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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거닐다

평생을 기다린 커피 한 잔

 

까페에서 책을 읽다가 한 일흔쯤 되신 할머니께서 내 앞에 오셨다. 

 

"저기, 옆에 앉아도 될까?"

"아, 네 물론이죠~"

 

그리고는 서로 각자 일을 했다. 

난 마저 책을 읽고, 할머니는 자신의 빵과 커피를 드시고.

 

할머니께서 여기 저기 두리번 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한 30분쯤 후, 할머니께서 일어나시길래 조심히 가시라고 인사를 드렸다. 

 

그제서야 할머니를 제대로 볼수 있었는데 옷도 곱고, 예쁘게 꾸미신 모습이었다. 

 

할머니께서 하시는 말이,

 

"실은 말여, 생전 처음 이렇게 혼자 와서 커피를 마셔보는겨. 

 

평생 세 딸들을 키웠고, 또 지금까지도 나이 많이 드신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어라."

 

요즘 몸이 아파 병원엘 갔더니 

의사 선생님 왈,

 

"한 평생 그렇게 누군가의 뒷바라지만 하시니 그런게 아니겠어요? 

혼자 좋은데 가서 커피도 한잔 마셔보세요."

 

그래서 용기내어 오셨다고. 

 

혼자 앉아있긴 좀 쑥스러워

조심스레 내 옆자리를 물어 앉으신거다. 

 

할머니는 잠깐의 이 시간동안 어떠셨을까. 

 

어쩌면 평생에 걸쳐 이렇게 온전히 자기 자신만을 위한 시간은 처음이 아니었을까. 

 

 

한 평생 남을 위해 살아오신,

하지만 이제라도 자신만의 시간을 위해 용기를 내신 할머님의 뒷모습은

 

내 안의 무언가를 울컥이게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