 귓가에 울려 퍼졌다. 그것은 마치 해가 가장 긴 날의 낮에 서 있는 누군가의 늘러붙은 그림자 같았다. 아마 내가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다음 음절을 쥐어짜내고 있지 않았더라면, 늘어지는 말소리에 취해 의자에 앉은 채로 잠이 들었을 지도 모른다.

 

  천상에서의 1분은 지상에서의 백 년인가 천 년인가와 같다는 말을 어디에선가 들은 적이 있다. 어쩌면 나는, 이미 영원한 잠 속에 빠져 들어가고 있는 게 아닐까. 만약 그렇게 된 거라면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이 남자와 함께 있는 것. 그러니까 천국에서 온 이 남자가 가진 시간의 힘이 나를 압도하여 순식간에 몇 십 년 혹은 몇 백 년이 지나가버린 거다. 잠 든 내 몸 위로 먼지가 쌓이고, 나는 점점 잿빛으로 변해간다. 그가 손가락으로 나를 살짝 건드리는데, 내 몸이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그런데, 여긴 사먹는 음료수보다 공짜 보리차가 더 맛있네요.”

 

  갑작스레 들려온 낯선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앞쪽을 바라보았다. 물컵을 흔들며 나를 바라보는 남자가 앞에 앉아 있었다. 투명한 유리컵이라 반 조금 안 되게 남아 있는 보리차가 보였다. 나는 깨어나야 하는 것이다. 몽상夢想은 이것으로 충분했다. 굳게 다물었던 건조한 입술을 힘겹게 열고, 그에게 무얼 먹고 싶냐고 말했다. 실은 이제 그만 현실로 돌아오라는, 나 자신을 향한 명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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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 당신은 아름답다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으니까!

지금 우리들은 청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생이 다 끝난것도 아닌데, 한숨 쉬면서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충분히 할 수 있으면서,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 스스로 나약하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당신은 전혀 나약하지 않습니다. 

할 수 없다는 마음을 갖는 순간, 할 수 있음에도 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생각이 마음을 지배하고, 곧 행동으로 옮기게 됩니다. 

 

언제나 늘 말로만 청산유수인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행동으로 실천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행동으로 충분히 실천을 할 수 있는데, 내일로, 다음으로 자꾸 미루면서

마치 자신은 지금 너무 열심히 살고 있고 바쁘게 살아서 시간이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 무슨 아이러니한 상황인 걸까요?

 

우리는 아직 충분히 젊습니다. 

그렇기에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하루만 사는 하루살이가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대충 살아왔다면, 지금부터라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아직 젊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고, 도전할 수 있으며, 시도할 수 있습니다. 

실패하고 넘어지더라도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더 늦어지게 된다면, 더 이상의 기회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기회가 많을 때, 많이 도전하기를 바랍니다. 

이 세상에는 무궁무진한 기회들과, 가능성이 주변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조금만 눈여겨보고, 조금만 귀 기울인다면, 좋은 기회들은 얼마든지 잡을 수 있습니다. 

 

절대, 자신을 나약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절대 나약하지 않습니다. 

 

긍정적으로 "나는 가능성이 많은 사람이다!" 라며 용기를, 희망을 북돋워주세요. 

계속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아간다면, 정말 인생은 아름다워집니다.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길 응원합니다. 

살아온 날들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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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

포항가는 버스_#2

“포항 가는 거 맞죠?”

한 손에 작은 카메라를 든 윤수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차표를 흔들고 있었다.

“네, 맞습니다.”

김기사는 차표를 확인하고 윤수가 먼저 버스에 올라서길 기다렸다. 윤수는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머뭇거리다 갑자기 배꼽인사를 하더니 우렁차게 말했다.

“저, 저는 촬영을, 아니, 저는 얼마 전에 영상학과를 졸업한 김윤수라고 합니다. 이번에 제가 단편영화제에 출품하려고 버스기사님들 다큐를 만들고 있는 중인데요. 혹시 제가 기사님을 촬영해도 될까요?”

김기사는 윤수가 벌벌 떠는 게 측은했다.

“뭘 그리 떨어?”

“그, 그게, 제가 오늘 처음 촬영을 시작한 거라, 처음으로 촬영 부탁 드리는 기사님이시거든요. 괜히 떨리네요.”

김기사는 윤수가 안쓰럽긴 했지만 마음에 안 들었다. 비쩍 꼴은 게 몇 달은 굶은 거 같고 눈에는 어줍잖은 희망이 서려 있었다. 이런 류의 인간들을 그동안 많이 봐왔다. 가진 건 없으면서 노력만 하면 될 거라고 믿는 치들.이런 녀석들이 제일 피곤했다. 세상 돌아가는 흐름은 보지 않고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발악하는 것들이었다.이런 인간들을 만나면 괜히 마음이 불편해져서 상종하고 싶지 않았다. 김기사는 인상을 찡그리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런 거 안 합니다. 혹시나 몰래 찍을 생각도 하지 말아요.”

김기사는 시계를 확인했다. 7시 6분이었다. 김기사는 민망해 하는 윤수를 지나쳐 버스에 올라탔다. 습관적으로 버스 안을 휘 둘러본 후 운전석에 앉아 차키를 꽂아 시동을 걸었다. 버스는 심술궂은 엔진음을 내며 부르르 떨었다.

 

윤수는 눈앞이 번쩍했다. 퀵배달 아저씨가 쓴 헬멧과 세게 부딪힌 탓이었다. 이마를 감싸 쥐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퀵배달 아저씨는 사라진 후였다. 윤수는 욕을 중얼대며 카메라가 안전한지 확인하며 포항행 차표를 주문했다.

“포항, 7시 10분입니다. 29,400원이요.”

쌀쌀맞은 여직원의 목소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600원이 모자라는 3만원이라는 가격 때문이었을까. 윤수는 좀 전에 부딪힌 이마가 더 찌르르 울리는 기분이었다. 손으로 만져보니 벌써 부어올라 있었다. 윤수는 아픈 이마를 문지르며 바지 주머니 깊숙이 묻어둔 지폐를 꺼냈다. 빛바랜 퇴계 이황의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했다.

여직원은 차가운 눈으로 잔뜩 구겨진 지폐들을 보더니 윤수를 힐끗 스캔했다. 윤수도 여자의 눈길을 쫓아 자신을 내려다봤다. 하얀색이었으리라 추정되는 티는 무수한 얼룩이 잔뜩 이었고 바지는 김칫국물이 튄 자국이 희미하게 보였으나 청바지라 그나마 눈에 띄진 않았다. 실밥이 삐져나온 하늘색 운동화는 한창 남색으로 변신하는 중이었다.

윤수는 한손에 들고 있던 카메라를 들어 올리며 살짝 붉어진 얼굴로 크게 말했다.

“제가 다큐 찍는 중이거든요. 아, 아까 라떼를 마시다가 흘려가지고. 급하게 집에 내려가는 거라 옷을 갈아입을 시간이 없었네요. 저 독립영화 감독이예요. 하하하.”

여직원은 그러시겠지 라는 눈빛을 되쏘며 무뚝뚝하게 말했다.

“현금영수증 해드려요?”

윤수는 더욱 얼굴이 붉어지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뇨. 괜찮아요. 그깟 거 얼마나 한다고.”

여직원은 비아냥대는 미소를 떠올리며 잔돈과 차표를 성의 없이 내밀었다. 윤수는 귀까지 빨개졌다. 여직원의 삐뚤어진 미소가 더욱 커졌다. 윤수는 서둘러 차표와 잔돈을 챙기다가 잔돈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윤수는 이제 목까지 붉은 기운이 퍼지는 것을 느끼며 승차장으로 향했다.

윤수는 매표소가 안 보이는 위치가 되자 걸음을 멈추고 열이 오른 귀를 만졌다. 아직 뜨끈뜨끈했다. 괜히 허세를 부리는 바람에 꼴이 더 우스워졌다. 윤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카메라를 들어 터미널을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찍어댔다.

윤수는 승차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 승객을 기다리는 기사들, 승차장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우는 동시에 밤사이 가득 찬 쓰레기통을 비우는 청소 용역 아줌마의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봐요. 나 찍은 거 아니죠? 나 찍지 말아요.”

퉁명스런 목소리에 돌아보니 청소를 하던 아주머니가 인상을 찡그리며 서 있었다.

“얼굴은 안 찍었어요. 뒷모습만 나와요.”

윤수는 주로 사람들의 뒷모습을 찍었다. 뒷모습에는 사람들이 직접 말하지 않는 이야기들이 보였다. 또 하나의 이유는 간혹 사람들이 싫어하기 때문이었다. 초상권을 들먹이는 사람부터 기분 나쁘다고 시비를 거는 사람들까지 다양했다. 한번은 실랑이를 하다가 카메라가 아작 날 뻔한 적도 있었다. 이후로 습관적으로 뒷모습을 주로 찍었다. 간혹 뒷모습도 못마땅해 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싫어, 당장 지워요.”

강경하게 거부하는 아줌마의 눈빛에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보였다. 뭔가 이유가 있으리라 짐작한 윤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걱정 마세요. 편집할 때 안 나오게 할게요.”

“못 믿어, 지금 지워요. 당장 내가 보는 앞에서 지워줘요.”

윤수는 전에도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사람들을 몇 번 만났던 터라 선선히 파일을 지웠다. 방금 전에 승차장에서 찍은 것들이 모두 사라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상대가 이렇게 고집을 부리면 당할 수가 없다.

“보세요. 지웠죠?”

윤수는 카메라 파일 목록을 확인시켜 주었다. 아줌마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초점을 맞추려 노력했다. 윤수는 아줌마가 확인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속이고 싶진 않았다. 앵글 안에 들어왔던 아줌마의 뒷모습에서 윤수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윤수는 항상 엄마의 뒷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논밭에 난 피를 뽑거나 고추를 따거나 고구마를 캐던 구부정한 엄마의 뒷모습, 허리 한 번 제대로 펴지 않고 쉼 없이 일하던 엄마의 뒷모습. 엄마는 이제 겨우 허리를 펴고 누워 있다. 일생 동안 제대로 허리 한 번 펴본 적 없던 엄마는 병석에 누워 고된 허리를 쉬고 있었다. 아줌마의 굽은 등이 엄마와 겹쳐졌다. 윤수는 울컥 올라오는 감정 덩어리를 삼키며 쾌활하게 말했다.

“지웠어요. 걱정 마세요.”

아줌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상으로 돌아갔다. 윤수의 시선은 굽은 허리를 더욱 숙여 쓰레기통을 비우는 아줌마를 따라갔다. 아줌마의 뒷모습에서 삶의 고된 풍파가 느껴졌다. 분명 촬영과 관련해서 무슨 고충을 겪었으리라.

윤수는 다시 승차장 주변 풍경을 찍으며 천천히 포항행 버스로 향했다. 포항행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곳은 후미진 모퉁이였다. 주변에는 유난히 사람들도 없어서 방금 전까지 사람들이 북적이던 터미널이 맞는지 헷갈릴 정도였다. 포항행 버스 옆에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돌아가며 운전기사를 향해 차표가 든 손을 흔들었다. 윤수는 김기사에게 포항행이 맞는지 물으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윤수는 입 밖으로 어떤 소리도 낼 수 없었다. 재빨리 뒷걸음질 치며 보지 못하도록 뒤로 물러섰다.

윤수는 운전기사가 어떤 사람과 함께 짐칸에 짐을 싣는 줄 알았다. 그런데 김기사는 두리번거리더니 뒷주머니에서 주사기 같은 것을 꺼내서 짐을 싣고 있던 사람의 다리에 찔러 넣었다. 작지만 비명소리 비슷한 것도 들었다. 인신매매였다!

윤수는 후다닥 옆 버스에 몸을 숨기고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촬영을 했다. 손이 너무 떨려서 화면이 몹시 흔들렸지만 끝까지 찍었다. 왜 찍었는지는 윤수 자신도 몰랐다.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윤수는 모든 상황이 종료되자 돌아서려 했다. 카메라를 들고 경찰서로 가야 했다. 그때 요란한 진동이 울렸다.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서둘러 전화를 끄고, 혹시나 진동음을 기사가 알아차린 건 아닌가 싶어 슬쩍 돌아보았다. 김기사는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진동음을 들었나 싶어 더욱 심하게 손이 떨렸다. 윤수는 김기사가 의심하지 않게 먼저 말을 걸었다.

 

 

 

(매주 목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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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이야기 3 - 2

15

 

 

 

왕국 중앙 시장에서 보자는 약속을 했지만, 그게 몇 시인지 정확히는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편안하게 검은 면 티셔츠와 똑같은 검은 면바지만 입은 체, 시장에 살 것이 있는지, 관심 있는 물품이 어느 것인지 둘러보면서, 레시아는 내 오른쪽 어깨에 있었다.

 

[주인. 데이트는 뭐 하는 것인가?]

 

주변에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똑똑히 들려오는 레시아의 텔레파시에, 한 숨을 내쉬며 다시 텔레파시를 보냈다.

 

[그야. 남자와 여자가 둘이서 하하호호 하면서, 재미있게 노는 거겠죠.]

 

[평소의 주인 답지 않게 답안이 명확하지가 않다.]

 

그야...

 

[데이트를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답안이 명확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명확하게 답변을 해줬다. 물론 20살에 되도록 마음에 드는 여자가 없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지. 그러나 그것은 한 여름 밤의 꿈일 뿐이다. 너무 이른 나이에 커플이 되는 꼬마들은 순식간에 깨지기 마련, 그 외에도 용병생활을 하면서 혼자 바보 같은 의뢰를 맡아서 했으니, 그 때는 나에게는 여자를 만날 기회조차 없었다.

