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어보기

옴니글로 매거진 vol.02

옴니글로 매거진 구매처 및 가맹점 안내

 

안녕하세요. 옴니글로팀입니다.

 

처서가 지나고 날씨가 선선하니, 정말 가을이 왔나봅니다.

오늘은 옴니글로 문학 매거진에 대해서 얘기 해 볼까 하는데요

 

독자분들은 옴니글로 문학매거진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또, 판매는 어디서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독자참여형 일상 문학 매거진]

옴니글로 문학 매거진은 사이트 내에서 글을 쓰신 작가님들의 멋진 글들을 엮어

하나의 매거진으로 탄생시켰습니다. 거창함 보다는 사람들의 소소한 생각과 일상이

멋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접근하기 어려운 문학의 공간보다는 사람들이 조금 더 편하게

글을 쓸 수 있는 휴식처 같은 공간 을 만들어 드리고 싶었답니다.

또한, 타 사이트에서 글을 쓰시는 분들에게 연락을 드린 후 좋은 작품을 발췌하여

매거진에 싣기도 한답니다:)

 

 

 

<전국 독립출판서점>

 

PQR books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841번길 10

031-255-5448

영업시간

평일 10:00-22:00

주말 13:00-18:00

http://blog.naver.com/hellopqr

 

공상온도

서울 마포구 동교로23길 4 지하

02-336-0247

영업시간 11:00-23:00

http://www.gongsangondo.com/

 

NOrmal A

서울 중구 을지로 121-1 2층

070-4681-5858

영업시간

평일 12:00-20:00 / 토요일 13:00-20: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normala.kr

 

다시서점

서울 용산구 한남동683-67 지하1층

010-9285-4869

영업시간 10:00-17: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dasibookshop.com/

 

더 폴락

대구광영식 중구 북성로 103-2

010-2977-6533

영업시간 12:00-20:00

매주 월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thepollack5/

 

딜다책방

제주 제주시 삼성로1길 1 1층

064-723-4441

영업시간 10:00-18:00

http://dildabooks.com/

 

반반북스

서울 노원구 동일로 1456 203호

010-9150-1696

영업시간 13:00-19: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banbanbooks

 

별책부록

서울 용산구 신흥로22가길 8

070-5103-0341

영업시간 14:00-19:00

매주 월요일 휴무

http://byeolcheck.blog.me/

 

살롱드북

서울 관악구 봉천동 1670-5

010-8422-2466

영업시간 14:00-22:00

매주 수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salon_book/

 

아무책방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로29길 29 1층 아무 책방

010-8624-7462

영업시간 12:00-20: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s://www.facebook.com/amoobooks

 

안도북스

서울 마포구 서교동 247-209 1층

영업시간 12:00-20: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andobooks

 

연지책방

광주광역시 남구 서문대로663번안길2, 102동 809호(진월동, 호반아파트)

010-2960-7982

영업시간 13:00-20:00

매주 월요일 휴무

http://www.younjibook.com/

 

인사마루 하나아트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53-4번지 인사동마루 신관 105호

02-2223-2505

영업시간 11:00-20:00 / 토요일 11:00-21:00

http://happy-hana.com/

 

책방무사

서울특별시 종로구 계동 2-127

영업시간 13:00-18:00

https://www.instagram.com/musabooks/

 

책방비엥

서울특별시 은평구 진흥로 101, 3층 책방비엥(북앤카페 쿠아레 내)

070-8830-7870

영업시간

평일13:00-22:00/주말 10:00-22:00

매주 월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bienbooks

 

파종모종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로20번길 1, 2층

010-7499-7236

영업시간 14:00~20:00

매주 월요일,공휴일 휴무

http://blog.naver.com/pason-moson

 

프루스트의 서재

서울특별시 성동구 무수막길 56번지

010-8988-2682

영업시간 10:00-21:00

매주 월요일 휴무

http://www.proustbook.com/

 

허송세월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명동길 13, 1층 (대흥동228-3번지)

010-9421-8528

영업시간

평일 12:00-19:00 / 주말 12:00-20:00

https://www.instagram.com/hsswbooks/

 

스튜디오썸띵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29-18

02-323-5652

영업시간 10:00-22:00

http://something_in.blog.me/

 

책방요소

서울시 중구 중림동 69-8, 성일B/D 302

070-4144-7866

영업시간 14:00-20:00

https://www.instagram.com/yoso_x_yoso/

 

책방이곶

서울시 성동구 송정동 66-262 B1

070-4610-3113

영업시간 13:00-21:00

매주 월요일 휴무

http://www.igot.co.kr

 

스토리지북앤필름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2가 1-701

070-5103-9975

영업시간 13:00-19:00

http://www.storagebookandfilm.com/shop/main/index.php

 

온다책방

충북시 충주시 예성로 228 (교현동)

영업시간 12:00-20:00

매주 월요일 휴무

blog.naver.com/onda_books

 

5KM

경기 부천시 경인로 211-1 2층

010-4907-1870

영업시간 13:00-23:00

매주 월요일 휴무

5kmproject.com 

 

고요서사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2가 20-9 1층

010-7262-4226

영업시간 14:00-21:00

매주 화요일 휴무

http://blog.naver.com/goyo_bookshop

 

스튜디오콰르텟

대구시 중구 공평로69(2F)

영업시간 유동적

blog.naver.com/studio_quartet

 

참깨책방

강원도 강릉시 교동 정원로 84-6 (구 물고기 이발관)

0505-982-4312

영업시간  14:00-19: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www.facebook.com/ggeebook

 

이후북스

서울시 마포구 서강로11길 18 1층

010-4448-7991

영업시간  

14:00-19:00 (월, 화, 수)

12:00-1:00  (목, 금, 토)

매주 일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now_afterbooks/

 

짐프리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156 LG팰리스빌딩 지하2층 222호

02-322-1816

영업시간  09:00-23:00

https://www.instagram.com/zimfree4u/

 

동쪽바다 책방

강원 동해시 발한로 248-3 그린미용실

영업시간

평일 10:00-16:00 / 토요일 10:00-14: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blog.naver.com/000sr000

 

소심한 책방

제주 제주시 구좌읍 종달동길 29-6

070-8147-0848

영업시간 매일 10:00~18:00 / lunch 12:00~13:00

http://sosimbook.com/

 

슈가맨북스

경기 부천시 길주로77번길 37 상동타운 201호

1522-2387

영업시간

매일 00:00-24:00 (멤버십)

매일 10:00-23:00

http://instagram.com/sugarmanbooks

 

지구불시착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70-11 로우폴리스 205호

https://www.instagram.com/illruwa2/

 

책방마실

강원 춘천시 서부대성로 67

033-9948-9968

영업시간

평일 19:00-23:00
주말 11:00-23:00

https://www.instagram.com/masilbooks/

 

책방연희 (2월 3일 오픈 예정)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27길 52. 2층

https://www.instagram.com/chaegbangyeonhui/

 

책봄

경북 구미시 산책길 31 (지하1층)

054-443-8999

영업시간

평일  14:00-22:00

토요일 12:00-22: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bookspring/

 

홍예서림

인천 중구 자유공원로 28

070-7766-1102

영업시간

평일 12:00-06:00
주말 11:00-09:00

http://hongyebooks.com/

 

책방 지나가다

경주시 황남동285번지

영업시간

10:00-18:00

매주 수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oson_doson_/

 

30인의 서점

대전 서구 갈마동 719번지1층

매일 13:00-18:00 (당분간 휴무 없음)

https://www.instagram.com/30nbooks/

 

오 나의 책방

서울 성동구 마장로 137

02-305-9762

영업시간

월, 화, 목 11:00-19:00

수, 금 11:00-18:00

​토 11:00-14: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s://www.ohmybookshop.com/

 

공공책방

전라남도 담양군 봉산면 신학길 35, 공공책방

0507-1455-0104

영업시간

평일 13:00-20:00

수요일 13:00-18:00

매주 토,일 휴무

http://oobooks.modoo.at/

 

공간, 시도

경기도 남양주시 늘을1로 16번길 9-11

010-2678-8348

영업시간

매일 12:00-20:00
매주 화요일 휴무

http://blog.naver.com/ssomanda

 

에이커북스토어

전북 전주시 덕진구 명륜2길 15-14 , AKER FLAGSHIP STORE 지하 1층

010-2816-3574

영업시간

매일 11:00-20:00

https://www.instagram.com/tuna_and_frogs/

 

노르웨이의 숲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덕영대로417번길 52-9(율전동), 101호

031-268-0730

영업시간

월-토13:00- 21:00(22: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norwegianwoodbooks/

 

산책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135번지(창동거리길41)

가배소극장<마산극단.마산국제연극제>건물 3층

https://www.instagram.com/live.book_/

 

라이킷

제주 제주시 칠성로길 42-2 1층

010-3325-8796

영업시간

매일 12:00-20:00

매주 수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likeit.jeju/

 

라바북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 87 1층(가운데)

010-4416-0444

영업시간

매일 11:00-18:00

매주 수요일, 셋째 주 목요일 휴무

http://www.labas-book.com/

 

