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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이야기 2 - 7

13

 

 

 

저녁 8시 08분. 알벤토 가 1층의 거대한 중앙홀에는 80명의 귀빈과 50명의 근위대가 지키고 있다. 귀빈이 80명이니 그것을 지키는 기사는 약 80명이 되는 것이고, 알벤토 가에서 음식을 나르고 설거지를 하는 하인과 하녀, 중앙홀 뒤에서 연주하고 있는 연주자 30명과 그것을 지휘하는 지휘자 3명. 

 

그리고 알벤토의 전속집사로 검은 집사복으로 옆에서 오늘의 주인공인 검은색 양복을 입은 벤다이어 알벤토와 그 옆에서 표정의 변화 없이 굳어있는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은 레베카가 있다.

 

"레베카 양? 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 왜 굳어있는 거에요?"

 

기사를 그만두고, 약혼할 줄 알았더니 다짜고짜 혼인을 해서 많이 당황하고, 기사는 연회는커녕 파티에서 춤추지도 않고 밖에서 침입자로부터 지키거나, 내부에서 경비만 서야 하기 때문에 레베카가 긴장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당해본 사람만이 이런 황당함을 공유할 수 있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할 수 있다.

 

"그저...익숙하지가 않아서..."

 

쥐어짜낸 레베카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가게 들리자 벤다이어는 멋쩍은 듯 웃어 보이면서, 레베카에게 긴장하지 말라는 듯 손을 잡아주었다. 그래도 자상해 보이는 벤다이어가 믿음이 가는 듯. 레베카도 따라 웃어 보였다. 빛의 대성당에서 파견 온 아우리스 교도의 주교가 슬슬 결혼식의 주례를 서기 시작하고, 모든 사람이 신랑과 신부가 행복하게 결혼식을 위해 계단에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런 축복받은 밤에...

 

-콰앙!

 

불청객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어우...그냥 열려고 했는데 무슨 이유인지 폭발해버렸네."

 

얼빠지게 남들 다 보는 앞에서 거대한 문을 혼자 들려고 하는 처량한 모습을 보며, 소리도 못 내고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아 제길..."이라고 하는 작은 중얼거림으로 문을 드는 것을 포기하고, 침입자가 한발 디딜 때 까지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심지어 근위대들까지...

 

"어...음...그냥 나중에 제가 간 뒤에 고치면 될 것 같네요."

 

평상시와 다를 바가 없는 검은색의 면바지와 가운데에 붉은 색의 큰 글씨로 '난 짱이야!'라는 하얀 티셔츠 겉에는 청색 조끼를 입은 체 패션테러리스트가 등장했다. 그리고 자신의 키를 1cm라도 더 키우려는 검은색 부츠와 함께...

침입자는 작은 막대사탕을 입에 넣기 위해서, 포장지를 뜯다가 뜯어지지 않아 바닥에 그냥 버렸다.

 

"초대장이 없어서 못 들어간다고 하길래 억지로 와봤는데. 음...잘 진행되고 있었네요?"

 

저 멀리서도 또랑또랑하게 울리는 남자의 음성은 많은 자신감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냥 자신의 짙은 검은 머리를 긁으면서, "내가 대체 이걸 왜 해야되는 거야?"라고 작게 중얼거린 뒤에. 다시 흑수정같은 두 눈으로 벤다이어를 보았다.

 

"어깨 위에 고양이보다는 내 티셔츠가 더 마음에 드는 건가요? 뭐 그렇게 가지고 싶으면 줄까요?"

 

노려보는 벤다이어의 눈에 의식하지 않고, 저런 말이 나오는 게 더 신기할 따름. 보고 있는 근위대는 뒤늦게 침입자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창을 겨누고 있었다. 물론 근위대가 포위한 중앙에서 하멀 레이비스 또한 자신의 총 한 자루를 들고 침입자에게 겨누고 있었다.

 

"그래서 광대. 여기까지는 어인 행차인가? 내가 조금만 도울 수 있다면, 너의 그 촌스럽고 멍청한 티셔츠부터 구멍 내고 싶은데?"

 

하멀 레이비스의 악담에도 두 눈 깜빡이지 않고, 오히려 웃으면서 입을 여는 침입자.

 

"음...레이비스 씨? 두 자루가 한 세트였나요?"

 

하멀 레이비스는 고개를 끄덕 인체 빈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침입자는 하멀이 든 권총과 똑같이 생긴 마법진이 손잡이에 그려져 있는 권총을 내놨다. 그 후에는...

 

-펑!

 

침입자와 하멀의 손이 교차하는 찰나, 침입자가 하멀의 손을 비틀고 침입자가 등을 맞댄 뒤에 거대한 충격음과 푸른 충격파가 같이 하멀이 순식간에 다른 벽으로 날려보냈다. 기절한 듯 한 쪽 벽에서 쓰러지고, 당황한 근위병은 창 끝이 서서히 떨려왔다. 그 와중에도 신경 쓰지 않고 "촌스럽다니, 내가 크리스마스때 받은 선물인데..."라고 중얼거렸다.

 

"그런데 오늘 무슨 날인지 아세요?"

 

수석 수사관을 날려버리고도 아직도 말을 할 여유가 남았는지, 주변에게 크게 물어본 후에 들려오는 소리가 없자 혀를 두 번 찼다. 그리고 과장하듯 두 팔을 크게 펼치며 외쳤다.

 

"오늘은 할로윈이잖아요! 예? 그건 아직 멀었다구요? 글쎄요? 저기 벤다이어 알벤토란 분은 알고 있는 거 같은데요?"

 

실실 웃으면서 포위하는 근위대를 무시하고 지나가자, 근위대 또한 침입자 주변을 포위한 체 계속해서 진형을 유지했다. 아직까지도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모르는 침입자의 앞에서 자신이 죽는다는 공포가 먼저 그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것.

 

그리고 웃음을 싹 지우고 입을 여는 침입자.

카일은 냉랭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호수 안의 시체가 수두룩하게 쌓였던데, 그거 할로윈의 재료 아냐?"

 

***

 

나의 계획은 총 3가지로 

첫 번째는 외각 경계병들을 모조리 제압하는 것. 

두 번째는 벤다이어 알벤토의 죄를 까발리는 것. 

세 번째는 레베카 양을 안전하게 데려가는 것.

 

모두 음식점에 대려가서 구석진 곳에서 녹음된 수정구를 들려주자마자, 다시 실베스 씨가 격노해서 무력으로 진압해야 했고, 루니아 씨는 느긋하게 "제가 지금 당장 베어버릴꺼에요오!" 라고 검을 들고 돌격하려고 하는 소동이 날 뻔해서, 레시아가 몰래 마법으로 속박시키는 해프닝이 있었던 것은 둘째치고...

 

저녁 7시 57분에 첫번째 계획을 시행했다. 외각 경계병들은 언제든지 내부던 외부던 일이 터지면, 바로 지원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루니아 씨와 실베스 씨와 함께 5분의 시간 동안 20명의 경계병들을 모조리 제거했다. 그리고 남은 시간 동안 문이 열리지 않아서, 레시아가 마력으로 폭파시켜서 날려버린 것. 여기까지가 11분정도 걸렸는데 레이비스 씨가 있다는 것은 내 계산 안에 있었다.

 

레이비스 씨가 총을 가져가려고 하는 순간 나에게 윙크로 신호를 보냈고, 제압해서 마나를 이용해 벽으로 밀쳐버린 것도 즉흥이지만, 작전은 작전이다. 나중에 총살만 피하면 될지도... 여튼 그 문제의 잡담이 녹음된 안리아스의 수정구 복제본 40개가 내 주변에 소환 마법진으로 튀어나와 사방으로 굴러다닌 체 수정구들이 단체로 노래했다.

 

/정말 바보 같은 일이야. 이런 어린아이 하나 납치해서 뭐 한다고. 알벤토 가에 있는 그 미친놈은 이제 결혼 하잖아?/

 

/그새 못 참고 그 새디스틱한 취향 덕에 벌써 34명째 납치를 해야 하다니.../

 

/분명 벤다이어 알벤토가 찍은 그 레베카 그년도 그 미친놈에게 수도 없이 맞아 죽을 것이야./

 

/근데...저 애...어린애라 그런지 더 끌리는데.../

 

/나중에 몽화관이나 같이 가자고, 지금은 상품에 흠집내면 안되니까./

 

모두가 정적에 빠졌다.

물론 내가 그 증인도 데려왔으니까, 아이니스를 이곳에 데려온 이유도 당할 뻔했던 사람이 와야 설득력이 높아진다. 아이니스는 조용하게 분노하며, 알벤토를 바라봤고, 알벤토의 표정에서 살짝 당황한 표정이 나타났다.

 

그러면 이건 빙고...

지금 알벤토는 자신의 범죄가 들어날까 봐 긴장하고 있다.

 

"레베카 씨 되시죠? 신랑이 새디스트면 많이 맞다 못해 죽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나는 웃으면서 레베카 씨에게 그리 말했다. 한동안 레베카 씨도 멍하니 있다가 이제서야 자신을 속인 가면을 눈치채고 알벤토에게 멀리 떨어졌다. 누가 저렇게 도가 지나치는 성벽을 가진 상대에게 호감이 갈 수 있을까?

 

"그래서 레이비스 씨? 판결은 어떻게 되나요?"

 

저 벽에서 서서히 몸을 풀면서 소리가 들려왔다.

 

"뭐긴...네가 준 증거물품도 저 빌어먹을 새디스트와 같은 지문과 사망자의 혈액이 같이 나왔으니까. 체포해야지. 이래서 내가 수사권을 항상 들고 다닌다니까? 이 가문에 관계자들은 모조리 체포를 할 테니 날뛰지 말라고 친구들?"

 

자신이 봐도 영특하다는 듯이 금발을 쓸어 올리며 조롱하는 레이비스 씨.

그렇게 두 번째 계획도 완료했다.

 

"하..."

 

하?

 

"하하하하핫!"

 

마치 어디 변호사가 재판을 뒤집는 곳에서 나오는 범죄자처럼, 자신의 죄가 다 들어나자 실컷 웃고 있었다. 두가지 경우인데...

하나는 정신이 붕괴되거나 다른 하나는 아직도 숨겨둔 카드가 있다는 것.

그 숨겨진 카드가 알벤토에게는...

근위병과 용병인가 보다.

 

"멍청한 것. 지금 초청된 귀빈들은 전부 내 부하들인 줄도 모르다니."

 

말 그대로 전통복장을 입고 있는 귀족같이 보이는 자가 전부 용병들이라니. 어디서 숨겼는지 칼을 꺼내고 있고, 어디서 꺼냈는지 몰라도 화살이 내 옆을 바로 지나갔다.

 

"그에 비해 너희는 고양이까지 네 명이라? 고작 이 숫자로 내 미학을 망치려고 하는 건가!"

 

조롱이라면 조롱.

광기라면 광기.

대체 하나만 해줬으면 좋았을 것을, 두 가지 다 하는 알벤토를 보면서 이내 작은 한숨을 쉬었다. 알벤토가 한쪽 눈을 들썩이며, 짐승 같은 붉은 눈으로 노려보는 것을 깨닫고 내가 말하길...

 

"솔직히...넷이서 왔을까?"

 

아직도 내가 여유로운 이유를 깨닫지 못한 어리숙하고, 멍청한 저 망할 녀석을 위해서 내가 준비한 말이 있다.

 

"해피 할로위이이인!!!"

 

나는 모든 숨을 토해낸 체 소리쳤고, 이변은 시행 됬다.

 

천장에 있는 유리까지 합해서 40개를 뚫고 들어온 늑대인간들과 내 앞쪽에서 도약으로 온 실베스 씨가 안착을 했다. 호수에 있는 시체들은 레시아가 전부 스켈레톤 전사로 만들고, 30마리의 늑대를 타고 스켈레톤 나이트로 직업을 바꾼체, 신호에 맞춰서 모조리 돌격하여, 내 주변에 있는 근위병들을 모조리 제거했다.

 

물론 레베카 양도 내 앞에 있는 실베스 씨를 보고 많이 놀랐으리라 생각한다. 섬광의 궤적이란 이명을 가진 실베스 씨가 늑대인간으로 변신해서 나타났으니까. 물론 이건 계획에 맞춰 작전을 시행하기 5분전에 따로 루니아 씨에게 들은 이야기다. 물론 루니아 씨는 실베스 씨를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말과 함께...

 

실베스 씨의 크고 강력한 하울링과 동시에, 이 곳에 있는 근위대과 용병들이 이른 시기에 할로윈을 맞이하여, 늑대인간과 스켈레톤 나이트와 같이 뒤섞여서 난잡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물론 일방적으로 근위대와 용병들이 모조리 쓰러졌다.

 

그리고 2층 우측 편에서 금발의 물결을 휘날리며 고양이 귀와 이상한 가면을 쓰고...적을 베어 넘겼는데...어...이건 대체 무슨...

 

"루...루니아?"

 

레베카 씨는 이 믿을 수 없는 참상에 당황하던 푸른 눈이 어이없는 눈으로 바뀌면서, 말이 버벅거리며 나왔지만, 루니아 씨는 전혀 개의치 않은 체...

 

"루니아라뇨오! 저는 지나가던 고양이 소녀에요오!...냥?"

 

이건 내가 시킨 거 아니다...

 

아이니스는 레이비스 씨가 보호하면서, 실베스 씨와 나는 천천히 레베카 씨와 알벤토가 있는 곳으로 걸어 올라갔다. 15M 남은 거리에서 레베카 씨는 입을 열었다.

 

"혹시 그때...그 멍멍이인가요? 저를 도와줬던?"

 

"멍멍이?"

 

내가 뭘 잘 못 들은 건가? 실베스 씨? 멍멍이란 소리를 들었는데요?

 

"네. 제가 그 긍지 높은 웨어울프의 수장 실베스. 당신만의 멍멍이입니다."

 

실베스 씨? 부끄러우면 그런 말 하지 않아도 되요. 그나저나 그 험악한 표정은 여전하잖아! 그런 표정으로 부끄러워 하지마!

 

늑대가 아무리 개과라도 해도...아니 됐어.

어쩌다가 저 거대한 사람이 멍멍이가 된 거야?

더 이상 태클 안 해야지.

 

[주인! 태클을 빼면 시체가 되지 않는가!]

 

[지금 진지한 상황에서 꼭 그렇게 흠을 잡아야 합니까!]

 

텔레파시가 잠깐 오가는 사이에 알벤토는 르웰로를 호출했다.

 

"르웰로 저 잡견 좀 상대해주게. 나는 저기 있는 망할 자식부터 상대를 할 것이니까."

 

"알겠습니다."

 

정중하게 노인집사는 고개를 숙인 뒤에 연미복을 가지런히 다듬었다.

