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어보기

옴니글로 매거진 vol.02

옴니글로 매거진 구매처 및 가맹점 안내

 

안녕하세요. 옴니글로팀입니다.

 

처서가 지나고 날씨가 선선하니, 정말 가을이 왔나봅니다.

오늘은 옴니글로 문학 매거진에 대해서 얘기 해 볼까 하는데요

 

독자분들은 옴니글로 문학매거진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또, 판매는 어디서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독자참여형 일상 문학 매거진]

옴니글로 문학 매거진은 사이트 내에서 글을 쓰신 작가님들의 멋진 글들을 엮어

하나의 매거진으로 탄생시켰습니다. 거창함 보다는 사람들의 소소한 생각과 일상이

멋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접근하기 어려운 문학의 공간보다는 사람들이 조금 더 편하게

글을 쓸 수 있는 휴식처 같은 공간 을 만들어 드리고 싶었답니다.

또한, 타 사이트에서 글을 쓰시는 분들에게 연락을 드린 후 좋은 작품을 발췌하여

매거진에 싣기도 한답니다:)

 

 

 

<전국 독립출판서점>

 

PQR books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841번길 10

031-255-5448

영업시간

평일 10:00-22:00

주말 13:00-18:00

http://blog.naver.com/hellopqr

 

공상온도

서울 마포구 동교로23길 4 지하

02-336-0247

영업시간 11:00-23:00

http://www.gongsangondo.com/

 

NOrmal A

서울 중구 을지로 121-1 2층

070-4681-5858

영업시간

평일 12:00-20:00 / 토요일 13:00-20: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normala.kr

 

다시서점

서울 용산구 한남동683-67 지하1층

010-9285-4869

영업시간 10:00-17: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dasibookshop.com/

 

더 폴락

대구광영식 중구 북성로 103-2

010-2977-6533

영업시간 12:00-20:00

매주 월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thepollack5/

 

딜다책방

제주 제주시 삼성로1길 1 1층

064-723-4441

영업시간 10:00-18:00

http://dildabooks.com/

 

반반북스

서울 노원구 동일로 1456 203호

010-9150-1696

영업시간 13:00-19: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banbanbooks

 

별책부록

서울 용산구 신흥로22가길 8

070-5103-0341

영업시간 14:00-19:00

매주 월요일 휴무

http://byeolcheck.blog.me/

 

살롱드북

서울 관악구 봉천동 1670-5

010-8422-2466

영업시간 14:00-22:00

매주 수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salon_book/

 

아무책방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로29길 29 1층 아무 책방

010-8624-7462

영업시간 12:00-20: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s://www.facebook.com/amoobooks

 

안도북스

서울 마포구 서교동 247-209 1층

영업시간 12:00-20: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andobooks

 

연지책방

광주광역시 남구 서문대로663번안길2, 102동 809호(진월동, 호반아파트)

010-2960-7982

영업시간 13:00-20:00

매주 월요일 휴무

http://www.younjibook.com/

 

인사마루 하나아트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53-4번지 인사동마루 신관 105호

02-2223-2505

영업시간 11:00-20:00 / 토요일 11:00-21:00

http://happy-hana.com/

 

책방무사

서울특별시 종로구 계동 2-127

영업시간 13:00-18:00

https://www.instagram.com/musabooks/

 

책방비엥

서울특별시 은평구 진흥로 101, 3층 책방비엥(북앤카페 쿠아레 내)

070-8830-7870

영업시간

평일13:00-22:00/주말 10:00-22:00

매주 월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bienbooks

 

파종모종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로20번길 1, 2층

010-7499-7236

영업시간 14:00~20:00

매주 월요일,공휴일 휴무

http://blog.naver.com/pason-moson

 

프루스트의 서재

서울특별시 성동구 무수막길 56번지

010-8988-2682

영업시간 10:00-21:00

매주 월요일 휴무

http://www.proustbook.com/

 

허송세월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명동길 13, 1층 (대흥동228-3번지)

010-9421-8528

영업시간

평일 12:00-19:00 / 주말 12:00-20:00

https://www.instagram.com/hsswbooks/

 

스튜디오썸띵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29-18

02-323-5652

영업시간 10:00-22:00

http://something_in.blog.me/

 

책방요소

서울시 중구 중림동 69-8, 성일B/D 302

070-4144-7866

영업시간 14:00-20:00

https://www.instagram.com/yoso_x_yoso/

 