다독이는 책방 (1:1 예약제 책방)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남부순환로 333길 10, 1F

02-3487-6220

영업시간

월,토 14:00-22:00

화,목 10:00-15:00

수,금 18:00-22:00

https://www.instagram.com/dadogim/

 

B급상점

경남 남해군 남면 남면로66번길 41

055-864-6638

영업시간

매일 10:00-19:00

https://www.instagram.com/woodmaker_woosejin/

 

청색종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 8-6

02-2636-5811

영업시간

화-금 13:00-21:00

http://blog.naver.com/o_bookshop

 

feb:rero (페브레로)
김해시 김해대로2715번길 17-1 (지내동,2층)

https://www.instagram.com/febrero_books/

 

코너스툴

경기도 동두천시 동두천로 115 중앙프라자 4층 403호 책방 코너스툴
영업시간

월,수~일 12:00-22:00 

(화요일만 휴무)
https://www.instagram.com/cornerstool/

 

젤리책방

경기도 김포시 관순로26번길 57(사우동) 1층
010-6368-2710

영업시간

평일,일 13:00~19:00
토요일,공휴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jjellyfactory/

 

 

 

 

 

<카페 & 편집샵>

 

두앤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 516-47

053-652-5004

영업시간 11:00-23:00

매주 월요일 휴무

 

북카페: 마중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충장로442번길 5

055-545-8814

영업시간

하절기(4월~10월) 10:00~24:00

동절기(11월~3월) 11:00~23:00

http://blog.naver.com/cafe_majung

 

스페이스펀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46-9

055-261-5536

영업시간 10:00-23:00

 

봉다방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53-8

055-266-5702

영업시간 10:00-22:00

https://www.facebook.com/boongdabang

 

카페 하우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15-18 1층

055-289-0322

영업시간 11:30-22:30

연중무휴

 

카페쿰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정동 888-42 2층

02-2695-3337

영업시간 11:00-23:00

http://www.qooom.co.kr/

 

메리브라운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6길 87

070-7806-2046

영업시간 

평일 11:00-21:00 / LUNCH _ 11:30-12:30
일요일 13:00-21:00 / DINNER _ 17:30-18:30

http://www.mary-brown.com

 

KOMM

경남 창원시 의창구 용지로249번길 24

070-8261-6667

 

커피플리즈

창원시 의창구 창이대로464번길 22 귀빈온천

010-9894-0714

http://blog.naver.com/coffeeplzme

 

차방책방

대구시 북구 칠성동 2가 343-11 2층

053-353-4878

https://www.instagram.com/coffeexchaeg/

 

샵메이커즈

부산시 금정구 부산대학로64번길 120 1F

051-512-9906

영업시간 12:00-20:00

매주 월요일 휴무

shopmakers.kr

 

카페 오슬로

경남 창원시 의창구 용호로 105

055-275-0535

영업시간

평일 12:00~23:00
토요일 12:00~23:00

 

책의 정원

경남 남해군 남해읍 평현로 173번길 44-20

010-4125-0535

https://www.instagram.com/bookgarden_/

 

TMR

대구 남구 현충로5길 6 TMR

053-628-2113

영업시간 12:00-22:00

https://www.instagram.com/DARKI88/

 

카페지안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 옥동길31

070-7333-2346

 

카페열두시 (12O'clock)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덕동남 1길 7

055-223-2344

 

피벗테이블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로 95

055-251-0101

영업시간 11:00-21:00

 

무용담예술상점

강원 원주시 중앙시장길 6 중앙시장 2층 가동 4호,13호

070-4195-6341

영업시간

매일 12:00-20:00

화요일 13:00-20:00

http://blog.naver.com/tak2236

 

달램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46길 24-5

070-7647-1604

영업시간

매일 12:00-22:00

휴무 월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darlem.yeonnam/

 

씨클로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184-54 102호
02-3493-5784

영업시간

평일 11:00-:17:00

휴무 토·일·공휴일

www.cyclo77.com

 

니어마이비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230 C동 2층

02-402-5051

영업시간

매일 10:00-22:00

https://www.instagram.com/nearmyb/

 

구트리젠

대구 중구 동성로2길18-4

https://www.instagram.com/gut_liegen/

 

 

 

옴니글로 북파트너 가맹점 및 판매처는

계속 업데이트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옴니글로 매거진 주문 정책>

 

※ 위탁판매 정책

1. 북파트너점으로 신청하시면, 위탁판매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판매액 30%의 수수료를 공제한 70%의 판매수익을 옴니글로에 입금)

2. 정산일 : 매월 말~익월 초

3. 계약기간 : 1년

4. 최초 입점 수량은 매거진 각 호당 5권이며, 주문해주시면 검토 후 발송 해드립니다.

 

 

※ 사입판매 정책

1. 정가의 60%(7,200원)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2. 입고 수량 (소량 매입 가능합니다.)

3. 택배비 : 5권 이상 부터 무료이며 택배비는 3,000원입니다.

 

 

자유로운 형식으로 북파트너 점 셀러 문의 주시면 실시간 답변 드리겠습니다.

 

 

 

 

옴니글로 판매처로 함께 해주시는 분들은 옴니글로에 북파트너점으로 등록 해 드릴 예정입니다.

사람들의 생각과 매거진을 널리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도 독자분들에게 여러분의 장소를 알려드려 많이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이어보기

만다린의 시/소설/편지/기타

Part 1-07 [단편수필]- 너를 떠나보내며


안녕하세요 만다린입니다

다들 잘 지내셨나요? 저는 그럭저럭 지낸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밀린 작품 중에서 쓰도록 할게요(?)

단편수필이고요, 보통 헤어지고나서 느끼는 감정들을 쓸게요.^^

전 영원한 모솔(?) 이라서...ㅋㅋㅋㅋㅋ 잘 못쓸수도 있어서 이해부탁드릴게요~ *^_^*

감사합니다

---------------------------------------------------------------------------------------------------------

 

너와 내가 함께 있었던 그때

항상 마주보고 있었는데

무언가 부족했었나봐

항상 채워나갈려고 노력했지만

하면 할수록 빠져나가는 거 같았어

그래도 난, 우리 둘은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넌 그렇지 않은거 같더라?

난 좋았었는데.....

나만 그랬었던 거니? 그런거였어?

매일매일, 항상 이렇게 원망해도 소용은 없겠지

이젠........끝나버렸으니깐.....!

------------------------------------------------------------------------------------------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만다린입니다

처음쓰는거라 좀 망작이네요

그래도 한편으로는 좀 안심과 마음에 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어쩄든 이제 마무리를 해야할거 같네요

안녕히계세요~ 감사합니다.

 

 

글 이어보기

만다린의 시/소설/편지/기타

Part 1-02 편 [시]

{공지}

안녕하세요 만다린입니다.

또다시 업로드를 하게 되었네요

이번에도!! 시입니다. 다른 걸 쓰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ㅠㅠ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이렇게 짧은 글이라도 1시간 이상 들어간답니다.ㅠㅠㅠㅠㅠ)

이번주 토요일에는 <만다린의 경제/금융/정치 탐구> 를 올릴 예정입니다.(May be...ㅠ)

주제는 최순실 비선실세(?) 입니다. (사건정리). 과연 이 사건이 언제까지 갈것인가? 참 궁금하네요.

부주제는!!!!

박근혜 대통령도 together 했기 때문에 같이 쓰도록 하겠습니다ㅋ

감사합니다.

P.S. :질문이거나 건의, 글을 써 주었으면 하는 것은 댓글에 올려주시면 다음주 토요일에 확인하고 답글을 달아드릴게요

----------------------------------------------------------------------------------------------------------------------------------------

 

<하늘과 우주>

이 세상에서 내 눈에 매일 매일 비치는것

가장 푸르고 아름다운 것

위에서 보면 마을이 정말 작아보일수있게 하는 그곳

누워서 보면 하늘은 정말 푸르다

내가 왕복우주선을 타야지만 갈수있는 그곳

미래에는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그곳

우주에서 보면 지구는 정말 푸르다

 

 

 

글 이어보기

부유

새 이름 증후군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너의 목소리가 낯설다. 누구십니까. 아 이거 미안하게 됐습니다. 나는 칼을 들고 당신이 부르는 것을 나의 팔에 새겨넣는다. 이것이 나의 이름, 이것이 당신의 이름. 그는 내 이름을 죄수번호처럼 잔혹한, 학번처럼 딱딱한, 인터넷 주소처럼 무의미한 문자들의 나열로 불렀고 나는 바뀐 내 이름을 울며 기록한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겁니다. 아닙니다. 내가 우는 건 아파서가 아닙니다. 나의 집이 이름으로 넘쳐서 앉을 곳이 없어서입니다. 이름의 해수 속을 집이 항해한다. 이름이 나를 떠도는 건지 내가 이름 사이에서 휩쓸려가는 건지 도시 모르겠다. 나의 침실이 울음을 터뜨리지만 그를 위로할 수가 없다. 위로할 수는 있는 건가? 현란하게 부유하는 잿빛 양잿물의 향연 속에서 욕지기가 난다. 바닷속에서는 숨쉬기가 어렵구나. 무전기에 대고 메이데이 메이데이. 무전기 너머로 들리는 당신의 목소리에 기뻐해야하는 걸까. 나를 찾아오겠다고 했지만 그대는 내 이름도 모르는걸.