 

"한 때, 이 집사도 괴물 사냥꾼으로 명성을 떨쳤는데...결혼식에도 이럴줄은 몰랐구려."

 

"르웰로라...잘 알고 있지. 어릴 적 내 부모님을 전부 다 죽인 자로 알고 있는데? 이제 노망이라도 걸릴 법한 몸을 가지고 있군. 물론 노인이라도 살살하지 않을 자신 있는데 어때?"

 

"딱히 봐주지 않아도 된다네. 그리고 그날 자네 부모님을 죽인 이유는...이 집사가 믹스품종은 싫어해서 죽였네..."

 

서로 도발 한번씩 주고 받으며 갑자기 사라지더니, 어느 사이에 저 멀리서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다. 뭐 나는...저기 알벤토가 오른손에는 검을 들고 마법을 캐스팅하고 있는 것만 빼면, 여유로운 상태라고 봐도 과언은 아닐 터.

 

"좋아. 평민...각오는 됐겠지?"

 

"네 성벽을 까발리고, 결혼식을 말아먹는 것도 모자라서, 체포까지 하려니까 겁나는 모양인가 보네요?"

 

레시아가 내 어깨에 내려가서 붉은 안광을 번뜩였고, 나는 만연필처럼 생긴 기프트피어스를 알벤토에게 겨눴다.

 

"기프트피어스에는 마법으로 잠긴 것을 해제만 하는 게 아니라고요?"

 

말 그대로 은혜를 꿰뚫어버리는 물건.

상대에게 이로운 것을 전부 꿰뚫어 파괴하는 것에도 쓰이기 때문이다. 알벤토는 자신의 검에 걸린 마나들이 허공으로 흩어지자 당황하는 순간을 노치지 않고, 레시아가 나에게 받은 마나로 처음으로 공격마법을 보여줬다.

 

그저 마나로 응축된 사람 머리만한 구체 하나가 빠른 속도로 알벤토의 명치를 파고들어 날려보낸 뒤, 커브를 해서 밀리고 있던 실베스 씨를 도와 집사의 옆구리까지 명중시켰다. 틈을 놓치지 않고 실베스 씨가 손톱을 휘둘러 집사를 상,하체를 분리시켰다.

 

...잠깐? 아이니스가 보고 있지 않았나?

 

"거 참...잔인하게도 죽였네. 저 꼬마 여자애가 참지 못하고 토하러 나갔잖아?"

 

레이비스 씨가 어느새 나에게 다가와선 핀잔을 주며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수사장에 뭔가 적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래서 할로윈은 다 즐겼나?"

 

"뭐. 먹을 것도 없고, 사탕도 없으니 허전하긴 하네요."

 

"지가 사탕을 버렸으면서..."

 

들려오는 레이비스 씨의 중얼거림을 다 들었다.

됐네요!

포장이 나보다 강해서 못 먹은 것뿐이니까!

 

레이비스 씨가 수사장을 다 작성하고 기절한 알벤토 몸에 부착하자, 마법진이 나오면서 사라졌다. 저게 말로만 듣던 강제 이송서비스인가...

 

"그나저나...저기 기절하는 주교는 어떻게 할 꺼야?"

 

"그야...다 생각이 있죠. 마침 오네요."

 

모든 늑대와 늑대인간들이 돌아가고, 레시아가 만든 스켈레톤 또한 원한을 풀고 사라졌다. 실베스 씨는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베가프가 찾아왔다. 베가프에게는 결혼식이라서 사제들이 입는 복장으로 황색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아우리스 교도의 문양이 그려진 은색의 여신의 날개 마크가 중앙에 있는 옷이다. 물론 피와 시체가 즐비한 이 곳에 오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꼭 장례식에 참여하는 사제 같은 분위기였다.

 

"카...카일? 결혼식이라 해서...차려 입고 왔는데..."

 

미안. 시체들이 하객이라...

나는 베가프에게 어깨동무 하고, 잘 토닥이며 입을 열었다.

 

"저기 빛의 대성당에서 파견 나온 주교를 잘 보살펴 드리고, 일어나면 잘 돌려 보내드려. 그리고 스켈레톤은 네가 정화했다고 해..."

 

"하지만..."이라는 말로 나를 늘어지게 붙잡는 베가프 말을 뒤로한 체, 베가프의 등을 밀어서 빨리 계단으로 올려 보냈다. 계속 나를 보면서 올라가는 베가프에게 빨리 가라고 손짓까지 해준 뒤에야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올라갔다.

 

"저기 카일 형제?"

 

멋쩍은 표정으로 코를 긁으면서 험악한 표정으로 실베스 씨가 찾아왔다.

 

"여기엔 왜 와요? 빨리 레베카 씨에게 가야죠?"

 

오늘은 댁이 주인공이잖아!

 

"그게 레베카 양이...아무래도 나에게 키스를 할 것 같은데..."

 

아 진짜...

끝까지 와서 염장을 지르고 다니다니...

나는 실베스 씨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억지로 고개를 숙이게 하고 조용히 말했다.

 

"그 변하지 않는 소나무와 같은 험악한 표정을 좀 풀고, 레베카 씨 앞에서 살짝 고개를 숙인 체 비굴한 표정 좀 지어보세요."

 

'자. 됐다. 빨리 가!'라는 행동과 같이 실베스 씨를 밀쳐서 레베카 씨에게 돌려보냈다.

 

"저기...그 레베카 양...나는...읍!"

 

내 뒤에 있는 신랑과 신부의 키스로 이들은 부부가 되었다. 그보다 레베카 씨가 의외로 터프한 여성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안 그러면, 실베스 씨가 우물쭈물 하다가 3시간 이상을 대기상태에 있어야 할 테니까.

물론 그 뒤에 루니아 씨도 "와아! 부케 받았어요!" 라고...그건 주웠잖아요. 아이니스는 아직도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거리고 있었다.

아무튼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이 모두 정리가 되었다.

 

***

 

다음날.

여김 없이 1층에 있는 수납장을 정리하고 있었다. 잡화점이라서, 행상인에게도 사둘 물품도 많고, 수량도 너무 많아서 정리하고 있는데...레시아가 책하나를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책을 다시 집으려는 레시아는 의아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주인? 이 책은 뭔가?"

 

떨어진 책은 마침 내 시야 안에 있었기에, 확인이 가능 했는데. 확인해보니 동화책이었다.

 

"동화책이네요? 옛날에도 읽었는데. 미녀와 야수가 나중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죠."

 

"뭐야...어제 봤던 결혼식인가?"

 

레시아는 지루하다는 몸이 다시 축 늘어지면서 자려고 했다.

나는 어제 있던 일을 다시 생각하고,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렇네요. 저는 이 동화책에서도 미녀와 야수가 이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오늘은 평화로웠다.

 

===========================================================================좀 길죠...약 7~8천자에요.

아무튼 이야기 2는 이걸로 끝입니다.

(이야기의 끝이라 오늘은 이거 하나만 올릴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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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 당신은 아름답다

조금은 느리고, 남들보다 뒤쳐져도 괜찮다!

우리들은 절대 완벽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실수도 많이 하고, 모르는 것들 투성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언제나 완벽하게 하기를 바랍니다.

애초에 완벽할 수 없는데 어떻게 완벽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겠습니까?

완벽하게 하기를 바라면서, 욕심에 더 빨리빨리를 외쳐댑니다.

우리들은 기계도 아니고, 로봇도 아니기에 빠르게, 그리고 완벽하게 해낼 수 없습니다. 

그것들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비록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완벽에 가까이 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공부를 마칩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선택은 모든 사람들이 같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사람도 있으면, 저런 사람도 있듯이 제각각으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돌아가기 때문에,

그 빠름 속에서 어떻게든 우리들이 맞춰가며 살아갈 수 밖에 없게 만듭니다. 

 

빠름 속에서 적응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바쁘게 살아가지만, 

빠름을 적응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곤욕이 따로 없습니다. 

빠르게 따라가려다, 늘 넘어지고 깨지고 실수하고 더 엉망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늘 반복이 되면,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되고 자신을 자책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왜 자꾸 엉망이 되는 걸까? 하...정말, 내가 일을 못하는 건가? 내가 많이 모자란가?'

 

자꾸 부정적인 생각만 들면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으니까요.

그렇게, 넘어지고 깨지고, 실수도 하면서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십시오. 

 

갓난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걸 잘 할수는 없습니다. 

커가면서 넘어지고, 다치기도 하면서 배워가는 것이죠.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수하고 넘어지고 깨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어떤 한 분야에서 베테랑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10년 정도라고 합니다.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마십시오. 

조금 느리다고 해서, 뒤쳐지는 것이 아닙니다. 

좀 더 진중하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빨리 돌아가는 이 세상에서, 

천천히 숨 좀 돌려가면서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둘러보시길 바랍니다. 

 

우리 인생은 그렇게 빨리 살아간다고 해서 더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더 많은 것을 얻는 것도 아닙니다. 

훗날, 뒤돌아 생각해보면 자신에게 좋은 추억 하나 없이 너무 바쁘게만 살았구나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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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이야기 2 - 6

12

 

 

 

내가 한 번쯤 살아간다면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는데, 그것은 만일 내가 결혼을 해서 내 자손들이 결혼을 한다면, 결혼식장의 문을 멋대로 활짝 열고, "난! 이 결혼 반대일세!"라고 외치는 것이다. 정말 짜릿하고 재미있겠지만, 그게 오늘 저녁이 될 줄은 몰랐다.

 

레베카 씨의 결혼식 날 아침.

주로 결혼식은 오후에 열지만, 이 귀족들은 밤에 연회와 같이 즐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밤 8시에 시작한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침 9시. 많은 시간 동안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는데...

 

"그래서 평민? 날 이렇게 긴급하게 부른 이유가 뭐야?"

 

사신을 뜻하는 검은 제복과 금으로 만든 듯한 머리와 눈.

하멀 레이비스를 내가 잡화점으로 긴급히 호출했다.

무려 왕국 마법 수사관이 나의 호출로 잡화점으로 나온 것을 보면, 나...꽤나 거물이 된건가?

 

"이것..."

 

공손하게 포장한 채찍을 레이비스 씨에게 건네줬다. 그걸 본 레이비스 씨는...

 

"널 때리라고?"

 

신나는 표정으로 나를 보는 레이비스 씨에게 격양된 목소리로 태클을 걸 수 밖에 없었다.

 

"난 마조히스트 아니에요! 증거물품이라고요!"

 

"증거물품?"

 

레이비스 씨가 머리에 물음표를 6개정도 달고 있을 때, 아이니스가 목숨을 걸고 녹음한 수정구를 작동시켰다. 나도 나중에 알았지만, 하라는 취재는 안하고 루니아 씨와 언니 동생 하면서, 화기애애하게 티파티를 했다는 짜증나는 부분은 없애버리고, 수정구가 녹화된 부분의 맨 처음을 아이니스가 납치 됐을 때, 납치범들의 잡담이 나오도록 수정했다.

 

"그리고 제가 그 어린 소녀를 구출하기 위해, 알벤토 가의 지하실을 뚫고 들어가서, 피가 묻은 채찍을 거기서 발견했지요."

 

"너의 말에 증인이 되어줄 사제가 있나?"

 

아우리스 교단이 크게 번성하면서, 평민 이하의 말이 진실이 되기 위해서는 사제가 증인이 되어야 한다는 이상한 규칙이 적용되면서, 오히려 귀족에게 유리하고 평민에게는 불리한 입장이 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작은 마을도 성당이 있어야 한다는 규칙으로, 많은 사제가 마을에 있기 때문에 지금은 내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만, 사제를 통해 어필을 하면 그것은 통과하는 셈.

 

물론 나의 말에 증인은 베가프 사제. 내 바로 뒤에서 레시아를 쫓고 있는 남자다.

그보다 레시아? 텔레파시 그만 보내라니까요? 두통약을 먹은 지 얼마 안 됐거든요?

 

"베가프 사제라...왕국에서 사제의 길을 한참 걸어가고 있을 때, 우등생으로 뽑혔지."

 

레이비스 씨가 한참 그리 중얼거리더니, 보라빛으로 이쁘게 포장된 채찍과 수정구를 같이 들고 일어섰다.

 

"저기 레이비스 씨? 수정구는 놔두시죠?"

 

아직 레이비스 씨를 신용해선 안 된다.

오히려 저렇게 들고 가서, 증거물을 없애 버린다면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기에, 아직은 레이비스 씨를 견제했다. 그러나 사악한 미소를 띄고 레이비스 씨는 권총을 꺼냈다.

 

"그걸로 쏠려구요?"

 

"멍청한 평민이네. 이미 통하지 않는 것을 아는데 또 꺼내는 것은 머리에 돌밖에 없는 애들이다."

 

그리고 테이블에 권총을 내려놓고 나에게 밀어서 건내 줬다. 그리고 수정구를 보면서 다시 레이비스 씨는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게다가 이건 오리지날의 복사본이잖아? '안리아스의 수정구'라면 잘 알고 있지, 녹화도 되고 녹음도 되는데 복사본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 오리지날을 보호한다. 정말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엿보기를 좋아하는 녀석이네."

 

엘티노스 잡화점의 있는 물품들 중 몇개는 유명한 것인지, 레이비스 씨는 한 눈에 보고 수정구의 이름을 알았다. 약간 온화하게 얼굴이 된 레이비스 씨는 심성이 저래도 배신은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쩌면 레이비스 씨가 가장 좋은 사람이 될...

 

"네가 정의구현을 한다고 해서, 내가 거기서 방해를 안 할 것이라 생각은 하지 마라. 만일 왕이 나에게 막으라고 명령을 한다면, 철저하게 괴롭히다가 감금하고 영원히 고문을 내가 직접 담당하게 될 테니까."

 

싸늘한 웃음에는 만년설보다 더한 한기가 첨가되어, 더욱 더 얼어붙는 말이 되었다.

 

전언철회.

왜? 저런 녀석이 마왕이 안 됐지?

 

"그나저나 알벤토 가에 이런 기괴한 것들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곤 생각 못했는데, 너 정말 잡화점 주인 맞는 거냐?"

 

"예전에는 용병생활을 좀 했죠."

 

"그 때는 운이 좋았네, 내가 아직 수사관 생도였으니까."

 

그러고는 나가버렸다.

뭐야? 그 때 운이 좋았다니?

내가 모르는 과거를 알고 있는 건가?

 

"레시아! 이리와!"

 

아직도 베가프는 5층 수납공간에 있는 레시아에게 팔을 벌리면서 뛰고 있고, 레시아는 그럴 때 마다 나에게 도움요청의 텔레파시가 끊이질 않았다. 뭐라고 해야 하나, 베가프가 사제니까 레시아는 본능적으로 신성력에 반발하는 건가?

 

[주인! 빨리 짐을 도울 것을 요청한다! 저 증오스러운 신성력에 짐의 몸이 더렵혀지지 않도록!]