책방이곶

서울시 성동구 송정동 66-262 B1

070-4610-3113

영업시간 13:00-21:00

매주 월요일 휴무

http://www.igot.co.kr

 

스토리지북앤필름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2가 1-701

070-5103-9975

영업시간 13:00-19:00

http://www.storagebookandfilm.com/shop/main/index.php

 

온다책방

충북시 충주시 예성로 228 (교현동)

영업시간 12:00-20:00

매주 월요일 휴무

blog.naver.com/onda_books

 

5KM

경기 부천시 경인로 211-1 2층

010-4907-1870

영업시간 13:00-23:00

매주 월요일 휴무

5kmproject.com 

 

고요서사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2가 20-9 1층

010-7262-4226

영업시간 14:00-21:00

매주 화요일 휴무

http://blog.naver.com/goyo_bookshop

 

스튜디오콰르텟

대구시 중구 공평로69(2F)

영업시간 유동적

blog.naver.com/studio_quartet

 

참깨책방

강원도 강릉시 교동 정원로 84-6 (구 물고기 이발관)

0505-982-4312

영업시간  14:00-19: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www.facebook.com/ggeebook

 

이후북스

서울시 마포구 서강로11길 18 1층

010-4448-7991

영업시간  

14:00-19:00 (월, 화, 수)

12:00-1:00  (목, 금, 토)

매주 일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now_afterbooks/

 

짐프리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156 LG팰리스빌딩 지하2층 222호

02-322-1816

영업시간  09:00-23:00

https://www.instagram.com/zimfree4u/

 

동쪽바다 책방

강원 동해시 발한로 248-3 그린미용실

영업시간

평일 10:00-16:00 / 토요일 10:00-14: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blog.naver.com/000sr000

 

소심한 책방

제주 제주시 구좌읍 종달동길 29-6

070-8147-0848

영업시간 매일 10:00~18:00 / lunch 12:00~13:00

http://sosimbook.com/

 

슈가맨북스

경기 부천시 길주로77번길 37 상동타운 201호

1522-2387

영업시간

매일 00:00-24:00 (멤버십)

매일 10:00-23:00

http://instagram.com/sugarmanbooks

 

지구불시착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70-11 로우폴리스 205호

https://www.instagram.com/illruwa2/

 

책방마실

강원 춘천시 서부대성로 67

033-9948-9968

영업시간

평일 19:00-23:00
주말 11:00-23:00

https://www.instagram.com/masilbooks/

 

책방연희 (2월 3일 오픈 예정)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27길 52. 2층

https://www.instagram.com/chaegbangyeonhui/

 

책봄

경북 구미시 산책길 31 (지하1층)

054-443-8999

영업시간

평일  14:00-22:00

토요일 12:00-22: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bookspring/

 

홍예서림

인천 중구 자유공원로 28

070-7766-1102

영업시간

평일 12:00-06:00
주말 11:00-09:00

http://hongyebooks.com/

 

책방 지나가다

경주시 황남동285번지

영업시간

10:00-18:00

매주 수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oson_doson_/

 

30인의 서점

대전 서구 갈마동 719번지1층

매일 13:00-18:00 (당분간 휴무 없음)

https://www.instagram.com/30nbooks/

 

오 나의 책방

서울 성동구 마장로 137

02-305-9762

영업시간

월, 화, 목 11:00-19:00

수, 금 11:00-18:00

​토 11:00-14: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s://www.ohmybookshop.com/

 

공공책방

전라남도 담양군 봉산면 신학길 35, 공공책방

0507-1455-0104

영업시간

평일 13:00-20:00

수요일 13:00-18:00

매주 토,일 휴무

http://oobooks.modoo.at/

 

공간, 시도

경기도 남양주시 늘을1로 16번길 9-11

010-2678-8348

영업시간

매일 12:00-20:00
매주 화요일 휴무

http://blog.naver.com/ssomanda

 

에이커북스토어

전북 전주시 덕진구 명륜2길 15-14 , AKER FLAGSHIP STORE 지하 1층

010-2816-3574

영업시간

매일 11:00-20:00

https://www.instagram.com/tuna_and_frogs/

 

노르웨이의 숲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덕영대로417번길 52-9(율전동), 101호

031-268-0730

영업시간

월-토13:00- 21:00(22:00)

매주 일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norwegianwoodbooks/

 

산책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135번지(창동거리길41)

가배소극장<마산극단.마산국제연극제>건물 3층

https://www.instagram.com/live.book_/

 