 

 

수화기를 귀에서 뗀다. 나의 목소리가 낯설다.

나의 이름이 뭐였더라. 구더기가 파먹은 팔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밀려오는 굴욕감, 패배감

 

전화기가 울린다. 누구세요. 엄마야. 너는 말을 않는다. 너도 내 이름을 잊은 걸까.

당황한 청회색 목소리. 끊긴 전화선.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언제 다시 떠오를지 알지 못하는 심해저에서 거는 전화.

 

 

글 이어보기

매하梅夏 매일 그리고 하루

그가 남긴 마음의 조각

예전에는 머리가 울리는 시끄럽고, 현실 비관적인 노래들을 선호했었는데 시간이 지난 지금은 조금은 서정적이고 조용한 감성적인 노래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노래가 바뀐 데에는 시간이라는 변화도 있지만, 그 노래가 나를 지나간 사람들이 남기고 간 조각 중에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가 남긴 마음의 조각

그가 공연을 하는 날이면 늘 빠짐없이 참석하곤 했는데, 186 큰 키에 찢어진 바지, 가죽재킷을 입은 그를 보고 있노라면 왠지 록 음악이 떠올랐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다르게 그는 '스웨덴세탁소' '주윤하'같은 손끝에 향기가 조용히 매달린 느낌의 노래를 사랑했다. 나는 매번 공연에 참석하면서도 팬들에게 둘러싸인 그에게 늘 가까이 가지 못했다. 그는 가끔 밤에 인터넷 방송으로 음악을 틀어주었는데, 마찬가지로 자신의 취향이 머무른 곡들을 선정했고, 그 곡을 들을 때 나는 이상하게도 잠을 잘 잤던 것 같다. 그래서 그 노래를 사랑했고, 그를 사랑했다.

스웨덴세탁소, 답답한 새벽답답한 새벽잠은 안 오고 불안한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캄캄한 시간 기댈 곳 도 없는 외롭고 아픈 날들, 이젠 늦어버린 숨겨둔 마음 지나친 풍경들에 눈물이 나도, 그대로의 내가 참 좋다며 웃던 네가 있길 바라지만, 이젠 우연이라도 바라볼 수밖에 널 바라보기만 해도 난 녹아버릴 것 같아 괜찮냐고 해줘 울지 말라고 해줘 내 손을 잡고 다 잘 될 거라고 말해줘. 지우고 싶은 무거운 하루 다가올 내일이 더 두려워져도, 그대로의 내가 참 좋다며 웃던 네가 있길 바라지만, 이젠 우연이라도 바라볼 수밖에 널 바라보기만 해도 난 녹아버릴 것 같아. 괜찮냐고 해줘 울지 말라고 해줘, 내 손을 잡고 다 잘 될 거라고 말해줘. 나는 우연이라도 바라볼 수밖에. 널 바라보기만 해도 숨 쉴 수 있을 테니까. 겁내지 않을게 도망치지 않을게. 내 손을 잡고 잠들 때까지 잠들 때까지만 있어줘. -스웨덴세탁소, 답답한 새벽

팔로, 내 여자친구에게

언제나 그 사람 생각을 하면 오렌지 같은 상큼함이 떠올랐다. 한결같이 잘해주고 늘 걱정해주고 때로는 아빠 같은, 오빠 같은, 친구 같은 그런 사람이었다. 언제나 곁에 있을 것 같다는 확신에 그냥 그대로 그 사람을 옆에 둔 채 나는 늘 다른 사람을 만났다. 너무나 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 내가 여러 길을 헤매고 다치고 아프고 그렇게 돌아와도 두 팔 벌려 안아줄,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바보 같은 착각이었다. 진짜 아빠가, 오빠가, 친구가 아닌 남자였기 때문에. 그 당시에 나는 나로 인한 그의 상처 따위는 보지 않았다. 너무 나만 생각했던 이기적인 시간들로 인해 변질된 우리 사이는 나의 비참한 후회로 끝이 났다.

 

왜 보고플까. 왜 네가 내 앞에 설 때마다 난 설레일까. 넌 내 거니깐. 내 손을 잡은 네게 매일 같이 외치는 나. Girl Don't be shy 잘 들어봐 Know what we already got  each other 밍기적거리던 우리 사이 내 맘을 잘 알겠니 I love you 진짜Please let me luv with U 너만 바라볼게 평생 행복한 삶 널 보는 나와 만들어가자 우리 둘이Please let me stay with U 네 옆에 붙어 있을게 매일 웃자 널 보는 나와 내 고백을 받아줘 부디 Please let me luv with U 너만 바라볼게 평생 행복한 삶 널 보는 나와 만들어가자 우리 둘이 Please let me stay with U 네 옆에 붙어 있을게 매일 웃자 널 보는 나와 내 고백을 받아줘 부디 -팔로, 내 여자친구에게

 

소울스타, 300원짜리 커피

나는 집이 엄청 시골인데, 영화를 보려고 하면 버스로 한 시간 정도를 가야 했다. 사귄다, 라는 정의 없이 그저 좋은 날들도 매주 만나 던 사람과 봤던 첫 번째 영화는 무슨 영화인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가 당황해서 콜라를 쏟았던 상황, 추웠던 날씨에 정반대 되는 간질거리는 마음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아무런 생각 없이 공원을 거닐고,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었던 그 사람이 한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에 같이 들었던 노래. 이 노래를 들으면 그가 생각이 난다. 어긋나는 상황과 묘한 이질감으로 그와 나의 사이가 발전하진 못했지만.

거리거리마다 있는 커피 전문점. 길을 가는 사람보다 많어. 왠지 이름은 어렵고 괜히 가격은 비싸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맛도 모르지. 혹시 내 입맛이 싸구련지. 몇 번이나 마셔 봤자 모두 그게 그거 같아. 이런 멋없는 얘기들을 꺼내는 내 곁에 있는 너에게 난 오늘도 300원짜리 커피를 손에 들고서 낡은 자판기 앞에서 데이트를 해.정말 미안해 미안해 잘 못해주는데 고마워하는 널 사랑해. -소울스타, 300원짜리커피

스탠딩에그, Little Star

뭐든 주문하고 시키는 성격은 아니었다, 약간의 거리와 자유를 주는 연애 타입이었던 내가 바라지도 않았는데도 노래를 불러준 사람. 뭔가 이상하게도 한순간이었는데, 만남도 헤어짐도 그랬다. 뽀로로 친구 '크롱'을 닮았던 그는 요리라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 탓에 섬세하고 부드러운 사람이었다. 먹는 걸 유난히 좋아하는 나는 그날도 늘 똑같이 맛있는 것을 먹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그렇게 내가 찍은 사진에 있던 댓글에 답장을 하면서 시작했고, 둘만의 요리라는 공통점이 있었고, 그 공통점이 커져 금세 서로의 매력과 이야기를 가득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눈을 감고 내가 하는 이야길 잘 들어봐 나의 얘기가 끝나기 전에 너는 꿈을 꿀 거야 little star tonight 밤새 내가 지켜줄 거야 처음 너를 만났을 땐 정말 눈이 부셨어 너의 미소를 처음 봤을 땐 세상을 다 가졌어 little star tonight 밤새 내가 지켜줄 거야 내 품에 안긴 채 곤히 잠든 널 보면 나는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어 이렇게 예쁜데 숨이 멎을 것 같아 내가 어떻게 잠들 수 있겠니 -스탠딩에그, little star

 나는 가끔 이 노래들을 듣는다. 노래를 듣고 나면 자연스럽게 그가 떠오르고, 그 추억에 씁쓸해하기도, 그 추억에 젖어 행복해하기도 한다. 그가 남긴 마음에 조각들이 모여 지금에 내가 된 것 같으니, 조금은 이 노래에 감사해야지.  

글 이어보기

매하梅夏 매일 그리고 하루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아프다

 

언젠가 내게 그를 아직도 사랑하냐고 물었을 때,
나는 5년째 입고 있는 트렌치코트를 이야기할 거야.

바지에 입었는지, 치마에 입었는지
가을에 그리고 봄에
점차 짧아지는 계절에 입었노라고.
어디에 입어도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고.

가을과 봄이 점점 줄어들어.
내 감정이, 나는 대답할 거야. 꼭 그래. 

하지만 가을과 봄이 줄어들어도 계속해서 찾아는 올 거야. 
그래서 아직도, 나는 대답할 거야. 사랑해.

2016.04.20

 

나중에, 정말 나중에 시간이 흘러서 이별의 추억을 웃으면서 떠올릴 수 있는 날이 올 때, 그 누군가가 나에게 너를 아직도 사랑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내가 적었던 이 시처럼 말하고 싶다. 뜬끔없고 두서없이 내 트렌치코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트렌치코트는 제일 심플하고 유행을 타지 않는 옷이니까. 나는 예전에 구입했던 트렌치코트를 오 년째 입고 있다. 질리지 않으니까. 늘 대중적이고, 누구에 옷장에도 늘 있을 법한 아이템이자 남녀노소 찾게 되는 그런 옷이니까.