 

[만약 데이트의 정의를 주인이 내린 것처럼 한다면, 우리는 계속 데이트를 하는 것인가?]

 

[만일 그렇다는 가정을 한다면, 그건 최악의 데이트라고 설명할 수 밖에 없네요.]

 

꿈도 희망도 없는 잡화점으로 둔갑한 괴물의 집에서 마왕과 같이 데이트라...수많은 고찰을 하던 와중에 정신을 차리게 만들어준 것은 레시아의 텔레파시였다.

 

[그런데 데이트가 싫은 건가 주인? 안색이 좋지 않다.]

 

레시아는 걱정스러운 건지 아닌 건지 모르는 무덤덤한 음성으로 나에게 전송했다.

 

[물론 그게 평범한 데이트라면, 제가 이런 표정을 짓고 있지 않죠. 생각을 해보세요. 남자와 여자가 약속을 잡으면, 장소와 시간을 알려줘야 할 텐데...우리랑 만날 시간을 알려주지 않는 이상, 이건 그냥 의뢰일거에요. 예전에 용병생활을 할 때도, 이런 식으로 암호를 쓰는 경우가 많았죠. 물론 루니아 씨가 뒤에 이상한 남자가 붙었다는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군...근데 저기 보이는 금발계집은 뭐 하는 건가?]

 

[저 사람이야 자신의 몸에 손 대려고 하니까, 그것을 역으로 손목을 부러뜨리는 건데...루니아 씨 인데요?...가 아니라 뭐 하는 거야!]

 

순식간에 아수라장과 시선집중의 퍼레이드 속에 들어가서, 루니아 씨가 치한을 교과서적으로 제압하는 장면을 봤다.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와 치한은 계속해서 비명을 지르면서, 그 뒤에는 소름 끼치는 뼈 부러지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리고 있었다. 그보다 206개중에서 몇 개를 더 부수는 거야! 그만 부셔! 그 사람의 의식은 이미 제로야!

 

"야호! 카일! 좀 늦었네요오."

 

"그러게요. 그보다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건가요?"

 

-뚜둑!

 

"그야 여성의 적을 토벌하고 있습니다아."

 

-뚜드득!

 

루니아 씨는 환하게 웃으면서, 자신이 행한 일이 칭찬받기라도 원하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나에게 머리를 가까이 가져갔다. 수많은 살의가 낀 시선 앞에서, 쓰다듬느냐 마느냐를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내 귀에서 아직도 청명하게 들리는 소리가 있었...

 

-뚝!

 

"그만! 그만 부셔도 되요!"

 

그러다 그 사람 불구가 되겠어요!

독백을 다 하기도 전에 먼저 부러뜨리면 안되잖아!

 

"빨리 잘했다고 쓰다듬지 않으면, 이 사람의 뼈가 모두 부러질 때까지 계속 요구할 거에요오..."

 

그거 참 새로운 협박이네요.

결국 저 치한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루니아 씨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그보다 오히려 루니아 씨가 악당처럼 보이는 이유는 뭘까?

 

"그런데 루니아 씨?"

 

"누나!"

 

-우드득!

 

"알았어요! 누나! 저 사람의 관절 좀 그만 부셔요! 물론 치한이 엄청 나쁜 것은 맞지만! 지금 제가 들은 것만으로도 4번의 분쇄골절이 의심되거든요!"

 

그제서야 만족하듯이 일어서는 루니아 씨는 어제 봤던 갑옷을 착용한 그대로, 내 팔을 잡아당기며 걸어갔다. 그보다 왜 이리 힘이 센 건지 모르겠다.

 

"카일은 제 말의 의도를 잘 파악했나 보네요오? 보통 데이트라고 하면 멋을 부리고 나왔을텐데."

 

루니아 씨는 매우 만족한 목소리로 먼저 입을 열었다. 그보다 보통 데이트라고 해 봤자. 이런 옷 입고 올 거였지만...물론 지금 수백만의 전투력으로 이루어진 시기와 질투의 시선들이 내 등에 계속해서 콕콕 찔러왔다. 이제 사진까지 찍혀서 시체협회 회장님께 넘어가는 순간 무슨 저주를 받을지 모르겠네.

 

"그래서 이번엔 무슨 일이에요?"

 

대체 잡화점의 물품을 정리하고 있어야 되는 내가 여기까지 나와서 중앙 시장 골목길을 접어들어 가야 하는 이유를 묻기 위해 루니아 씨에게 물어봤지만, 계속해서 매혹적으로 웃으며 "비밀이에요!"라는 말만 6번이 반복 되었을 무렵. 그 곳에는 레이비스 씨가 수사관의 검은 제복을 입은 체 권총을 빙빙 돌리며 자신의 지루함을 때우고 있었다.

 

그렇군. 루니아 씨가 말한 이상한 남자라는 사람이 레이비스 씨였구나.

 

"안녕. 평민. 기다리다가 지쳤잖아."

 

여전히 따듯하게 웃으면 여자들에게 인기 많은 미남자의 얼굴로, 마법같이 180도로 반전된 싸늘한 웃음과 남을 깔보는 말버릇은 어딜 가도 변하지 않을 거 같다. 아무튼 레이비스 씨의 말버릇은 둘째치고, 여기는...

 

"용병의뢰소? 이곳은 왜요?"

 

"우리는 왕국을 위해 일하다 보니까, 말이 안 통할 것 같아서. 애초에 너는 시간을 알려주지 않아도, 항상 오전 11시 쯤에는 중앙 시장에 나오잖아? 그래서 일부러 루니아를 시켜서 너를 이곳으로 인도하라고 명령을 내린 거야."

 

그럼. 어제 했던 릴리 기사단에 머리에 연애세포로 물든 꽃밭을 가진 집단은 없었나 보네. 라고 깊게 안도의 한 숨을 내쉴 때. 뜬금없이 날아온 한 마디를 한 것은 레이비스 씨였다.

 

"그나저나 너희는 결혼 언제 할거야?"

 

...

결혼?

 

"전에 니가 알벤토 가에 침입하기 전에 모였었던 그날, 릴리 기사단원이 너와 루니아의 사이 좋은 모습을 보면서 내부에서는 "단장님도 이제 결혼 하실 나이가 되었지." 이러면서 싹다 소문이 퍼졌던데?"

 

"왜곡된 소문의 주범부터 대려 오세요. 당장 먼지로 만들어 버릴 테니까."

 

어느새. 바보 같은 일 덕에 두통이 발생하려는, 내 머리를 오른손으로 누르면서 안정되길 빌었다. 어느 정도 안정이 되자, 앞에 용병의뢰소의 간판을 보면서 주변의 쓰레기 통 뚜껑을 뒤집었다. 용병의뢰소 중에 가장 극비로 의뢰를 주거나 받는 곳은 전부 암호를 통해서 출입이 가능한데...

 

"뜨거운 아이스크림? 정말 이게 암구호냐..."

 

뚜껑에 붙은 글을 보고는 다시 쓰레기통을 닫았다. 내용물이 비어있는 쓰레기통에 있는 악취가 바람을 타고 날아갔지만, 그건 신경 쓸건 아니고...

 

"그래서 저 용병의뢰소에서 뭘 알고 싶은 건데요?"

 

나의 질문에 레이비스 씨는 돌리던 총을 멈추고, 자신의 포켓에 넣은 다음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마일론이란 녀석 알고 있나?"

 

그 말을 듣자마자 내 머리 속에는 어렸을 때 자주 놀던 남자아이가 떠올랐다. 물론 같이 용병생활도 같이 했기에 최근의 키가 크고, 미역머리가 포인트였던 청년까지 마치, 빠르게 성장을 하듯, 뇌 속에서는 이미지를 빠르게 돌리고 있었다.

 

무식한 성격에 고집이 강해서 사고도 바보같이 많이 쳤지만, 그래도 마일론과 같이 지내왔던 시절은 최종적으론 좋았었다. 물론 그 자식이 오우거에게 잘 못 발각 되어 살려고 미친 듯이 뛰었을 때만 뺴고...

 

"그 녀석이 또 뭔가 했나요?"

 

사고를 많이 치니 내 입장에서는 이런 말이 먼저 튀어나올 수 밖에 없다. 예전에도 같이 놀 때는 마일론의 사고로 인해, 얼마나 많은 친구들이 다치고 떠났는지 셀 수 없을 정도였으니, 매번 마일론의 엄마가 온 집을 돌아다니면서, 사과를 한 것이 생각난건 둘째치고...의형제 같은 녀석인 만큼 어떤 일인지는 꼭 들어야만 했다.

 

"비공식이지만, 어제 마일론으로 추정되는 녀석과 그의 일당들이 왕국 비밀보관소에 있는 마검을 훔쳐 달아났다. 게다가 계획은 얼마나 치밀했는지, 일부러 자폭을 하는 녀석들도 있었어."

 

그 날의 회상이 끔찍하다는 듯이 레이비스 씨의 고운 이마에서 주름이 잡혔다. 싸늘한 분위기에서 분노로 더욱 더 얼어붙는 얼굴을 한 체. 다음 말을 이어 갔다.

 

"아무튼간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해주면 된다. 그러니까 평민. 저 용병의뢰소에서 그 망할 자식의 행방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야 될 필요성이 있어."

 

진실된 필요성을 깨달은 나는 곰곰이 생각했다. 물론 나 또한 전에는 용병을 했었지만, 지금은 수 많은 용병들이 있다. 그러기 때문에...

 

"그렇다면야..."

 

내가 아니라 다른 용병을 사용하면 될 것 아냐!

 

"왜! 내가 그 귀찮은 짓을 해야 되요!"

 

"그야 아는 녀석 중에 용병생활을 해본 녀석이 너니까."

 

레이비스 씨는 바로 즉답을 하고, 다시 지루한지 권총을 돌렸다.

 

"아니! 용병은 저 이외에도 많이 넘쳐나잖아요! 게다가 댁 부하도 용병이었던 사람이 있을 텐데!"

 

"알았어. 솔직히 돈 들이기 싫어서 너 부른 거야."

 

순전히 인건비가 아까워서 그랬구나! 이 망할 작자가!

이내,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면서, 문을 7번 두드렸다. 보통 사람이 노크를 할 때는 3번에서 5번정도 하기 때문에, 용병이란 것을 식별하려면 7번을 두드린 후에 암구호로 2차 검증을 한다. 물론 저 안에서 "뜨거운!"이란 말이 나와야 내가 "아이스크림!"이라 할 수 있고, 그것이 완료 되면 출입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뭐야? 왜 아무도 없지?"

 

용병의뢰소는 항상 24시간 내내 사람이 활동을 해야 하는데?

 

"뭐야? 용병이 니가 온 걸 보고 다 도망간 거 아냐?"

 

"용병이 물고기냐! 뭐 하나 움직이면 다 도망가게!"

 

그러자 루니아 씨가 내 옆에서 문에 귀를 밀착한 뒤에 집중을 하듯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잠시 후 눈을 뜨더니. "카일. 잠시 뒤로 가주세요오."라는 나긋나긋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물론 나는 루니아 씨의 말 대로 잠깐 뒤로 물러서자, 루니아 씨의 허리 옆에 있는 검을 뽑은 후에 앞에 가로막힌 문을 깨끗하게 갈라버렸다. "검을 쓸 때는 정말 다른 사람이라니까." 하고 레이비스 씨가 감탄하던 찰나. 피 냄새가 진동했다.

 

"인기척이 없어요오...아마 저 안에 사람들은..."

 

루니아 씨가 힘 없이 말했다. 물론 그녀의 걱정대로 나와 레이비스 씨가 들어갔을 때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는 용병들이 우리를 반겼다.

 

[주인. 죽은 지 1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아직도 피가 흥건히 흐르고 마르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레시아의 말 대로 우리가 오기 전에 누군가가 증거 인멸을 위해서 모조리 다 죽여버린 것. 말로 할 수 없는 대참사 속에서 개안을 통한 사람이 볼 수 없는 기운이나 오러를 식별하는 눈에 뭔가가 잡혔다.

 

"베인 상처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는데요?"

 

"확실히."

 

레이비스 씨도 마법사이기에 개안이 되어있어 나의 말에 동의를 했다. 루니아 씨는 "검은거라뇨오..."라는 말을 한 체 자신은 안 보이는 듯이 중얼거렸고, 레시아는 나에게 다시 텔레파시를 보내왔다.

 

[우선 저 연기 같은 것은 주로 마계에서 볼 수 있는 '마기'다. 혹은 검은 마나라고 봐도 상관은 없다만, 나는 주로 주인의 몸에서 마나를 받으면, 그것을 마기로 변환시켜서 마법을 쓰는 원리로 사용하고 있지만, 베인 자국에 저런 게 묻어 나오는 것은 저 뺀질이가 아까 말한 마검이겠구나.]

 

뺀질이라면...아마 레이비스 씨를 말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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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글을 쓸 때는 꼭 밥을 드세요.

그래야 글쓰는 속도가 줄어들지 않아요.

(따라서 밥먹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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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이야기 3 - 1

14

 

사람들은 항상 거짓된 환상을 원한다.

그것으로도 만족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환상을 찾으며,

망자처럼 떠돌아 다닐 테니까.