 

신성력으로 몸이 더렵혀지는 마족은 난생 처음 봤다.

슬슬 레시아와 베가프 사이를 떨어뜨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났다.

 

***

 

베가프는 자신의 성당으로 돌아갔고, 나와 레시아는 중앙 시장으로 가서 실베스 씨와 아이니스를 기다렸다. 왕국 중앙 시장은 여김 없이 사람이 많이 넘쳐났지만, 키가 큰 실베스 씨가 제일 먼저 보였고, 그 위에는 아이니스가 목마를 탄 체 "와와!" 거리며 해맑게 오고 있었다.

 

시선이 집중되잖아! 그만 해!

 

"저번에 내가 폭주를 하는 바람에 미안하네 형제."

 

"아뇨. 실베스 씨. 신경 쓰지 마세요."

 

오자마자 먼저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틈을 타서, 아이니스는 실베스 씨 목 위에서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러니까 폭주를 한 원인은 소리가 녹화된 수정구 때문이었다. 당시에 내용을 추리자면, 아이니스를 납치한 자들의 잡담 중에서 "레베카 그년도 그 미친놈에게 수도 없이 맞아서 죽을 것이야."라는 말이 들려오자마자 분노에 휩싸인 실베스 씨는 늑대인간으로 변신을 했다.

 

당장이라도 알벤토 가로 찾아가서 모든 것을 쑥대밭으로 만들겠다는 충혈된 눈을 본 후에, 나는 무력으로 진압을 하려고 했으나, 진압은 커녕 오히려 밀려서 카운터로 날아갔고, 이를 본 레시아가 화나서 1층의 주변의 그 거대한 수납장을 전부 쓰러뜨려 겨우겨우 실베스 씨를 말릴 수 있었다. 물론 아이니스도 거기에 있었고, 한동안 하얗게 질린 얼굴로 구석에서 발견되었다.

 

"아이니스와 실베스 씨는 많이 친해졌네요?"

 

"숙녀는 항상 성장하니까요!"

 

자랑스럽게 가슴을 피며 웃는 얼굴로 이야기를 하지만, 뭐 너는 숙녀가 아니라 꼬마라고...그나저나 아이니스의 옷은 매번 바뀌는 것이 신기하다. 이번에는 하얀색 원피스인가. 강조되는 부분도 없이 깔끔해 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순수한 소녀의 이미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저 애는 소악마 캐릭터라고 자기 입으로 말했으니, 헛된 희망을 가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실베스 씨는 경갑을 입고 왔네요?"

 

"긍지 높은 전투에 앞서 방어구의 착용은 꼭 필요하다네!"

 

그보다는 방어구가 찢겨나가지 않을까요? 저번에 몸에 있는 근육이 대략 2배는 더 불었던데?

지금 전쟁을 하는게 아니니까 벗어주면 좋겠다만...

 

"아침! 여기에 한 명 더 오기로 했어요!"

 

"한 명 더?"

 

아이니스가 느닷없이 친구를 불렀다는 것에 본능적으로 큰 위기감을 느낀 나는. 레시아에게 빨리 텔레파시를 날렸다.

 

[레시아? 레시아! 지금 뭐해요!]

 

[육포를 먹지 않는가? 방해는 하지 마라.]

 

아니 언제 또 육포를 준거야!

분명 아이니스는 아까 전에 나와 이야기를...

설마 육포로 마왕을 암살하는 전설의 암살자!

 

[육포를 준 어린애가 암살자 일리가 없지 않는가? 주인은 가끔 이상한 생각을 잘한다.]

 

느닷없이 내 독백에 태클을 가하는 레시아의 말에 어이없어서, 나도 텔레파시를 보냈다.

 

[이게 대체 마왕인지 애완동물인지...]

 

그렇게 만나게 육포로 씹어먹는 표정을 하면, 내가 맥이 빠지거든요?

 

"아이니스? 너희 집은 무엇을 파는 거니?"

 

"육포를 팔고 있어요. 육포를 만들 때는 저희 집 만에 특별한 비법으로 만들기 때문에, 모든 용병들이 좋아하죠!"

 

마약이라도 첨가했나?

 

"야호! 아이니스!"

 

뭔가 익숙한 소리였다. 아름답고 고운 목소리에 듣기만 해도 사람을 매혹시키는 이 소리. 마치 서큐버스가 유혹을 한 뒤에 시퍼런 칼날로 도륙을 내는 듯한 이 기분...

어디서 들어봤더라?

 

"와아! 루니아 언니! 일찍 왔네요!"

 

온 몸이 뒤돌아보기를 거부했다. 돌아보지도 않고 뛰어나가는 아이니스의 뒷 목을 붙잡아서 다시 저 구석으로 끌고가 조용히 이야기 했다. 물론 첫 번째로 들려온 것은 아이니스의 항의부터 시작되었다.

 

"아프잖아요! 뭐 하는 짓이에요!"

 

"너 미쳤어! 왕실 기사단을 대려 와서 뭘 하려고!"

 

"아저씨! 언니는 레베카 언니를 도와주러 온 거라구요!"

 

"네가 드디어 루니아 씨에게 홀렸구나! 그리고 나 아저씨 아니라고 했지!"

 

"어떻게 남자가 루니아 언니에게 한 눈에 반하지 않아요? 아저씨 남자 좋아해요?"

 

"난 보통 남자처럼 여자를 좋아해. 그리고 아저씨가 아니라 오빠라고 불러!"

 

 

나와 아이니스가 소근소근 거리는 것을 본 루니아 씨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했다. 

 

"저기 아이니스? 둘이서 뭐해?"

 

그 말에 반사적으로 나와 아이니스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천진난만한 얼굴로 루니아 씨를 맞이했다.

 

루니아 씨는 색체가 강조된 약간 분홍빛 띄는 프릴 스커트와 연한 빨강 가죽 재킷에 그 안에 티셔츠는 흰색이었다. 스타일이 좋은 루니아 씨의 몸매상 여러 남자들의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되는 것도 당연하다는 듯 하지만, 지금은 그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오히려 시선이 끌리면 안 되는 나의 계획에서 루니아 씨의 존재는 거대한 방해물과 같으니까.

 

나는 웃는 얼굴을 억지로 짜내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루니아 씨라고 했죠. 그나저나 릴리 기사단장 아니신가요?"

 

"어머나~! 저를 잘 아시네요오."

 

"그야 전에 봤...아니 신문으로 본 적이 있거든요. 저는 카일입니다."

 

악수를 자연스럽게 요청하는 내 모습은 마치, 행상인들이 서로 거래가 완료 되었음을 알고 잘 부탁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악수와 같았다. 물론 줄여서 그냥 극히 자연스러운 악수라는 것인데...

 

"칫 역시 더러운 속물..."

 

나중에 아이니스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나저나...이 분이 그때 그 왕자님?"

 

루니아 씨는 해맑은 표정으로 실베스 씨에게 얼굴을 가까이 했다. 뭔가 흥미 있어서 보는 듯 했지만, 지금 내 심정으로는 거짓말 탐지기를 달고 수사 심문하는 그런 마음으로 긴장이 됬다. 만일 실베스 씨의 정체라도 알면, 루니아씨가 둘 중 하나는 시행하기 때문이겠지.

하나는 베어 넘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냥 넘어가는 것.

 

"그나저나 우리 레베카가 어디가 그렇게 좋은 건가요오?"

 

붉은 홍옥은 실베스 씨의 은판과 같은 눈과 마주치면서 나긋나긋하게 이야기 했다. 그러자 실베스 씨는 얼굴이 달아오른 듯 붉어졌고, 땀이 이리저리 난 체 이야기를 했다.(그러나 험악한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고...)

 

"레...레베카 양이 몬스터의 함정에 빠졌을 때, 긍지 높은 저는 비열한 몬스터로부터 연약한 여자들이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기 싫어서, 도와준 적이 있습니다. 그때 레베카 양도 많이 다쳤지만 저를 먼저 치료를 해주었고, 그 때 처음으로 그녀에게 반해서 오랫동안 연심을 품었습니다."

 

"와아! 우리 레베카가 신세를 졌네요오."

 

루니아 씨가 다시 웃으면서 "다행이다아!"라고 말하는 것으로 봐선 다행히도 별 일 없이 지나가는 듯 했다. 그나저나 저 긍지 높다는 말은 실베스 씨의 말 버릇인가?

 

"그나저나 아저씨?"

 

"왜 꼬마야."

 

-퍽!

 

아이니스가 내 정강이를 찼다.

저 망할 사악한 꼬마가 얼마나 세게 찼는지 자세가 곧바로 무너지고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아팠다. 아프지 말라고 정강이를 앉아서 쓰다듬을 때, 아이니스로부터 입을 열었다.

 

"난 숙녀라고 얘기했죠!"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날 내려보는 아이니스에게 고통을 참고 소리쳤다.

 

"그럼 너도 날 오빠라고 불러! 아저씨라 부르지마!"

 

그걸 본 루니아 씨는 박수를 치며 입을 열었다.

 

"서로 사이가 좋네요오!"

 

...

때리고 싶다.

하지만 때리면 내가 죽어...

 

그렇게 침울한 사이에 루니아 씨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나저나 카일 씨는 나이가 어떻게 되나요오?"

 

"이제 20세 입니다만...그건 왜?"

 

"와아~ 남동생이다아! 마침. 키 작은 남동생 캐릭터가 필요했거든요오!"

 

아직도 캐릭터를 모집하고 있습니까? 조만간 연극에서 보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보다 나는 태클 거는 캐릭터라고요!

잠깐? 루니아 씨는 나보다 나이가 얼마나 많은 거지?

 

[레시아? 들려요?]

 

[무슨 일인가? 냠냠. 주인.]

 

[육포 씹는 소리는 텔레파시로 안 해도 되거든요!]

 

그러니까 그 육포는 얼마나 마음에 들은 거냐고!

 

[저 파도모양의 금발머리를 한 계집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우릴 방해할 마음이 없어.]

 

파도 모앙의 금발머리면...루니아 씨를 말한 거겠죠?

 

[그러면 다행이지만, 그건 어떻게 아는 거에요?]

 

레시아는 육포를 다 먹고 꼬리를 뒷발로 자신의 몸을 긁은 뒤에 답을 해줬다.

 

[우리는 이어져 있으니 주인이 걱정 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금발 계집이 왜 우리를 방해할 마음이 없는지 잘 모르겠지만...마왕의 감이다. 짐을 믿어라.]

 

...

그러니까 저 뜻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뜻인가?

다시 레시아를 내 오른쪽 어깨 위로 올려놓고 있을 무렵, 루니아 씨는 그것을 부럽다는 듯 내려다 보았다. '그러고 보니 루니아 씨는 나보다 키가 좀 큰 거 같은데?'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반짝이는 눈으로 루니아 씨는 나에게 터무니 없는 말을 했다.

 

"제가 언니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봤지만, 누나라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요. 누나라고 불러줄래요?"

 

"...녜?"

 

너무 황당한 나머지 목소리가 정상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까 저것은 원래 "네?"라고 되묻는 말이었는데. 어느덧 기묘한 문자 하나가 맴돌고 있을 뿐이다. 나는 얼빠진 표정을 다시 수습하고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라고 물어보기 전에 이미 루니아 씨가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따라하세요오. 루니아 누.나."

 

"...루니아 씨? 크악!"

 

순식간에 날아든 무언가에 머리를 맞고 넘어졌다. 이마가 아직도 얼얼한 것으론 단단한 둔기 같은 걸로 때린 건가?

 

"어서 말해주세요! 안 그러면 누나 울 거예요?"

 

그러면서 아직도 연기가 나는 검지 손가락을 강조했다.

저게 손가락을 튕겨서 나온 데미지라는 소리라고! 댁이 울기 전에 내가 죽게 생겼거든!

 

"자! 어서! 루니아 누나라고 하세요오!"

 

...

실베스 씨와 아이니스는 뒤를 돌아서 큭큭거리고 있고, 레시아도 텔레파시로 크게 웃는 소리가 머리 속에서 울려 퍼졌다. 이것들 이 일이 다 끝나면 비싸게 값을 치르게 될 것이야...

 

"루니아 누나."

 

"누나 부분에서 영혼이 실려있지 않아요! 남동생!"

 

"누우나아아아아."

 

"와아! 카일! 귀여워요오!"

 

루니아 씨는 나를 포옹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었지만, 지금 내 정신상태는 산산조각 난 상태다.

뭐랄까...

더 이상 살기 싫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황폐해진 정신을 다시 수습할 때는, 사람들의 이목이 더 집중되어 있었다. 애초에 릴리 기사단의 간판스타까지 사복차림으로 돌아다녀서, 효과는 더욱 더 증폭이 됐다. 나는 입소문이 더 커지기 전에 빨리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모조리 음식점으로 다 끌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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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이렇게 2개씩 올리면, 인기가 없어 보이잖아...

(물론 인기 있으라고 쓰는 것도 아니지만...)

물론 부족한 제 글에도 소장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자비로우신 분과

좋아요를 해주신 분들에게는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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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이야기 2 - 5

11

 

 

 

사키엘의 문은 항상 편리하고 좋은 이동수단이다. 그래도 한 번도 가지 못한 곳을 간다는 자체는 쉽지 않은데, 왕국 중앙 시장에서 시작해서, 알벤토 가에 가는 길을 일일이 물어봐야 했다.

물론. 내 얼굴을 가리는 것은 잊지 않고 진행하면서, 알벤토 가의 담장을 힘겹게 넘어갔다.

 

알벤토 가의 정원에 들어서고 잠입수사를 하는 내 모습은 마치, 한 번 크게 벌어보자는 좀도둑과 같이 검은색 계통의 가죽바지와 가죽외투로 감싸고 얼굴은 예전에 할로윈 때 쓰던, 절규하는 가면을 바탕으로 이동하고 있다.

 

마침 레시아도 검은색 고양이니까 밤에 움직이기 좋은 색상이지만, 문제는 아직 해가 하늘 위에서 비웃기라도 하듯이 비추고 있었다. 물론 오후 5시를 가리키고 있는 내 시계를 보며, 이게 3시간 안으로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 잡화점은 쉴까? 일요일에도 못 쉬었고, 공휴일에도 고블린이 날 뛰는 바람에 그거 진압하느라 시간이 다 갔는데...

 

"레시아. 만일 돌아가면..."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잡화점 열지 말고 그냥 잘까요?"

 

"그 잡견이 아직 남아있지 않는가."

 

아하...

실베스 씨가 오늘 오는구나...

아이니스에게도 녹음이 담겨진 수정구도 받아야 하고...

 

"그나저나 주인? 언제까지 기다리고 있을 건가?"

 

"해가 완전히 떨어지는 시간은 6시 42분이니까. 앞으로 조금 남았네요."