 

봄과 가을의 잠깐의 계절들이 다가오면 꼭 찾을 수밖에 없는 옷이 트렌치코트인 것 같다. 그렇게 다시 찾을 수밖에 없는 게 있는 것처럼. 옷장 속에 숨겨두었다가 스쳐가는 계절에 입는 그런 옷. 지금 덥지도 춥지도 않은 애매한 날에 입게 되는 그런 옷이 트렌치코트다. 가슴 한켠에 꽁꽁 싸매 묶어 놓았는데 계속 가끔씩 꺼내는 게, 애매한 그런 부분이, 어쩌면 그런 게 비슷하다. 

 

나는 때때로 변덕이 심했고, 기복이 있었다. 변덕이 심한 나에게도 너는 늘 잘 맞춰주었고, 기복이 롤러코스터 같은 날에도 화를 내지 않았다. 그냥 언제나 다양하다고, 새롭다고, 같이 있으면 즐겁다고, 너는 말했다. 바지에 입어도 어울리고, 치마에 입어도 어울리는. 구두를 신어도, 운동화를 신고 걸쳐도 잘 어울리는 트렌치코트처럼. 너는 그렇게 내게 잘 어우러진 존재였다.  

 

날씨도 변덕이 심한지 봄이 점점 사라지고, 가을이 점점 옅어졌다. 그렇게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는 것처럼 나도 너를 생각하는 시간이, 시간이 흐르면 점차 짧아질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래도 봄과 가을은 오겠지. 그렇게 나는 트렌치코트를 꺼낼 때마다 아플 것 같다. 계속해서 찾아오는 봄과 가을 같이 너는 내게 그렇게 찾아오겠지. 나는 그때 대답할 거야. 그렇게 나는 대답할 거야. 아직도 내 마음이 그렇다고.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그대로라고. 5년이 지나도 여전히 꺼내 입는 트렌치코트처럼.

글 이어보기

발갛게 그녀 파랗게 그

바스티유 데이 (수정)

작가 say: 니스 테러로 인해 안타깝게 세상을 먼저 떠난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빠진 내용과 부족한 내용이 있어 수정했습니다.

 

날이 맑았다. 꼭 좋은 날이라는 걸 억지로 알리듯이. 미적지근한 태양이 가져온 마음들이 오늘의 나를 밍숭맹숭하게 만드는 것 같아 기분이 영, 그랬다. 어김없이 아침에 은설이 찾아올 것을 알기에 옷을 제대로 입고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매만졌다. 손에서 녹아내리는 왁스를 오랜만에 머리에 발라본다. 거울을 보며 만족스러운 얼굴로 머리를 만지고 있을 때 체리빛 문의 녹슨 손잡이가 돌아간다. 언제나 은설은 노크도 없이 당당하게 들어온다.

 

-내가 막 들어오지 말랬잖아.

 

그녀는 내 말은 들리지도 않는 듯 오늘 날씨 좋다-를 연신 말했다. 은설의 쌍꺼풀 없는 깊고 큰 눈이 창문을 바라보고 있다. 하얀색 무릎까지 오는 주름진 스커트, 하늘색 어깨가 다 드러난 옷을 입은 단발머리의 그녀가 상큼하게 다가와 창을 연다. 칙칙한 작은 원룸에 창이 열리자 사각한 햇빛이 들어오고 따뜻한 7월의 공기가 섞인다. 

 

-위고랑 끌로에는?

 

내 말에 은설은 배시시 웃으며 밖에서 싸우던데?라고 말했다. 

은설은 원룸 구석에 있는 다갈색 책상에 앉았다.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달력을 보더니 그것을 집어 들어 올렸다. 나는 간단하게 짐을 싸다가 그녀의 행동을 보곤 놀라 다가가 은설의 손에 들려있는 작은 달력을 빼았았다.

 

-내 물건 함부로 건들지 말라고 했잖아.

 

부러 눈에 힘을 주며 말했다. 2015년 6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있는 특이하고 작은 달력.

그 달력은 내가 프랑스로 떠나기 전 유하가 특별히 내게 만들어 준 달력이었다. 남자 손바닥 크기만 한 달력에 매달마다 유하와 내가 찍은 사진들로 가득했다.

 

-이 여자랑 헤어진 거 아니야?

 

은설은 늘 그렇게 알면서 물었다. 난 내가 답하기 싫은 내용은 말을 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대답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그녀와의 헤어짐을 미루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나쁜 버릇을 은설은 알고 있다. 그 달력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듯이 툭-하고 던져버린 뒤 짐을 들고 은설에게 안 가냐고 물었다. 은설은 기분이 나쁘다는 듯이 툴툴거렸지만 이내 바닥에 내팽게쳐진 달력을 보고는 쪼르르 나를 따라 원룸을 나왔다. 

 

우리는 편의점에 들러 마실 음료와 자잘한 것들을 사서 역으로 향했다. 그 도중에도 위고와 끌로에는 고양이와 개처럼 앙숙인 것 마냥 계속 투닥거렸다. 내가 미안하다고 했잖아- 위고가 그렇게 말하자 끌로에가 뭐가 미안한데-라고 물었다. 

 

아, 이곳도 마찬가지구나. 

어느 곳에서나 누구나 사랑싸움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났다. 

 

유하와 나는 만나는 동안 싸운 적이 거의 없다. 그저 유하가 서운해-라고 말하면 나는 미안하다고 했고, 내가 질투나-하면 그녀는 아유 귀여워-하면서 내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는 한참을 깔깔 웃었다.

 

니스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금방이었다. 기분 좋은 여행을 하자며 온갖 수다와 위고의 애교에 넘어간 끌로에는 다행히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은설은 자연스럽게 내 오른쪽으로 다가와 팔짱을 꼈다. 그녀의 풍성한 가슴이 내 팔 바깥쪽에 닿는다. 은설의 찰랑거리는 갈색 단발머리가 태양빛을 받아 유난히 반짝였다.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며 우리는 기차역에 도착했다. 미리 예매해둔 기차표로 왕복 50유로라는 기분 좋은 가격에 니스로 출발했다. LYON PART-DIEU에서 출발해 아비뇽, 엑상 프로방스, 마르세유, 툴롱, 깐느 등 여러 역을 거쳐 NICE VILLE 까지 가는 TGV(떼제베)기차였다. 사실상 무척이나 길다면 긴 시간인 4시간 반의 기차 여행은 즐거운 친구들로 인해 짧게만 느껴졌다. 

 

철도가 해안선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졌다. 창으로 보이는 드넓은 초지와 드문드문 서있는 오두막, 간간히 보이는 풍력발전기, 저 멀리 높고 푸르른 산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핸드폰을 꺼내 기차 안에서 밖 풍경을 동영상으로 담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니스로 가는 길-. 그 길은 너무나 평화로웠고, 아름다웠다. 

 

우리는 니스에 도착해 간단한 요깃거리로 햄버거를 구입했다. 그 후 꽃시장과, 니스 성을 구경했다. 프랑스혁명기념일인 바스티유데이라 니스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수많은 인파들이 거리에 나와 있었고 같은 옷을 입은 군인들이 일렬로 서서 거리에 대기했다. 마세나 광장 주변에서 시내 구경을 하고 점심으로는 스페인 음식인 빠에야와 라자냐, 각종 샐러드를 먹었다. 그렇게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날은 어둑한 저녁이 되어있었다. 날이 어두워지자 거리는 한산해졌다. 밖이 깜깜하자 사람들이 해변가로 몰려가고 있었다. 사람들을 따라 우리도 해변가로 가기로 했다. 달달한 연인인 위고와 끌로에는 저만치 먼저 가고 나는 은설과 함께 니스 해변의 유명 산책로인 프롬나드 데 장글레를 걸었다. 

 

-돌멩이들이 동글동글해서 예쁘다.

 

은설은 발아래 굴러다니는 바닷가 돌들을 보며 내 셔츠 끝자락을 잡았다. 바닷가는 해변이 크고 길었고, 오돌토돌 몽글한 자갈들이 파도와 부딪쳐 쏴아-쏴아-시원한 소리를 반복했다. 은설은 파도소리에 기분이 좋다는 듯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까만 눈동자에 시원한 파도와 바닷바람과 그리고 내 얼굴이 비쳤다. 

 

바스티유데이의 피날레인 불꽃이 까만 하늘을 수놓았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불꽃이 하늘로 올라가 팡- 하고 터지자 수많은 불꽃이 사방으로 퍼졌다. 일렁이는 바다에도 불꽃이 거울처럼 비쳐 발갛고 파랗게 바닷속을 꾸몄다. 하늘 한번. 바다 한번. 하늘 한번. 바다 한번. 나는 그렇게 하늘에서 꺼져가는 불꽃을, 일렁이는 파도를 바라봤다. 