라이킷

제주 제주시 칠성로길 42-2 1층

010-3325-8796

영업시간

매일 12:00-20:00

매주 수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likeit.jeju/

 

라바북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 87 1층(가운데)

010-4416-0444

영업시간

매일 11:00-18:00

매주 수요일, 셋째 주 목요일 휴무

http://www.labas-book.com/

 

다독이는 책방 (1:1 예약제 책방)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남부순환로 333길 10, 1F

02-3487-6220

영업시간

월,토 14:00-22:00

화,목 10:00-15:00

수,금 18:00-22:00

https://www.instagram.com/dadogim/

 

B급상점

경남 남해군 남면 남면로66번길 41

055-864-6638

영업시간

매일 10:00-19:00

https://www.instagram.com/woodmaker_woosejin/

 

청색종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 8-6

02-2636-5811

영업시간

화-금 13:00-21:00

http://blog.naver.com/o_bookshop

 

feb:rero (페브레로)
김해시 김해대로2715번길 17-1 (지내동,2층)

https://www.instagram.com/febrero_books/

 

코너스툴

경기도 동두천시 동두천로 115 중앙프라자 4층 403호 책방 코너스툴
영업시간

월,수~일 12:00-22:00 

(화요일만 휴무)
https://www.instagram.com/cornerstool/

 

젤리책방

경기도 김포시 관순로26번길 57(사우동) 1층
010-6368-2710

영업시간

평일,일 13:00~19:00
토요일,공휴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jjellyfactory/

 

 

 

 

 

<카페 & 편집샵>

 

두앤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 516-47

053-652-5004

영업시간 11:00-23:00

매주 월요일 휴무

 

북카페: 마중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충장로442번길 5

055-545-8814

영업시간

하절기(4월~10월) 10:00~24:00

동절기(11월~3월) 11:00~23:00

http://blog.naver.com/cafe_majung

 

스페이스펀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46-9

055-261-5536

영업시간 10:00-23:00

 

봉다방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53-8

055-266-5702

영업시간 10:00-22:00

https://www.facebook.com/boongdabang

 

카페 하우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15-18 1층

055-289-0322

영업시간 11:30-22:30

연중무휴

 

카페쿰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정동 888-42 2층

02-2695-3337

영업시간 11:00-23:00

http://www.qooom.co.kr/

 

메리브라운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6길 87

070-7806-2046

영업시간 

평일 11:00-21:00 / LUNCH _ 11:30-12:30
일요일 13:00-21:00 / DINNER _ 17:30-18:30

http://www.mary-brown.com

 

KOMM

경남 창원시 의창구 용지로249번길 24

070-8261-6667

 

커피플리즈

창원시 의창구 창이대로464번길 22 귀빈온천

010-9894-0714

http://blog.naver.com/coffeeplzme

 

차방책방

대구시 북구 칠성동 2가 343-11 2층

053-353-4878

https://www.instagram.com/coffeexchaeg/

 

샵메이커즈

부산시 금정구 부산대학로64번길 120 1F

051-512-9906

영업시간 12:00-20:00

매주 월요일 휴무

shopmakers.kr

 

카페 오슬로

경남 창원시 의창구 용호로 105

055-275-0535

영업시간

평일 12:00~23:00
토요일 12:00~23:00

 

책의 정원

경남 남해군 남해읍 평현로 173번길 44-20

010-4125-0535

https://www.instagram.com/bookgarden_/

 

TMR

대구 남구 현충로5길 6 TMR

053-628-2113

영업시간 12:00-22:00

https://www.instagram.com/DARKI88/

 

카페지안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 옥동길31

070-7333-2346

 

카페열두시 (12O'clock)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덕동남 1길 7

055-223-2344

 

피벗테이블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로 95

055-251-0101

영업시간 11:00-21:00

 

무용담예술상점

강원 원주시 중앙시장길 6 중앙시장 2층 가동 4호,13호

070-4195-6341

영업시간

매일 12:00-20:00

화요일 13:00-20:00

http://blog.naver.com/tak2236

 

달램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46길 24-5

070-7647-1604

영업시간

매일 12:00-22:00

휴무 월요일 휴무

https://www.instagram.com/darlem.yeonnam/

 

씨클로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184-54 102호
02-3493-5784

영업시간

평일 11:00-:17:00

휴무 토·일·공휴일

www.cyclo77.com

 