-새벽 손님이 없어서 잡담 중에 나온 레시아의 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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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 라는 힘찬 구령과 함께 나는 또 다시 천장을 날아갔다 와야 했다. 땅에 떨어질 때는 작은 검은 고양이가 자신의 귀여운 앞발을 핥으며 여유를 부리고 있었고, 그것을 내 눈이 인식한 순간 땅에 곤두박질을 쳐서 충돌한 나의 몸은 여전히 부들부들 떨면서 충격을 흡수하고 인내했다.

 

오전 0시.

레시아와의 가위바위보의 전적이 40전 0승 36패 4무가 되어갈 때. 한 달 이상이 되어 익숙해진 잡화점의 풍경은 내 눈에 큰 자극이 되지 못했다. 가끔가다 2층이나 3층 물품을 청소하다가 잘 못 건드려서 최루가스가 터지거나, 무지개의 끝을 발견했는데 아무것도 없는 것을 깨닫고 동심이 때려 부셔졌다.

 

무지개의 끝에는 보물이 기다려주지 않는다.

현실은 이렇게 잔인했다.

 

"주인은 비일상을 원하는 건가?"

 

"지금도 충분히 비일상이에요."

 

최근 실베스 씨와 레베카 씨가 자손을 가지게 되었는데, 하프 웨어울프가 탄생할 것이라고 편지를 보내왔다. 베가프는 늘 레시아를 보러 오고, 아이니스는 여전히 신문을 배달하는 것으로 보였다. 레이비스 씨와 루니아 씨는...말을 하지 말자.

 

"주인."

 

레시아가 귀를 쫑긋하며 나를 불렀다.

 

"왜요? 레시아? 손님이 왔나요?"

 

"육포가 먹고 싶다. 아이니스에게 얻어와라."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아이니스가 일어나 있겠어요!"

 

"깨우면 된다!"

 

"안 되잖아!"

 

진짜 나중에 육포를 강탈한 뒤에 몰래 성분 분석을 요청해보자. 분명히 불법으로 걸릴만한 물질들이 다량으로 검출 되겠지. 레시아는 "칫!" 하고 짧은 소리를 뱉은 후에, 다시 내 앞에 있는 카운터 위에서 엎드렸다. 나는 심술이 나있는 레시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이야기 했다. 최근 들어 머리를 쓰다듬는 게 그리 기분이 나쁘지 않은지, 레시아가 거부한 적은 없다.

 

"아침에 아이니스를 항상 보니까. 그 때 사면 되죠."

 

"다량으로 구입해라. 잡화점에서도 팔 수 있게."

 

"잡화점에 들여놓으면, 레시아가 다 먹을 것 같아서 안 되요."

 

"눈치는 빨라가지곤..."

 

여전히 시간이 가는지 안 가는지 모르는 새벽 0시 35분. 시간을 때우기 위한 것이지만...가끔가다 보면 레시아가 마왕인지 아니면 고양이인지 잘 모르는 상황이 나온다. 마법을 쓸 때는 확실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평상시에는 길거리 고양이와 같은 기분이다.

 

"레시아는 본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네요?"

 

"그야 소환자의 정신상태가 파괴되니까."

 

"만약. 제가 위험해져도 본 모습으로 변하지 않으실 건가요?"

 

나는 다정하게 만약이라는 가정을 해서 레시아에게 물어봤더니...

 

"사람은 언젠가 다 죽게 되어있다. 그게 좀 빠른 거지."

 

레시아가 나에게 날려보낸 것은 강대한 철학적인 말 이었다.

 

"이보쇼! 왜! 내가 죽는다는 전제조건이야!"

 

"그렇다고 주인이 영생을 누리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더욱 더 강력한 철학의 말이 내 가슴의 비수를 꽂았다.

 

"거기서는 거짓말이라도 본 모습으로 변신해서, 날 구하겠다고 말이라도 좀 해봐라!"

 

"그럼 거짓말이라도 좋다면야..."

 

"거짓말이라고 먼저 말하지 말라고!"

 

여전히 바보 같은 대화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손님은 한 명도 안 왔다. 물론 자금은 넉넉하지 않다. 재료는 직접 구해오고, 몇몇 손님이 와서 그것을 비싸게 사주고 있지만, 단골손님은 없고, 저번에는 왕국에서 온 세무관이 요구하는 돈을 간신히 채워서 냈다.

 

"그나저나 이번에도 적자가 나면...밀수라도 해야 할까요?"

 

"돈이야 복사를 하면 되지 않는가?"

 

그거야 내가 연금술사의 길을 간적이 있을 때의 이야기이고! 애초에 그건 불법이잖아!

 

"역시 인간계에는 살아가기 힘들군. 짐은 걸어가면 모든 것을 받치느라 정신 없는 마계 주민 덕에 항상 성의 식량 저장고가 꽉 찼지만..."

 

"그건 레시아가 마계에서는 왕이니까요."

 

"그리고 주인이 전에 입은 고스로리 옷 또한..."

 

"그 작자 잡아와요. 당장 먼지로 만들테니까."

 

정말 소름 끼치는 생각에 튀어나온 폭력적인 단어를 내뱉은 후. 나와 레시아는 거의 동시에 출입구를 바라봤다.

 

"주인. 정말 안 오는군."

 

"그렇네요."

 

둘 다 한숨을 내쉬면서, "그냥 일찍 쉴까?"라고 생각했지만, 새벽 4시까지 열어야 하는 잡화점의 규칙을 어길 수 없다. 어기게 되면, 어떤 비명횡사와 스팩터클한 상황이 일어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규칙을 항상 지켜왔기에 다른 전 주인처럼 행방불명이나 미치광이가 되지 않았지만...

 

"그건 그렇고...그 금발 계집과는 어찌된 일인가?"

 

"아..."

 

그러고 보니 루니아 씨를 안 본지 꽤 오래된 이유 중 하나는, 왕국시장에서는 내 얼굴이 사방에 다 공개 됐다. 물론 실베스 씨의 사랑을 이루어주기 위해, 여러 사람을 불렀는데 아이니스가 루니아 씨를 부른 이후에 루니아 씨에게 누나라고 부르라는 끔찍한 일을 당한 뒤에, 왕국기사 1면에 이렇게 실렸다.

 

왕국신문

루니아 옆에 있는 남자는 남자친구인가? 남자사람친구인가?

릴리 기사단장 '루니아'(나이는 밝히면 죽인다고 협박했어요. 흑흑...)가 현재 사귀고 있는

남자가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다. 현재 루.사.모[루니아를 사랑하는 모임]에서는

이 남자를 숙청하기 위해, 횟불과 검과 창을 강탈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고,

왕국 마법 수사관 중에 한 명인 '하멀 레이비스'는 그저 미친 듯 웃다가 아무 말도 없이 취재현장에서 떠났다.

한편, 루니아 팬 중인 시체협회의 '라무스 드락케리스'협회장은 충혈 되어 있는 붉은 눈으로

"그 자에게 저주를 내리는 의식을 치르고 있으니 떠나라!"

라는 말을 남긴 체 취재를 거부했다.

그리고...(생락)

 

다행히 그 때는 사진이 찍혀있지 않기 때문에, 얼마 더 숨어 지낸다면 모두의 기억 속에서 나는 잊혀질 수 있다. 하지만 기사단의 아이돌. 루니아 씨의 존재가 이런 대 참사를 낳을 줄은 몰랐다. 당시에 나 또한 왕국 중앙 시장에서 볼 일이 있기 때문에 왔었지만, 하나같이 똑같은 복면을 쓰고, 여관이고 시장이고 들쑤신 단체 무리 덕에 레시아가 은폐마법으로 숨겨줘서 살았었다.

 

물론...

 

-딸랑~딸랑!

 

"어서오세..."

 

"야호! 카일!"

 

"...야호...루니아 씨..."

 

"누.나!"

 

"누나..."

 

...왜 새벽에 나오시는 건가요?

그보다 기사단일 안해요?

 

"오늘도 카일과 레시아를 보러왔지요오."

 

루니아 씨가 보자마자 레시아를 끌어 앉고(레시아는 싫다고 발버둥을 쳐도 그걸 붙잡고 있는 완력이란...), 내가 허브티를 만드는 동안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오늘은 정찰 임무인데...애들이 날 여기로 보내더라고요오..."

 

항상 나긋나긋한 목소리에는 릴리 기사단 특제 중갑이 빛을 발휘하고 있었다. 마치 치마처럼 되어있는 하의 중갑과 상의 중갑에는 여성의 신체적 특정상 가슴부분이 더 튀어나오는 상의갑옷. 기사단장이라고 알리는 금색의 갑옷 가운데에 은색 독수리 문양이 인상적이었다. 그거와 세트로 부츠와 장갑 왕국의 마크가 그려진 어깨 방어구 까지 보며...저게 무슨 갑옷이야! 그냥 패션이지!

 

아무튼 차를 다 만들고 찻잔을 루니아 씨 앞에 놓고 먼저 입을 열었다.

 

"그야 이상한 스캔들이 사방에 퍼진지 20일정도 지났으니까요. 남녀가 친하게 지내는 것을 다른 사람이 보면 항상 "저 애들 사귀네. 사귀고 있어."라고 착각하니까요."

 

그런 말에 루니아 씨가 붉은 눈을 번뜩이더니...

 

"그럼 사귀면 되잖아요오!"

 

"지금 이야기 안 들었지! 스캔들의 원흉아!"

 

그리 격양된 목소리로 소리치면서 목이 아파서 허브티를 홀짝였다.

 

"흑...레시아. 카일이 나에게 화를 내요오..."

 

몬스터를 수 백마리 학살한 사람이 고작 이상한 잡화점 주인이 화냈다고, 우는 것을 보자마자 레시아가 나에게 텔레파시를 날렸다. 물론 엄청나게 화난 듯한 목소리가 내 머리 속을 울렸다.

 

[사과해라 주인.]

 

[잠깐? 레시아? 지금 루니아 씨의 편을 드는 거에요?]

 

[사과를 하지 않으면, 당장 거기서 고스로리 옷을 입힐 것이다.]

 

[아니! 대체 왜요!]

 

[그 이유는 짐이 그리 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상하잖...]

 

갑자기 옷장의 문이 벌컥 열렸다.

 

[짐이 그리 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알았어요! 하면 되잖아요! 염력으로 옷장 열지 마세요!]

 

결국 머쓱한 분위기에서 사과를 해야만 하는, 나의 처량한 인생에 마음 속으로 눈물을 좀 흘리고...

 

"저...미안해요. 루니아 씨."

 

"누....나...."

 

울면서까지 저걸 강조하냐!

무슨 병이 있는 거 아냐!

 

"아...알았어요...그러니까 울지 마요. 루니아...누나."

 

그러자 언제 울었냐는 듯이 "와아! 카일!" 하면서 안으려 들었다.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젖혀서, 왼쪽 발로 방향을 꺾으려 했지만, 루니아 씨의 손이 더 빨랐는지 옷자락을 잡고 확 끌어당겨서 안았다.

 

"카일은 정말 착한 아이에요오."

 

"미안한데...루니아 ㅆ...아니 누나가 억지로 잡아챈 거 같은데요?"

 

"카일만 보면 정말 금단의 선을 넘고 싶어요!"

 

"애초에 그건 피로 이루어진 남매가 격어야 하는 컨텐츠잖아요!"

 

"카일을 여자로 만들고 싶어요."

 

"그건 하지마! 절대로 하지마!"

 

태클을 하는 도중에 정체성에 대한 위협을 강렬하게 느끼면서, 루니아 씨의 포옹을 풀고, 멀리 떨어졌다. 그러자 루니아 씨는 웃으면서 "농담이에요오."라고 말하는 것까지 20초의 시간이 걸렸다. 아마 내가 버럭 소리지른 것을 이렇게 복수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나저나 카일. 부탁하나 있어요."

 

긴 금발을 검지 손가락으로 돌돌 말면서, 말하는 것으로는 꽤나 큰 고민이라 생각된다. 애초에 루니아 씨가 나에게 할 부탁이 대체 뭐길래?

 

"나랑 데이트 해줄래요?"

 

"녜?"

 

아니...

또 말이 이상하게 헛 나왔다.

 

"최근 이상한 남자가 더 붙은 터라 곤란하거든요. 차라리 쐐기를 찍어서 '이미 임자 있어요!'라는 태그를 달면, 상당히 편할 것이라 생각되거든요."

 

"그럼 내가 '공공의 적'이란 태그를 달 텐데요?"

 

지금 네크로맨서의 협회 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시체협회에서 저주를 내리려고 한다니까요!

 

"그보다 여긴 잡화점인데요...지금 여기가 용병의뢰소인지, 흥신소인지 잘 모르겠는데, 이제 의뢰로 데이트까지 하면 이 잡화점이 뭘 하는 곳인지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고요?"

 

"몬스터의 말은 잘 듣고, 누나 말을 잘 듣지 않으면 안 되요!"

 

검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내 앞에서 허리를 숙이면서, 새침한 얼굴로 다가왔다. 그보다 정말 그 중갑은 갑옷의 역할을 하는 거 맞아요? 누가 상의 갑옷은 디자인 한 거에요! 노출이 심하잖아요!

 

하지만 내 시선은 루니아 씨에게 발각됐다.

 

"어머나...지금 야한 생각했죠?"

 

루니아 씨의 속에는 능구렁이가 살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한 뒤에...

 

"그런 생각 안 했어요!"

 

나는 다시 격양된 목소리를 토해낼 수 밖에 없었다.

정말로 그런 생각은 안 했다고? 지금...아마 세계평화를 생각하고 있었지...

 

"그럼 카일? 내일 왕국 중앙 시장에서 볼께요오!"

 

"뭐? 내일? 잠시만..."

 

-딸랑~딸랑!

