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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움직이는 것, 멈춰있는 것들

생각의 세계

생각의 세계에는 빛의 영역과 색의 영역이 있다 생각의 세계에 있는 각각의 생각들은 둘 중 한 영역에 들어앉아 있다  

 

빛(의 색)은 섞일수록 밝아지지만 색(의 색)은 섞일수록 어두워진다는 속성을 지녔다 각각의 생각들은 아무런 속성도 지니지 않았지만 자신이 속한 영역의 영향을 받는다 밖에서 오는 생각들 역시 그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생각의 세계는 항상 분주하다 밖에서 오는 생각들을 맞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밖으로부터 생각이 들어오면 각각의 생각들은 그 생각이 자신이 맡아야 할 것인지 재빨리 판단한다 자기가 맡아야 하는 것이면 그 생각을 맞으러 간다

 

그리고 둘은 (혹은 셋넷다섯 그 이상은) 섞이게 된다 그곳이 빛의 영역이라면 생각들이 합쳐질수록 점점 밝아지게 되고 색의 영역이면 반대로 점점 어두워진다

 

 

각각의 생각들은 다른 영역으로 옮겨가기도 한다 구슬이 다른 구슬에 맞고 튕겨나가는 것처럼 밖에서 오는 생각들과 만날 때 발생하는 힘에 의해 다른 영역으로 벗어나 버린다 바깥에서 오는 생각과 섞이면서 다른 세계로 옮겨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비극이기도 하고 희극이기도 하다 어느날엔 이것이 행복이라 해놓고는 또 다른 날엔 불행이라 할지도 모른다

 

 

나는 내 생각의 세계에서 빛의 영역이 더 많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생각과 만나 옮겨질 거라면 가능한 빛의 영역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슈퍼문과 블러드문을 다 보내고서야 새로운 소원이 생겼다 하나는 색의 영역에서 까맣게 뒤섞인 생각들을 미워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빛의 영역에서 세상 모르고 빛나는 생각에 속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다

 

(2014.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