 

"그런가? 그러면 주인 물어볼 것이 있다."

 

여전히 궁금증이 많은 레시아가 나에게 첫번째 질문을 했다.

 

"여기는 이종족과 결혼이 합법인가?"

 

물론 당연히...

 

"이곳에는 이종족이 천계에 있는 천사와 숲의 종족 엘프 그리고 최강의 도마뱀 드래곤만 합법으로 하고, 나머지는 불법취급하고 있지요. 물론 이종족과 교제까지는 가능했지만, 그 놈의 오크와 고블린이 깽판을 치는 바람에 교제도 불법이 되어 버렸답니다."

 

"큭...큭큭...도마뱀....풋!"

 

레시아는 아무래도 드래곤을 가장 싫어하는 것 같았다.

부들부들 떨면서 웃음을 참으려는 레시아의 모습을 보고 그리 생각했을 때, 나는 다시 입을 열어 설명을 덧붙였다.

 

 

"여튼. 그걸로 인해서 이종족과 교제하는 것은 아까 말한 3종족 이외에는 힘들 것이라 보네요. 물론 노예신분은 사람취급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이종족과 교제를 하던 결혼을 하던 법적으로는 알 바 아니겠죠."

 

레시아는 잠시 자신의 앞발을 핥다가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마족은 이 시대에서 어떻게 비추는가?"

 

음...

 

"한 때, 마족과 천계와 개판으로 싸웠을 무렵, 인간이 천계쪽으로 가담한 이유가, 당시의 마왕이 인간을 노예화 시키고 통째로 집어삼키려고 하다가, 최초의 소드마스터 집단인 카멜롯이 나타나 모조리 다 쓸어버리고, 천계는 그 틈을 타서 연합을 한 건 알고 있죠?"

 

레시아는 작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천계는 인간에게 도움을 주면서, 여러가지 자비도 베풀어 줬고, 마계에 대항할 힘으로 거기서 처음으로 사제가 나타난 거에요. 그리고 사제 중에 가장 높은 능력과 리더쉽을 지닌 사람을 대주교라고 부르고 그렇게 아우리스 교도가 탄생했죠. 지금 이 왕국의 국교에요."

 

"호오...인간의 역사도 꽤나 흥미진진하구나, 짐의 고양이 귀가 초당 3번 움직일 정도로 재미있노라. 주인. 이야기를 계속하라."

 

레시아의 상태로는 정말로 재미있는건지 아닌지 몰라도 목소리에는 흥미가 있다는 톤이였다.

 

"그리고 마계는 당연히 부정적인 인식을 고정되었던 찰나...이건 레시아가 더 잘 알겠네요."

 

"부정적인 인식을 짐이 깼다는 건가?"

 

역사책으로만 읽어서 믿기지 않았지만, 전에 레시아가 말했던 '타락'의 힘이 온 마족들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 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렇게 생각하자...

아무튼 이야기를 계속했다.

 

"마족의 사자들이 칸포리우스 제국에 있는 아우리스 교도의 중심인 빛의 대성당에 들어가서, 회계하고 성수는 뿌리다 못해 마시는 기묘한 대참사가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마족의 마법공학기술을 협력연구하고, 사람의 농가에 직접 찾아가 잡일을 해주는 대신에, 마족은 각종 씨앗과 농기구, 옷감 등. 식량과 옷에 대한 물품과 건축기술을 교류하며, 현재 오늘에 와서는 친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그런데 마족과 인간의 교제는 안 되는 것인가?"

 

"아우리스 교단에서 징벌과 교화라는 두 세력으로 나뉘어졌고, 징벌쪽에서 아마 마족과 인간이 교제하는 것을 불법으로 삼았다고 해요."

 

레시아는 다시 내 품 안으로 들어가서, 말을 꺼냈다.

 

"짐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줬으니, 짐이 마법으로 도와주겠다."

 

"그럼 좀 일찍 움직이죠."

 

정원 한 곳에서 위장이라고 하는 풀과 나뭇가지를 전부 털어내고, 레시아는 나에게 은폐마법<Hide>을 걸어줬다. 빛의 굴절을 이용한 마법이기에 가까이에서 보면 걸릴 확률이 늘어나지만, 천천히 이동하면 되겠지.

 

[주인. 이곳에서는 마법함정이 감지가 많이 된다.]

 

[그건 침입자를 알리고 막기 위한 것이라 생각해요.]

 

내 눈에도 온 집집마다 마나가 응집되는 장소가 여러 곳이 보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집중적으로 모인 곳은...

 

[지하계단...맞죠?]

 

[아무래도 이곳에 있는 사람들 중에 뛰어난 마법사가 있는 모양이다.]

 

[이게 무슨 5중벽으로 잠금을...]

 

[5중벽이 보통이면 모를까...원소를 이용한 복합 잠금 장치로 이루어져있다. 따로 열쇠가 필요할 정도로...]

 

보통 잠금은 기초적인 마나를 이용하는 것이지만, 복합 잠금은 마나를 원소로 변환하고, 그에 상응하는 속성으로 하나하나 잠금을 해제 해야 한다. 물론 해제하는 과정에서도 마나를 이용하기 때문에, 다른 마법사에게 들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럴 줄 알고 3층에서 가져온 물건이 있지만...

 

[주인? 그건 뭔가?]

 

나는 소리 없이 포즈로만 오른손으로 그 물건을 쭉 올린 체 힘찬 텔레파시를 했다.

 

[기.프.트.피.어.스!!!]

 

...

싸늘하다.

 

[그 미래고양이가 물건을 꺼낼 때 저렇게 외치잖...아니 됬어요. 그만 할게요. 레시아. 머리 속에서 텔레파시 3만개를 처리하려고 하면 제 뇌가 터져요!]

 

[후...아무튼 열어보거라. 주변에 침묵마법<Silence>를 사용하겠노라.]

 

최고위 귀족들이 쓸만한 갈색에 끝부분에 금 테두리가 깔끔하게 처리된 이 물건은, 만년필처럼 생겼지만, 뾰족한 앞부분에는 묘한 보석이 하나 새겨져 있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뭔가 누르는 버튼처럼 생긴 게 있는데. 그것을 눌러서 사용하고, 돌려서 속성전환도 가능할 수 있는 듯 했다.

 

[그럼 잠금 해제 할게요.]

 

맨 처음에는 붉은 마나를 가진 불속성의 잠금 장치를 해제했다.

 

-Oh! Yeeesss~!

 

...

뭐지? 이 중저음의 남자가 느끼하게 말하는 듯한...

다음은 물속성...

 

-Oh! Yeaaaaaaaaah!

 

...

그렇게 하나하나 잠금을 해제할 때 동안 나와 레시아는 정신적인 타격을 3번 더 입었다.

정말 이걸 대마법사 엘티노스가 사용했다고? 믿겨지지가 않아...

잠금을 다 해제하고 지하실에 내려가서 주변을 확인한 바로...

 

/살...살려주세요.../

 

/배...고파요.../

 

/아팟! 아파아아!/

 

/죽여버릴꺼야! 죽어버리겠어!/

 

/벤다이어! 이 나쁜 자식! 그러지 마!/

 

저기 레시아? 나만 이 소리 들리나요? 아무것도 없는데 소리가 막 들려와요.

내가 흉가체험을 하러 온 건가?

 

[주인은 짐이 네크로멘서의 길을 심심하고 따분할 정도로, 쉽게 마스터 했다고 한 것을 들었을 것이라 알고 있다.]

 

[그럼 이게 전부...저와 레시아가 연결이 되어서 몇몇의 능력을 공유한다는 말을 하려는 건가요?]

 

[지금은 주인도 억울하게 죽은 망령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말 그대로 지금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이 소리는 전부...그 빌어먹을 새디스트가 죽인 사람들의 비명과 고통이 가득 찬 소리였다. 애초에 지하실에는 눅눅하고 상당히 거부감이 있는 사체가 썩는 냄새는 사방에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흐윽..! 흑..!"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서 깊숙이 더 들어가본 결과...

아침에 봤던 흑색의 르블랑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눈 가리개를 하며, 숨을 죽이고 울고 있었다.

 

"빌어먹을...아이니스!"

 

목소리의 주인공이 확인을 한 후에, 빠르게 뛰어가서 아이니스의 눈 가리개와 구속을 풀어줬다.

 

"아저씨...? 아저씨에요?"

 

"몇 번이나 말했지만, 오빠라고 부르라고 말 했잖아."

 

"흐아앙! 무서웠어요!"

 

나를 껴안고 울고 있는 아이니스에게 그저 머리를 쓰다듬으며, 최대한 제발 빨리 침착하게 되어달라고 기도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흐응!"

 

코 풀지마!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냥 놔두자...빨래하면 되니까.

 

"대체 이곳에 온 계기가 뭐야? 루니아 씨는 만났어?"

 

훌쩍거리는 아이니스는 두 눈이 충혈된 체 입을 열었다.

 

"루니아 언니와...훌쩍...만나고 나서, 어떤 남자가 맛있는 거 준다고 따라오라고 한 뒤에...훌쩍...유혹해서 돈을 가져가려고 하다가 역으로...훌쩍..."

 

나는 그것을 듣고 꿀밤을 때렸다.

 

"아이 씨! 왜 때려요!"

 

"결국 수상한 아저씨를 역으로 관광을 보내려고 하다가 당했다는 소리밖에 안 들리거든! 너는 왜 이리 무모하냐! 자급자족이라는 게 그거야! 이 멍청한 꼬마가!"

 

"뭐래요? 내가 이 옷을 입으니까 반했으면서!"

 

"안 그랬어!"

 

"나 때문에 Stand up! 했으면서!"

 

"안 했다고!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말 쓰지 말라고!"

 

"동정."

 

순식간에 싸늘한 표정으로 아아니스가 저 두 단어를 말하는 순간, 내 머리 속에 정신이 붕괴되었다. 당장 내 옆에 있는 채찍으로 때리고 싶...

 

"채찍?"

 

"서...설마...! 아저씨도 새디스트! 안 되요! 저는 소악마 캐릭터라구요!"

 

얼굴이 새파래지면서, 자신의 양팔로 가녀린 몸을 가렸다. 슬금슬금 뒤로 가는 아이니스에게...

 

"난 새디스트 아냐! 그리고 난 너의 캐릭터에 관심 없어!"

 

흰색 장갑을 끼고 증거 물품으로 채찍을 회수했다. 

채찍에 혈흔이 묻은 걸로 봐선, 충분히 레이비스 씨에게 증거로 내놔도 나에게 다짜고짜 총은 안 쓰겠지...

 

"그나저나 레시아는 또 어디 갔지?"

 

작은 검은 고양이는 천장 한 곳을 계속 보고 있었다.

아마 레시아는 직접 사령들과 소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럼 무슨 대화를 할까...?

 

"안녕! 나는 레시아! 나는 유령과 소통을 할 수 있어!"

 

-유령과 소통 중-

 

"난 유령이야. 꼬맹아."

 

펑!

 

내 상상은 거대한 폭팔로 끝나버렸다.

물론 현실은 아직도 대화를 하는지 가만히 있을 뿐...

 

[레시아? 이제 여기서 탈출을 해야 하니 귀환 마법 좀 해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지금은 귀환마법을 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지만, 아직 이 아이들의 말을 다 들어야 한다.]

 

나와 아이니스는 레시아의 근처로 가게 되었고, 나는 이야기의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저희들의 시체들은 모두 이 가문의 정원에 있는 분수 밑에서, 썩지 않고 벤다이어 알벤토가 심판은 받는 날을 기다리고 있나이다. 마왕이시여! 저희들의 육체를 방패로 삼고, 저희들의 흉폭한 원념을 검으로 삼아, 이 가문의 어리석고 오만한 자에게 복수를 할 기회를 주소서!/

 

분노로 가득 찬 영혼들의 외침을 들은 레시아는 고요한 분노가 일렁이듯, 레시아 주변에 있는 어둠의 물결들이 휘몰아쳤다.

 

[그대들의 뜻은 빠른 시일 내에 짐이 직접 행할 것이다. 조금만 참거라.]

 

레시아의 텔레파시로 영혼들의 분노를 일시적으로 진정시킨 뒤에, 레시아는 붉은 안광을 번뜩인 체 나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주인. 만일 짐이 그 자를 죽이려고 한다면, 짐을 막을 것인가?]

 

물론 현 마왕인 레시아의 성격은 오히려 정말 마왕일까? 라고 생각할 정도로 선한 경향이 많다. 자신의‘타락’이라는 표식은 또한,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본 모습으로 이루어진 이름이다.

 

나 또한 사람을 멋대로 장난감처럼 죽이거나, 다른 사람이 아파하는데 그것을 즐기는 알벤토의 행적을 보며, 그리고 억울하게 죽은 그들의 영혼들의 말을 들으며, 아무리 최소한의 인간성을 가진 나라고 해도, 이 일이 잘 못 되어있음을 알고 있다.

 

물론 지금 당장이라도 이 집을 다 때려부수고 싶지만...

나는 레시아에게 텔레파시를 하나 보냈다.

 

[아마 그러겠죠.]

 

[왜 막을 것인가?]

 

나는 레시아를 보고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물론 그 웃음은 그리 밝지도 않았던, 쓴 웃음 뿐이었지만...

용병생활로 어지럽혀진 내가 아닌, 지금 현재 엘티노스의 잡화점에서 일하며, 레시아의 파트너로서 대답을 했다.

 

[그것은 저희들이 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끝으로 아이니스를 대리고 레시아가 귀환마법을 이용해서 잡화점 내부로 이동했다.

잡화점에 도착할 무렵 실베스 씨도 동시에 문을 열고 들어왔고, 아이니스는 실베스 씨를 처음 봤으니 "힉!"하는 겁에 질린 비명을 냈지만, 실베스 씨는 신경도 쓰지 않고, 여전히 험악한 표정과 함께 은색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나에게 외쳤다.

 

"형제여! 레베카 양의 결혼이 내일로 잡혔다네!"

 

이것은 아마...

알벤토가 레베카 양의 결혼을 방해하려는 존재를 눈치채고 먼저 선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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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이야기 2 - 4

10

 

 

나의 추측에 뒷받침 되는 증거는 없다만, 레베카 씨의 표정으로 보아하니, 뭔가가 있을 것이라 분명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나는 5실버를 주고 신문을 읽었다. 

레시아는...

 

"아저씨! 그러니까 왜 제가 릴리 기사단을 취재해야 되냐 구요!"

 

아이니스가 살쾡이 같이 앙칼진 목소리로 나에게 항의하는 동안, 레시아는 아이니스가 주는 육포를 받아먹고 있었다. 엄청 맛있게도 먹네...대체 뭐가 들었길래 그리 맛있게 먹나요?

 

"아저씨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야 되는 거냐? 오빠라고 부르라고!"