 

루니아 씨는 일방적인 통보와 함께 바람같이 빠르게 내 잡화점을 빠져나갔다.

 

...

뭔가 분명 수상해.

릴리는 애초에 여성만 있는 집단. 그러면 저 집단 속에서 루니아 씨와 나를 강제로 이어주려고 하는 세력이 존재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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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야기를 자주 산으로 보내는 것을 즐깁니다.(?)

그래야 주인공을 쉽게 굴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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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 창업몬

[창업몬②] 취업도 그 에게는 남들과 다른 '목적'이 있다

복합문화커뮤니티 참새 사무실에서 녹음 진행된 팟캐스트 - 창업몬 1화

 

<팟캐스트 - 창업몬>의 첫번째 게스트로 출연한 '꾸꾸몬'. 꾸꾸몬의 '꾸꾸'는 쌍둥이 형과 함께 서로 '꿀꿀 돼지'를 혀 짧은 소리로 귀엽게 '꾸꾸'라고 부르다가 생긴 별명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별명이 점점 주변으로 확산되었고 부모님까지도 '꾸꾸'라고 부른다.

 

꾸꾸몬은 팟캐스트 - 창업몬의 멤버들을 처음 만나게 해준 <창창포럼>을 만든 장본인이다. 19세 때부터 시작한 '사업'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생각을 가진 2명의 청년과 함께 창창포럼 모임을 만들었다. 꾸꾸몬은 주변에 다른 친구들이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꿈이라고 이야기할때에도 그가 살고 있는 지역인 '창원'에서 '청년들의 포럼'을 만드는것이 꿈이라고 말하던 청년이다.

 

꾸꾸몬은 19세의 어린 나이에 처음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그 이유는 수능시험을 치고 난 뒤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인 독립'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부터다. 돈을 벌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하는데 학교에서 책상에만 앉아 있던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여기저기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기웃거렸지만 나이가 어려 공사장 '보조인력'으로도 잘 받아주지 않았다.

 

공사장 보조인력 아르바이트로 간간히 돈을 벌다 운이 좋게 창원 소재의 모 대기업 물류 유통 협력업체에 취직을 했다. 번 돈은 차곡 차곡 모아 학비로 사용했다. 대학교에 입학을 할 당시 부모님께는 첫학기 등록금만 받았고 이후의 등록금은 스스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돈을 벌기 위해 고민했다.

 

대학을 다니다 군대를 가서도 꾸꾸몬은 돈을 벌 궁리를 계속했다. 하지만 군대 안에서는 다른곳에서 일을 할 수 없었으므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지 고민하다 '주식투자'를 시작하게 된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 사업으로 아랍쪽에 진출 한다는 뉴스를 보고 '대통령이 저렇게 움직인다면 뭔가 이유가 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내 그 이유를 찾아 공부를 했고 해외 진출 원인이었던 원자력 관련 주식을 샀다.

 

그 선택은 '대박'이었다. 투자한 돈 250만원은 한달만에 400만원으로 불어났다. 그 돈으로 군대 휴가를 나가서 친구들 만나 놀때에도 부모님께 용돈을 받지 않고 스스로 번돈을 사용했다. 주식투자로 용돈을 벌면서 군대를 전역한 뒤, 대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는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수영을 시작했다. 이미 의사가 되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어버렸기 때문에 수영을 하면 '인명구조요원'이 되어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열심히 수영을 배워 인명구조요원 자격증을 취득했다. 스스로 생각하며 자생하는 훈련을 하다보니 대학교 3학년이 되었을 무렵 '이제는 또 어떤 일을 해볼까?'라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고민 끝내 내린 결론은 '월급 받는 생활이 아닌 나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주도적인 삶을 한번 살아보자'였다.

 

대학교 전공은 '경찰학과' 학점은 그리 좋지 않았다

한겨울에 벌집을 구하기 위해 전국으로 뛰어다녔다

 

평소 봉사활동을 좋아하던 꾸꾸몬은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직업을 갖기 위해 경찰학과에 진학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무원 체질이 아니라고 느꼈고 자신이 스스로 사업체를 일궈 내는것에 흥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본격적으로 꾸꾸몬이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집안의 불행요소였던 '바퀴벌레' 때문이었다.

 

집에 계속적으로 출몰하는 바퀴벌레를 없애기 위해 쌍둥이 형과 함께 바퀴벌레의 습성 연구에 들어갔다. 오랜 연구 끝에 집에 있는 바퀴벌레 박멸에 성공한 그 들은, 그 들과 똑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오랜 골칫거리였던 바퀴벌레가 박멸되었을 때의 쾌감을 알게 해주고 싶었고 그 아이템으로 창업을 했다.

 

바퀴벌레를 없앤다는 의미의 '바퀴바이'를 설립한 꾸꾸몬은 현재까지 그 사업체를 꾸려오고 있다. 하지만 워낙 막강한 해충 박멸 업체가 있기에 그 사업만으로 먹고 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다보니 온라인 마케팅 보다는 오프라인 마케팅을 통해 수주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쌍둥이 형과 함께 진눈개비가 내리는날 아파트 단지에 직접 전단지를 뿌리며 영업을 하기도 했었다.

 

바퀴바이만으로는 먹고 살만한 수준의 소득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꾸꾸몬은 또 다른 사업 아이템을 찾아 사업을 시작했다. 2013년 겨울, 아이스크림에 '벌집'을 올린 '벌집아이스크림'이 서울과 부산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유행을 하는 것을 보고 그 아이템을 빠르게 가져와 창원에서 장사를 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때는 겨울이었고 겨울에는 양봉을 하지 않기 때문에 벌집을 구하는게 어려웠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꾸꾸몬의 이모할머니께서 양봉을 하고 계셨고 양봉일을 도와드리면서 아이스크림을 꿀에 찍어 먹던 기억이 나 사업을 꼭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이모할머니의 벌집을 모두 가져와도 물량이 충분치 않았던터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전국의 양봉업체를 찾아 모두 뛰어 다니며 벌집을 수급했다. 그렇게 수소문해 양봉업체를 찾아다닌 끝에 전라도 남원에 있는 한 양봉업체에 비싼 가격으로 벌집을 구매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단비' 꾸꾸몬이 쌍둥이 형과 함께 만든 창원 최초 벌집 아이스크림을 가게의 이름이다. 개업 첫날, 한 손님이 아이스크림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는데 하루만에 '좋아요'가 2천여개가 찍혔고 그야말로 첫날부터 '대박'이 났다. 사업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천만원 단위의 매출을 기록해보기도 했고 하루만에 왠만한 공무원 월급만큼 돈을 벌기도 했다.

 

그렇게 몇달이 지나고 탄탄대로일것만 같았던 그 사업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사업이 잘 된 기념으로 전체 직원들과 함께 가게에서 파티를 하려고 모인 날, 뉴스에서 벌집 아이스크림에 대한 악재 뉴스가 터진것이다. 양봉업체에서 벌집 기둥을 먹을 수 없는 재료로 만든다는 것이었고 그 벌집이 아이스크림에 사용되면서 몸에 해로울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단비에서는 단가가 비싼 천연 벌집을 가져다 사용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음에도 그 여파는 사업체 치명적인 피해로 다가왔다.

 

파티를 하려고 모인 직원들과 대책회의를 해봤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고 결국 잘나가던 그 아이스크림 가게는 오픈한지 3개월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그렇게 첫 '실패'를 경험했다. 하지만 돈이 잘 벌리는 경험을 해본 그 들은 다시 일어서기 위해 아이템을 바꿔서 새로 창업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단비가 사라지고 새로 생긴 가게는 바로 '랜드마크'라는 이름을 단 세계 음료 전문점(카페)이었다. 세계 맥주집을 하고 싶었지만 평소 술을 잘 못하는 꾸꾸몬은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곳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각 나라마다 사랑받고 있는 음료들을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개량하여 판매하는 곳이었는데 아이스크림 가게만큼 대박가게가 되지는 못했다.

 

랜드마크 사업을 하면서 거의 '본전' 수준으로 유지를 하고 있을 때 옆 가게에서 제안이 들어왔다. 큰 휴대폰 매장이 들어올 예정인데 꾸꾸몬의 가게까지 확장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꾸꾸몬은 쌍둥이 형과 논의한 끝에 가게를 팔고 잠시 쉬면서 다른걸 한번 해보자고 결정을 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꾸꾸몬, 하지만 그 목적은 사업을 하기 위한 훈련이다

사업을 하고 싶다면 먼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서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열린 생각이 되도록 해야한다. 그리고 철저한 시장조사가 필요한데 그 상권에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지나다니는지 아침부터 밤까지 최도한 며칠은 잠복근무를 하면서 분석해야 한다.

 

창업을 하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자신이 돈을 받고 일을 하는것과 직원에게 돈을 주고 일을 시키는것과는 분명 다르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인생 경험과 주도적인 삶을 사는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무런 경험도 없이 창업을 하는 것은 위험할 수가 있다. 그래서 꾸꾸몬은 나중에 더 멋진 사업체의 주인이 되기 위해 사회 경험을 쌓고자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무조건 좋은 회사에 취직을 해야겠다는 다른 청년들과는 그 목적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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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이야기 2 - 7

13

 

 

 

저녁 8시 08분. 알벤토 가 1층의 거대한 중앙홀에는 80명의 귀빈과 50명의 근위대가 지키고 있다. 귀빈이 80명이니 그것을 지키는 기사는 약 80명이 되는 것이고, 알벤토 가에서 음식을 나르고 설거지를 하는 하인과 하녀, 중앙홀 뒤에서 연주하고 있는 연주자 30명과 그것을 지휘하는 지휘자 3명. 

 

그리고 알벤토의 전속집사로 검은 집사복으로 옆에서 오늘의 주인공인 검은색 양복을 입은 벤다이어 알벤토와 그 옆에서 표정의 변화 없이 굳어있는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은 레베카가 있다.

 

"레베카 양? 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 왜 굳어있는 거에요?"

 

기사를 그만두고, 약혼할 줄 알았더니 다짜고짜 혼인을 해서 많이 당황하고, 기사는 연회는커녕 파티에서 춤추지도 않고 밖에서 침입자로부터 지키거나, 내부에서 경비만 서야 하기 때문에 레베카가 긴장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당해본 사람만이 이런 황당함을 공유할 수 있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할 수 있다.

 

"그저...익숙하지가 않아서..."

 

쥐어짜낸 레베카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가게 들리자 벤다이어는 멋쩍은 듯 웃어 보이면서, 레베카에게 긴장하지 말라는 듯 손을 잡아주었다. 그래도 자상해 보이는 벤다이어가 믿음이 가는 듯. 레베카도 따라 웃어 보였다. 빛의 대성당에서 파견 온 아우리스 교도의 주교가 슬슬 결혼식의 주례를 서기 시작하고, 모든 사람이 신랑과 신부가 행복하게 결혼식을 위해 계단에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런 축복받은 밤에...

 

-콰앙!

 

불청객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어우...그냥 열려고 했는데 무슨 이유인지 폭발해버렸네."

 

얼빠지게 남들 다 보는 앞에서 거대한 문을 혼자 들려고 하는 처량한 모습을 보며, 소리도 못 내고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아 제길..."이라고 하는 작은 중얼거림으로 문을 드는 것을 포기하고, 침입자가 한발 디딜 때 까지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심지어 근위대들까지...

 

"어...음...그냥 나중에 제가 간 뒤에 고치면 될 것 같네요."

 

평상시와 다를 바가 없는 검은색의 면바지와 가운데에 붉은 색의 큰 글씨로 '난 짱이야!'라는 하얀 티셔츠 겉에는 청색 조끼를 입은 체 패션테러리스트가 등장했다. 그리고 자신의 키를 1cm라도 더 키우려는 검은색 부츠와 함께...

침입자는 작은 막대사탕을 입에 넣기 위해서, 포장지를 뜯다가 뜯어지지 않아 바닥에 그냥 버렸다.

 

"초대장이 없어서 못 들어간다고 하길래 억지로 와봤는데. 음...잘 진행되고 있었네요?"

 

저 멀리서도 또랑또랑하게 울리는 남자의 음성은 많은 자신감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냥 자신의 짙은 검은 머리를 긁으면서, "내가 대체 이걸 왜 해야되는 거야?"라고 작게 중얼거린 뒤에. 다시 흑수정같은 두 눈으로 벤다이어를 보았다.

 

"어깨 위에 고양이보다는 내 티셔츠가 더 마음에 드는 건가요? 뭐 그렇게 가지고 싶으면 줄까요?"

 

노려보는 벤다이어의 눈에 의식하지 않고, 저런 말이 나오는 게 더 신기할 따름. 보고 있는 근위대는 뒤늦게 침입자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창을 겨누고 있었다. 물론 근위대가 포위한 중앙에서 하멀 레이비스 또한 자신의 총 한 자루를 들고 침입자에게 겨누고 있었다.

 

"그래서 광대. 여기까지는 어인 행차인가? 내가 조금만 도울 수 있다면, 너의 그 촌스럽고 멍청한 티셔츠부터 구멍 내고 싶은데?"

 

하멀 레이비스의 악담에도 두 눈 깜빡이지 않고, 오히려 웃으면서 입을 여는 침입자.

 

"음...레이비스 씨? 두 자루가 한 세트였나요?"

 

하멀 레이비스는 고개를 끄덕 인체 빈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침입자는 하멀이 든 권총과 똑같이 생긴 마법진이 손잡이에 그려져 있는 권총을 내놨다. 그 후에는...

 

-펑!