니어마이비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230 C동 2층

02-402-5051

영업시간

매일 10:00-22:00

https://www.instagram.com/nearmyb/

 

구트리젠

대구 중구 동성로2길18-4

https://www.instagram.com/gut_liegen/

 

 

 

옴니글로 북파트너 가맹점 및 판매처는

계속 업데이트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옴니글로 매거진 주문 정책>

 

※ 위탁판매 정책

1. 북파트너점으로 신청하시면, 위탁판매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판매액 30%의 수수료를 공제한 70%의 판매수익을 옴니글로에 입금)

2. 정산일 : 매월 말~익월 초

3. 계약기간 : 1년

4. 최초 입점 수량은 매거진 각 호당 5권이며, 주문해주시면 검토 후 발송 해드립니다.

 

 

※ 사입판매 정책

1. 정가의 60%(7,200원)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2. 입고 수량 (소량 매입 가능합니다.)

3. 택배비 : 5권 이상 부터 무료이며 택배비는 3,000원입니다.

 

 

자유로운 형식으로 북파트너 점 셀러 문의 주시면 실시간 답변 드리겠습니다.

 

 

 

 

옴니글로 판매처로 함께 해주시는 분들은 옴니글로에 북파트너점으로 등록 해 드릴 예정입니다.

사람들의 생각과 매거진을 널리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도 독자분들에게 여러분의 장소를 알려드려 많이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이어보기

Fantasy Lab Origin Series

맨 박스(MAN BOX)

두 번째 판타지 랩 연구 주제는 맨 박스(Man Box)이다. 맨 박스라는 말이 생소할 수도 있지만, 개념은 단순하다. '남자다움'의 굴레, 남자라면 ~해야 한다 식의 말들의 보관함이다. 예를 들면 남자는 울면 안 된다. 남자는 감정을 숨겨야 한다. 남자는 모든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 등의 사회가 암묵적으로 남자에게 요구하는 명령들이다.

 나는 한 권의 책을 보고 맨 박스에 대해 알게 되었고, 거기서 수집한 정보와 연구실에서 읽었던 책들, 그리고 나의 경험을 섞어 글을 써보려 한다. 과거 독일은 나치즘에 빠져 저지르지 말았어야 할 범죄를 저질렀다. 지금은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라 치부하는 우생학이라는 기준을 가져와 사람들을 학살하고 강제 노역에 동원했다. 그것뿐만 아니라 자신들은 선택받은 민족이라 치켜세우며 우월감에 젖기도 하였다. 하지만 독일은 패망하였고, 이후 독일은 총리가 희생자들의 추모비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는 등 지난날의 만행을 잊지 않고 반성하였다. 맨 박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고 했는데 과거 독일의 나치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까라고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맨 박스가 나치즘만큼이나 위험하다는 것에 있다. 우리의 생활 속에 맨 박스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고, 우리 스스로가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맨 박스의 폭력성을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런 맨 박스와 나치즘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맨 박스와 나치즘의 공통점에는 '전체주의'와 '악의 평범성'에 있다. 

전체를 위해서라면 개인 따위는 희생당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회, 그것이 전체주의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맨 박스에는 어떻게 전체주의의 생각이 녹아들어 있을까? 맨 박스가 보이는 전체주의의 모습은 ‘남자다움’을 강요하고 각자의 개성을 억압하는 맨 박스의 특징에서 보인다. 남자라면 모두가 남자다움을 추구해야만 한다. ‘남자다움’은 남자에게 있어 하나의 진리와도 같은 것이며, 맨 박스에 딴지를 거는 것은 신성모독이다. 각자가 추구하는 개인의 특성 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오히려 억압해야만 한다. 남자들은 맨 박스라는 통일된 기준을 가지며 살아가야 한다.

