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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모음집:愛

새와 소년

구중궁궐(九重宮闕) 깊고 깊은 황궁의 한곳에는 황제의 보물이 있다.

 

누구도 들어가지 못하는 오로지 황제만이 들어갈 수 있는 그곳, 유리로 된 천장과 나무와 꽃이 우거진 정원의 한가운데, 황금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새장, 두꺼운 철문 너머로 퍼져 나오는 아름다운 노래, 사람들은 무지개빛 깃털의 아름다운 새일 거라고 말한다.

 

화창한 어느 날, 열 살 남짓 어린 황자는 고운 수가 놓인 비단 공을 가지고 놀다 데구르르 굴러가는 공을 따라 커다란 철문 앞에 멈춘다. 공이 툭- 철문에 부딪치고, 공을 주워 돌아서려는 황자의 귀에 고운 노래 소리가 들린다. 가사는 알아들을 수 없지만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히 홀릴 법하다.

 

어린 황자는 눈을 반짝이며 문을 밀었다. 지키는 이 하나 없는 무거운 철문이 어린 황자의 손길에 소리도 없이 열린다. 황자는 슬며시 벌어진 문틈으로 들어가고 그 등 뒤로 조용히 문이 닫히며 흔적을 감춘다. 장인이 만든 듯 섬세한 세공이 아름다운 새장에 새하얀 옷자락이 나풀거리며 깃털이 흩날린다.

 

“새?”

 

살포시 내뱉어진 의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황자, 그 까맣고 순진한 눈동자에 비친 건 햇살 같은 소녀다. 얇고 하얀 옷자락이 나부끼는 가녀린 몸에 포근한 햇살 같은 날개가 달린 소녀, 황자와 눈이 마주치며 노래가 멈춘다. 커다란 새장 안을 빙글빙글 맴돌며 내려선다.

 

황자는 공을 잡은 양손을 새장 속의 소녀에게 뻗는다. 공이 떨어지고, 소녀는 창살 안으로 내밀어진 손을 맞잡는다. 작고 어린 손, 처음으로 느껴보는 따스한 타인의 온기, 소녀는 양손으로 작은 소년의 손을 감싸 쥐며 미소한다. 그리고 다시금 들려오는 노래...

 

* * *

 

20번째 생일을 앞둔 황자는 늦은 밤, 거처를 나와 발소리를 죽이며 걸음을 옮긴다. 달빛 아래 늘어진 그림자를 장막 삼아 가장 은밀한 곳으로, 두꺼운 철문을 지나 그녀가 있는 곳에 들어선다. 가닥가닥 달빛이 새어드는 새장으로 다가가며, 황자는 한껏 기쁨을 담아 그녀를 부른다.

 

“가가(佳歌).”

 

황자의 애정 어린 부름에 가가는 고운 미소와 청아한 목소리로 화답한다. 손을 맞잡고, 다정히 눈을 맞추고, 황자의 손이 부드러이 그녀의 뺨을 매만지며 다짐하고 약속한다.

 

“이곳에서 꺼내줄게. 내 황제가 되는 날, 그 옆자리는 너와 함께 할 것이다. 그리하여 네가 자유로이 노래하며 날 수 있게, 꼭 약속하마.”

 

가가의 손을 소중히 잡고 황자는 굳은 약속을 말한다. 그녀는 그 마음이 고마워 달빛이 부끄러울 만큼, 별빛이 무색할 만큼, 곱고 고운 정성을 담아 노래한다. 그와 함께 푸른 하늘 아래를 자유로이 누릴 그날을 꿈꾸며 희망을 담은 노래가 밤하늘에 닿을 마냥 울린다.

 

* * *

 

이른 아침부터 궐 안은 금빛과 붉은 빛의 물결이 일렁인다. 궁의 대전 앞에는 문무백관(文武百官)이 홍색과 청색의 예복을 갖추어 입고 열을 맞추어 서있다. 높은 단상에서는 태사가 양손으로 보석으로 장식된 왕관을 양손으로 받쳐 들고 무릎을 꿇은 황태자의 머리에 씌운다.