 

-선우야,

 

그녀가 나를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지막이 불렀다. 하얗고 창백해 보이던 유하와 달리 탄탄한 피부를 가진 은설이 까맣고 작은 손으로 내 손을 잡았다. 커다란 폭죽 소리가 계속해서 울렸다. 나는 여전히 하늘과 바다를 번갈아 보며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길었던 니스의 불꽃 축제가 끝나자 그녀는 잡았던 내손을 놓았다. 나는 그제야 그녀를 내려다보며 어깨를 으쓱 올렸다. 불꽃 축제가 끝나고 조용해진 뒤에야 그녀의 작은 입이 떨어졌을 때였다.

 

-난 네가 좋...

 

흰색 대형 화물 트레일러가 광란의 질주를 하며 사람들을 덮쳤다. 지그재그로 움직이면서 대형 화물차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살육하려는 듯이 눈을 뻔뜩이며 방향을 휙휙 틀었다. 트럭에 받힌 많은 사람들이 볼링핀처럼 공중을 날아다녔다. 은설은 해야 할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나는 은설의 손을 잡고 어디가 안전한지도 모르면서 뛰고 또 뛰었다. 서로 밀치고 울고 악지르고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하늘을 울렸던 폭죽 소리만큼 사람들의 울음과 비명이 총성과 바닷소리와 함께 공간을 메웠다. 

글 이어보기

나에게 쓰는 편지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이었다.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이었다.

 

길가에는 소복소복, 온통 눈 쌓여가는 소리만이 가득하다. 방황하던 내 발걸음은 누군가의 발자취를 좇으며 어딘가로 향했다.

 

익숙한 등굣길에서 그 어느 날처럼, 그 어느 때처럼 그녀를 만났다. 그리고 함께 서 있는 나를 만났다. 뭐가 그리도 좋았던지 우리는 그저 웃고, 떠들고, 웃고 또 웃었다.

 

언제나 그렇듯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온 세상의 눈을 녹여버릴 듯 따듯하다. 마치 방황하는 나를 어루만져주고 쓰다듬어주듯이 아늑하기만 하다.

 

가만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돌이켜 봤다.

 

우리는 언제나 학교 광장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언제나 밤늦게까지 학교에 머물러야 했지만 그녀는 내게 그 모든 것의 이유가 되어주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푹푹 찌는 여름에도 칼바람이 불어치는 겨울에도 틈만 나면 광장에서 서로를 기다렸다.

 

아니, 대부분 내가 그녀를 기다렸지. 조금이라도 더 빨리 보고 싶었으니까. 기다림은 남자에게 있어서 특권과도 같은 것이라고 여겼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그 이유에 대해서 단 한 번도 내게 물어오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우리에게 서로의 존재는 당연했기에.

 

아직도 기억이 나는 어느 날이 있다. 지독하게도 추운 겨울이었다. 10대의 마지막 관문을 무사히 넘긴 선배들이 사라진 학교에서 텅 비어버린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한 우리들의 발버둥이 한창이던 1월의 어느 날이었다.

 

원래부터 몸이 약했던 그녀는 평소보다 조금 더 두꺼운 마스크에 새하얀 장갑까지 끼고 있었다. 목소리도, 행동도 평소와는 뭔가 다르다고 생각은 했지만 별 다른 내색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는 평소보다 더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평소와 다르던 그녀는 결국 교실로 돌아가기 위해 돌아가던 중에 갑자기 쓰러져버렸고, 뒤늦게 그 장면을 목격한 나는 수많은 아이들 사이에서 그녀를 품에 안고 양호실로 달렸다. 유난히 넓었던 학교에서 나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만큼 달리고 또 달렸다.

 

언제고 그녀가 알아주기를 바랐었지만, 그 일이 있고 난 후에 나는 한 번도 그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았다. 물론, 그녀가 친구들 사이에서 지나가는 이야기나 소문으로 들었을 거라는 건 나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감싸주고 싶었다. 항상 변함없는 따스함으로 나를 감싸주는 그녀처럼 나도, 모두에게 아픈 아이라는 낙인이 찍힌 그녀를 감싸주고 싶었다. 그렇게 우리는 별 문제없이 여느 날처럼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행복의 끝은 정해져 있고 기쁨의 시간은 찰나의 순간처럼 짧게만 느껴진다.

 

우리를 질투한 시간은 곧 다가올 졸업이라는 끝맺음을 핑계로 우리를 갈라놓기 위해 끊임없이 예고장을 보내왔다.

 

그래도 괜찮았다. 우리는 변함없었고, 서로와 각자를 믿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배웠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는 예고 없이 일어나는 일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그 거친 파도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도 없다는 것을. 그 모든 일들이 지나가는 동안 그저 가만히 그 순간을 방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코끝으로 전해지는 차가운 기운에 하늘을 올려다봤다.

 

머리와 어깨 위로 소복하게 쌓이는 눈들 사이에서 혼자만 코끝을 스치는 눈꽃이 꼭 소리 없이 찾아왔다가 흔적도 없이 떠난 그녀 같았다. 어느새 운동장 한 가운데로 들어선 나의 귓가로 그녀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제는 다시 눈을 감지 않아도 보인다.

 

그녀의 웃는 얼굴.

 

그녀의 눈매, 그녀의 눈썹, 그녀의 입가, 표정, 목소리, 습관, 말투까지.

그녀는 언제나 그대로다.

 

길지 않은 삶이지만, 수없이 반복되는 계절을 보내면서 한 가지 배운 게 있다면 만남이든 이별이든 그것 또한 언제고 반복될 거라는 것이다. 우리가 만났던 것과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우리는 기필코 언젠가는 다시 만날 거라 믿는다.

 

어느새 자라고 자라버렸지만 여전히 방황하는 내 발걸음을 이끄는 건 언제나 단 한 사람뿐이다.

 

모든 것이 바로 어제의 일처럼 선명하기만 하다. 기분 좋은 질투를 하던 매점 아줌마도, 그녀가 좋아하던 따듯했던 율무차도, 학교 전체를 시끌벅적하게 울리는 아이들의 말소리도, 그 사이에서 나를 바라보는 그녀까지.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그녀는 기억할까? 그녀도 나처럼 아직도 우리를 기억하고 있을까?

 

초연하게 이별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마지막까지 스스로 정했던 아름다웠던 한 소녀는 저 바다 어딘가에 뿌려졌고, 지금도 바람을 타고 세상 어딘가를 끊임없이 돌아다닐 것이다. 똑 부러지던 꿈처럼 세상 곳곳을 돌아다니며 세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보고 느끼고 있을 거라 믿는다.

 

터져 나오는 슬픔을 인내하지 못하고 어린 아이처럼 펑펑 울어대던 그 날의 내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꼭 오늘처럼 퉁퉁 부어버린 눈을 하고서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던 10대의 끝자락의 나와 어느새 20대의 끝자락에 서 있는 나는 이렇게 또 다시 만났다.

 

그 날도 눈이 내렸었다. 하지만 그 날도 무심코 떨어진 눈꽃이 코끝을 스쳤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스쳤겠지. 10년 뒤의 나는 오늘 내 코끝을 스쳤던 눈꽃을 기억하지 못할 테니까.

 

꼭 오늘처럼.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이었다.

 

글 이어보기

발갛게 그녀 파랗게 그

붕숭붕숭 복숭아

작가 say : '짙은- 고래' 라는 노래와 함께 읽으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요즘 제가 짙게 빠져있는 '짙은'의 노래.

 

집에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털이 붕숭붕숭한 복숭아 5개를 구입했다. 복숭아는 아기의 엉덩이 마냥 토실하게 영글어 부끄럽다는 듯 붉은빛을 뗬다. 검은 봉다리에 담아 팔을 휘휘 저으며 집으로 복숭아를 가져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눅눅한 곰팡이 냄새를 잡기 위해 어어컨을 틀었다. 가져온 복숭아를 냉장고에 넣고 샤워를 하러 화장실로 향했다. 물까지 뜨거워진 날씨에 내 몸을 씻었다. 띠띠띠- 도어록 소리가 들리더니 주은이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화장실에서 그 소리를 듣곤

 

"어, 왔어?", 했다. 그러자 주은이 "어.", 답했다.

 

몸을 씻고 수건으로 몸에 방울방울 매달린 물들을 닦았다. 뿌옇게 변한 거울 속엔 흐릿해진 내가 잘 보이지 않았다. 알몸으로 밖으로 나왔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오슬오슬 몸에 붙었다.

 

"저녁 뭐 먹을래?"

 

주은은 리무버를 솜에 묻혀 눈두덩이에 올려놓고 거울을 보며 말했다.

 

"나 복숭아 사 왔는데"

"그럼 오늘 저녁은 바나나에 복숭아를 먹는 걸로"

 

의도치 않은 다이어트를 하게 된 우리는 저녁 메뉴를 원래 집에 있던 바나나와 내가 사 온 복숭아로 하기로 했다. 주은은 바나나를 먹으면서 화장을 지웠고, 나는 머리를 말리면서 바나나를 먹었다.

 

기다란 바나나의 노란 껍질을 벗겨내 그 하얀 속살을 한 움큼 배어물면 입안 가득 바나나가 찬다.