 

결국 아이니스를 설득시키기 위해서, 잡화점 물품 중에 마법책을 몇 권을 빌려주는 조건으로 릴리 기사단에 취재하라고 했다. 물론 아이니스는 어리고 기자도 아니지만, 루니아 씨의 성격으로 봐서는 갑자기 차 한잔을 하기 위해 대려 가려고 기를 쓰겠지.

 

내가 제안한 거래에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면서, 쪼그려 앉아있던 아이니스는 기지개를 피며 일어났다. 그런데...어깨부분과 치마부분에 일정 간격을 접어서 마치 꽃 모양으로 강조가 되어있는 옷이라니? 게다가 옷 전체가 검은색으로 깔끔하고 멋져 보였다.

 

"아이니스? 그 옷은 뭐야?"

 

"이거요? 르블랑 원피스에요. 혹시 반했어요?"

 

거기서 '반했어요'가 어떻게 나오는 거야?

깜찍하게 돌지마! 지금 뒤에 있는 저 아저씨 눈이 빛나고 있으니까!

 

"아니. 취재하러 갈 때, 그거 입고 나가라고. 어울리긴 하네."

 

"쯧. 이걸로 아저씨를 함락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린애가 나에게 혀를 찼다. 이런 무서운 것을 봤나...

벌써부터 아이니스가 어려 사람들을 꼬드길 가능성이 보였다.

그리고 나는 공략 대상이 아냐.

 

[이 꼬마가 벌써부터 짐의 주인을 공략하려고 하다니, 꽤 큰 거물이 되겠구나.]

 

[레시아? 이미 레시아는 육포로 공략 당했거든요?]

 

[이런 육포로 짐의 마음을 바꾸지 못한다. 적어도 앞으로 3개면 바뀌겠지만...]

 

[마왕이 왜 이렇게 잘 공략 당하는거냐!]

 

정말 그 험난한 마계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이유가 궁금해진다.

그리고 넘어갈 뻔한 중요한 내용이 있는데...

 

"아저씨 아니라고 몇 번 말해야 되냐!"

 

바로 이거...

하지만 아이니스는 내 말을 무시한 체 자기 할 말만 했다.

 

"그러면 거래는 성립 된 거죠? 마법책과 아저씨를 빌려준다는 조건으로 제가 릴리 기사단에 가짜 기자로 취재하는 것..."

 

"내가 왜 거래조건에 끼어있어! 은근슬쩍 바꾸지마!"

 

"역시나 빈틈이 없네..."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났지만, 작은 소리라도 다 들을 수 있는 내 귀는 기겁을 했다.

평소에 아이니스와 자주 하는 만담이니,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럼 레베카 씨의 혼약에 대해서 물어보면 되는 거죠?"

 

아이니스는 녹음이 되는 수정구를 집어 넣었다.

물론 저 수정구도 내가 대여해주는 것이지만, 저 물건도 2층에 있는 물건이기 때문에, 제발 부셔지지 않게 돌아와주면 좋겠다.

 

아이니스가 가고, 아침의 태양빛이 가게를 밝히는 시간이 되는 오전 11시.

왕국의 상황을 잘 아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아직도...

 

-딸랑~딸랑!

 

"저기 손님? 아직 개점을 안 했..."

 

"여기가 명성이 자자한 잡화점이고 그쪽이 주인인가?"

 

짧지만 고풍스러운 은발에 황금을 녹여 만든 듯한 눈.

 

"나는 뭐...잘 알고 있지? 신문에도 많이 나오는데?"

 

사신을 연상하게 만드는 검은 제복주변에는 금색의 테두리가 제복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여기에 잠시 조사를 하러 나왔거든? 그러니 협력해줄래?"

 

왼쪽 가슴에는 금과 백금으로 이루어진 해골문양의 휘장

 

"아니면..."

 

기이하게 생긴 총으로 내 머리를 겨누며 싸늘하게 웃었다.

 

"공무집행방해죄로 죽던가."

 

건방진 말과 거기에 잘 어울리는 중저음으로 남을 기선을 제압하는 목소리.

왕국 마법 수사관 하멀 레이비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렇게 막 나가는 인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우선 마음을 가다듬고, 나도 웃으면서 말했다.

 

"그 총은 내려놓으시고, 차나 마시면서 말할까요?"

 

"흠...좋아. 적어도 다른 민가 집에 있는 사람들보단 좋군. 마음에 들어."

 

다른 마을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한 거냐? 이게 수사야 협박이야?

공권력 남용으로 처벌 받아야 하는 거 아냐?

하지만 레이비스 씨는 그러거나 말거나, 의자에 앉아서 거만하게 다리를 꼬면서 오른손에 있는 권총을 빙빙 돌렸다.

 

"빨리 만들어. 그리고 온도는 90도로 유지하고, 일부러 내가 꼴 보기 싫다고 뜨겁게 하면 알지?"

 

왜 저런 녀석이 마왕이 안 됀걸까?

결국 허브티를 내놓고, 무슨 이야기인지 들어나 봐야 했다. 물론 실없는 소리를 한다면 내쫓아 버릴테지만...

 

"이 편지. 누군지 몰라도 릴리 기사단에 침입해서 레베카 경이 읽은 모양이야."

 

실베스 씨가 친필로 쓴 편지가 내 눈 앞에 떨어졌다.

 

"그래서 누군가 릴리 기사단 숙소까지 침입할 수 있는 변태가 있을 거 같아서 수사를 벌이는데, 아무도 안 잡혀서 결국 파이론이란 깡촌까지 오게 된 거야."

 

...

그거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고?

라곤 하나...그거 내가 했던 거잖아.

 

"물론 지금 내 호위 2명이 저 집 앞을 지키고 있지만, 같이 들어가자고 해도 무서워서 못 들어가는 꼬라지 하고는...이건 둘째치고! 그때 알리바이를 알고 싶어서 왔는데, 확실히 너는 왕국에 놀러 온 적 있지?"

 

누가 나의 신상정보를 팔아 넘겼는지 몰라도 저 눈은 "이미 다 알아봤어. 거짓말 하면 죽는다."라는 눈이다.

 

"예...그때는 제 고양이도 같이..."

 

"거기서 뭐 했어?"

 

만일 여기서 "강제로 여장 입혀지고 침입했다" 라고 하면, 레이비스 씨가 웃으면서 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다른 말을 했다.

 

"그냥 구경 좀 하다가, 잡화점에 필요한 물품을 사고..."

 

-탕!

 

방금 발포소리에 내 뒤에서 자고 있던 레시아도 깜짝 놀랬는지 일어나다가. 다시 잠들었다.

내 머리 바로 앞에서 허공으로 회전하던 마력탄은, 비니스의 목거리에 새겨진 방어마법으로 서서히 사라졌다.

 

"누...누구 죽이려고 하는 겁니까! 말하고 있는데 왜 갑자기 마력탄을 쏘는 거에요!"

 

"이상하네...원래 기억을 지우려고 쏜 건데?"

 

뻔뻔하게 고개를 갸웃 거리는 레이비스 씨에게, 주먹으로 한 대 때리고 싶어졌다. 물론 그런 짓을 하면, 잡혀가는 건 나겠지...

 

"아무튼 이름이 뭐였지?"

 

"카일이라고 합니다."

 

"좋아! 카일. 그러면 수사는 이걸로 마치고, 다음에 내가 올 때는 차를 더 잘 끓이도록. 단, 내가 여기에 있었다는 말은 아무에게도 하면 안되."

 

레이비스 씨는 천천히 자리에 일어서서 잡화점 밖에 나갔다. 물론 잡화점 밖에서 작은 총성소리가 들려온 것만 뺀다면, 상당히 평화로운 하루가 되었다.

 

***

 

베가프를 찾아가기 위해, 작은 성당에 갔는데...

 

"망령이 나타났다!"

 

이제 제발 잡화점을 괴물의 집 취급하는 것은 그만 뒀으면 좋겠다.

또 다시 5분도 안 되자 경비병들이 나를 포위를 했...이거 데자뷰인가?

 

"망령이여 물러가라!"

 

"뜨거운 물 그만 뿌려! 베가프!"

 

이 말을 끝으로 다시 수습하는데 내 인생에서 10분이라는 시간이 소비 되었다.

 

"미안해. 성수는 살균을 위해서 항상 끓이거든..."

 

성수에 무슨 살균이 필요하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참으로 가정적인 사람이다. 사제 모자를 벗고 눌려진 갈색머리를 정리하는 베가프에게 혼약에 대한 것을 물어봤다.

 

"왕궁에서의 혼약? 혹시 릴리 기사단에 몰래 들어가봤어? 그래서 반한 거야?"

 

요즘 사람들이 왜 이리 감이 좋은지 모르겠다.

몰래 들어가봤지만, 반한 건 아니야.

여장을 당하고, 기사단 숙소에서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오로지 거기엔 괴물 뿐이였어...

 

"아니. 그냥 내 친구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인데..."

 

나는 실베스 씨를 익명의 친구로 바꾸고, 사정을 다 설명했다.

물론 레시아는 베가프의 시야로는 보이지 않는 저 구석에서 웅크린 채 가만히 있었다.

 

"요즘 왕궁에서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릴리 기사단을 겨냥한 귀족들의 강제 혼약이 많나 봐."

 

"릴리 기사단이 표적이라고?"

 

그거 못 들은 이야기인데?

 

"릴리 기사단원들은 전부 외모가 좋잖아?"

 

"그렇긴 하지."

 

루니아 씨가 귀여운 것만 보면 사족을 못 쓰는 괴물이기 때문에...

 

"귀족들은 자신의 옆에 항상 수호기사를 두고 싶어하는데, 최근에 릴리 기사단에서 계속해서 수호기사를 요청을 하다 보니, 인원수가 모자라게 되어 거절을 했거든. 왕국에서도 그것은 받아 들여줬어. 그런데 문제는 릴리 기사단에 있는 한 여성과 귀족이 혼인을 하면서, 그 것을 악용하려는 귀족들은 자신이 마음에 드는 릴리 기사단원을 지목해서 혼약을 한다는 거야."

 

그러니까 저 말은 즉, 예쁜 기사를 얻고 싶지만, 왕이 안 된다고 하자. 혼약을 빌미로 경쟁자를 제거하고, 자신의 것으로만 하기로 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최근 레베카 경의 상태는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거든..."

 

"그건 무슨 소리야?"

 

좋은 상태가 아니라니?

 

"최근에, 몬스터 토벌에서 레베카 경이 이끌던 부대가 몬스터의 함정에 빠져서 겨우겨우 살아나온 과정에, 허리를 다친 모양이야. 덕분에 무리한 행동을 하면 두번 다시는 걷지 못한다고도 하고, 사무직이나 훈련만 하고 있는데, 그걸 노린 알벤토 가의 아들이 혼약을 한다고 해서, 레베카 경은 시집도 가야하고, 기사로서 은퇴도 해야 되."

 

"알베톤 가의 아들이라면 공작이잖아?"

 

베가프는 다시 끄덕이고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목이 마른 듯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문제는 알벤토 가의 아들인 벤다이어 알베톤은...왕국에서 가장 유명한 새디스트로 알려져 있으니까. 실제로 하녀가 고통에 이기지 못하고 죽었다는 소문도 있었고..."

 

실베스 씨가 들으면, 당장 자신의 부족을 이끌고 공성전을 할 법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려고?"

 

"그야. 레베카 씨가 그쪽으로 시집가서 맞기 전에 혼약을 깨야지."

 

하지만 어떻게?

기발한 아이디어가 없을 려나...

 

"베가프...우리 한 번 연극 찍어볼까?"

 

"무슨 소리를?"

 

"너의 소질을 되살릴 기회가 있다는 거야. 잘만 하면 대사제로 갈 수 있고. 어때?"

 

친구를 꼬드기는 내 모습이 악마와 닮은 것 같아. 찝찝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해야 가망이 있다고나 할까? 베가프는 친구인 나의 부탁을 들어준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동시에 레시아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만약 알벤토 가에 시체가 있다면, 그 시체를 되살릴 수 있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짐은 마왕이다. 네크로맨서의 길 또한 심심하게 독파하여, 모두 마스터를 했노라.]

 

[그러면 지금 알벤토 가로 숨어들어가서, 무엇이 있나 봐야겠네요.]

 

***

 

허공을 가르는 채찍소리는 하녀의 하얀 피부에 붉은 자국을 새기며 농락했다.

오히려 비명을 더 지르라는 듯이 눈을 가려버리고, 위에서는 일정 주기마다 촛농이 떨어지는 충격적이고, 그로테스크한 광경은 일반인이 보기에는 참담한 광경이라 생각한다.

 

채찍을 휘두를 때마다 휘날리는 붉은 머리와 상의를 탈의하여 다져진 근육을 자랑하는 남성은 하녀의 비명이 더 잘 나오도록 하녀의 피부에 칼집을 내다가 튀어버린 핏자국들이 얼굴과 몸 곳곳에 남아있었다.

 

광기에 물든 붉은 눈을 잠시 감으며, 귀족은 거친 숨을 몰아 내쉬며, 자신에게 흐르는 땀이 시야를 방해하자, 비어있는 왼손으로 쓱 닦아냈다. 잠깐 동안 휴식시간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체력이 약한 하녀가 고통의 비명을 지르다 몸에 경련이 일어나더니 이윽고, 숨이 끊어지는 것으로 보고는 재미없다는 듯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제길...3일동안 쉬지 않고 고통을 주면 죽어버리다니. 또 하나 배웠군."

 

이렇게 사람이 죽은 것을 본 것이 32번.

32번씩이나 하녀 뿐만이 아니라, 납치한 평민들도 똑같은 죽음을 맞이 했으리라...

자신 옆에 있는 의지가 돋보이는 레베카의 사진을 들어올리며, 자신이 레베카를 구속시킨 체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며 흥분하던 찰나...

 

"벤다이어 님..."

 

온순해 보이는 인상의 늙은 집사가 사진을 천천히 내려놓는 남자의 이름을 불렀다.

"무슨 일이야?"라며 벤다이어 알벤토가 짜증나는 목소리로 말하자 집사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지금 막 새 장난감을 가져왔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소식에 천진난만한 미소를 띈 벤다이어는 기뻐하며 입을 열었다.

 

"오호라. 때 마침 잘 됬군. 레베카 경이 나와 혼인 할 때까지 심심풀이가 필요했거든."

 

집사는 손짓을 하자. 검은 르블랑 원피스를 입은 아이니스가 의식을 잃고 끌려온 것이었다.

벤다이어는 "예쁜 비명을 잘 지르겠구나."라는 상상을 하며 의욕이 다시 돌아왔지만...

 

"그래도 나중에...지금은 레베카 양에게 점수를 좀 따야하거든...르웰로! 샤워할테니 알아서 묶어놔!"