 

황제가 된 젊은 청년이 몸을 곧게 세우며 일어서고, 문무백관은 입을 모아 소리를 높인다. 황제 폐하 만세만세 만만세, 옥체보존 만수무강 하시옵소서- 한결같은 함성 속에서 황제와 황자의 눈빛이 맞부딪친다. 황자는 태연히 시선을 내리며 고개를 조아린다.

 

늦은 밤, 환하게 불을 밝힌 궁은 향긋한 술 냄새와 흥겨운 음악이 넘실대고 현란한 춤사위가 벌어진다. 술잔이 오가고 기름진 음식이 몇 번이고 채워지며 연회가 한창 무르익을 때에 달빛과 불빛을 받으며 황금빛 거대한 새장이 연회장으로 들어선다. 황제는 술잔을 내려놓고 왼손을 검대에 올리며 일어선다.

 

“자, 보시오! 저게 바로 그 요물이오. 나의 아비를 홀리고 어미를 죽게 만든 그 요물이 바로 저 새란 말이오! 고작 저 새 한 마리 때문에 현명한 황제가 사리분별을 잃고 무능한 황제로 추락한 것이오!”

 

황제는 검을 뽑고 새장으로 다가가고, 대신들은 입을 다문 채 그런 황제와 새장 속의 새를 외면한다. 한때는 영물이라 칭해지며 대를 이어 내려온 보물, 허나 전 황제의 과오(過誤)로 씻을 수 없는 불명예가 되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어미는 죽고 남아있는 새끼마저 죽을 위기이다.

 

가가는 분기탱천하여 다가오는 황제의 모습에 창백한 안색으로 벌벌 떨며 황자의 모습을 찾아 두리번거린다. 그런 가가의 모습에 황제는 가소로운 웃음을 흘리며 참을 수 없는 노기로 떨리는 목소리를 내뱉는다.

 

“왜? 누굴 찾는 게냐? 오호라~ 그런 게냐? 고작 새 주제에 감히 누굴 찾는 게냔 말이다!”

 

- 채앵! 차라락.

 

날카로운 금속이 스치고, 새장의 잠금쇠가 풀려 떨어진다. 뒤이어 연회장의 뒤편에서 소란스러운 고함과 발소리가 들리고, 곳곳에 멍이 들고 핏물이 앉은 몸으로 황자가 연회장으로 뛰어든다.

 

“멈추십시오. 형님! 크흑.”

 

뒤따라온 병사들이 황자를 붙잡아 무릎을 꿇리고, 가가는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몸을 움츠린다. 황자는 그런 가가의 모습을 한번 바라보고 황제를 올려다보며 간구(干求)한다.

 

“부디 목숨만, 그녀의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제발, 목숨만은...”

 

“하! 지금 무어라했느냐? 그녀? 그녀라고?!”

 

황제는 뚜벅, 뚜벅 아우의 앞으로 걸어가 검 끝으로 새장 안을 가리킨다.

 

“네 눈에는 저것이 대체 어찌 보이는 게냐? 너 마저 홀린 게냐?! 반란을 일으킨 이유가 저것이냔 말이다!”

 

아우를 내려다보는 황제의 눈에서도, 형님을 올려다보는 황자의 눈에서도 눈물이 한가닥 흘러내린다. 황자는 고개를 숙여 이마를 땅에 대고 다시 한 번 간절히 청한다.

 

“부디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폐하.”

 

황제는 그런 아우의 모습을 더없이 한심하다는 눈초리로 바라보다 거칠게 몸을 돌려 새장으로 다가갔다. 이미 잠금쇠가 풀린 새장의 입구를 열어젖히고 가가를 끌어내 내동댕이친다.

 

“그래, 그럼 어디 한번 날아 보거라. 그 날개로 어디 한번 날아서 도망가 보아라!”