혀로 그 바나나를 3등분 해 한 조각씩 먹는다. 먹으면서도 드라이기를 놓지 않는다. 드라이기의 뜨거운 바람과 시린 에어컨 바람이 맞부딪치며 싸운다. 내가 바나나 2개를 먹는 동안 주은은 샤워를 하러 화장실로 들어갔다.

 

 

"왜 복숭아를 이렇게 잘라?"
 

선우가 복숭아와 나를 번갈아 바라봤다. 내손에 들려있는 복숭아는 껍질이 있는 부분이 반, 껍질이 없는 부분이 반이다. 3cm 정도 껍질이 붙어있고 또 3cm 정도는 껍질이 없게 얼룩덜룩 벗겨져 있다. 꼭 수박 껍질 무늬처럼.

 

"음, 뭔가 까끌 부드럽게 먹고 싶어."

 

선우가 그게 뭐야 변태 같아, 했다. 나는 배시시 그를 보면서 웃었다.

텁텁하게 꺼슬리는 껍질 채 먹고 싶기도 하고, 부드럽게 달콤한 속살만 먹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그랬다.

나는 그 복숭아를 쑹텅쑹텅 잘라 선우에게 건넸다. 선우는 변태 같은데 맛있다, 했다. 나는 내가 변태 같다는 선우를 한번 노려보고는 그래도 내가 좋지? 물었다. 그러자 선우가 이 복숭아 같아, 했다.

 

 

주은이 샤워를 하는 동안 복숭아를 잘랐다.

껍질 부분이 반, 껍질이 없는 부분이 반이다.

빨간 껍질이 반, 하얀 속살이 반이다.

나는 복숭아를 뭉텅뭉텅 잘라 입안에 넣었다. 달큰한 복숭아 향이, 붕숭한 복숭아 솜털이 혀끝을 간지럽힌다.

다른 복숭아는 껍질을 모조리 벗겨 가지런히 그릇에 담았다.

 

"나오면 복숭아 먹어."
 

물소리가 들리는 화장실에 대고 말했다. 주은은 또 응, 했다.

아직 까끌 부드러움이 남아있는 복숭아 조각을 입안으로 넣었다.

 

날씨가 지겹게 뜨겁고 눅눅스럽다.

하루 종일 손에 붙잡고 있던 핸드폰의 온도보다 뜨겁다. 해가 이미 사라졌는데도 뜨거움이 남아있는 습한 공기에 숨을 마셨다가 더운 공기를 내뱉었다. 홧홧한 열기에 눈 앞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면서 어지러움이 일었다. 휘청 거리다가 이내 머리를 부여잡고 그 자리에 잠시 서있었다. 디스트로진에 파란 로고가 새겨진 흰 티를 입은 기범이 손을 흔든다. 미소를 한껏 머금은 그의 모습은 아지랑이에 덮여 있다.

 

 

"덥지?"

 

잔뜩 일그러진 내 모습을 보곤 기범이 내 어깨를 잡고 말한다. 나는 곧 정신을 차린 후 키 큰 기범을 올려다본다.

 

"방금 씻었는데 끈적 거려."

 

기범은 예의 있다. 매너 있다. 자상하다. 잘생겼다. 그런 그가 웃는다. 힘들 때 나를 보듬어 준 사람. 그가 자연스레 내 손을 잡는다.

 

"시원하지?"

 

손이 차갑다. 차가운 기운이 내 뜨거운 손을 녹인다. 시리다, 내 손이 내 마음이.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다. 연애의 시작은 손을 잡는 것부터라고. 그의 손을 처음 잡던 날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영화관에서였나? 그를, 박선우를, 오롯이 아로새겨 마음에 담아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범에게 못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이내 손을 빼낸다.

 

"우와. 저거 이쁘다!"

 

나는 뺀 손으로 주변에 있는 악세사리를 집어 들다가 내려놓는다. 기범은 사줄까? , 묻는다. 나는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잊으려 하면 할수록 눈앞에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밀어내려 하면 할수록 온몸이 사슬로 묶여 옥죄여 오는 것처럼 살갗을 파고들었다. 그래서 나는 그냥 그를 내 몸에 깊숙이 아로새기기로 했다. 아프고 고통스러움을 참고 그를 온몸에 남기기로 했다. 그래야 잊힐 것 같기에. 아파하고, 고통스러워해야 그 아픔에 무뎌져 제대로 된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처음 만났던 날, 처음 만났을 때 입었던 옷, 처음 만난 날의 날씨, 처음 같이 봤던 영화, 처음 같이 같던 음식점, 처음 같이 찍었던 사진들을 기억했다.

 

마지막으로 봤던 날, 헤어졌던 날의 나, 헤어지자는 말을 했던 음성, 마지막으로 연락했던 문자들을 되새겼다.

 

나에게 보여줬던 눈빛, 나만을 사랑한다고 말했던 목소리, 따뜻하게 감싸던 손길, 여기저기 아직도 내 주변에 공기처럼 남은 흔적들을 그냥 그렇게 내 눈에 담았다. 사소한 물건에 사소한 것들에, 심지어는 아무것도 아닌 것에도 그가 있었다.

그렇게 나는 이별을 하고 있었다.

시간이 약이라는 거짓말

 

누군가가 아니, 많은 이들이 시간이 약이라고 했다. 그러나 나에게 시간은 그를 곱씹는 날들뿐이라 약이 아니라 독이라는 표현이 맞았다. 상처가 아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상처에 약을 바르기보다는 상처가 더 이상 낫지 않게 계속해서 상처를 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 상처에도 새살이 돋아날까 봐 조바심을 냈다.

생각해 보면 지금 이별의 상대인 그는 자존심을 건, 선한 역할이었다. 이별에서 나는 예전에도 지금도 필연적으로 악역을 맡았다. 그는 사귀자고 할 때도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 않았으며, 헤어짐을 이야기할 때도 그저

 

"우리 그만 연락하자."

 

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의 뜻을 알면서도 구질구질하게 나와 끝내고 싶은 거냐고 추궁했고 결국엔 '헤어지자'라는 끔찍할 말을 마주했다. 그냥 정직하게 자기 의사를 짧고 담담하게 말해주고 끝내면 좋았을 텐데, 명확한 이유와 확고한 말투로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나도 같은 시간 속에서 마무리를 지을 수 있도록 배려해줬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걸 그에게 바라는 건 무리였을까. 감정표현을 피상적으로 했던 그가 너무 미웠다.

 

그렇지만 그래서 내가 그를 좋아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와 내가 정반대였기 때문에. 음식으로 표현하자면 그는 '검은콩'이었고 나는 '아이스크림 31'이었다. 정말 같이 있는 게 안 어울리는 조화.

 

'아이스크림 31', 늘 먹고 싶은 것만 찾아먹고,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하고, 원하는 것만 골라서 하는 스타일. 다른 사람 눈치를 안 보고 점심메뉴를 이야기하는 사람, 데이트할 때나 소개팅을 할 때도 내가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들을 확실하게 주장하는 게 나였다.

 

나와는 반대로 그는 '검은콩' 같은 사람이었다. 굽거나 튀기거나 찌거나 해도 그 본질의 맛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변함없는 단단한 사람이었고, 세심한 성격이여서 확실하게 자기 의견을 피력하지 않았고, 배려심이 많았기에 나에게 상처되는 행동들을 하지 않았다. 그저 옆에서 묵묵하게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었다.

 

같이 있다 보니, 아이스크림 같던 나도 조금씩 변해갔다. 아니, 그저 '검은콩'이 되고자 노력했다는 표현이 옳을 듯하다. 그를 만나고 나서는 싫어하던 등산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도 좋아하던 만화방을 안 갔다. 쇼핑중독인 내가 내 것을 안 사고 네가 필요하다는 것들을 샀다. 자꾸 무언가를 주고 싶었고, 해주고 싶었고, 함께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렇게 나는 녹아져 갔다. 그는 나를 많이 바꿔놓았는데, 그에게 맞춰져 버린 지금에 나에게는 네가 없었고, 나도 없었다.

 

너에 기준에 맞춰 내 삶이 변한다는 건 별로 좋은 게 아닌 것 같아. 
그래도 나, 검은콩처럼 고소하고 든든하게 니 옆을 채워주고 싶었는데, 
아직도 아이스크림 같은 여자야. 나도 많이 노력했는데 
아이스크림이 검은콩이 될 순 없더라.
글 이어보기

매하梅夏 매일 그리고 하루

이별 끝에 배우는 것들

첫 번째 이별은, 쓰지만 끝이 달달한 마티니 같은 사람이었다.

 

시골 촌구석에서 태어나 별다를 것 없이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온 나는 중학교 때 까지만 해도 이성보다는 동성친구들이 좋았다. 시골 여중을 졸업하고 나서 들어간 서울의 남녀공학이었던 고등학교는 나에게 신세계였지만 심하게 떨리는 울렁증으로 인해 고백조차 하지 못하고 짝사랑이 끝이 났다. 그렇게 20살이 되었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그런 느낌에 많이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나쁘지 않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첫 연애를 시작했다. 그냥 누군가를 만나는 느낌이 궁금해서 시작했던 첫 번째 만남은 호기심이 사그라들자마자 끝이 났다.

