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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flower

초록+싱싱

 

초록이,싱싱이라 부르는 식물들을 자신의 생활공간에서 함께 한지도 7개월째이다.

존재만으로도 힘이 된다는 말이 꼭 그들을 위해 누군가가 흘린것 같다.

소리없이 아름다운 존재의 힘으로 시들어져가려는 한 생명체의 불꽃을 되살리기도 한다.

그들이 머금고 있는 초록의 생생한 생명에너지를 보노라면,자신 안에 내재되어 있는 무엇또한 꿈틀 반응한다.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저절로 미소지어진다.자신을 부지런하게 만든다.

때론 오랜만에 본 벗처럼 활짝 반기고 관심을 가지다가도,때론 오래된 부부처럼 당연시 여기며 바라보지

않을때도 있음을 가슴에 손을 얹고 고백한다. 변덕스러운 마음의 발동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다.

 

그들의 생김새를 보고 있으면,그 어떤 뛰어난 재단사도 감히 흉내내지 못할 예술적인 컷과 디자인에 감탄밖에 할 것이 없다. 그들과 함께하는 흙이 풍기는 냄새는 또 어떻단 말인가. 각 종 매연과 인공적인 향수로 인해 찌들어져가는 코의 감각에  신선한 생명의 기운을 불어 넣어주는 것만 같다. 물을 주면 더 짙어지는 흙의 냄새를  1g이라도 더 마시기 위해 코를 바짝 갖다대며 킁킁거리기도 한다. 

 

그들이 보내는 신호로,현재 자신이 머무는 공간의 공기,온도,습도 등 상태의 적절함을 파악할 수 있다.

그들이 싱싱하면 그 공간이 쾌적하다는 신호이다.

그들이 시들하면 그 공간이 불쾌적하다는 신호이다.

공간의 신선도 및 자신의 성실도 체크기가 따로 없다.

 

지난 주말,그들의 친구,가족,친지들쯤 되는 이들이 모여있는 화훼시장을 방문했다.

발을 딛는 순간,엄청난 싱그러운 기운이 온 몸을 감싼다.큰 축복의 세례를 받은 이의 기분이 이러할까?

이파리들은 마치 참기름이나 바른듯 윤기가 흐르다 못해 넘쳐보였다.

자신의 공간에 있는 초록이와 같은 종의 초록이의 넘치는 때깔에 혹해 발이 멈춘다.

 

"여기 무슨 기름바르신거예요?"

"물 뿌려서 그래요"

"아.....(똑같이 물을 주는데,때깔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뭐지?)"

.....

"이파리 끝이 변하는 건 왜 그런가요?"

"물을 안주거나,햇빛이 부족하면 그럴수 있죠"

"음,물도 주고 햇빛도 보게끔 했는데..."

"그건 본인 생각이고,식물들 입장에선 충분하지 않을수 있죠"

"아......(!!!)"

.....

조금 사이즈가 있는 초록이가 눈에 들어온다.

우뚝한 나무기둥에 달려있는 새초롬한 초록 이파리들이 참 사랑스럽다.

이름하여 행복한 나무라고 한다.오호~

근데 삐쭉하고 홀로 키가 조금 큰 이파리를 가리키며

"이거 어때 보여요?"

"예뻐요"

"근데 우리는 이런걸 잘라줘요"

"오잉~왜요?"

"혼자만 이렇게 자란것보다 다른것들과 함께 자라라고,그게 더 이쁘거든요"

"아......(!!!)"

 

그렇게 초록이들을 통한 성찰과 깨달음의 시간들을 보내고

유혹적인 때깔을 지닌 초록이와,행복한 나무를 부둥켜 안고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머무는 공간으로 모셔왔다.더 울창하고 근사해진 302호이다.

덕분에 팔에 근육이 생긴듯 하다.여러이유로 자신을 건강하게 해주는 초록이 싱싱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