 

가가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황자를 바라본다. 황자는 간신히 고개를 들어 그녀를 향해 끄덕인다. 가라고, 이곳에서 떠나라고, 저 멀리 안전한 곳으로 훨훨- 날아가라고, 애달픈 미소를 짓는다.

 

- 펄럭. 푸득.

 

가가는 생애 처음으로 새장이 아닌 넓고 넓은 하늘을 향해, 새까만 밤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천천히 조금씩 하늘로 떠오르며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다 어디로 갈지 모른 채 제자리를 맴돈다. 아니, 차마 그를 두고 갈 수가 없어 제자리를 맴돈다.

 

“가! 가거라, 어서!”

 

황자는 목이 터져라 하늘을 바라보며 소리치고, 황제는 병사가 메고 있는 활과 화살을 뺏어 쏘아 올린다. 가가는 매섭게 날아오는 화살에 놀라며 푸득거리다 마지못해 멀리 날개짓을 한다. 멀리- 멀리- 어두운 밤하늘을 크고 아름다운 한 마리의 새가 날아간다.

 

달빛에 반짝이는 눈물을 떨구며, 애달프고 구슬픈 노래를 울리며 그렇게 날아간다.

 

* * *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 계절이 바뀌고 강산이 바뀌고, 황자가 별궁에 유폐된 지 50년이 되어가는 해. 고즈넉한 늦가을 밤, 풀벌레 우는 소리를 벗 삼아 마음을 달래는 황자의 귀에 익숙한 노래가 흘러든다. 황자의 눈에 아련함이 떠오르고 입가에 눈물 젖은 미소가 어린다.

 

“가가.”

 

여전히 아름다운 그녀는 사뿐히 내려와 황자의 품에 안긴다. 어린 소년이, 젊은 청년이, 이제 노년이 된 그는 눈을 감으며 품안의 그녀를 살며시 감싸 안는다. 그의 귓가에 은은한 노래가 스며들고 그 노래는 밤이 새도록 이어지다 아침 동이 틀 때에 멈춘다.

 

이른 아침, 황자를 깨우러 온 시동은 별궁 문턱을 넘자마자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별궁의 입구에, 나지막한 계단에, 노년의 황자가 평온한 얼굴로 눈을 감고 기둥에 기대어 앉아있어서, 그의 무릎에 생전 처음 보는 크고 아름다운 새가 엎드려있어서, 그 새하얀 깃털에 반사되는 햇살이 너무 눈부셔서...

 

그 광경이 너무도 평온하고 황홀하여 시동은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보며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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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서 책으로 가는 옴니글로의 여정

2017년, 옴니글로의 꿈

 

 

안녕하세요.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은지 벌써 한 달하고 10여 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작가님과 독자 여러분은 어떤 한 해를 시작하고

어떤 목표를 향해 걸어가고 계시는지 궁금해지네요.

저희 옴니글로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작가님 그리고 독자의 기대와 사랑에 보답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으로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새벽 어스름에 새롭게 떠오르는 희망의 해를 보며

2017년에는 옴니글로를 이용하는 분께 많은 편리함과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 2017년 옴니글로는?

 

 

 

✓ 옴니글로의 꿈

옴니글로의 꿈은 따뜻한 일상을 글로 디자인하고 소박한 생각을 담아,

매거진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옴니글로에서 함께 해주시는 여러 작가님의 멋진 작품

그리고 멋진 글들을 꾸준히 발굴하여 의미 있는 서비스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옴니글로 쇼핑몰 오픈

매거진 주문 절차가 확! 바뀌었습니다.

기존 ‘폼’ 형식의 주문 결제로 매거진 구매에 많은 불편함을 끼쳤었는데요.

2017년부터 옴니글로만의 스토어를 오픈하여 복잡한 주문 절차를 생략하도록 했습니다.