 

벤다이어는 아쉽다는 듯이 기절한 아이니스의 뺨을 쓰다듬으며 웃다가, 시간 내에 데이트 장소에 나가야 하는 사람처럼 벤다이어는 빠른 발걸음으로 이동했고, 르웰로라 불린 늙은 집사는 벤다이어가 지하실에 빠져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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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이건 그냥 머리비우고 보는게 더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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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이야기 2 - 3

09

 

 

검과 미모 그리고 재능.

이 3가지의 중에서 1가지라도 가지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으로서 당연한 이치.

하지만...

내 앞에 대면한 자는 사람이 아니다.

3가지를 다 갖춘 그 자는 괴물과 같은 것.

 

연약한 평민 소녀가 최초로 검을 들고, 경비대를 돌파하여 암살자로부터 귀족을 구했던 경이로운 소녀라고 한다면, 그것은 루니아 씨의 이야기 중 하나로 내려오고 있다.

물론 나도 들은 소리로만 듣고 한 귀로 흘렸는데...

이게 대체 무슨 개판인지 모르겠다.

 

"으음...말을 해줬으면 좋겠는데에."

 

귀엽고 애교 있는 말투 뒤에는 시퍼런 칼날이 숨겨져 있으니, 그것을 모르고 속아 넘어가서 학살당한 도적단의 숫자도 상당수다.

릴리 기사단의 중축인 루니아 씨에게 싸워서 이길 사람은 거의 없을지도...

이렇게 되면, 적당히 싸우다가 타이밍을 맞춰서 사라질 수 밖에 없다.

물론 루비보다 더 빛나는 야수의 눈을 피할 수 있다면.

 

"뭐! 좋아! 과묵한 캐릭터는 기사단에도 필요 했으니까!"

 

난 태클 거는 캐릭터인데요!

잠깐 태클을 잘 못 걸었다.

나는 남자인데!

음...말만 할 수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럼 시작 할까아?"

 

주변이 은은한 녹빛의 정육면체로 둘러 쌓였다. 아마 테스트가 끝나기 전까지 놔주지 않을 생각인 듯 하다.

내가 주변을 탐색할 무렵, 루니아 씨는 몸을 낮춘 체 언제든지 튀어나갈 수 있도록 다리를 굽혔다.

 

"도망가기라도 하면 안되니까!"

 

한 순간에 거리를 좁혀온다는 것을 체험한 나는. 빠르게 구두 굽을 부러뜨리고, 발을 편하게 한 뒤에 뒤로 몸을 이동했다. 마나가 육체를 강화하고 반사신경을 늘려준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보조적인 것. 아슬아슬하게 검 끝과 나의 몸에는 종이 한 장 차이밖에 안 나는 틈만이 벌어진 체로 있다.

 

애초에...

지금은 옷도 베이면 안되기 때문에, 회피해야 될 동작이 크기마련...

잘못 베이면 붙잡힌 이후에 불타 죽겠지.

 

'나의 인생을 여장하다가 화형으로 생을 마감'이란 글귀가 비석에 쓰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온갖 감각을 끌어 올린 체 저항하고 있었다.

 

"차고로 실력만 검증되면, 기사단에 넣어주는 거니까. 져도 분하게 생각하지마!"

 

그보다 루니아 씨가 얼마나 흥분했는지, 기사라는 사람이 맨몸에 있는 사람 상대로 무기를 들고 휘두를 정도...보통 기사도에 어긋난다.

 

우선 중요한 것은 지금! 

임시방편이 필요한 상황에서, 마나로 움직여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해봤다.

마법을 사용하고 싶지만, 틈을 주지 않기 때문에 보류.

소환...도 보류.

육체강화...도 보류.

 

"많은 생각은 오히려 독이라 보는데?"

 

내 얼굴 앞까지 와서 친절히 미소를 지으며, 위에서 아래로 섬광 하나가 눈에 들어온 순간 뇌의 통제를 벗어난 몸이 반응을 했다. 몸을 밑으로 숙인 뒤에, 오히려 오른발 하나를 더 앞으로 딛고, 몸의 축을 앞으로 옮겨서, 양팔을 교차한 뒤에 루니아 씨의 검 자루에 부딪혀 움직임을 막았다.

 

그 후에 마나를 손날로 이동시켜서 강화한 이후에, 상대적으로 얇은 검면을 양 옆으로 후려쳤다. 루니아가 들고 있던 검은 깨끗하게 두동강이 난 것이 아니라, 금이 간 검면에 마나가 다시 이동하면서, 폭파하여 산산조각이 났다. 

 

하지만 손보다는 검이 단단한게 당연하듯, 손날이 얼얼해질 정도로 통증이 전해져 왔다. 

제발 양 손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지 않길 빌자.

 

루니아는 잠깐 멍한 표정으로 자신의 부러진 검을 본 뒤에...

 

"꺄아! 이런 아이 처음 봐! 테스트 통과시켜 줄 테니까! 우리 기사단에 와줘어!"

 

안 가요.

그런 무서운 곳.

 

테스트가 끝났는지 주변의 탈주 방지용 결계가 해제되었다.

마나는 어느 정도 있고, 루니아가 긴장이 늦추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나는 힘껏 발을 굴렀다.

 

***

 

루니아가 억지로(?) 실행한 실력 테스트의 정체는 무기로 가진 상대방에게 얼마만큼의 용기를 가지고 저항하는지 시험하는 것으로, 어릴 적의 루니아가 행동했던 것이다.

상대는 무기를 들고 있고, 어떤 방법이든지 무기를 무력화 시키거나, 상대방의 마음을 무력화시켜 무기를 버리게 하면, 그것이야 말로 테스트 합격 조건이 된다.

 

물론. 대부분 릴리 기사단원들은 루니아가 "이 아이! 너무 귀여워!"라고 하여, 반 강제적으로 입단 시킨 것이라 봐도 된다.

 

하지만, 루니아는 연약한 육체 안에 침착하고 정확한 판단력과 한 순간에 주변에 있는 마나를 가져와서 사용할 정도의 높은 친화력. 그리고 소름 돋을 정도의 공허해 보이는 흑안. 말 그대로 희귀 케이스를 본 것이다.

 

"레베카? 듣고 있어?"

"듣고 있어. 그 예기만 20번 넘게 했다니까? 저녁 먹기도 전에 올라오겠다."

 

푸른 빛의 롱 포니테일을 한 여성은 루니아의 고질적인 버릇을 이미 체념한 듯, 푸른빛의 눈은 반만 뜬체 '이 녀석의 입 좀 막아줬으면 좋겠다.'라는 표정이 되었다가, 다시 레베카는 한탄하는 그늘진 얼굴로 빈 접시에 포크를 빙빙~ 돌리고 있었다. 물론 레베카의 고민은 루니아의 버릇 이외에도 다른 것이지만...

 

마지막에 강렬한 폭파음과 흙먼지가 시야를 가린 이후에, 루니아는 혼자 밖에 없었고, 대신 그 자리에 있는 글귀가 공간을 차지했다. 물론 그 글은...

 

'테스트 하다가 사람이 죽겠다!'

 

라는 짧은 글.

 

"언젠가 그 아이를 얻고 말 거야."

 

평생가도 입단 못 시키는 환상과 같은 사람은 자연스레 루니아의 목표가 되었다.

 

***

 

새끼손가락의 옆면부터 손 날까지 멍이 들은 것도 서러운데 재채기까지 나왔다.

몸이 으슬으슬한 것으로 보아, 내 신변에 위험을 알리는 것이지만, 뭐 그건 상관없다.

여장도 다 집어 던졌으니, 우선 안심.

 

레시아는 멍든 부위를 핥아주면서 "짐이 치료를 하는 것이니라."라는 말을 한 체 3분째 핥고 있다.

까끌거리는 감촉이 멍든 부위를 지나갈 때마다 고통으로 찡그리고 있지만,

확실히 레시아가 치료한 부위와 치료하지 않는 부위를 비교했을 때, 확연이 차이가 날 정도로 붓기가 빠진 상태.

 

"대체 주인은 뭘 했길래, 양쪽 손 날이 그 모양인가? 하마터면 뼈가 박살 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처가 될뻔 했도다."

 

"누가 여장만 안 시켰어도 내 손 날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에요."

 

"잘 어울렸는데..."

 

"시끄러워요!"

 

탈출했으니 다행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루니아 씨는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는 Top 10중에 한 사람으로 들어갔다.

 

지금 있는 장소는 리베리티아 고원. 밤만 되면 바람이 많이 불어, 여름에는 많은 귀족과 사람들이 피서를 하기에도 적당한 장소라고 알려져 있다. 물론 때때로 몬스터들이 기차놀이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리베리티아 고원에 잘 못 산책을 한 경우, 사람도 강제적으로 몬스터들의 기차놀이에 끌려가는 장소가 된다.

 

저녁 6시에 약속을 하고, 대답을 기다리는 실베스 씨의 굳은 의지는 마치 강철을 연상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숨어서 기다리는 터라, 풀 숲에서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순간...

 

곧 떨어져가는 태양이 만든 주황빛 황혼 아래에서 실베스 씨 앞에 왼쪽 가슴에 은색 독수리 휘장과 루니아 씨와 같은 순결을 뜻하는 백색의 제복. 릴리 부기사단장 레베카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2m의 거대한 키를 가진 실베스 씨에 비해, 정말 상대적으로 가녀리게 보이는 여성은 몬스터 학살자라고 불리는 릴리 기사단의 No.2의 존재.

 

"크흠! 나의..! 아니 저의 편지를 읽고 답하러 와주다니. 감격할 따름이오! 레베카 양."

 

많이 긴장한 실베스 씨의 목소리가 떨려오는 것을 느꼈다.

분명 이 다음 대답으로 실베스 씨의 운명이 갈리겠지.

 

하지만 레베카 씨는 여전히 슬픈 표정을 짓고 있다.

보통 남자가 마음에 안 들어서 거절한다면, 좀 더 차갑고 냉랭한 표정일 터...

아니. 내가 차여봐서 아는 것이 아니다.

진짜야!

 

"미..미안해요! 저는 이미 혼인이 약속된 몸이라서!"

 

푸른 머리카락이 나부끼며,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레베카 씨.

그런 레베카 씨의 순수하고 여린 푸른색 눈빛 아래에 투명한 물방울이 떨어졌다.

그리고 레베카 씨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갔다. 

 

해는 땅에 완전히 내려가 달을 하늘의 위로 올려 보내줄 때까지, 실베스 씨는 그 자리에 멈춰서 있었다. 마치...풍화되고 있는 바위의 모습이랄까...

너무 안쓰러운 마음에 나는 실베스 씨에게 다가가서 입을 열었다.

근데 화난다고 주변을 물어뜯거나 손톱으로 베는 것은 아니겠지?

 

"실베스 씨. 우선 잡화점으로 돌아가죠."

 

결국 잡화점을 개방할 시간이기도 하고, 리베리티아 고원에서 홀로 남겨진 실베스 씨를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아서 결국 잡화점으로 대려 왔다.

 

따뜻한 허브티를 건네 주고, 카운터 반대 쪽의 의자에서 고개를 숙이며 앉아있는 실베스 씨는 마치, 어미를 잃은 강아지와 같은 분위기를 내뿜고 있다. 물론 얼굴이 험악한 것은 변하지 않았지만...

 

"카일 형제여...나는 뭐가 부족 한 건가?"

 

"실베스 씨가 부족한 것이 아니에요. 레베카 씨는 어쩔 수 없이 혼인을 해야 되는 몸이니까. 타이밍이 나쁜 것 뿐이에요."

 

"그럼 내 외모에는 아무런 흠이 없는 건가?"

 

"그러니까. 그 험악한 표정은 좀 푸시죠? 대체 그 표정은 어딜 가서도 변하지..."

 

잠깐? 어쩔 수 없다?

 

"주인? 왜 말을 하다 멈추는가?"

 

"레시아도 아까 봤죠? 레베카 씨가 눈물 흘리는 것..."

 

"봤다만? 그게 무슨 이유라도 있는가? 주인?"

 

어쩌면 가능성이 있다.

이 비극이 희극으로 바뀌게 될 수 있는 톱니바퀴 하나가 내가 생각한 것이라면...

 

"실베스 씨! 여기서 포기할 생각입니까!"

 

"포기라니? 이미 혼약이 있다는 상대로 질질 끄는 것은 내 긍지에 맞지 않는다네..."

 

"실베스 씨."

 

나는 숨을 다시 골랐다.

머리속이 가열되고, 심장은 몸을 박찼다.

이것밖에 없다. 이 추측밖에 없다는 몸이 덜덜 떨리는 것을 달래고 나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혹시!

 

"그 혼약이 레베카 씨가 원하지 않는 것이라면, 어떻게 하실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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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막쓰기 소설의 끝은 어디까지 일까요?

물론...개그 소재가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는 개그를 넣을 타이밍이 없을 뿐이죠.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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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 당신은 아름답다

남들 속도에 맞추지 말고, 나만의 속도를 찾아야 한다!

이 얼마나 중요하고 기억해야 할 말을, 여태껏 우리들은 잊고 살았던 건 아니였을까요?

 

"남들 속도에 맞추지 말고, 나만의 속도를 찾아야 한다!"

 

초,중,고,대...총 16년을 공부하고도, 더 공부하겠다고 대학원까지 가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는 앞으로 인생에서 공부를 얼마나 더 해야하는 지 감이 오질 않습니다.

우리는 아마, 죽을때까지 평생을 공부를 하다가 죽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고등학교까지 의무적으로 공부를 해야하는 과정이라면 대학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혹은, 고등학교도 졸업을 제대로 하지 못해도 검정고시라는 시험이 있으니 의무과정이라 해도 무방합니다. 

대학을 가느냐, 가지 않느냐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공부가 더 필요할 것 같은 사람들은 대학을 가는 것이고,

바로 돈을 벌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취업준비를 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일은 스스로의 결정을 후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남들 속도에 맞춰 따라가려다보니, 정작 나 자신은 뒷전이 되어버리고

무조건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정작 내가 무얼 하고 싶어하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르게 생겼듯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분별하고 자신의 속도에 맞게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누구누구는 좋은 대학에 붙어서, 이제 앞길이 짱짱하겠네."

"누구누구는 좋은 배우자 만나서 결혼도 잘했다던데?"

"누구누구는 좋은 회사에 들어가서 돈도 잘 번다더라."

 

왜, 늘 누구누구라는 게 앞에 붙어서 내가 비교대상이 되어야하는지.

왜, 늘 좋은것들만 고집하는건지.

왜, 남들이 살아가는 길을 내가 절차를 밟듯이 따라가야 하는건지. 

왜, 남들 속도에 맞춰야 하는건지. 

왜, 나 자신을 점점 잃어가는건지!!!!