 이 말이 폭력적이라고 느낄 것이다. 맞다. 이 말은 굉장히 폭력적인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말들을 우리도 알게 모르게 받아들이고 학습하고 다시 가르친다. 왜? 우리의 삶 속에 맨 박스가 뿌리 깊게 자리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한 남자아이가 놀이터에서 놀다가 넘어졌다. 넘어진 아이는 무릎의 상처를 보고 놀라 울음을 터트렸다. 그때 주변 어른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어서 뚝해, 남자가 이런 걸로 우는 거 아니야.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만 우는 거야. 남자는 힘이 들어도, 슬퍼도, 아파도 눈물을 보여선 안 되는 거야.라는 식으로 오히려 아이를 다그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아이를 다그치는 이유는 아이의 행동이 남자답지 못한 행동이니까. 만일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였다면, 어땠을까? 괜찮다고 다독여주고 안아주지 않았을까? 남자도 눈물이 나는 순간이 있다. 남자도 슬픔이라는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남자는 그것을 표현할 수 없다. 아니 표현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남자들에게 그렇게 요구하고 당연히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아이가 입은 피해는 누가 보상한단 말인가? 다들 그렇게 크는 것이라 말하며 책임을 회피할 것인가? 아니면 유별나게 딴지를 거냐며 언성을 높일 것인가? 지금 우리의 모습이 나치즘에 빠졌던 독일의 행동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맨 박스라는 기준을 지키기 위해, 이런 개인들의 희생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그런 변명은 오히려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고, 강도의 차이는 무의미하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 보자. 끔찍한 범죄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악인들만이 저지를까? 답은 우리도 잘 알고 있다. 아니다. 평범한 우리도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더 무서운 사실은, 우리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즉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아이히만 재판으로 널리 알려진 예루살렘에서 이루어진 전범재판이 있었다. 

이를 관찰하고 기록한 한 철학자가 남긴 한마디, 우리는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

'악의 평범성'의 탄생이었다. 

나치가 자행한 반인류적인 범죄도 이상한 사람만이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제도를 갖고 운영한다면 평범한 사람들도 별 저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맨 박스도 ‘악의 평범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 모두가 맨 박스 품고 있는 차별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유리천장, 가사는 여성의 영역이라는 생각, 아이의 교육은 엄마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 등이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맨 박스를 한 요소인 남성 우월주의적 사고방식이 우리 삶 깊이 뿌리내리고 있어서가 아닐까. 한 안타까운 예로 얼마 전 있었던 강남역 사건을 들 수 있다. 어떤 정신병자에 의해서 한 여성이 살해당한 범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정신병자만의 문제일까?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맨 박스의 저주가 한 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것은 아닐까? 그 범인의 무의식 속에 있던 여성은 남자보다 아래라는 생각과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생각했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야만 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하위에 있다는 생각과 그저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그 뒤틀린 생각을 문제 삼아야 한다. 그 뒤틀린 생각의 배경에 있는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남자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행동으로 옮길 것을 강요한 맨 박스를 비판해야만 한다.

 우리는 흔히 남자아이에게 남자가 강하니까 여자를 지켜 줘야만 해. 

계집애처럼 질질 짜지 말고 뚝. 

뭐냐 그 소녀 감성은! 

등의 말을  어린 남자아이들에게 거침없이 내뱉는다. 

이 말들은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다. 마치 남자가 여성의 위에 존재하는 것임을 아이에게 끊임없이 세뇌하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해보아야만 한다. 

이런 말들은 아이의 입장에서 언어폭력이자 아동학대이지 않을까? 

왜 남자아이는 자신다움을 배우기 전에 남자다움을 배워야만 하는가? 

만약 남자아이가 집에서 인형을 가지고 놀거나, 책을 읽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면 혹시 우리 아이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일까? 

왜 남자아이는 무리 지어 밖에서 놀아야만 하는 걸까? 

왜 어린 시절 집에서 혼자 책을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은 이상한 것일까? 

남자아이가 인형을 가지고 놀면 안 되는 것일까?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와 함께 소꿉놀이를 하는 것은 받아들여질 수 없는 행동인 것일까?라고. 

이와는 별개로 우리의 맨 박스는 남자들은 또 한 가지 실수를 하도록 유혹한다.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을 ‘남자다움’이라며 치켜세우는 것이다. 많은 여자와 관계를 했다는 것이 남성들 사이에서는 업적으로 여기게 하고, 여성과 관계를 해보지 못한 남자를 무시하는 경향을 만든다. 이런 생각의 기반에는 역시 남성이 여성의 위에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만약 당신에게 여동생이나 누나가 있다고 해보자. 그런데 다른 남성들이 위의 생각을 가지고 당신의 누이를 바라본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끔찍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누이들은 어떨까? 당신이 느끼는 그 감정보다도 더 당신의 누이들은 더 큰 공포감과 역겨움을 느낄 것이다. 

