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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별사탕

청춘에 관하여

어느 느즈막한 새벽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친 후 가로등 불빛 한 점 없는 어두운 거리를 걸었다

 

인생이 하나의 산을 넘는 일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믿고 있었다 

그 산을 넘는 순간 평평한 대지가 펼쳐져 있을 거라고

산을 넘으니 더 높은 산이 서있었다

 

마른 기침을 내뱉어도 내 안에 쌓인 먼지들을 털어내지 못했다

내가 풀어야 할 문제들은 아무 해답이 없었다 

사람들은 귀가 없었고 나는 어리석게도 입이 없었다

이성과 논리를 잃은 말들이 하루살이떼처럼 공중을 떠다녔다

나는 가래 섞인 욕설을 내뱉곤 했다 

 

세상은 내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선택지를 만들어놨었다

나는 선택지를 맞추기만 하였다

그러나 가끔 틀린 선택의 뒤에는 내가 이해 못 할 답안지의 설명들이 기다렸다
그리고 후회만이 찌꺼기처럼 남았다

 

대학생이 된 나는 더 외로워졌다

거리 먼 친구들과의 연락을 붙잡느라 애를 썼지만

소중한 것들 모두 나의 울타리 밖으로 도망갔다

이젠 아주 사소한 이별에는 아무렇지 않다

 

꿈은 꾸라고 있는 것이지만
나는 꿈을 꾸지 못해 버텼다
꿈을 꾸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나는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무기력해졌다

 

집이 있어도 나는 집을 찾아다니고 싶었다

온전히 나만 있을 수 있는 집이 필요했다

집도 바깥 세상도 내겐 감옥이었다

 

나는 매일 밤 스스로를 학대했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상상을 하며 신음을 내뱉었다

다음날 나는 사람들 앞에서 미소지었다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은 아직 가로등 하나 켜지지 않았다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