 

앞으로 옴니글로 스토어에서 문학 매거진 1호, 2호뿐만 아니라

다양한 도서를 출간·입고할 예정입니다.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올 한 해 옴니글로 플랫폼은 소통을 위한 기능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좀 더 사용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글 쓰는 이들이 즐거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옴니글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좀 더 나은 환경을 위해 귀를 열고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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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하梅夏 매일 그리고 하루

가끔은 노력하지 않을 노력을

늘 새해 첫날이 되면 새로운 해를 맞이하여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 12개를 정했다. 매달 1개의 목표. 

그렇게 그 목표들을 이루기 위해 매달 매주 매일 내가 해야 할 일을 정했다. 그리고 매달 말일에 또 1년의 중간인 7월 초쯤에 그리고 그 해 마지막인 12월에 이 것을 이루었는지 점검을 했다. 

 

일을 하면서 아침에 회사 출근 전 영어학원에 가서 영어공부를 했고, 

퇴근 후엔 포토샵 일러스트 같은 일에 도움이 될만한 강의를 들었다. 

그러고 집에 오면 녹초가 돼버렸다.

 

나는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아 조바심을 냈다. 

늘 불안해 내 몸을 축내가면서 무언가를 배우거나 하고 있어야 안심이 되었다. 

그렇게 힘들고 빡빡한 일정을 끝내고 나면 밤에 잠이라도 잘 자야 하는데 

 

'지금 하는 일이 내게 맞는 일일까? 다들 열심히 사는데 나만 너무 나태한 건 아닐까?'

'하루하루가 지쳐. 사실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아.'

'돈도 없고, 집도 없고 그런데 빚은 많고. 내가 원하는 건 없고 원치 않은 건 많아.' 

'누구에게라도 위로받고 싶어. 하지만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

'하소연해봤자 나만 힘들어질 거야.'

'왜 맨날 내 연애와 인간관계는 이런 거지?'

 

"나의 하루가 늘 불안해."  

 

매일 잠들기 전 하는 온갖 생각들 때문에 나는 누운 뒤 한두 시간이 지나서야 만 잠이 들었다. 

잡생각들은 머릿속에서 연결되고 계속 피어올라 머리를 복잡하게 흔들었다.

 

그 때문에 나의 아침은 늘 엉망진창이었다. 여러 알람이 차례대로 울리면 마지막 알람을 끄고는 무거운 머리와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 깨워 화장실에 갔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되면 회사에서는 너무 피곤해 일이 능률이 떨어졌고, 실수 연발이었다. 배우고 있는 것에도 그다지 집중을 하지 못하고 매번 시작만 하고 잘 마무리를 못했다. 집에 돌아와서는 또다시 내가 왜 그랬지부터 시작해 회사에서 제대로 처리 못한 바보 같은 일들을 질책했다. 

 

생각 과잉이었다. 

너무 많이 생각했고, 너무 오랫동안 생각했다. 그리고 불안감에 너무 많은 것들을 한 번에 시도했다.

 

"그때 그 말을 하지 말걸. 그렇게 행동하지 말걸. 그랬다면 지금 더 좋았을 텐데."라는 식으로 과거를 자책하고 후회했다. 때로는 "난 해도 안될 거야. 그냥 이대로 놔버릴래. 해봤자 뭐가 변하겠어."라는 식으로 미래를 비관했다. 그리곤 그 불안한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배움에 몰입했지만 즐거워서 하는 것이 아니어서 그런지 남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았다. 

 

나에겐 아무것도 하지 않을 시간이 있어야 했고,노력하지 않을 노력이 필요했다. 

 

괜찮아, 인생은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거니까 불안해해도 돼. 
가끔은 쫌 편하게 생각해봐.

 

나한테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괜찮아, 누구나 그래,라고. 돈걱정 일 걱정 걱정이란 걱정을 모두 다 끌어안고 있어도 해결이 되진 않아,라고. 

 

배우고 있던 모든 것들을 잠시 쉬기로 했다. 그랬더니 아침이 길어졌고, 잠을 더 많이 잘 수 있었다. 하루가 개운해졌고, 무언가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적어졌다. 그러고 나니 남은 시간에 친구들도 만나고, 책도 읽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새롭게 시작하게 된 회사 생활도 좀 더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아팠던 내 몸들이 점차 괜찮아지고 있다. 남은 시간에 운동을 시작했고, 그렇게 새해가 다가왔다. 