강남역 사건 이후 사건 현장 주변의 출구에는 수많은 포스트잇이 붙었었다. 그 한 장 한 장의 종이에는 피해자의 명복을 비는 내용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비틀리고 잔인한 생각에 대한 절규와 비판이 적혀있었다. 하지만 우리 중 일부는 그 행동들을 비판했다. 사건의 피해자가 잘못한 것이라며 피해자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려고 한 사람도 있었고, 이와 상관없이 여성을 혐오 발언을 하는 사람, 포스트잇을 붙이는 사람 등 자신의 어긋날 신념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행동을 한 사람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비참한 상황이 발생하도록 만든 우리에게도 책임은 분명 존재한다. 여기서 ‘맨 박스’의 개념을 알고 있고 모르고 있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맨 박스’의 핵심 개념인 ‘남자다움’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단지 그것을 비판 없이 받아들였다는 것과, 그 ‘남자다움’이 잘못된 것이라 말한 것이 너무 늦었다는 점에서 반성을 해야만 할 것이다. 

맨 박스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우리가 맨 박스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가며 알게 모르게 맨 박스의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무의식중에 맨 박스 속에 담긴 행동이나 말을 할지도 모른다. 괜찮다. 우리는 이제 맨 박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을 디뎠을 뿐이다. 구체적으로 맨 박스를 탈출하는 방법은 당신의 성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만약 당신이 남성이라면 주변의 여성들에게 질문을 해보아야 한다. 평소 맨 박스로 인해  입는 피해에 대해 물어보면 된다. 아마 당신은 당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사례를 듣게 될 것이다. 많은 예에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천천히 한 가지 한 가지씩 우리를 멀어지게 만드는 차별을 없애 가면 된다. 그리고 늘 깨어있어야만 한다. 우리의 무의식중에 자리한 맨 박스가 당신의 말과 행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말하는 대로 행동하게 되고 사는 대로 생각한다고 했다. 아무리 머릿속으로 맨 박스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해도, 말을 조심하지 않는다면 행동이 변하지 않고, 행동이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세상은 바뀔 수 없게 된다. 이런 기본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멋진 사람이다. 

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싶다면 스스로 공부하고 활동해보는 것을 조심스레 추천해본다. 당신의 작은 몸짓 하나가 당신의 부인이나 딸, 그리고 누나나 동생이 좀 더 좋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될 테니 말이다. 

만약 당신이 여성이라면 주변의 남성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주변의 남성들은 당신이 겪고 있는 피해를 잘 알고 있지 못한다. 당신이 겪었던 불평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한다. 특히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한다. 당신의 이야기에 아버지와 오빠 동생 그리고 남편과 아들은 조금은 놀랄 수도 있지만, 당신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그들은 자신들의 말과 행동을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습관이 된다면 그들은 맨 박스의 억압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 당신의 작은 실천으로도 당신 주변의 남성들은 변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당신은 참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꼭 알고 있었으면 한다. 

위에서는 ‘남자다움’에 대해서만 이야기했지만 우리 사회에는 분명 ‘여성다움’에 대한 편견과 억압도 분명 존재한다. 성별에 따라 이러이러해야만 한다는 선입견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선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간단하다. 당신이 당신다움을 찾고 마음껏 뽐내면 되는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개성으로 인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보다 아름다워진다. 

성별에 따라 남자는 ~이래야 해 여자는 ~이래야 해는 당신의 개성을 억압하려는 망령들의 외침일 뿐이다. 

당신 스스로 자신을 가두려 하지 마라. 

당신은 자유로운 존재이고 당신은 자유로울 때 가장 빛이 난다. 

잊지 말자. 

우리는 아름답게 빛을 내며 살 의무가 있다는걸.

글 이어보기

짧은 글 모음집:雜

알록달록 색안경

알록달록 색안경

 

우리는 누구나 안경을 끼고 살아간다. 무엇보다 투명하고 맑은 안경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비추다가 어느새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색이 입혀진다. 때로는 자의에 의해서, 때로는 타의에 의해서 조금씩 미세하게 물들어간다.

 

푸르른 녹음을 닮은 자연의 색에서 시리고 차가운 냉기를 품은 청색으로 그러다 뜨겁고 사나운 붉은 빛으로 바뀌기도 하고 탁하고 희미한 무채색이 되기도 한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가 아닌 누군가에 의해 덧입혀진 색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그 누군가는 자신일수도 있고 부모님일수도 있으며 친구나 연인, 지인, 스승 또는 우리의 시야를 어지러이 방해하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일수도 있다. 너무나 많은 거짓과 진실과 소문이 섞이며 한겹, 두겹, 겹겹이 색을 입히고 마침내는 본연의 순수함을 잃게 된다.

