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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빛

사랑하는 아이에게

그 애는 건강한 여자아이였으면 좋겠다.

그 애는 웃음이 많고 밝음을 잃지 않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타인을 존중하는 사려 깊은 미소와 자신 역시 챙길 줄 아는 똑똑한 아이.

냅다 앞만 보고 달리지 않고, 가끔은 뒤도 돌아볼 줄 아는 눈망울이 깊은 아이.

그 아이가 좋은 것만 보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을 진실하게 바라보고, 그것에 왜곡되지 않는 강인한 마음.

아픔을 부정하지 않고 실컷 울음을 흘린 뒤 다음 날 아침, 부은 눈으로 벌떡 일어날 수 있는 씩씩함.

남몰래 슬픔을 가끔씩 꺼내도 보는 그런 잔잔한 감성을 갖으면 더욱 좋고.

자신의 고통을 꾹꾹 눌러담지 않고 울고불며 자신의 존재를 선명하게 그려낼 줄 아는 아이.

다가올 일에 도망도 칠 줄 알고, 때론 용기 내 맞설 줄도 아는 아이.

가식적인 감정을 쏟아내며 자신을 썩히는 일은 분명하게 걸러낼  수 있는 아이.

 

남을 물어뜯지 않고 자신을 경계 할 줄 아는 아이.


당당함이 가득 차고, 타인을 비춰내는, 그런 반짝이는 눈빛.

그 아이는 일곱 살이 되어 웃음과 울음으로 온 세상을 칠할 것이고,

열살이 된 아이는 또랑또랑한 목소리와 선명한 미소를 지닌 당찬 꼬마가 될 것이고,

열세살이 된 소녀는 다른 사람을 바라볼 줄 알고, 조그마난 주먹도 움켜쥘 것이다.

열일곱살이 된 소녀는 깨인 시간이 늘어나고, 생각하는 시간도 많아질 것이다.

스무살이 된 아가씨는 누군가와 사랑을 나누며, 행복과 절망을 겪을 것이다.

스물여섯살이 된 아가씨는 몸 구석구석 그녀만의 은은한 무언가가 나풀나풀 될 것이다.

서른살이 된 여인은 무거워진 어깨를 주무르며, 고요한 태양 빛을 즐길 줄 알게 될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는 그녀의 얼굴엔 주름과 세월이 스며들고, 청춘은 희미해지고, 뜀박질은 뜸해지고,

 

어여쁘다는 말을 듣기 힘들어진대도 그녀는 웃을 것이고 울 것이며, 바라볼 것이며, 미소를 띨 것임에 확신한다.

그녀가 받는 사랑이 누가 봐도 자신 있게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사랑이였으면 한다.

그녀는 날 구해준 고마운 아이면서도, 등 뒤를 쳐다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