 

억울하고, 화나는 일입니다.

남들 속도에 맞춰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나는 없어지고 껍데기만 남아있다는 것을 빨리 알아차려야 합니다.

더 늦으면, 길을 잃어 방황하게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사람은 각자 생각하는 것도 너무 다르고, 각자에게 주어진 재능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 사람들은 로봇이 아니기 때문에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할 권리가 있으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특권이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너무 빨리 돌아가는 이 세상에서, 굳이 나까지 빨리빨리 해야 된다는 룰은 없습니다. 

그러니, 천천히 걸어가면서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시길 바랍니다. 

 

남들 속도에 맞춰, 나 자신을 잃어가는 것보단

조금 느리더라도 나 자신을 알아가며 나만의 속도를 유지하며,

꿈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천천히 가더라도, 결국 내가 이루고자 한 그곳에 언젠가는 다다르게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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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 당신은 아름답다

지금부터 시작해 볼까?

하고자 하는 일을 찾았고, 세부적인 목표를 세웠다면 행동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글만 잘 쓰면 된다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물론, 글도 잘 써야 하고 책도 많이 읽어 다방면으로 지식이 풍부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자료조사부터 시작해서, 보도자료와, 취재전화에도 능수능란해야 합니다. 

처음에 막내작가부터 시작하게 되면, 취재전화와 프리뷰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취재전화와 프리뷰가 어쩌면 제일 중요한 기초일지도 모릅니다. 

정보가 있어야, 글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프리뷰를 통해 가편집본이 나오게 되면, 막내작가는 가편집을 보면서 말자막을 넣게 됩니다. 

말자막을 넣을 때, 띄어쓰기와 맞춤법 또한 신경써야 합니다. 

그렇게 말자막 작업이 끝나면, 보도자료도 써야하고

또 다른 정보를 구하기 위해 전화를 들어야 하는 일을 반복적으로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물론, 의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작가가 되기 위한 기초 훈련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작가라는 직업이 글만 잘 쓰면 되는 것인줄 알았습니다. 

물론, 글도 쓰긴 합니다. 하지만, 몇 십번 많게는 몇 백번 수정을 해야 통과할 수 있습니다. 단 몇 줄이라도. 

나의 글을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나의 글을 쓰기 전에 인내심과 책임감을 먼저 배우게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세상에는 정말 화가 나는 일도 많고, 억울한 일도 많습니다. 

무언가 하나를 시작하기 전에, 지금 당장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후의 일을 먼저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분명, 세상에는 그 무엇도 쉬운 일은 없습니다. 노력한 대가만이 따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 일에 대한 끝까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다짐이 필요할 것이고,

중도에 포기하지 말 것을 스스로에게 약속해야 합니다.

그래야 끝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시작해야 할 일이라면,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어 보십시오. 

당신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꿈을 꾸는 사람이니까요. 

 

자, 이제부터 시작해 볼까요? 화이팅! 응원합니다. 

꿈을 꾸는 당신은 너무나 아름다운 사람이니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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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이야기 2 - 2

08

 

 

하필 몬스터 학살 기사단의 부기사단장을 몬스터가 좋아하다니, 하늘도 무심하시지.

여기가 이제 잡화점인지, 고민 상담소인지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을 때, 나는 레시아와 같이 프리트론 왕국에서 북쪽에 있는 기사단 지역 근처에서 실베스 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실베스 씨에게 숙제를 시켰는데 그것은...

 

"카일 형제!"

 

2M의 장신의 남자는 근엄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왔다. 웨어울프 종족 특정상 체력이 강인하기 때문에, 낮잠을 잔다면 아침이건 밤이건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고 들었다. 역시나 강한 인상을 주는 짧은 은발과 은안을 소유했으니, 사람들이 실베스 씨가 지나갈 때 마다 쳐다보기 바빴다.

 

인상만 조금 폈더라도 레베카 말고 다른 여자들이 좋아했을 법한 훈남의 이미지인데...

 

"실베스 씨. 편지는 다 작성했나요?"

 

가장 기초중의 기초전략인 두근두근 러브레터 대작전이다.

 

[주인...아무래도 '대'자는 빼야 할 것 같다만?]

 

[레시아? 어째서 제 독백을 읽은 건가요?]

 

[혼잣말이 들렸다. 주인이 누설 한 거니까 주인의 잘못이다.]

 

[그보다 레시아? 왜 이리 기분이 편치 않아 보입니까?]

 

[이해가 되지 않아서다.]

 

[뭐가요?]

 

[아무것도...]

 

레시아의 기분은 나중에 풀어주기로 하고, 우선...

 

"실베스 씨. 편지 내용을 잠시 읽어도 되겠습니까?"

 

"형제여! 나를 치욕으로 빠뜨릴 작정인가!"

 

"그럼 차이던가요..."

 

빠른 움직임으로 편지를 내미는 실베스 씨.

웨어울프가 어째서 이렇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편지를 읽어보았다.

내용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또 무언가 실수를 한 것이 있는지 체크하기 위해서 읽었다.

물론 레시아도 내 옷 속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어 같이 봤다.

 

릴리 기사단에 있는 아름다운 꽃 레베카 양에게

 

긍지 높은 기사단에서 아름다운 꽃처럼 피어 오른 레베카 양.

저 또한 레베카 양에게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긍지를 가지고 이 편지를 작성합니다.

저는 그대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대를 잊을 수 없었습니다.

매일 밤마다 그대를 생각하고 울부짖으며,

당신이 저를 보고 웃어주는 꿈을 항상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 또한 긍지 높은 남자!

레베카 양과 대면할 수 있는 유일한 남자 입니다. 

사귀게 된다면, 그리고 결혼한다면,

반드시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있습니다!

저는 저녁 6시마다 리베리티아 고원에서 그대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꼭 답변을 주시길 바랍니다.

 

그대를 사모하는 실베스가.

 

음...

확실히 기대 이상으로 평범하게 잘 써줬다.

게다가 어디서 배운 작문인지 몰라도 이 정도로 잘 써줬으면 레베카 양은 흥미라도 생기겠지.

문제는 릴리 기사단 또한 빼어나고 수려한 외모 덕에, 이 편지봉투가 눈에 잘 보여야 한다.

안 그러면 잉여 편지와 함께 캠프 파이어의 희생양이 되리라.

 

"그럼 문제는 이 편지봉투가 얼마나 눈에 잘 띄느냐인데..."

 

[그보다 주인? 저런 종이 쓰레기를 집어넣는 곳이 아니라, 몰래 침투하면 되지 않는가?]

 

[오! 레시아! 나이스 아이디어군요! 근데...릴리 기사단 숙소는 금남구역 입니다만?]

 

[주인이 여장을 하면 되지 않는가?]

 

[그거 참 쉽게 쉽게 말씀 하시네요. 대부분 여장한 캐릭터는 좋은 모습을 못 보이거든요?]

 

"카일 형제여..."

 

레시아와 텔레파시를 싸우는 동안 실베스 씨가 말을 걸었다. 뭔가 어두운 얼굴로 되어 있으니 더욱 무섭게 내 어깨를 잡고 입을 열었다. 아주 침착하고, 아주 조용하게...

 

"레베카 양의 숙소에서 편지를 놔주지 않겠나?"

 

이런 제기랄!

어떻게든 여장을 당하지 않을 계획을 새워야 한다.

남자가 여장해서 좋은 꼴을 본 적이 없다고!

 

"거긴 금남구역인데요?"

 

내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보다 부셔져요! 아파요!

 

"여장을 하고 몰래 갔다 오면 되지 않는가! 형제여! 내 일생의 소원이네!"

 

아파! 아프다고! 놔줘!

 

[지금은 저 잡견이 말하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다.]

 

"안되! 절대로! 여장하기 싫어!"

 

나의 단말마는 한 순간에 제압되었다.

 

***

 

다행히...여장하는 벌칙은 면했다.

...

......

라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으련만...

 

[주인. 이렇게 보니까 더 잘 어울리지 않는가? 하늘하늘한 옷을 입고 긴 머리 가발만 씌워주니 정말로 여자라고 믿어도 되겠구나.]

 

[조용히 해요.]

 

[하얀 프릴이 가득 담겨져 있는 고딕 롤리타 밖에 없어서 미안하지만, 나중에 여자라도 될 생각이 있는가? 마왕성에 있는 옷을 전부 꺼내서 입히고 싶다만?]

 

[조용히 하세요.]

 

사람 열 받아 죽겠는데, 레시아는 상한 기분이 풀어진 것도 모자라 신이 난 듯하다.

하긴. 남이 생고생하는 것을 지켜본 사람들의 반응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나는 절대 저런 짓 하지 말자."

다른 하나는 "깔깔깔! 저게 뭐냐! 키키키킥!" 이다.

 

오늘도 여장을 하면 좋은 징조가 아니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표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분명 사고가 터진다는 징조니까.

어디서 봤느냐 하면...잡화점에 있는 엘티노스의 자서전을 다 읽어봤기 때문에 알 수 있다.

나는 1분 1초라도 빨리 레베카인지 뭔지 하는 계집에게 편지를 주고 뛰쳐나오기만 하면 된다.

 

[주인? 독백의 상태가 많이 흉포해졌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레시아가 나를 마법으로 재워버린 바람에 빠른 대응을 못한 건 사실이지만, 아니 끔찍한 기억은 잠시 봉인해두자. 애초에 마른 체형이 이런 일에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

 

나는 마치 첩보소설에서 나올 법한 주인공처럼 어둠에 동화하고(문제는 햇빛 때문에 실패.) 기척을 죽이고(애초에 사람이 없었다.), 발소리도 죽였다.(그보다 구두를 신어서 발소리가 더 크게 울렸다.)

아지랑이처럼 보이는 듯 하면서도 안 보이는 그런 상태로 천천히 릴리 기사단 숙소에 들어갔다.

앞에 보초를 서고 있는 경비병은 대체적으로 베테랑이 없는지 레시아가 최면을 걸자, 들여 보내줬다.

남은 것은 레베카 양의 숙소를 찾는 것.

 

다행히 이름이 쓰여져 있기 때문에, 이상한 문을 열고 "꺄아악!"하는 사건이 없을 테니. 그것 또한 안심. 하지만 가장 큰 문제가 뭣이냐 하면, 2명이서 방 하나를 쓴다는 것이다.

그것도 기사단장과 부기사단장이 한 방에.

 

제발 아무도 없길 빌었다.

 

[괜찮다. 주인. 아무도 없다.]

 

[정말이에요?]

 

레시아가 어느새 나와서 문에 귀를 기울이더니 그리 텔레파시를 보냈다.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쯤 아마 훈련을 하고 있겠지.]

 

[그거 다행이네요.]

 

문을 열자, 2층 침대와 책상은 좌우로 2개가 있고, 바닥에는 고풍스러운 그림이 그려진 붉은 카펫이 그려져 있었다. 기사단장이라 더 넓은 방을 사용할 줄 알았지만, 기사단에서 생도가 생활하는 생활관과 같다는 게 놀라웠다.

 

나는 부기사단장 책상 서랍 안에 편지를 넣었다.

이것으로 미션은 완료. 이제 나가기만 하면 된다.

빨리 이 빌어먹을 것의 여장을 집어 던지고 싶다고 생각할 찰나...

 

[주인! 발소리다! 수십 명의 발소리가 들린다!]

 

신이시여...

빠른 동작으로 문을 닫고 나서 창문을 내려봤다.

4층?! 여기가 그리 높았었나?!

 

[주인. 뛰어내려라!]

 

[저는 편지를 전달하고 죽는 겁니까!]

 

[착지는 짐이 맡겠다.]

 

"제길...실베스 씨에게 값을 많이 치르게 만들어야겠네..."

 

새벽<Daybreak>을 사용한 이후에 마나 컨트롤이 능숙해져서, 마나로 신체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창문을 뛰어내리면서 창문을 닫고,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아 다리로 착지했다.

도중에 레시아가 충격을 흡수해주는 마법진을 착지하는 땅에 펼쳐줬기에 안전하게 착지가 가능했지만, 릴리 기사단은 아직 밖에 많이 있었다.

 

[레시아.]

 

[왜 부르는가?]

 

[레시아가 저 앞을 가로질러서 시선을 끌어주세요. 실베스 씨와 만나던 장소에서 귀환마법 준비도...]

 

[알았다. 주인.]

 

레시아는 작고 검은 바람과 같이 질주하자...

 

"어머! 귀여운 고양이다!"

"야옹아! 이리와!"

 

여성도 기사단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힘든 것은 마찬가지. 힘들고 고된 훈련에는 귀여운 동물만 봐도 관심이 끌리고, 쫓아가서 만지고 싶은 법이다. 아니면 평상시에 그러던가...

가장 큰 문제는 이곳의 지리를 모르기 때문에, 빠져나가는 루트는 내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

무조건 한 방향으로 직진.

그것이 가장 간편한 방법 중 하나였다.

 

10분 정도 달리고 나서, 운동장 같은 곳에 도착했다.

출구는 앞에 보였으니 저기로 뛰어넘어가면 되지만...

 

"거기? 못 보던 얼굴인데? 여기는 실력 테스트하는 장소라서...혹시! 기사단 시험을 보러 온 거야?"

 

뒤를 돌아봤다.

뒤를 보기 싫다고 뇌는 말하지만, 몸은 안 보면 죽을 것이라 직감했다.

모습을 천천히 보았다.

눈은 백색의 스커트와 금색 테두리가 아름답게 새겨진 백색의 기사단 제복을 확인하고, 왼쪽 가슴 쪽에 달려있는 금색 독수리 휘장을 확인하는 순간.

 

'릴리 기사단장...루니아...'

 

뇌에서는 빠른 화학반응과 함께 결론을 내렸고, 빠르게 사고처리를 시작했다.

내 뇌 속에서는...

 

"이야! 큰일이네! 큰일이야!"

 

"답이없네! 답이없어!"

 

"큰일이네! 큰일이야!"

 

"답이없네! 답이없어!"

 

그만해! 이 망할 것들아!

뇌가 이미 폭주를 해서, 뇌 속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이 시간에 기사단 시험은 논외이지만, 그래도 기사단장이 특.별.히! 시험감독을 해줄게?

 

파도물결처럼 긴 웨이브의 금발이 바람이 나부끼고, 루비 같은 적색의 눈을 가진 기사단장은 왼쪽 눈으로 윙크를 하며, 매우 상냥한 목소리로 여유를 부렸다. 그렇다면 저기 있는 기사단장으로부터 도망가서,

내가 여기서 살아 나가기 위한 선택지를...살아 나가기 위한 도박을 실행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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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적은 주인공을 굴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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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이야기 2 - 1

07

 

주인과 사역마의 관계는 무엇일까?

사역마에게는 주인의 말을 따라야 하지만,

사역마가 마왕인 경우에는 내가 사역마의 말을 따라야 하지 않는가?