 

침입자와 하멀의 손이 교차하는 찰나, 침입자가 하멀의 손을 비틀고 침입자가 등을 맞댄 뒤에 거대한 충격음과 푸른 충격파가 같이 하멀이 순식간에 다른 벽으로 날려보냈다. 기절한 듯 한 쪽 벽에서 쓰러지고, 당황한 근위병은 창 끝이 서서히 떨려왔다. 그 와중에도 신경 쓰지 않고 "촌스럽다니, 내가 크리스마스때 받은 선물인데..."라고 중얼거렸다.

 

"그런데 오늘 무슨 날인지 아세요?"

 

수석 수사관을 날려버리고도 아직도 말을 할 여유가 남았는지, 주변에게 크게 물어본 후에 들려오는 소리가 없자 혀를 두 번 찼다. 그리고 과장하듯 두 팔을 크게 펼치며 외쳤다.

 

"오늘은 할로윈이잖아요! 예? 그건 아직 멀었다구요? 글쎄요? 저기 벤다이어 알벤토란 분은 알고 있는 거 같은데요?"

 

실실 웃으면서 포위하는 근위대를 무시하고 지나가자, 근위대 또한 침입자 주변을 포위한 체 계속해서 진형을 유지했다. 아직까지도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모르는 침입자의 앞에서 자신이 죽는다는 공포가 먼저 그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것.

 

그리고 웃음을 싹 지우고 입을 여는 침입자.

카일은 냉랭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호수 안의 시체가 수두룩하게 쌓였던데, 그거 할로윈의 재료 아냐?"

 

***

 

나의 계획은 총 3가지로 

첫 번째는 외각 경계병들을 모조리 제압하는 것. 

두 번째는 벤다이어 알벤토의 죄를 까발리는 것. 

세 번째는 레베카 양을 안전하게 데려가는 것.

 

모두 음식점에 대려가서 구석진 곳에서 녹음된 수정구를 들려주자마자, 다시 실베스 씨가 격노해서 무력으로 진압해야 했고, 루니아 씨는 느긋하게 "제가 지금 당장 베어버릴꺼에요오!" 라고 검을 들고 돌격하려고 하는 소동이 날 뻔해서, 레시아가 몰래 마법으로 속박시키는 해프닝이 있었던 것은 둘째치고...

 

저녁 7시 57분에 첫번째 계획을 시행했다. 외각 경계병들은 언제든지 내부던 외부던 일이 터지면, 바로 지원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루니아 씨와 실베스 씨와 함께 5분의 시간 동안 20명의 경계병들을 모조리 제거했다. 그리고 남은 시간 동안 문이 열리지 않아서, 레시아가 마력으로 폭파시켜서 날려버린 것. 여기까지가 11분정도 걸렸는데 레이비스 씨가 있다는 것은 내 계산 안에 있었다.

 

레이비스 씨가 총을 가져가려고 하는 순간 나에게 윙크로 신호를 보냈고, 제압해서 마나를 이용해 벽으로 밀쳐버린 것도 즉흥이지만, 작전은 작전이다. 나중에 총살만 피하면 될지도... 여튼 그 문제의 잡담이 녹음된 안리아스의 수정구 복제본 40개가 내 주변에 소환 마법진으로 튀어나와 사방으로 굴러다닌 체 수정구들이 단체로 노래했다.

 

/정말 바보 같은 일이야. 이런 어린아이 하나 납치해서 뭐 한다고. 알벤토 가에 있는 그 미친놈은 이제 결혼 하잖아?/

 

/그새 못 참고 그 새디스틱한 취향 덕에 벌써 34명째 납치를 해야 하다니.../

 

/분명 벤다이어 알벤토가 찍은 그 레베카 그년도 그 미친놈에게 수도 없이 맞아 죽을 것이야./

 

/근데...저 애...어린애라 그런지 더 끌리는데.../

 

/나중에 몽화관이나 같이 가자고, 지금은 상품에 흠집내면 안되니까./

 

모두가 정적에 빠졌다.

물론 내가 그 증인도 데려왔으니까, 아이니스를 이곳에 데려온 이유도 당할 뻔했던 사람이 와야 설득력이 높아진다. 아이니스는 조용하게 분노하며, 알벤토를 바라봤고, 알벤토의 표정에서 살짝 당황한 표정이 나타났다.

 

그러면 이건 빙고...

지금 알벤토는 자신의 범죄가 들어날까 봐 긴장하고 있다.

 

"레베카 씨 되시죠? 신랑이 새디스트면 많이 맞다 못해 죽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나는 웃으면서 레베카 씨에게 그리 말했다. 한동안 레베카 씨도 멍하니 있다가 이제서야 자신을 속인 가면을 눈치채고 알벤토에게 멀리 떨어졌다. 누가 저렇게 도가 지나치는 성벽을 가진 상대에게 호감이 갈 수 있을까?

 

"그래서 레이비스 씨? 판결은 어떻게 되나요?"

 

저 벽에서 서서히 몸을 풀면서 소리가 들려왔다.

 

"뭐긴...네가 준 증거물품도 저 빌어먹을 새디스트와 같은 지문과 사망자의 혈액이 같이 나왔으니까. 체포해야지. 이래서 내가 수사권을 항상 들고 다닌다니까? 이 가문에 관계자들은 모조리 체포를 할 테니 날뛰지 말라고 친구들?"

 

자신이 봐도 영특하다는 듯이 금발을 쓸어 올리며 조롱하는 레이비스 씨.

그렇게 두 번째 계획도 완료했다.

 

"하..."

 

하?

 

"하하하하핫!"

 

마치 어디 변호사가 재판을 뒤집는 곳에서 나오는 범죄자처럼, 자신의 죄가 다 들어나자 실컷 웃고 있었다. 두가지 경우인데...

하나는 정신이 붕괴되거나 다른 하나는 아직도 숨겨둔 카드가 있다는 것.

그 숨겨진 카드가 알벤토에게는...

근위병과 용병인가 보다.

 

"멍청한 것. 지금 초청된 귀빈들은 전부 내 부하들인 줄도 모르다니."

 

말 그대로 전통복장을 입고 있는 귀족같이 보이는 자가 전부 용병들이라니. 어디서 숨겼는지 칼을 꺼내고 있고, 어디서 꺼냈는지 몰라도 화살이 내 옆을 바로 지나갔다.

 

"그에 비해 너희는 고양이까지 네 명이라? 고작 이 숫자로 내 미학을 망치려고 하는 건가!"

 

조롱이라면 조롱.

광기라면 광기.

대체 하나만 해줬으면 좋았을 것을, 두 가지 다 하는 알벤토를 보면서 이내 작은 한숨을 쉬었다. 알벤토가 한쪽 눈을 들썩이며, 짐승 같은 붉은 눈으로 노려보는 것을 깨닫고 내가 말하길...

 

"솔직히...넷이서 왔을까?"

 

아직도 내가 여유로운 이유를 깨닫지 못한 어리숙하고, 멍청한 저 망할 녀석을 위해서 내가 준비한 말이 있다.

 

"해피 할로위이이인!!!"

 

나는 모든 숨을 토해낸 체 소리쳤고, 이변은 시행 됬다.

 

천장에 있는 유리까지 합해서 40개를 뚫고 들어온 늑대인간들과 내 앞쪽에서 도약으로 온 실베스 씨가 안착을 했다. 호수에 있는 시체들은 레시아가 전부 스켈레톤 전사로 만들고, 30마리의 늑대를 타고 스켈레톤 나이트로 직업을 바꾼체, 신호에 맞춰서 모조리 돌격하여, 내 주변에 있는 근위병들을 모조리 제거했다.

 

물론 레베카 양도 내 앞에 있는 실베스 씨를 보고 많이 놀랐으리라 생각한다. 섬광의 궤적이란 이명을 가진 실베스 씨가 늑대인간으로 변신해서 나타났으니까. 물론 이건 계획에 맞춰 작전을 시행하기 5분전에 따로 루니아 씨에게 들은 이야기다. 물론 루니아 씨는 실베스 씨를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말과 함께...

 

실베스 씨의 크고 강력한 하울링과 동시에, 이 곳에 있는 근위대과 용병들이 이른 시기에 할로윈을 맞이하여, 늑대인간과 스켈레톤 나이트와 같이 뒤섞여서 난잡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물론 일방적으로 근위대와 용병들이 모조리 쓰러졌다.

 

그리고 2층 우측 편에서 금발의 물결을 휘날리며 고양이 귀와 이상한 가면을 쓰고...적을 베어 넘겼는데...어...이건 대체 무슨...

 

"루...루니아?"

 

레베카 씨는 이 믿을 수 없는 참상에 당황하던 푸른 눈이 어이없는 눈으로 바뀌면서, 말이 버벅거리며 나왔지만, 루니아 씨는 전혀 개의치 않은 체...

 

"루니아라뇨오! 저는 지나가던 고양이 소녀에요오!...냥?"

 

이건 내가 시킨 거 아니다...

 

아이니스는 레이비스 씨가 보호하면서, 실베스 씨와 나는 천천히 레베카 씨와 알벤토가 있는 곳으로 걸어 올라갔다. 15M 남은 거리에서 레베카 씨는 입을 열었다.

 

"혹시 그때...그 멍멍이인가요? 저를 도와줬던?"

 

"멍멍이?"

 

내가 뭘 잘 못 들은 건가? 실베스 씨? 멍멍이란 소리를 들었는데요?

 

"네. 제가 그 긍지 높은 웨어울프의 수장 실베스. 당신만의 멍멍이입니다."

 

실베스 씨? 부끄러우면 그런 말 하지 않아도 되요. 그나저나 그 험악한 표정은 여전하잖아! 그런 표정으로 부끄러워 하지마!

 

늑대가 아무리 개과라도 해도...아니 됐어.

어쩌다가 저 거대한 사람이 멍멍이가 된 거야?

더 이상 태클 안 해야지.

 

[주인! 태클을 빼면 시체가 되지 않는가!]

 

[지금 진지한 상황에서 꼭 그렇게 흠을 잡아야 합니까!]

 

텔레파시가 잠깐 오가는 사이에 알벤토는 르웰로를 호출했다.

 

"르웰로 저 잡견 좀 상대해주게. 나는 저기 있는 망할 자식부터 상대를 할 것이니까."

 

"알겠습니다."

 

정중하게 노인집사는 고개를 숙인 뒤에 연미복을 가지런히 다듬었다.

 

"한 때, 이 집사도 괴물 사냥꾼으로 명성을 떨쳤는데...결혼식에도 이럴줄은 몰랐구려."

 

"르웰로라...잘 알고 있지. 어릴 적 내 부모님을 전부 다 죽인 자로 알고 있는데? 이제 노망이라도 걸릴 법한 몸을 가지고 있군. 물론 노인이라도 살살하지 않을 자신 있는데 어때?"

 

"딱히 봐주지 않아도 된다네. 그리고 그날 자네 부모님을 죽인 이유는...이 집사가 믹스품종은 싫어해서 죽였네..."

 

서로 도발 한번씩 주고 받으며 갑자기 사라지더니, 어느 사이에 저 멀리서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다. 뭐 나는...저기 알벤토가 오른손에는 검을 들고 마법을 캐스팅하고 있는 것만 빼면, 여유로운 상태라고 봐도 과언은 아닐 터.

 

"좋아. 평민...각오는 됐겠지?"

 

"네 성벽을 까발리고, 결혼식을 말아먹는 것도 모자라서, 체포까지 하려니까 겁나는 모양인가 보네요?"

 

레시아가 내 어깨에 내려가서 붉은 안광을 번뜩였고, 나는 만연필처럼 생긴 기프트피어스를 알벤토에게 겨눴다.

 

"기프트피어스에는 마법으로 잠긴 것을 해제만 하는 게 아니라고요?"

 

말 그대로 은혜를 꿰뚫어버리는 물건.

상대에게 이로운 것을 전부 꿰뚫어 파괴하는 것에도 쓰이기 때문이다. 알벤토는 자신의 검에 걸린 마나들이 허공으로 흩어지자 당황하는 순간을 노치지 않고, 레시아가 나에게 받은 마나로 처음으로 공격마법을 보여줬다.

 

그저 마나로 응축된 사람 머리만한 구체 하나가 빠른 속도로 알벤토의 명치를 파고들어 날려보낸 뒤, 커브를 해서 밀리고 있던 실베스 씨를 도와 집사의 옆구리까지 명중시켰다. 틈을 놓치지 않고 실베스 씨가 손톱을 휘둘러 집사를 상,하체를 분리시켰다.

 

...잠깐? 아이니스가 보고 있지 않았나?

 

"거 참...잔인하게도 죽였네. 저 꼬마 여자애가 참지 못하고 토하러 나갔잖아?"

 

레이비스 씨가 어느새 나에게 다가와선 핀잔을 주며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수사장에 뭔가 적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래서 할로윈은 다 즐겼나?"

 

"뭐. 먹을 것도 없고, 사탕도 없으니 허전하긴 하네요."

 

"지가 사탕을 버렸으면서..."

 

들려오는 레이비스 씨의 중얼거림을 다 들었다.

됐네요!

포장이 나보다 강해서 못 먹은 것뿐이니까!

 

레이비스 씨가 수사장을 다 작성하고 기절한 알벤토 몸에 부착하자, 마법진이 나오면서 사라졌다. 저게 말로만 듣던 강제 이송서비스인가...

 

"그나저나...저기 기절하는 주교는 어떻게 할 꺼야?"

 

"그야...다 생각이 있죠. 마침 오네요."