첫 번째 이별 끝에 나는 "오롯이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지 말아야겠다"생각했다.

시간이 지나고 이별이 아픈 거라는 것도 모른 채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다. 복잡했고, 무지했으며 무모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지 말아야겠다는 후회 속에서 고른 내가 너무 좋아했던 사람. 하지만 나는 늘 사랑의 끝에 이별이라는 것을 남겨두면서 연애를 했었는데, 그랬기 때문에 이별은 더 빨리 찾아왔다. 처음 만난 사람이 첫사랑이 아니라, 처음 좋아하는 사람이 첫사랑이라고 했기에 더 아팠고 어떤 게 좋은 이별 인지도 몰랐다.

 

자존심이 세다 보니 다시 시작하자는 말도, 보고 싶다는 말도 없이 그냥 그렇게 두 번째 이별을 했고, 많은 후회의 밤 속에서 눈물을 훔쳤다. 시간이 지나면서 왜 그때 그를 붙잡지 못했을까, 왜 시도도 못했을까 이런 말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두 번째 이별 끝에 나는 "후회 없는, 이별을 생각하지 않는, 사랑을 해야겠다."다짐했다.

그렇게 나에게 
세 번째 이별이 찾아왔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는 조금 더 성숙해졌고, 누군가를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지만 계산적이고, 영악해졌다. 재고 따지는 게 많아졌고, 후회하지 않게 사랑을 퍼주었지만, 주는 만큼 받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또 이별이 찾아온 것일까.

 

불과 몇 달 전에 사랑한다고 속사 귀던 사람이, 계속해서 힘들다고 했다. 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몸이 떨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떨어져 있다 보니 연락도 어려웠고 각자에게 놓인 미래와 해야 할 일들이 사랑보다 우선으로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이렇게 돼버린 이유가.

 

14시간씩 꿈을 위해 일을 하고, 잠을 자는 시간이 4시간이라고 했다.

그에겐 나를 위해 쓸 시간은 없어 보였다. 그것이 서운해서, 그래서 그를 피곤하게 했던 것 같다.

내가 힘들게 했다면 미안해. 헤어지자는 말 들으려고 이야기 꺼낸 건 아니야. 그저 '서로 노력하자' '잘 버텨보자' 이런 말들로 마무리를 짓길 바랐는데, 내가 바보 같았어. 내가 미안해. 내가 잘 기다릴게. 우리 서로 잘 버텨보면 안 될까?

아무 말을 들을 수 없었고, 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우리는 그냥 그렇게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헤어졌다. 그게 나의 세 번째 이별이었다.

이 헤어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만날 수 없어서란 이유로, 바쁘고 힘들다는 이유로, 이런 같잖은 이유들로, 모든 걸 포기하는 게, 끝이 나는 게 싫었다. 처음엔 나에게 헤어짐의 원인을 찾았다. "내가 무얼 잘못했을까? 내 위주였던 연애가 문제였을까?" 하지만 그 후엔 이런 상황을 만든 그를 욕했다.

 

그래도 그 뿐, 그때뿐.

 

그냥 그래서, 나는 그를 이해하기로 했다.

아니, 이해는 여전히 되지 않지만 당신이라는 사람을 이해하기로 했다. 너니까.

내가 아직 너를 비우지 못했으니까.

 

세 번째 이별에 끝엔 무엇이 남아있을까.

아직 나는 이별을 하지 못했나 보다.

이별 끝에 늘 배웠던 것들을 아직은 배우지 못했으니.

글 이어보기

발갛게 그녀 파랗게 그

가스파초 gazpacho

 

화요일.

유난히 몹시 바빴다. 레스토랑에 있는 10개의 테이블이 모두 꽉 찼다. 새로 나온 신 메뉴 때문에 동선이 꼬여 정신이 하나도 없다. 14시간에 육박하는 긴 근무시간, 온종일 두 다리로 서서 일하는 강도 높은 육체노동 속에서 한 끼의 식사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자기희생을 얼마나 많이 감내하고 있는지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알지 못할 것이다. 부드러운 회색 은빛 머리의 60대 남자 신사 분이 처음으로 새로운 메뉴를 주문했다. 이번 신메뉴는 두 가지였는데, 시원한 '멜론 가스파초'와 '부드러운 닭다리살 크로메스키'이다. 사전에 메뉴 테스팅을 할 때 너무나 만족스러운 메뉴였다. 민트향의 멜론 가스파초는 서로 반대되는 맛과 식감을 가진 민트와 멜론이 섞여 풍성하지만 무겁지 않게 융합한 요리로, 멜론을 곱게 갈아 만든 가스파초를 유리잔에 담고 민트 아이스크림을 그 위에 올린 메뉴다. 페이스트리 과자에 팬지 꽃과 차이브, 치즈 조각, 허브를 올려 화려하게 장식이 되어있다. 거품을 낸 가스파초는 혀 위에서 가볍고 달콤하게 톡톡- 터질 것이다.

 

일단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손이 바빠진다. 총주방장의 오더로 부주방장이 메인 요리를, 그리고 라인 쿡과 프렙 쿡으로 나뉘어 일을 한다. 모든 구성원에겐 체계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라인 쿡에 있는 위고가 크로메스키를 만들면 나는 그것들은 그릇에 담아 매콤한 로메스코 소스로 장식을 한다. 마지막으로 손님에게 나가기 직전 유럽인이 사랑하는 그라나파노 치즈를 그 위에 하얀 눈처럼 소복이 올린다. 치즈는 따뜻한 크로메스키위에 올라가, 녹기 직전 손님들을 맞이한다. 붉은 로메스코 소스와 대비된 흰 치즈가 나풀거린다.

 

그렇게 모든 메뉴가 손을 떠나고 나면, 나는 내가 만든 음식을 먹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멜론 가스파초 아래 차갑게 식힌 버섯 수프와 멜론 조각들이 손님들의 입안으로 들어간다. 나는 그 음식들을 먹지 않았는데도 입안에서 멜론의 단맛과 버섯 수프의 짠맛 그리고 감칠맛이 더해진다. 

 

위고는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했다. 오전에 작은 실수로 인해 순서가 꼬여 헤드 셰프에게 큰 꾸중을 들었기 때문이다. 칼같이 철저한 친구인데 뭔가 일이 있는 게 분명하다. 하지만 내 앞가림 조차 벅차기에 브레이크 타임에도 위고에게 따로 무슨 일이 있냐고 묻지 않았다.

 

-가니쉬를 올리지 말고 한가운데에 놓고 적당량 잠기도록 가스파쵸를 부으면 어떨까요?

 

부주방장인 파트릭(Patrick)이 오늘 나온 신메뉴에 대해 총주방장에게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하면 빠른 동선과 더 신속 정확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손님에 관한 이야기, 음식에 관한 이야기 등을 하고 나면 금세 브레이크 시간은 끝이 난다.

 

주방에서 일하는 건 교향곡을 작곡하는 것과 흡사하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다양한 악기들이 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각각의 재료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음식이라는 화음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한 그릇 안에 모든 걸 표현하는 것이 어렵지만 참 매력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결국에 위고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지 못한 채 브레이크 타임을 끝내고,  디너 준비를 시작했다. 생선살을 발라내고, 토마토 껍질을 벗겨 잘게 다지고, 소스를 뭉근하게 끓였다. 음식을 먹는 데에 길어야 2시간 남짓이지만 음식이라는 작품을 만들기 까진 먹는 것에 두세 배의 시간의 소요된다.

 

보통 아침부터 내 일과는 이렇다. 아침 일찍 출근하면 15킬로에 달하는 양파와 9킬로에 달하는 가지를 손질한다. 양파수프와 미트소스를 곁들인 가지 요리가 있기 때문이다. 또 새로 나온 메뉴인 가스파초 때문에 멜론을 손질해두고 닭도 크로메스키를 바로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한다.

 

이 일을 할 때 무슨 생각을 하냐고? 묻는다면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아니, 그래야 한다. 오로지 빨리 끝내 겠다는 생각, 어떻게 해야 더 신속 정확하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건 게임이야'를 되뇐다. 나는 내가 맡은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면서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노하우를 고안하기 위해 애를 쓴다. 나의 일을 제시간에 하지 못하면 다른 동료의 작업에도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아.. 오늘도 드디어 끝났네.

 

나는 조리복을 갈아입으며 위고에게 말을 했다. 시끄러운 위고가 오늘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게 마음에 걸려 위로 같지 않은 질문을 한다.

 

-그러게 오늘 너무 힘들다.

-아까 혼난 것 때문에 그래?

 

위고는 고개를 저었다. 그것 때문이 아니라면 필시 끌로에 때문일 거다. 요리하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기는 쉽다. 하지만 데이트는 어렵다. 근무시간이 길고 불규칙하기 때문이다. 보통 어, 하다 보면 자정을 넘기기 일수다. 퇴근하더라도 피로하고 지쳐있다. 피로는 보통 술로 해결한다.

 

-왜? 끌로에랑 싸웠어?