이런 경우에는 누가 주인이고 누가 사역마인지 모르겠다.

- 가위바위보 벌칙으로 레시아에게 고양이 어퍼컷을 맞기 직전에 스쳐나간 카일의 생각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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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제와 오늘이 바뀌는 새벽 0시가 되었다. 항상 시간은 제대로 맞물려 돌고 도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 내가 쓰러지고 나서 시계를 봤을 때, 새벽 2시가 다 될 쯤이었다. 레시아는 카운터 위에서 멍하니 손님이 오나 안 오나 출입구만 보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레시아? 제가 어퍼컷 맞고 기절한 사이에 손님이 왔나요?"

 

"아니. 아무도 오지 않았다."

 

아하! 그럼 다행이네...

 

"어째서 강도가 올라간 거에요! 하마터면 정말로 죽을 뻔 했잖아요!"

 

"오오. 역시나 태클은 잊지 않는구나 주인. 이래서 주인이 활기차다고 하는 건가?"

 

"활기고 나발이고! 내가 사역마에게 죽을 뻔한 것은 변하지 않아요!"

 

어째서 이 마왕은 가위바위보를 좋아하는 걸까?

보통 마왕의 이미지는...

 

"크하하하! 이 세계를 불바다로 만들 것이다!"

 

"제..제발 목숨만은!"

 

"그럼 금화를 내놔라!"

 

"드...드리겠습니다!"

 

"필요 없어!"

 

이런 식으로 나가야 할 텐데. 지금 마왕은 내가 태클 캐릭터라고 인식하고, 그것에 맞춰서 파트너를 해주고 있다. 레시아. 지금 마계는 안녕하십니까? 기왕 생각나서 나는 고양이 혀로 빗질하고 있는 레시아에게 물었다.

 

"레시아는 마왕인데, 마계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3층에 있는 사키엘의 문으로 자주 다녀온다."

 

"에? 언제요?"

 

"주인이 기절했을 때나, 주인이 외출하던 당시에 짐은 마계의 상황을 처리하고 오고 있도다."

 

역시 유능해서 그 짧은 시간에 일 처리를 하고 오는 건가?

 

"모두 마계 공작에게 배포해서 처리하고 있으니, 짐은 할 일이 없도다."

 

"마왕님이 처리해야 하는 일을 부하가 하기 때문이잖아요!"

 

"본래 높은 관직을 준 이유도, 짐이 그 가련하고 미천한 것들을 쉽게 부려먹기 위해서다."

 

결국 부려먹기?!

 

"그리고..."

 

고양이 발바닥이 내 뺨을 쓰다듬었다. 작았지만 체온은 있었는지 따듯했다.

 

"언젠가 그대도 내 밑에 둬서 마나창고로 사용해야 되지 않겠는가?"

 

그 마나창고...진심입니까?

 

"저는 마나창고나 되기 위해서 태어난 몸이 아닙니다."

 

"그럼 앞으로 그대는 무엇을 할 것인가?"

 

레시아는 나를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러게...앞으로 이 잡화점을 남에게 양도하면, 나는...

 

"할게 없으면, 마계로 오지 않겠는가?"

 

뭡니까? 꼭 어떤 남자가 자신의 상의를 젖히고 "하지 않겠는가?"라는 듯한 포즈는...

 

"마계로 오면 마나창고가 되는데요?"

 

"그러기 위해, 짐은 주인이 필요한 것이다."

 

마나창고가 되는 엔딩은 싫다.

그보다 아무것도 안 하는 잉여가 되는 것이 더 싫다.

 

"그보다 주인? 최근에 도박이 끌린다거나, 마약에 흥미가 간다거나, 어린애들을 범하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가?"

 

"레시아? 그건 또 무슨 끔찍한 소리에요?"

 

나를 어떻게 봐야 그런 끔찍한 소리가 나오는 겁니까?

하지만 레시아는 진심으로 걱정을 하는 말이었다.

 

"짐은 '타락'이라는 단어의 마왕이다. 대부분 짐과 관련된 자들은 모두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타락을 하고 있었는데. 그대는 지금까지 타락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물어본 것뿐이다."

 

"그거야 레시아가 고양이 모습으로 나에게 아무 짓도 안 하니까..."

 

"아니. 짐과 주인은 이어져있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영향이 가는 것이 당연하다. 짐 안에 마나는 신성한 기운과 전혀 상반된 성질인 것이 당연한 것. 더군다나 인간과 이어져 있으면서, 짐의 마나는 주인의 몸을 침투하여 타락시키는 것이 이론으로는 당연하다."

 

"하지만 이론이 어긋났다. 이거죠?"

 

"말 그대로. 이렇게 되면 주인의 정체가 어떻게 되는지 흥미가 돋는다."

 

"혹시. 목걸이 때문이 아닐까요?"

 

"비니스의 목걸이인가? 그것의 영향도 있지만, 주인의 체질을 나중에 조사해야겠다.

 

"조사 하지 마세요."

 

"그럼 해부를..."

 

"그것도 하지 마!"

 

그렇게 바보 같은 대화가 이리저리 다녀가고 있었다.

지금 이렇게 평화롭게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정말 행복한 생활 중 하나가 아닐까?

바보 같은 말을 같이 할 존재가 있다는 것 자체가...

 

-딸랑~딸랑!

 

"어서 오세요? 뭘 찾으러 오셨나요?"

 

손님은 2m이상의 체구를 가진...네?

 

"여기가 엘티노스 잡화점인가?"

 

"마...맞습니다만...혹시 어느 종족인가요?"

 

말 그대로 어느 종족인지부터 물어볼 정도로 인상이 험악했다. 물론 개안이 된 눈으로 봤을 때는, 마나가 없었지만, 그 뒤에 사악한 것이...

 

"나는 긍지가 높은 웨어울프의 수장 실베스라고 한다네!"

 

악수를 청했다. 오! 그래도 사람다운 면모가 있구나!

악수를 하자. 체격과 동일하게 힘찬 에너지가...

 

"잘 부탁한다네!"

 

얼마나 힘차게 흔들었는지 내 몸이 위 아래로 상하운동을 하다가 결국 추락했다.

 

"크억...! 이건 또 무슨 벌칙이야...!"

 

[호오...저 기술도 짐의 가위바위보 벌칙에 사용하면 되겠구나!]

 

[이상한 것 보고 따라 하지 마시죠!]

 

"그래서...무슨 일인가요..."

 

힘들게 카운터에서 일어나고, 실베스 씨에게 대체 뭐가 필요한지 물어보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리고 가장 어이없는 소리를 듣고야 마는데...그 말은...

 

"한 인간에게 반했다! 그 인간과 나를 이어주는 물품을 달라!"

 

...

진짜 이건 뭐...

여긴 잡화점인데?

 

"이어주는 물품이라고 해도...밧줄이라도 드릴까요? 납치라도 하시게?"

 

벌써부터 나는 범죄자를 육성하는 잡화점이 되어가는가...?

 

"나는 긍지 높은 웨어울프다! 정면에서 부딪쳐야 될 사랑인데! 어디서 그런 얄팍한 수로 사랑을 얻으려고 하는가!"

 

실베스 씨는 정말 긍지가 높았다.

보통 사랑을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근데 왜 인간에게 반한 겁니까?"

 

"그...그건..."

 

실베스 씨의 얼굴이 화악하고 달아오른 것이 느껴지는 변화였다.

실베스 씨의 피도 긍지 높게 빠르게 빠르게 반응하는 듯 했다.

 

"아! 더 이상 추궁하면 너의 사지를 찢어버리겠다!!!"

 

실베스 씨는 정말 남자답게 나에게 경고를 했다.

그보다 누군지 모르면 내가 대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여기서는 더욱 더 뻔뻔하게 나가기로 마음을 먹고, 나는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바꿨다.

물론 여기서 겁먹고 낑낑거릴 생각은 없다.

 

"그럼 뭐 범죄로 이용되는 미약이라도 줘야 할 판인가요? 그거 참 긍지 높아 보이네요."

 

물론 이 가게에는 미약이 없다.

여긴 불법거래소가 아니란 말이야!

 

"인간! 나를 조롱하는 건가!"

 

"하기야 인간인 제가 감히 실베스 씨의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그것에 대해 조사는 커녕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면, 만일 그 여성이 실베스 씨를 보고 공포에 떨면, 그것도 하나의 사랑 중 하나인가요?"

 

"무...무슨?!"

 

실베스 씨가 많이 당황한 듯 하다.

 

"뭐 아깝네요. 죽이던 말던 상관은 없지만...누군지 모르면 도와줄 수는 없어요. 물품도 찾을 수 없고요. 아참...절 죽이시려고 했다면, 꽤나 상대를 잘 못 고른 거랍니다? 여기 있는 제 사역마는 저와 다르게 '우수'하니까요."

 

[호오? 짐을 칭찬하는 것이냐? 칭찬으로 가위바위보를 더 하겠도다.]

 

[칭찬으로 날 죽일 생각입니까!]

 

[그럼 그 칭찬은 무엇이냐!]

 

[그야 상대가 저를 죽이지 못하게 만드는 허세잖아요!]

 

[허세는 아니다. 저런 강아지는 짐이 목줄에 채우고 교육을 하면...]

 

[그 이상은 말하면 안 돼요.]

 

나중에 실베스 씨와 레시아가 프리스비 대회에 나가는 것을 상상했더니

그건 그거대로 눈물이 앞을 가리는 상황이었다.

 

[그럼 주인이 목줄을 차고 짐이 교육시키면...]

 

[조용히 해요! 대체 뭘 할 생각입니까!]

 

실베스 씨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도와다오! 인간! 나의 사랑을!"

 

실베스 씨가 절을 하는 순간, 바닥에서 "우지끈!"이란 불길한 소리와 함께 금이 갈라진 것을 보았다. 나는 반사적으로 움찔거렸지만, 실베스 씨를 일으켜 세우고 입을 열었다.

 

"알았어요. 실베스 씨. 그보다 카일로 불러도 됩니다. 그리고 이 고양이는 제 사역마 레시아입니다."

 

실베스 씨는 여유로운 웃음을 띄고 다음과 같은 말을 내뱉었다.

 

"후훗...나는 긍지 높은 웨어울프! 나 또한 동물들과 의사소통이 통한다!"

 

그러면서 늑대의 울음소리인 하울링이 울려펴지자. 레시아는 이렇게 답했다.

 

"짐은 레시아다. 잡견."

 

어지간히 화났나 보다.

 

"카일! 이 사역마는 뭔가! 나는 윤기 나는 털이 밤 하늘에 빛나는 웨어울프의 털과 같다고 말한 것 뿐인데!"

 

그 하울링 한 번으로 그런 엄청난 뜻이 다 들어 간 거냐!

밤 하늘에는 별이 있지, 웨어울프의 털은 없어!

 

"그보다 레시아의 본 모습은 고양이가 아닙니다. 저의 정신건강을 위해 고양이로 지내는 것 뿐이죠."

 

"아무튼 카일 형제여! 나의 사랑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게!"

 

그래서 대상이 누구인지 아직 말을 안 했는데요 실베스 씨?

 

"잡견. 네놈이 좋아하는 암컷이 누군지 말하기나 하거라!"

 

"레시아! 부적절한 단어는 쓰지 마요!"

 

그러자 실베스 씨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레...ㅂ..."

 

"안 들린다. 더 크게 못하는가!"

 

"레베카 입니닷!"

 

레시아에게 많이 기가 눌렸나 보다. 웨어울프 수장이라면서요...

 

"카일 형제! 사역마가 많이 무섭다!"

 

"아..알겠어요! 그건 험악한 표정이니, 나중에 불쌍한 표정 연기는 연습하고 오세요..."

 

그나저나 레베카?

 

"근데 그 레베카라는 분은 뭐 하시는 분인데요?"

 

"레베카는 긍지 높은 웨어울프와 맞게! 왕국 기사단 중 하나인 '릴리'의 부 기사단장이다!"

 

...

릴리?

분명 그거와 관련된 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왕국신문

역시나! 대몬스터 전문 기사단! 릴리!

릴리는 여성으로 이루어진 기사단으로 예전부터 몬스터로 인해 피해 받은 여성들이다.

그 중에 기사단장인 루니아(나이는 밝히면 죽인다고 해서 밝히지 않습니다.)를 

필두로 오늘 새벽 1시경에 오크의 침공을 막아냈고,

그것도 모자라서 오크 캠프 5곳을 수 차례로 불바다로 만드는 업적을 새웠다.

그 공로를 알프레이드 왕자(24세)가 직접 상을 수여하였다.

그리고...(생략)

 

저기...실베스 씨? 상대를 너무 잘 못 고른 듯 합니다!

 

"저기 실베스 씨? 릴리라는 기사단은 뭘 하는지 아시나요?"

 

"확실히 모른다! 그러나 긍지 높은 기사단이 아닌가!"

 

이런 제길...

앞으로 고생길이 훤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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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다행히도 제 글은 다 안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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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병 편지

꿈의 무게

 

 

 

 

     열심히 달려야 이기는 세상. 분할된 시간의 테두리 안에 목표를 집어넣고, 오차 없는 하루를 살기 위해 힘쓴다. 성공이라는 두 글자를 성취한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게 살아간다. 분명 배울 점이 많지만, 옆을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가쁜 숨이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달리기를 멈추지 않아야 하는 시대라, 자기 앞에 놓인 생 전체를 바라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열정적으로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 틈에 '꿈'을 꺼내놓으면 그들은 부담을 느끼고 어색해한다.

 

  정확한 모양을 가진 그들의 목표 사이에 내려놓기에, 내 꿈은 너무 못생겼다. 누군가에 의해 잔여물이라 치부되는 것들까지 덕지덕지 붙어있는, 그래서 정갈하게 다듬어진 모양을 가질 수 없는 꿈. 이십대 후반부터 내 못생긴 꿈은 공공의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기 힘든 부적절한 것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꿈이란 건 전반과 하프타임, 후반과 인저리타임까지 모두 포함된 것인데. 그래서 인생이라는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운동장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도록 조금 멀리 떨어져 바라보면 꿈은 그들의 목표까지도 담을 수 있는 유용한 것인데. 시야를 좁히고 또 좁혀 한 인간을, 삶을 단순화시키는 세계이기에, 꿈이라는 단어가 공중에 붕 뜬 이야기로 들리는 것이 슬프다.

 

  그래도, 누구에게 어떠한 핀잔을 들어도, 꿈을 버리고 싶지는 않다. 사람들과의 즐거운 대화를 위한 도마 위 재료로 내 꿈을 올려놓는 걸 포기하고 나니 오히려 그것은 감성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난다. 성공이라는 깃발에 닿기까지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걸 보면, 내 꿈이 참 많이 무겁긴 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