 

모든 늑대와 늑대인간들이 돌아가고, 레시아가 만든 스켈레톤 또한 원한을 풀고 사라졌다. 실베스 씨는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베가프가 찾아왔다. 베가프에게는 결혼식이라서 사제들이 입는 복장으로 황색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아우리스 교도의 문양이 그려진 은색의 여신의 날개 마크가 중앙에 있는 옷이다. 물론 피와 시체가 즐비한 이 곳에 오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꼭 장례식에 참여하는 사제 같은 분위기였다.

 

"카...카일? 결혼식이라 해서...차려 입고 왔는데..."

 

미안. 시체들이 하객이라...

나는 베가프에게 어깨동무 하고, 잘 토닥이며 입을 열었다.

 

"저기 빛의 대성당에서 파견 나온 주교를 잘 보살펴 드리고, 일어나면 잘 돌려 보내드려. 그리고 스켈레톤은 네가 정화했다고 해..."

 

"하지만..."이라는 말로 나를 늘어지게 붙잡는 베가프 말을 뒤로한 체, 베가프의 등을 밀어서 빨리 계단으로 올려 보냈다. 계속 나를 보면서 올라가는 베가프에게 빨리 가라고 손짓까지 해준 뒤에야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올라갔다.

 

"저기 카일 형제?"

 

멋쩍은 표정으로 코를 긁으면서 험악한 표정으로 실베스 씨가 찾아왔다.

 

"여기엔 왜 와요? 빨리 레베카 씨에게 가야죠?"

 

오늘은 댁이 주인공이잖아!

 

"그게 레베카 양이...아무래도 나에게 키스를 할 것 같은데..."

 

아 진짜...

끝까지 와서 염장을 지르고 다니다니...

나는 실베스 씨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억지로 고개를 숙이게 하고 조용히 말했다.

 

"그 변하지 않는 소나무와 같은 험악한 표정을 좀 풀고, 레베카 씨 앞에서 살짝 고개를 숙인 체 비굴한 표정 좀 지어보세요."

 

'자. 됐다. 빨리 가!'라는 행동과 같이 실베스 씨를 밀쳐서 레베카 씨에게 돌려보냈다.

 

"저기...그 레베카 양...나는...읍!"

 

내 뒤에 있는 신랑과 신부의 키스로 이들은 부부가 되었다. 그보다 레베카 씨가 의외로 터프한 여성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안 그러면, 실베스 씨가 우물쭈물 하다가 3시간 이상을 대기상태에 있어야 할 테니까.

물론 그 뒤에 루니아 씨도 "와아! 부케 받았어요!" 라고...그건 주웠잖아요. 아이니스는 아직도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거리고 있었다.

아무튼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이 모두 정리가 되었다.

 

***

 

다음날.

여김 없이 1층에 있는 수납장을 정리하고 있었다. 잡화점이라서, 행상인에게도 사둘 물품도 많고, 수량도 너무 많아서 정리하고 있는데...레시아가 책하나를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책을 다시 집으려는 레시아는 의아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주인? 이 책은 뭔가?"

 

떨어진 책은 마침 내 시야 안에 있었기에, 확인이 가능 했는데. 확인해보니 동화책이었다.

 

"동화책이네요? 옛날에도 읽었는데. 미녀와 야수가 나중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죠."

 

"뭐야...어제 봤던 결혼식인가?"

 

레시아는 지루하다는 몸이 다시 축 늘어지면서 자려고 했다.

나는 어제 있던 일을 다시 생각하고,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렇네요. 저는 이 동화책에서도 미녀와 야수가 이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오늘은 평화로웠다.

 

===========================================================================좀 길죠...약 7~8천자에요.

아무튼 이야기 2는 이걸로 끝입니다.

(이야기의 끝이라 오늘은 이거 하나만 올릴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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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 당신은 아름답다

조금은 느리고, 남들보다 뒤쳐져도 괜찮다!

우리들은 절대 완벽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실수도 많이 하고, 모르는 것들 투성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언제나 완벽하게 하기를 바랍니다.

애초에 완벽할 수 없는데 어떻게 완벽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겠습니까?

완벽하게 하기를 바라면서, 욕심에 더 빨리빨리를 외쳐댑니다.

우리들은 기계도 아니고, 로봇도 아니기에 빠르게, 그리고 완벽하게 해낼 수 없습니다. 

그것들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비록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완벽에 가까이 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공부를 마칩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선택은 모든 사람들이 같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사람도 있으면, 저런 사람도 있듯이 제각각으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돌아가기 때문에,

그 빠름 속에서 어떻게든 우리들이 맞춰가며 살아갈 수 밖에 없게 만듭니다. 

 

빠름 속에서 적응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바쁘게 살아가지만, 

빠름을 적응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곤욕이 따로 없습니다. 

빠르게 따라가려다, 늘 넘어지고 깨지고 실수하고 더 엉망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늘 반복이 되면,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되고 자신을 자책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왜 자꾸 엉망이 되는 걸까? 하...정말, 내가 일을 못하는 건가? 내가 많이 모자란가?'

 

자꾸 부정적인 생각만 들면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으니까요.

그렇게, 넘어지고 깨지고, 실수도 하면서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십시오. 

 

갓난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걸 잘 할수는 없습니다. 

커가면서 넘어지고, 다치기도 하면서 배워가는 것이죠.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수하고 넘어지고 깨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어떤 한 분야에서 베테랑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10년 정도라고 합니다.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마십시오. 

조금 느리다고 해서, 뒤쳐지는 것이 아닙니다. 

좀 더 진중하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빨리 돌아가는 이 세상에서, 

천천히 숨 좀 돌려가면서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둘러보시길 바랍니다. 

 

우리 인생은 그렇게 빨리 살아간다고 해서 더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더 많은 것을 얻는 것도 아닙니다. 

훗날, 뒤돌아 생각해보면 자신에게 좋은 추억 하나 없이 너무 바쁘게만 살았구나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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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이야기 2 - 6

12

 

 

 

내가 한 번쯤 살아간다면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는데, 그것은 만일 내가 결혼을 해서 내 자손들이 결혼을 한다면, 결혼식장의 문을 멋대로 활짝 열고, "난! 이 결혼 반대일세!"라고 외치는 것이다. 정말 짜릿하고 재미있겠지만, 그게 오늘 저녁이 될 줄은 몰랐다.

 

레베카 씨의 결혼식 날 아침.

주로 결혼식은 오후에 열지만, 이 귀족들은 밤에 연회와 같이 즐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밤 8시에 시작한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침 9시. 많은 시간 동안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는데...

 

"그래서 평민? 날 이렇게 긴급하게 부른 이유가 뭐야?"

 

사신을 뜻하는 검은 제복과 금으로 만든 듯한 머리와 눈.

하멀 레이비스를 내가 잡화점으로 긴급히 호출했다.

무려 왕국 마법 수사관이 나의 호출로 잡화점으로 나온 것을 보면, 나...꽤나 거물이 된건가?

 

"이것..."

 

공손하게 포장한 채찍을 레이비스 씨에게 건네줬다. 그걸 본 레이비스 씨는...

 

"널 때리라고?"

 

신나는 표정으로 나를 보는 레이비스 씨에게 격양된 목소리로 태클을 걸 수 밖에 없었다.

 

"난 마조히스트 아니에요! 증거물품이라고요!"

 

"증거물품?"

 

레이비스 씨가 머리에 물음표를 6개정도 달고 있을 때, 아이니스가 목숨을 걸고 녹음한 수정구를 작동시켰다. 나도 나중에 알았지만, 하라는 취재는 안하고 루니아 씨와 언니 동생 하면서, 화기애애하게 티파티를 했다는 짜증나는 부분은 없애버리고, 수정구가 녹화된 부분의 맨 처음을 아이니스가 납치 됐을 때, 납치범들의 잡담이 나오도록 수정했다.

 

"그리고 제가 그 어린 소녀를 구출하기 위해, 알벤토 가의 지하실을 뚫고 들어가서, 피가 묻은 채찍을 거기서 발견했지요."

 

"너의 말에 증인이 되어줄 사제가 있나?"

 

아우리스 교단이 크게 번성하면서, 평민 이하의 말이 진실이 되기 위해서는 사제가 증인이 되어야 한다는 이상한 규칙이 적용되면서, 오히려 귀족에게 유리하고 평민에게는 불리한 입장이 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작은 마을도 성당이 있어야 한다는 규칙으로, 많은 사제가 마을에 있기 때문에 지금은 내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만, 사제를 통해 어필을 하면 그것은 통과하는 셈.

 

물론 나의 말에 증인은 베가프 사제. 내 바로 뒤에서 레시아를 쫓고 있는 남자다.

그보다 레시아? 텔레파시 그만 보내라니까요? 두통약을 먹은 지 얼마 안 됐거든요?

 

"베가프 사제라...왕국에서 사제의 길을 한참 걸어가고 있을 때, 우등생으로 뽑혔지."

 

레이비스 씨가 한참 그리 중얼거리더니, 보라빛으로 이쁘게 포장된 채찍과 수정구를 같이 들고 일어섰다.

 

"저기 레이비스 씨? 수정구는 놔두시죠?"

 

아직 레이비스 씨를 신용해선 안 된다.

오히려 저렇게 들고 가서, 증거물을 없애 버린다면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기에, 아직은 레이비스 씨를 견제했다. 그러나 사악한 미소를 띄고 레이비스 씨는 권총을 꺼냈다.

 

"그걸로 쏠려구요?"

 

"멍청한 평민이네. 이미 통하지 않는 것을 아는데 또 꺼내는 것은 머리에 돌밖에 없는 애들이다."

 

그리고 테이블에 권총을 내려놓고 나에게 밀어서 건내 줬다. 그리고 수정구를 보면서 다시 레이비스 씨는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게다가 이건 오리지날의 복사본이잖아? '안리아스의 수정구'라면 잘 알고 있지, 녹화도 되고 녹음도 되는데 복사본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 오리지날을 보호한다. 정말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엿보기를 좋아하는 녀석이네."

 

엘티노스 잡화점의 있는 물품들 중 몇개는 유명한 것인지, 레이비스 씨는 한 눈에 보고 수정구의 이름을 알았다. 약간 온화하게 얼굴이 된 레이비스 씨는 심성이 저래도 배신은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쩌면 레이비스 씨가 가장 좋은 사람이 될...

 

"네가 정의구현을 한다고 해서, 내가 거기서 방해를 안 할 것이라 생각은 하지 마라. 만일 왕이 나에게 막으라고 명령을 한다면, 철저하게 괴롭히다가 감금하고 영원히 고문을 내가 직접 담당하게 될 테니까."

 

싸늘한 웃음에는 만년설보다 더한 한기가 첨가되어, 더욱 더 얼어붙는 말이 되었다.

 

전언철회.

왜? 저런 녀석이 마왕이 안 됐지?

 

"그나저나 알벤토 가에 이런 기괴한 것들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곤 생각 못했는데, 너 정말 잡화점 주인 맞는 거냐?"

 

"예전에는 용병생활을 좀 했죠."

 

"그 때는 운이 좋았네, 내가 아직 수사관 생도였으니까."

 

그러고는 나가버렸다.

뭐야? 그 때 운이 좋았다니?

내가 모르는 과거를 알고 있는 건가?

 

"레시아! 이리와!"

 

아직도 베가프는 5층 수납공간에 있는 레시아에게 팔을 벌리면서 뛰고 있고, 레시아는 그럴 때 마다 나에게 도움요청의 텔레파시가 끊이질 않았다. 뭐라고 해야 하나, 베가프가 사제니까 레시아는 본능적으로 신성력에 반발하는 건가?

 

[주인! 빨리 짐을 도울 것을 요청한다! 저 증오스러운 신성력에 짐의 몸이 더렵혀지지 않도록!]

 

신성력으로 몸이 더렵혀지는 마족은 난생 처음 봤다.

슬슬 레시아와 베가프 사이를 떨어뜨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났다.

 

***

 

베가프는 자신의 성당으로 돌아갔고, 나와 레시아는 중앙 시장으로 가서 실베스 씨와 아이니스를 기다렸다. 왕국 중앙 시장은 여김 없이 사람이 많이 넘쳐났지만, 키가 큰 실베스 씨가 제일 먼저 보였고, 그 위에는 아이니스가 목마를 탄 체 "와와!" 거리며 해맑게 오고 있었다.

 

시선이 집중되잖아! 그만 해!

 

"저번에 내가 폭주를 하는 바람에 미안하네 형제."

 

"아뇨. 실베스 씨. 신경 쓰지 마세요."

 

오자마자 먼저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틈을 타서, 아이니스는 실베스 씨 목 위에서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러니까 폭주를 한 원인은 소리가 녹화된 수정구 때문이었다. 당시에 내용을 추리자면, 아이니스를 납치한 자들의 잡담 중에서 "레베카 그년도 그 미친놈에게 수도 없이 맞아서 죽을 것이야."라는 말이 들려오자마자 분노에 휩싸인 실베스 씨는 늑대인간으로 변신을 했다.

 

당장이라도 알벤토 가로 찾아가서 모든 것을 쑥대밭으로 만들겠다는 충혈된 눈을 본 후에, 나는 무력으로 진압을 하려고 했으나, 진압은 커녕 오히려 밀려서 카운터로 날아갔고, 이를 본 레시아가 화나서 1층의 주변의 그 거대한 수납장을 전부 쓰러뜨려 겨우겨우 실베스 씨를 말릴 수 있었다. 물론 아이니스도 거기에 있었고, 한동안 하얗게 질린 얼굴로 구석에서 발견되었다.