 

이번 새해는 그저 너무 많은 계획을 세우지 않고, 즐겁고 행복하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 나의 계획 이자면 계획이다. 

 

노력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노력도 때론 필요한 듯하다. 

지나간 일들에 후회 말고 앞으로 다가올 것들에 감사하며 지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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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이야기들이 모이다_

새로운 것들로 채우는 삶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좋은 기억보다 아프고 슬펐던 기억들만

오래 기억하는 습성이 있다.

왜 그럴까?

 

행복하고 좋았던 기억들은 뇌에 자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어딘가에 따로 기록해두지 않으면

사실 금방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사라지기 보다는, 희미해진다는 것이 맞는 말인 것 같다.

 

하지만 아프고 슬펐던 기억들은 그 순간,

충격적인 일을 맞이하기 때문에 큰 자극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일이 생기면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이 세상에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

한 사람의 일방적인 통보로 인해 그 사랑이 끝나는 것 뿐이다.

일방적으로 통보를 한 사람은 이미 마음의 정리를 하면서

상대방을 만났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통보를 받은 사람은 어안이 벙벙하다.

왜 헤어지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하니까 답답할 뿐이다.

아직 내 사랑은 끝나지 않았는데,

왜 상대방은 사랑이 끝난걸까?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순간적으로 뇌가 마비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이별을 하고 한동안은 마음이 너무 아파

먹지도 못하고 잠도 잘 못잔다.

SNS에 보면 그 사람은 새로운 사람이 생긴 것 같은데,

너무 행복해 보이는데 나는 불행하다.

그래서 슬프고 화나고 아프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람과의 이별은 희미해지고

마음도 안정을 찾아 잘 지내고 있다.

친구들은 소개팅을 해주고 얼른 새로운 사랑으로

마음을 치유하라고 등떠민다.

하지만, 아직은 그 어느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흐르고 내가 행복해질 때쯤,

그 사람과 마주치는 순간이 꼭 온다.

그럴 때의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완전히 잊어준 것인데,

흔들린다면 아직도 그 사람을 향한

내 마음이 정리가 안 된 걸까?

혼란스러워진다.

 

굳이 기억하지 않아도 될 일을 왜 생각하게 되는걸까?

이제 더 이상 내 사람이 아닌 걸 알면서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그 사람과의 이별이 납득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아쉬운 마음이 남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야 만족하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등떠밀리면

후회와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니까.

 

그러니 눈물이 있는거겠지.

조금만 더 울고 이제 나쁜 기억들은 저 멀리로 던져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한다.

나쁜 기억은 빨리 지워버리는 것이 좋은거니까.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기에도

우리들의 인생은 너무 아깝다.

그러니 안 좋았던 기억은 빨리 잊어버리고

남은 찌꺼기까지 모아서 쓰레기통으로 날려버리자.

 

다 비우고 나면 새로운 것들로 채워지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이고 기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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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이야기들이 모이다_

새삼스레 감사한 일_

어렸을 때는 집이 포근하고

집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줄 몰랐었다.

어차피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내 방이 있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니까

내 방이 있고 그곳에서의 나의 사생활이 지켜진다는 것 또한

고마운 줄 모르고 당연하니까 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지난 날들이 문득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집이 있다는 것이, 내 방이 있다는 것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집이 없어

길거리를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고,

자신의 방이 없어서 동생들과 혹은 부모님과

원룸에서 지내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했던 당연한 것들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꿈의 일이라는 것도 알기 때문에

집이 있다는 것과 나의 공간이 있다는 것에 대해

새삼 감사하게 생각되었다.

 

사소한 것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마음도 생겼고,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이

부모님의 노력으로 얻을 수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니

앞으로 더 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생겨난다.

 

밖에서 힘든 일이 있어도 내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