 

그렇게 색이 덧입혀진 안경은 한겹, 두겹, 색이 입혀질 때마다 단단해지고 딱딱해진다.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 색이 갑옷이라도 되는 것처럼 무장한 채 세상을 비춘다. 그런 안경에 비쳐진 세상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 싸늘하고 살벌하고 삭막하기만 할 뿐이다.

 

왜 이런 색이 입혀지는 걸까? 무엇을 감추려고 색을 입히는 걸까? 바람에 날린 먼지에 긁힌 흔적을 감추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누군가와 부딪쳐 금이 간 자국을 감추려는 걸까? 이도저도 아니면 보고 싶은 것만을 보기 위해, 혹은 보여주기 위해 색을 입힌 걸까?

 

때로는 스스로를 위해,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때로는 부모가 자식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스승이 제자를 가르치기 위해서 그렇게 쌓여온 색은 쉬이 지워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고 또 오래 지나서야 희미해지고 흐려지지만 완전히 깨끗해지지는 않는다.

 

닦고 또 닦고 닦아내도 두텁게 씌워진 색은 하얀 손수건만 더럽힐 뿐, 힘을 주어 박박 닦다보면 안경이 부서질까 겁이 나서 조심조심 정성을 다해 겨우 닦아내면, 겨우 그 본연의 투명한 렌즈가 보인다. 하지만 처음과 같지는 않다. 얼룩덜룩 흔적이 남아 완전히 깨끗해지지 않는다.

 

그래도 계속 닦아내면 언젠가는 처음의 그 투명하고 맑은 안경이 될 거라고, 그리 다독이며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뭉실뭉실 떠가는 조각구름 사이로 노을이 지는 하늘에 잠시 지하철 계단을 오르다 발을 멈추었다. 오랜만에 하늘을 보는 것 같은 기분에 그리움이 몰려든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그 투명하고 맑은 안경이 그립다. 세상만사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푸르고 아름답게 비치던 그 풍경이 그립다. 새파란 하늘과 뭉실뭉실 떠가는 구름과 푸르른 나무와 내 작고 소중한 친구가 그립다. 그 하늘을 기억에 담으며 다시 계단을 오른다.

 

우리는 누구나 안경을 끼고 있다. 그 안경의 색은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시리도록 푸른색을, 누군가는 뜨거운 붉은 색을, 누군가는 극과 극의 흑백을...

 

마지막은 희뿌옇게 바래서 먼지가 입혀지겠지.

글 이어보기

짧은 글 모음집:雜

피자처럼

피자처럼

 

빙글빙글- 숙련된 기술자의 손 위에서 평평하게 펼쳐져 휘둘러지다 내려오는 반죽은 어디 하나 모난 곳이 없이 완전한 원형이다. 이 뽀얀 도우 위에 향긋한 소스를 얇게 펴서 발라준다. 지나치게 자극적이지도 않고 너무 밋밋하지도 않아서 어디에나 어울릴 소스다.

 

고르게 소스가 발린 도우 위로 얇게 썬 고기가 살포시 얹어진다. 쫄깃한 식감과 기름진 에너지를 위하여 역할이 배분된 고기 위로 잘게 썬 치즈 조각이 나풀나풀 떨어지고, 싱싱하고 파릇파릇한 채소가 아삭한 식감을 내기 위한 임무를 준비하고서 자리를 잡고 내려앉는다.

 

에너지와 영양소가 자리한 위로 뽀얗고 고운 치즈가루가 가랑눈처럼 휘날리며 흩뿌려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다의 짠내와 파도를 전하러 온 새우가 벌거벗은 자태로 수줍게 움츠린 채 웅크려 앉는다. 모든 재료가 정비된 도우가 놓여있는 판을 들어 후끈한 화덕에 넣고 기다릴 시간이다.

 

그렇게 시계도 보지 않고서 오랜 직감만으로 시간을 맞추어 꺼내면 노릇하게 구워진 피자는 메마른 사막에 내리는 단비처럼 맛에 굶주린 입안에 절로 침이 고이게 만든다. 손끝에 닿는 따끈한 도우는 말랑하고 조심스레 잡아서 들어 올리면 치즈가 고무줄마냥 늘어난다.

 

그 유혹에 못 이겨 벌어진 입안으로 뭉툭하니 뾰족한 끄트머리를 집어넣고 베어 물면, 혀를 적시는 소스와 육즙에 입안에서 밀려나온 희열이 등골을 타고 내린다. 상큼한 채소와 쫄깃하고 부드러운 고기와 통통한 새우가 벌이는 향연에 절로 눈이 감기며 감탄하고 마는 조화로움이란!