 

"아이니스와 실베스 씨는 많이 친해졌네요?"

 

"숙녀는 항상 성장하니까요!"

 

자랑스럽게 가슴을 피며 웃는 얼굴로 이야기를 하지만, 뭐 너는 숙녀가 아니라 꼬마라고...그나저나 아이니스의 옷은 매번 바뀌는 것이 신기하다. 이번에는 하얀색 원피스인가. 강조되는 부분도 없이 깔끔해 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순수한 소녀의 이미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저 애는 소악마 캐릭터라고 자기 입으로 말했으니, 헛된 희망을 가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실베스 씨는 경갑을 입고 왔네요?"

 

"긍지 높은 전투에 앞서 방어구의 착용은 꼭 필요하다네!"

 

그보다는 방어구가 찢겨나가지 않을까요? 저번에 몸에 있는 근육이 대략 2배는 더 불었던데?

지금 전쟁을 하는게 아니니까 벗어주면 좋겠다만...

 

"아침! 여기에 한 명 더 오기로 했어요!"

 

"한 명 더?"

 

아이니스가 느닷없이 친구를 불렀다는 것에 본능적으로 큰 위기감을 느낀 나는. 레시아에게 빨리 텔레파시를 날렸다.

 

[레시아? 레시아! 지금 뭐해요!]

 

[육포를 먹지 않는가? 방해는 하지 마라.]

 

아니 언제 또 육포를 준거야!

분명 아이니스는 아까 전에 나와 이야기를...

설마 육포로 마왕을 암살하는 전설의 암살자!

 

[육포를 준 어린애가 암살자 일리가 없지 않는가? 주인은 가끔 이상한 생각을 잘한다.]

 

느닷없이 내 독백에 태클을 가하는 레시아의 말에 어이없어서, 나도 텔레파시를 보냈다.

 

[이게 대체 마왕인지 애완동물인지...]

 

그렇게 만나게 육포로 씹어먹는 표정을 하면, 내가 맥이 빠지거든요?

 

"아이니스? 너희 집은 무엇을 파는 거니?"

 

"육포를 팔고 있어요. 육포를 만들 때는 저희 집 만에 특별한 비법으로 만들기 때문에, 모든 용병들이 좋아하죠!"

 

마약이라도 첨가했나?

 

"야호! 아이니스!"

 

뭔가 익숙한 소리였다. 아름답고 고운 목소리에 듣기만 해도 사람을 매혹시키는 이 소리. 마치 서큐버스가 유혹을 한 뒤에 시퍼런 칼날로 도륙을 내는 듯한 이 기분...

어디서 들어봤더라?

 

"와아! 루니아 언니! 일찍 왔네요!"

 

온 몸이 뒤돌아보기를 거부했다. 돌아보지도 않고 뛰어나가는 아이니스의 뒷 목을 붙잡아서 다시 저 구석으로 끌고가 조용히 이야기 했다. 물론 첫 번째로 들려온 것은 아이니스의 항의부터 시작되었다.

 

"아프잖아요! 뭐 하는 짓이에요!"

 

"너 미쳤어! 왕실 기사단을 대려 와서 뭘 하려고!"

 

"아저씨! 언니는 레베카 언니를 도와주러 온 거라구요!"

 

"네가 드디어 루니아 씨에게 홀렸구나! 그리고 나 아저씨 아니라고 했지!"

 

"어떻게 남자가 루니아 언니에게 한 눈에 반하지 않아요? 아저씨 남자 좋아해요?"

 

"난 보통 남자처럼 여자를 좋아해. 그리고 아저씨가 아니라 오빠라고 불러!"

 

 

나와 아이니스가 소근소근 거리는 것을 본 루니아 씨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했다. 

 

"저기 아이니스? 둘이서 뭐해?"

 

그 말에 반사적으로 나와 아이니스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천진난만한 얼굴로 루니아 씨를 맞이했다.

 

루니아 씨는 색체가 강조된 약간 분홍빛 띄는 프릴 스커트와 연한 빨강 가죽 재킷에 그 안에 티셔츠는 흰색이었다. 스타일이 좋은 루니아 씨의 몸매상 여러 남자들의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되는 것도 당연하다는 듯 하지만, 지금은 그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오히려 시선이 끌리면 안 되는 나의 계획에서 루니아 씨의 존재는 거대한 방해물과 같으니까.

 

나는 웃는 얼굴을 억지로 짜내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루니아 씨라고 했죠. 그나저나 릴리 기사단장 아니신가요?"

 

"어머나~! 저를 잘 아시네요오."

 

"그야 전에 봤...아니 신문으로 본 적이 있거든요. 저는 카일입니다."

 

악수를 자연스럽게 요청하는 내 모습은 마치, 행상인들이 서로 거래가 완료 되었음을 알고 잘 부탁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악수와 같았다. 물론 줄여서 그냥 극히 자연스러운 악수라는 것인데...

 

"칫 역시 더러운 속물..."

 

나중에 아이니스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나저나...이 분이 그때 그 왕자님?"

 

루니아 씨는 해맑은 표정으로 실베스 씨에게 얼굴을 가까이 했다. 뭔가 흥미 있어서 보는 듯 했지만, 지금 내 심정으로는 거짓말 탐지기를 달고 수사 심문하는 그런 마음으로 긴장이 됬다. 만일 실베스 씨의 정체라도 알면, 루니아씨가 둘 중 하나는 시행하기 때문이겠지.

하나는 베어 넘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냥 넘어가는 것.

 

"그나저나 우리 레베카가 어디가 그렇게 좋은 건가요오?"

 

붉은 홍옥은 실베스 씨의 은판과 같은 눈과 마주치면서 나긋나긋하게 이야기 했다. 그러자 실베스 씨는 얼굴이 달아오른 듯 붉어졌고, 땀이 이리저리 난 체 이야기를 했다.(그러나 험악한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고...)

 

"레...레베카 양이 몬스터의 함정에 빠졌을 때, 긍지 높은 저는 비열한 몬스터로부터 연약한 여자들이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기 싫어서, 도와준 적이 있습니다. 그때 레베카 양도 많이 다쳤지만 저를 먼저 치료를 해주었고, 그 때 처음으로 그녀에게 반해서 오랫동안 연심을 품었습니다."

 

"와아! 우리 레베카가 신세를 졌네요오."

 

루니아 씨가 다시 웃으면서 "다행이다아!"라고 말하는 것으로 봐선 다행히도 별 일 없이 지나가는 듯 했다. 그나저나 저 긍지 높다는 말은 실베스 씨의 말 버릇인가?

 

"그나저나 아저씨?"

 

"왜 꼬마야."

 

-퍽!

 

아이니스가 내 정강이를 찼다.

저 망할 사악한 꼬마가 얼마나 세게 찼는지 자세가 곧바로 무너지고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아팠다. 아프지 말라고 정강이를 앉아서 쓰다듬을 때, 아이니스로부터 입을 열었다.

 

"난 숙녀라고 얘기했죠!"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날 내려보는 아이니스에게 고통을 참고 소리쳤다.

 

"그럼 너도 날 오빠라고 불러! 아저씨라 부르지마!"

 

그걸 본 루니아 씨는 박수를 치며 입을 열었다.

 

"서로 사이가 좋네요오!"

 

...

때리고 싶다.

하지만 때리면 내가 죽어...

 

그렇게 침울한 사이에 루니아 씨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나저나 카일 씨는 나이가 어떻게 되나요오?"

 

"이제 20세 입니다만...그건 왜?"

 

"와아~ 남동생이다아! 마침. 키 작은 남동생 캐릭터가 필요했거든요오!"

 

아직도 캐릭터를 모집하고 있습니까? 조만간 연극에서 보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보다 나는 태클 거는 캐릭터라고요!

잠깐? 루니아 씨는 나보다 나이가 얼마나 많은 거지?

 

[레시아? 들려요?]

 

[무슨 일인가? 냠냠. 주인.]

 

[육포 씹는 소리는 텔레파시로 안 해도 되거든요!]

 

그러니까 그 육포는 얼마나 마음에 들은 거냐고!

 

[저 파도모양의 금발머리를 한 계집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우릴 방해할 마음이 없어.]

 

파도 모앙의 금발머리면...루니아 씨를 말한 거겠죠?

 

[그러면 다행이지만, 그건 어떻게 아는 거에요?]

 

레시아는 육포를 다 먹고 꼬리를 뒷발로 자신의 몸을 긁은 뒤에 답을 해줬다.

 

[우리는 이어져 있으니 주인이 걱정 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금발 계집이 왜 우리를 방해할 마음이 없는지 잘 모르겠지만...마왕의 감이다. 짐을 믿어라.]

 

...

그러니까 저 뜻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뜻인가?

다시 레시아를 내 오른쪽 어깨 위로 올려놓고 있을 무렵, 루니아 씨는 그것을 부럽다는 듯 내려다 보았다. '그러고 보니 루니아 씨는 나보다 키가 좀 큰 거 같은데?'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반짝이는 눈으로 루니아 씨는 나에게 터무니 없는 말을 했다.

 

"제가 언니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봤지만, 누나라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요. 누나라고 불러줄래요?"

 

"...녜?"

 

너무 황당한 나머지 목소리가 정상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까 저것은 원래 "네?"라고 되묻는 말이었는데. 어느덧 기묘한 문자 하나가 맴돌고 있을 뿐이다. 나는 얼빠진 표정을 다시 수습하고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라고 물어보기 전에 이미 루니아 씨가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따라하세요오. 루니아 누.나."

 

"...루니아 씨? 크악!"

 

순식간에 날아든 무언가에 머리를 맞고 넘어졌다. 이마가 아직도 얼얼한 것으론 단단한 둔기 같은 걸로 때린 건가?

 

"어서 말해주세요! 안 그러면 누나 울 거예요?"

 

그러면서 아직도 연기가 나는 검지 손가락을 강조했다.

저게 손가락을 튕겨서 나온 데미지라는 소리라고! 댁이 울기 전에 내가 죽게 생겼거든!

 

"자! 어서! 루니아 누나라고 하세요오!"

 

...

실베스 씨와 아이니스는 뒤를 돌아서 큭큭거리고 있고, 레시아도 텔레파시로 크게 웃는 소리가 머리 속에서 울려 퍼졌다. 이것들 이 일이 다 끝나면 비싸게 값을 치르게 될 것이야...

 

"루니아 누나."

 

"누나 부분에서 영혼이 실려있지 않아요! 남동생!"

 

"누우나아아아아."

 

"와아! 카일! 귀여워요오!"

 

루니아 씨는 나를 포옹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었지만, 지금 내 정신상태는 산산조각 난 상태다.

뭐랄까...

더 이상 살기 싫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황폐해진 정신을 다시 수습할 때는, 사람들의 이목이 더 집중되어 있었다. 애초에 릴리 기사단의 간판스타까지 사복차림으로 돌아다녀서, 효과는 더욱 더 증폭이 됐다. 나는 입소문이 더 커지기 전에 빨리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모조리 음식점으로 다 끌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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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이렇게 2개씩 올리면, 인기가 없어 보이잖아...

(물론 인기 있으라고 쓰는 것도 아니지만...)

물론 부족한 제 글에도 소장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자비로우신 분과

좋아요를 해주신 분들에게는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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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이야기 2 - 5

11

 

 

 

사키엘의 문은 항상 편리하고 좋은 이동수단이다. 그래도 한 번도 가지 못한 곳을 간다는 자체는 쉽지 않은데, 왕국 중앙 시장에서 시작해서, 알벤토 가에 가는 길을 일일이 물어봐야 했다.

물론. 내 얼굴을 가리는 것은 잊지 않고 진행하면서, 알벤토 가의 담장을 힘겹게 넘어갔다.

 

알벤토 가의 정원에 들어서고 잠입수사를 하는 내 모습은 마치, 한 번 크게 벌어보자는 좀도둑과 같이 검은색 계통의 가죽바지와 가죽외투로 감싸고 얼굴은 예전에 할로윈 때 쓰던, 절규하는 가면을 바탕으로 이동하고 있다.

 

마침 레시아도 검은색 고양이니까 밤에 움직이기 좋은 색상이지만, 문제는 아직 해가 하늘 위에서 비웃기라도 하듯이 비추고 있었다. 물론 오후 5시를 가리키고 있는 내 시계를 보며, 이게 3시간 안으로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 잡화점은 쉴까? 일요일에도 못 쉬었고, 공휴일에도 고블린이 날 뛰는 바람에 그거 진압하느라 시간이 다 갔는데...

 

"레시아. 만일 돌아가면..."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잡화점 열지 말고 그냥 잘까요?"

 

"그 잡견이 아직 남아있지 않는가."

 

아하...

실베스 씨가 오늘 오는구나...

아이니스에게도 녹음이 담겨진 수정구도 받아야 하고...

 

"그나저나 주인? 언제까지 기다리고 있을 건가?"

 

"해가 완전히 떨어지는 시간은 6시 42분이니까. 앞으로 조금 남았네요."

 

"그런가? 그러면 주인 물어볼 것이 있다."

 

여전히 궁금증이 많은 레시아가 나에게 첫번째 질문을 했다.

 

"여기는 이종족과 결혼이 합법인가?"

 

물론 당연히...

 

"이곳에는 이종족이 천계에 있는 천사와 숲의 종족 엘프 그리고 최강의 도마뱀 드래곤만 합법으로 하고, 나머지는 불법취급하고 있지요. 물론 이종족과 교제까지는 가능했지만, 그 놈의 오크와 고블린이 깽판을 치는 바람에 교제도 불법이 되어 버렸답니다."