 

위고는 한숨을 푹-내쉬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나는 위고에게 오늘도 한잔 하러 가자고 말했다. 프랑스에 같이 있는 위고와 끌로에도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우리가 달라질 수 있었을까. 이런 삶이 너와 나를 점점 멀어지게 만든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요리라는 일은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견뎌야 하는 일이다. 창작과 아이디어, 육체노동과 자기희생. 하지만 난 이일을 사랑한다. 유하가 힘들어하는 걸 보면서도 난 끊임없이 견뎌야 했을까? 그게 옳았을까? 나는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자문했다.

 

오늘도 힘든 하루를 지워내기 위해 술을 마셨다. 빙글빙글 헤롱헤롱한 상태에서 난 한가운데 가니쉬가 된다. 그리곤 적당량이 아닌 아주 푹- 가스파초인 너에게 잠긴다.

 

 

*가스파초(gazpacho)? 토마토, 피망, 오이, 빵, 올리브 오일, 식초, 얼음물을 함께 갈아 차게 마시는 스페인의 야채수프

*크로메스키란? 원래 네덜란드 요리에서 날짐승, 생선, 새우, 게 등을 재료로 크로켓과 비슷한 조리법이지만 가루를 반죽하는데 차이점이 있다. 주로 육류, 생선, 새우, 게를 재료로 하는 크로켓을 러시아식으로 크로메스키라고 한다. 

*그라나파노 치즈? 이탈리아 밀리아로마냐지방에서 우유로 만들어지는 치즈로 숙성기간이 매우 긴 하드 치즈

*로메스코 소스? 스페인의 전통음식으로 파프리카와 아몬드, 파마산 치즈 등을 섞어 부드럽게 만든 소스

글 이어보기

발갛게 그녀 파랗게 그

야채곱창

 

새벽 1시 즈음 깊은 잠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삐비 삑- 도어록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둠이 꽉 들어차 있는 원룸에 팟- 하고 불빛이 켜지자 나는 벌떡 몸을 일으켜 세웠다. 술에 막 담가진 뱀처럼 비틀비틀거리며 걸어오는 그가 내 침대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이 야밤에 집에 올 거란 걸 생각도 못했던 나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화남과 당황이 얼룩져 감춰지지 않은 나의 눈빛에 그는 나와 눈을 마주치다가 입을 열었다.

 

"보고 싶어서 왔어"

 

10초 뒤 내가 팔을 벌리자, 그는 슈트케이스에 커다란 몸을 구겨 넣듯이 나의 작은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정적이 흐르자 나는 졸음이 몰려왔다.

 

"화났어?"

 

내가 아무 말이 없자 그는 조심스럽게 술기운을 감추며 말했다. 나는 대답 대신 침대 옆자리를 팡팡- 손으로 두어 번 쳤다. 그 행동은 나 화나지 않았어, 내 옆으로 와-라는 말을 담고 있었다.

 

 

박선우를 처음 알게 된 건 막 겨울로 접어들기 전 가을비가 가끔 내리는 그럼 시점에 핸드폰 속에서였다. 나는 내 SNS 계정에 주은과 같이 방문했던 곱창 집 동영상을 올렸다. 자글자글 지글지글 소리가 핸드폰 속으로 들어가 꼭 다시 곱창을 먹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10분 뒤 18개의 하트와 1개의 댓글이 달렸다. 

 

[여기 맛있죠?]

달려있는 댓글에 네, 여기 제가 자주 가는 단골 집이에요. 아는 곳인가 봐요?라는 답글을 달았다. 흔히 먹는 곱창 사진에 여기가 어딘지 알리가 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난 그저 댓글과 좋아요에만 집중을 했기 때문에 그걸 그가 알든 말든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SNS 메시지인 다이렉트로 연락이 왔다. 

 

[거기 신도림역 근처 야곱집이잖아요. 아, 보니까 또 먹고 싶다.]

[야곱집이요?]

그 곱창집이 신도림에 있는 건 맞지만 내가 알기론 그 곱창집 이름은 털보 곱창이었다. '이 남자가 그냥 아는 척하는 거였어. 역시'라고 생각하며 이젠 메시지가 와도 답장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상한 곱창 대화를 이 남자와 더 해서 뭐하겠는가.

 

[야채곱창이요ㅋㅋㅋ 줄여서 '야곱']

그런데 답장 온 메시지를 보자마자 나는 미친년처럼 바닥을 굴러다니며 웃었다. 어이없이 웃기는 남자라고 생각했다.

 

며칠 뒤, 퇴근 후에 화장이 다 지워진 채로 쌩얼이 되어버린 얼굴을 하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피곤하고 지친 하루에 오늘도 간신히 일을 마치고 무거운 몸을 끌고 걷고 있었다. 

줘도 입지 않을 것 같은 유행 지난 노란빛 카라 티셔츠에 촌스런 청바지 그리고 회색 운동화. 좀 많이 모자라 보이는 동그란 안경을 쓰고 부스스한 갈색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은 아줌마처럼 보이지만 아줌마는 아닌 것 같은 언니가 나를 붙잡았다. 

 

나는 길을 물어보는 것이라 생각해 한껏 크게 듣고 있던 이어폰을 양쪽 귀에서 빼며 그 여자를 쳐다봤다. '네?'라고 물음표를 붙이며. 그러자 그 여자가 입을 뗐다. 

 

"복이 참 많아 보이시네요, 혹시 야곱이라고 아세요?"

 

난 왜 그때 그 야곱이 아닌, 그 야곱을 생각했을까. 갑자기 웃음이 일었다. 원래 같으면 확 무시하고 지나가버렸을 사람인데 작게 '몰라요. 죄송해요. 급해서'라며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 집으로 향했다. 그날 저녁 나는 그에게 연락처를 물어보았고 내 연락처를 남겼다. 우리 야곱이나 먹을래요?라고. 그렇게 우습게도 야곱 덕에 만남을 시작했다.  

 

우리는 선홍색 핏기가 도는 곱창을 바라봤다. 그 곱창의 모습이 익기 전까지는 다소 그로테스크하나, 다 익고 난 뒤 입으로 들어오면 전혀 다른 모습이 되었다. 노릇노릇함과 가득 차있는 곱과 야채. 구수하고 부드러운 곱이 야채를 감싸 안고 촉촉함을 머금은 채 들어오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모든 것들이 한대 섞이며 오케스트라 연주를 했다. 그렇게 26년 동안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았던 우리가 하나가 된 것처럼 모든 걸 내려놓고 발갛던 내가 파랗던 네가 보랏빛으로 그렇게 섞여 물들어갔다. 

 

*

 

수요일.

아침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방은 습했고 밖은 무척 더웠다. 출근 전부터 짜증이 밀려왔다. 간신히 몸을 일으켜 세워 세수를 하고 출근 준비를 했다. 옆에서 이불을 움켜쥐며 아직도 자고 있는 주은이 부러웠다. 억지로 몸을 깨워 밖으로 나오니 공기 중에 물방울이 가득해 손으로 건들면 다 젖어버릴 것 같은 날씨가 온몸을 감쌌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에어컨을 틀었다. 시원한 바람이 나오며 습하고 답답했던 공기를 바꾸기 시작했다. 

 

-유하 씨, 내가 이건 이렇게 하지 말라고 몇 번을 얘기했어요?

 

한번 말씀하셨습니다.라고 하고 싶은걸 꾹 참으며 삼켰다. 송곳 대리님은 어떤 문서든 맑은 고딕체로 글씨 크기는 10포인트, 줄 간격은 160%로 하길 원했고 겉표지가 깔끔하며 제목 안에 내용이 모조리 들어 있어야 하는 보고서를 원했다. 꺼끌한 사포 같은 목소리로 나는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죄송합니다와 다시 하겠습니다를 반복했다. 그러면 송곳 대리님은 더 뾰족해진 어투로 두 번 말하게 하지 말라고욧, 했다. 나무아미타불. 다 모든 일은 지나가리라. 난 그 악덕업주 같은 충고들을 껌처럼 징걸징걸 씹으며 한 귀로 흘려버렸다.

 

자리에 돌아온 나는 보고서를 수정하기 위해 다시 파일을 켰다. 그때 때마침 PC카톡이 울렸다. [오늘 진짜 덥다] 나는 그 말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고 [기범아 흐어어나미ㅓㄹㅏ언ㄴ] 우는 소리는 냈다. 그러자 기범이 왜? 또 송곳이 널 찔렀어?라고 되물었다. 나는 또 거기에 응이란 대답을 하지 않고 [으갸갸갸갸ㅐ갸ㅐ 짜증 나], 했다.

[맛있는 거 사줄까?] 기범은 나를 너무 잘 알고 있다. 어떻게 해야 내가 기분이 풀리는지, 왜 내가 슬픈지, 왜 내가 아픈지 알고 있다.

 

*

 

그는 내 얼굴엔 내 행동엔 모든 게 적혀있다고 했다. 나는 입술을 앙 다물며 그럼 뭐야 나 너무 쉬운 여자잖아-라고 한다. 그러면 언제나 그는 웃으며 요리로 다져진 커다랗고 투박한 손을 내 머리에 얹곤 그래서 좋아-라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