 

"큭...큭큭...도마뱀....풋!"

 

레시아는 아무래도 드래곤을 가장 싫어하는 것 같았다.

부들부들 떨면서 웃음을 참으려는 레시아의 모습을 보고 그리 생각했을 때, 나는 다시 입을 열어 설명을 덧붙였다.

 

 

"여튼. 그걸로 인해서 이종족과 교제하는 것은 아까 말한 3종족 이외에는 힘들 것이라 보네요. 물론 노예신분은 사람취급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이종족과 교제를 하던 결혼을 하던 법적으로는 알 바 아니겠죠."

 

레시아는 잠시 자신의 앞발을 핥다가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마족은 이 시대에서 어떻게 비추는가?"

 

음...

 

"한 때, 마족과 천계와 개판으로 싸웠을 무렵, 인간이 천계쪽으로 가담한 이유가, 당시의 마왕이 인간을 노예화 시키고 통째로 집어삼키려고 하다가, 최초의 소드마스터 집단인 카멜롯이 나타나 모조리 다 쓸어버리고, 천계는 그 틈을 타서 연합을 한 건 알고 있죠?"

 

레시아는 작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천계는 인간에게 도움을 주면서, 여러가지 자비도 베풀어 줬고, 마계에 대항할 힘으로 거기서 처음으로 사제가 나타난 거에요. 그리고 사제 중에 가장 높은 능력과 리더쉽을 지닌 사람을 대주교라고 부르고 그렇게 아우리스 교도가 탄생했죠. 지금 이 왕국의 국교에요."

 

"호오...인간의 역사도 꽤나 흥미진진하구나, 짐의 고양이 귀가 초당 3번 움직일 정도로 재미있노라. 주인. 이야기를 계속하라."

 

레시아의 상태로는 정말로 재미있는건지 아닌지 몰라도 목소리에는 흥미가 있다는 톤이였다.

 

"그리고 마계는 당연히 부정적인 인식을 고정되었던 찰나...이건 레시아가 더 잘 알겠네요."

 

"부정적인 인식을 짐이 깼다는 건가?"

 

역사책으로만 읽어서 믿기지 않았지만, 전에 레시아가 말했던 '타락'의 힘이 온 마족들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 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렇게 생각하자...

아무튼 이야기를 계속했다.

 

"마족의 사자들이 칸포리우스 제국에 있는 아우리스 교도의 중심인 빛의 대성당에 들어가서, 회계하고 성수는 뿌리다 못해 마시는 기묘한 대참사가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마족의 마법공학기술을 협력연구하고, 사람의 농가에 직접 찾아가 잡일을 해주는 대신에, 마족은 각종 씨앗과 농기구, 옷감 등. 식량과 옷에 대한 물품과 건축기술을 교류하며, 현재 오늘에 와서는 친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그런데 마족과 인간의 교제는 안 되는 것인가?"

 

"아우리스 교단에서 징벌과 교화라는 두 세력으로 나뉘어졌고, 징벌쪽에서 아마 마족과 인간이 교제하는 것을 불법으로 삼았다고 해요."

 

레시아는 다시 내 품 안으로 들어가서, 말을 꺼냈다.

 

"짐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줬으니, 짐이 마법으로 도와주겠다."

 

"그럼 좀 일찍 움직이죠."

 

정원 한 곳에서 위장이라고 하는 풀과 나뭇가지를 전부 털어내고, 레시아는 나에게 은폐마법<Hide>을 걸어줬다. 빛의 굴절을 이용한 마법이기에 가까이에서 보면 걸릴 확률이 늘어나지만, 천천히 이동하면 되겠지.

 

[주인. 이곳에서는 마법함정이 감지가 많이 된다.]

 

[그건 침입자를 알리고 막기 위한 것이라 생각해요.]

 

내 눈에도 온 집집마다 마나가 응집되는 장소가 여러 곳이 보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집중적으로 모인 곳은...

 

[지하계단...맞죠?]

 

[아무래도 이곳에 있는 사람들 중에 뛰어난 마법사가 있는 모양이다.]

 

[이게 무슨 5중벽으로 잠금을...]

 

[5중벽이 보통이면 모를까...원소를 이용한 복합 잠금 장치로 이루어져있다. 따로 열쇠가 필요할 정도로...]

 

보통 잠금은 기초적인 마나를 이용하는 것이지만, 복합 잠금은 마나를 원소로 변환하고, 그에 상응하는 속성으로 하나하나 잠금을 해제 해야 한다. 물론 해제하는 과정에서도 마나를 이용하기 때문에, 다른 마법사에게 들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럴 줄 알고 3층에서 가져온 물건이 있지만...

 

[주인? 그건 뭔가?]

 

나는 소리 없이 포즈로만 오른손으로 그 물건을 쭉 올린 체 힘찬 텔레파시를 했다.

 

[기.프.트.피.어.스!!!]

 

...

싸늘하다.

 

[그 미래고양이가 물건을 꺼낼 때 저렇게 외치잖...아니 됬어요. 그만 할게요. 레시아. 머리 속에서 텔레파시 3만개를 처리하려고 하면 제 뇌가 터져요!]

 

[후...아무튼 열어보거라. 주변에 침묵마법<Silence>를 사용하겠노라.]

 

최고위 귀족들이 쓸만한 갈색에 끝부분에 금 테두리가 깔끔하게 처리된 이 물건은, 만년필처럼 생겼지만, 뾰족한 앞부분에는 묘한 보석이 하나 새겨져 있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뭔가 누르는 버튼처럼 생긴 게 있는데. 그것을 눌러서 사용하고, 돌려서 속성전환도 가능할 수 있는 듯 했다.

 

[그럼 잠금 해제 할게요.]

 

맨 처음에는 붉은 마나를 가진 불속성의 잠금 장치를 해제했다.

 

-Oh! Yeeesss~!

 

...

뭐지? 이 중저음의 남자가 느끼하게 말하는 듯한...

다음은 물속성...

 

-Oh! Yeaaaaaaaaah!

 

...

그렇게 하나하나 잠금을 해제할 때 동안 나와 레시아는 정신적인 타격을 3번 더 입었다.

정말 이걸 대마법사 엘티노스가 사용했다고? 믿겨지지가 않아...

잠금을 다 해제하고 지하실에 내려가서 주변을 확인한 바로...

 

/살...살려주세요.../

 

/배...고파요.../

 

/아팟! 아파아아!/

 

/죽여버릴꺼야! 죽어버리겠어!/

 

/벤다이어! 이 나쁜 자식! 그러지 마!/

 

저기 레시아? 나만 이 소리 들리나요? 아무것도 없는데 소리가 막 들려와요.

내가 흉가체험을 하러 온 건가?

 

[주인은 짐이 네크로멘서의 길을 심심하고 따분할 정도로, 쉽게 마스터 했다고 한 것을 들었을 것이라 알고 있다.]

 

[그럼 이게 전부...저와 레시아가 연결이 되어서 몇몇의 능력을 공유한다는 말을 하려는 건가요?]

 

[지금은 주인도 억울하게 죽은 망령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말 그대로 지금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이 소리는 전부...그 빌어먹을 새디스트가 죽인 사람들의 비명과 고통이 가득 찬 소리였다. 애초에 지하실에는 눅눅하고 상당히 거부감이 있는 사체가 썩는 냄새는 사방에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흐윽..! 흑..!"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서 깊숙이 더 들어가본 결과...

아침에 봤던 흑색의 르블랑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눈 가리개를 하며, 숨을 죽이고 울고 있었다.

 

"빌어먹을...아이니스!"

 

목소리의 주인공이 확인을 한 후에, 빠르게 뛰어가서 아이니스의 눈 가리개와 구속을 풀어줬다.

 

"아저씨...? 아저씨에요?"

 

"몇 번이나 말했지만, 오빠라고 부르라고 말 했잖아."

 

"흐아앙! 무서웠어요!"

 

나를 껴안고 울고 있는 아이니스에게 그저 머리를 쓰다듬으며, 최대한 제발 빨리 침착하게 되어달라고 기도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흐응!"

 

코 풀지마!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냥 놔두자...빨래하면 되니까.

 

"대체 이곳에 온 계기가 뭐야? 루니아 씨는 만났어?"

 

훌쩍거리는 아이니스는 두 눈이 충혈된 체 입을 열었다.

 

"루니아 언니와...훌쩍...만나고 나서, 어떤 남자가 맛있는 거 준다고 따라오라고 한 뒤에...훌쩍...유혹해서 돈을 가져가려고 하다가 역으로...훌쩍..."

 

나는 그것을 듣고 꿀밤을 때렸다.

 

"아이 씨! 왜 때려요!"

 

"결국 수상한 아저씨를 역으로 관광을 보내려고 하다가 당했다는 소리밖에 안 들리거든! 너는 왜 이리 무모하냐! 자급자족이라는 게 그거야! 이 멍청한 꼬마가!"

 

"뭐래요? 내가 이 옷을 입으니까 반했으면서!"

 

"안 그랬어!"

 

"나 때문에 Stand up! 했으면서!"

 

"안 했다고!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말 쓰지 말라고!"

 

"동정."

 

순식간에 싸늘한 표정으로 아아니스가 저 두 단어를 말하는 순간, 내 머리 속에 정신이 붕괴되었다. 당장 내 옆에 있는 채찍으로 때리고 싶...

 

"채찍?"

 

"서...설마...! 아저씨도 새디스트! 안 되요! 저는 소악마 캐릭터라구요!"

 

얼굴이 새파래지면서, 자신의 양팔로 가녀린 몸을 가렸다. 슬금슬금 뒤로 가는 아이니스에게...

 

"난 새디스트 아냐! 그리고 난 너의 캐릭터에 관심 없어!"

 

흰색 장갑을 끼고 증거 물품으로 채찍을 회수했다. 

채찍에 혈흔이 묻은 걸로 봐선, 충분히 레이비스 씨에게 증거로 내놔도 나에게 다짜고짜 총은 안 쓰겠지...

 

"그나저나 레시아는 또 어디 갔지?"

 

작은 검은 고양이는 천장 한 곳을 계속 보고 있었다.

아마 레시아는 직접 사령들과 소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럼 무슨 대화를 할까...?

 

"안녕! 나는 레시아! 나는 유령과 소통을 할 수 있어!"

 

-유령과 소통 중-

 

"난 유령이야. 꼬맹아."

 

펑!

 

내 상상은 거대한 폭팔로 끝나버렸다.

물론 현실은 아직도 대화를 하는지 가만히 있을 뿐...

 

[레시아? 이제 여기서 탈출을 해야 하니 귀환 마법 좀 해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지금은 귀환마법을 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지만, 아직 이 아이들의 말을 다 들어야 한다.]

 

나와 아이니스는 레시아의 근처로 가게 되었고, 나는 이야기의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저희들의 시체들은 모두 이 가문의 정원에 있는 분수 밑에서, 썩지 않고 벤다이어 알벤토가 심판은 받는 날을 기다리고 있나이다. 마왕이시여! 저희들의 육체를 방패로 삼고, 저희들의 흉폭한 원념을 검으로 삼아, 이 가문의 어리석고 오만한 자에게 복수를 할 기회를 주소서!/

 

분노로 가득 찬 영혼들의 외침을 들은 레시아는 고요한 분노가 일렁이듯, 레시아 주변에 있는 어둠의 물결들이 휘몰아쳤다.

 

[그대들의 뜻은 빠른 시일 내에 짐이 직접 행할 것이다. 조금만 참거라.]

 

레시아의 텔레파시로 영혼들의 분노를 일시적으로 진정시킨 뒤에, 레시아는 붉은 안광을 번뜩인 체 나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주인. 만일 짐이 그 자를 죽이려고 한다면, 짐을 막을 것인가?]

 

물론 현 마왕인 레시아의 성격은 오히려 정말 마왕일까? 라고 생각할 정도로 선한 경향이 많다. 자신의‘타락’이라는 표식은 또한,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본 모습으로 이루어진 이름이다.

 

나 또한 사람을 멋대로 장난감처럼 죽이거나, 다른 사람이 아파하는데 그것을 즐기는 알벤토의 행적을 보며, 그리고 억울하게 죽은 그들의 영혼들의 말을 들으며, 아무리 최소한의 인간성을 가진 나라고 해도, 이 일이 잘 못 되어있음을 알고 있다.

 

물론 지금 당장이라도 이 집을 다 때려부수고 싶지만...

나는 레시아에게 텔레파시를 하나 보냈다.

 

[아마 그러겠죠.]

 

[왜 막을 것인가?]

 

나는 레시아를 보고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물론 그 웃음은 그리 밝지도 않았던, 쓴 웃음 뿐이었지만...

용병생활로 어지럽혀진 내가 아닌, 지금 현재 엘티노스의 잡화점에서 일하며, 레시아의 파트너로서 대답을 했다.

 

[그것은 저희들이 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끝으로 아이니스를 대리고 레시아가 귀환마법을 이용해서 잡화점 내부로 이동했다.

잡화점에 도착할 무렵 실베스 씨도 동시에 문을 열고 들어왔고, 아이니스는 실베스 씨를 처음 봤으니 "힉!"하는 겁에 질린 비명을 냈지만, 실베스 씨는 신경도 쓰지 않고, 여전히 험악한 표정과 함께 은색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나에게 외쳤다.

 

"형제여! 레베카 양의 결혼이 내일로 잡혔다네!"

 

이것은 아마...

알벤토가 레베카 양의 결혼을 방해하려는 존재를 눈치채고 먼저 선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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