 

동그랗고 새하얀 도우 위에 다양한 재료가 고루 섞이어 이루어내는 맛의 향연, 풍요로운 조화.

피자처럼 조화롭다면, 피자처럼 풍요롭다면 얼마나 좋을까?!

글 이어보기

짧은 글 모음집:雜

악마의 유혹

악마의 유혹

 

사각사각, 타닥타닥, 새하얀 백지를 채우며 충혈 된 눈을 부릅뜨며 버텨본다.

 

‘안 돼, 더 이상은 안 돼, 참아야 하느니라!’

 

입술을 질끈 깨물며 손가락으로 타닥타닥 자판을 두들긴다. 그러다 어김없이 몇 줄을 넘기지 못하고 막히는 통에 애꿎은 책상을 두들긴다. 톡톡- 토독, 나도 모르게 리듬감이 실리는 소리에 불안한 마음이 드러나고 만다. 그와 동시에 아주 간절하게 생각난다.

 

“한 잔만 더 마실까...?”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책상 한편을 바라본다. 텅텅 비어있는 컵에서는 아직도 달콤한 향이 피어오른다. 코끝을 스치는 그 향기에 결국 참지 못하고 컵을 손에 들고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한다.

 

“한잔만, 딱 한잔만...”

 

작은 주전자에 물을 채우고 가스레인지 위에 올린다. 물을 데우는 동안 믹스커피를 하나 꺼내어 뜯고 컵에 쏟아 넣는다. 자잘한 소리를 내며 커피 알갱이와 새하얀 프림, 설탕이 사르륵 흘러나와 컵 바닥을 가린다.

 

“하아- 향 좋다.”

 

쌉쌀하고 달콤한 이 향기, 물이 끓고 김이 모락모락 나오는 주전자 주둥이를 컵 안으로 기울이며 따뜻한 물을 채운다. 향이 더욱 진해지고 달콤한 유혹이 잔을 채우는 걸 바라보며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누나, 벌써 몇 잔째야?”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뜨끔해서 주전자를 내려놓고 살포시 고개를 돌렸다.

 

“한잔만...딱 한잔만 더 마실게. 응?”

 

“1시간 전에도 그렇게 말했으면서, 안 돼!”

 

“헹!”

 

양손으로 컵을 쥐고서 종종걸음으로 잽싸게 방으로 도망치자, 못마땅하다는 듯이 뒤따라온다.

 

“누나- 줄이기로 했잖아?”

 

“줄였어. 줄였다고, 어제 보다 한잔 덜 마셨다니까.”

 

의자에 앉아 따끈한 커피를 홀짝거리며 올려다보았다. 차마 빼앗지는 못하고 한숨을 내쉬며 내 앞에 구부리고 앉아서 또 잔소리를 한다. 하루에 4잔 이상은 금지라고, 그 말을 귓등으로 흘려 넘기며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면, 따악- 꿀밤이 날아온다. 하지만 어쩌라고, 이 악마적인 유혹은 도무지 뿌리칠 수가 없는 걸...

글 이어보기

짧은 글 모음집:雜

기다림

기다림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전화벨이 울리는 소리에 안방으로 들어가 전화를 받았다.

 

“딸~ 보연이 아줌마가 맛있는 거 사준댄다. 같이 밥 먹게 이리로 와.”

 

이전에 살던 집에서 위층에 살며 친하게 지내던 아주머니가 같이 저녁을 먹자고 했고, 엄마가 알려준 장소는 이사를 오기 전에 살던 동네의 한 버스 정류장이었다.

 

“혼자 올 수 있지? 옷 따뜻하게 입고, 조금 있다가 봐.”

 

“네.”

 

그렇게 대답을 하고 두꺼운 잠바를 챙겨 입고 아파트를 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내려갔다. 거기서 가장 먼저 온 버스를 타고 빈자리에 앉았다. 버스가 여러 정류장을 지나는 동안 익숙한 동네의 모습이 나오고 나는 당연히 여기서 엄마가 있는 장소로 버스가 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내 상각과 달리, 버스는 다른 길로 지나쳐 다음 동네로 가고 있었다. 나는 당황해버려서 차창 밖을 보다가 아저씨를 보다가, 그렇게 머뭇거리다 빨간 버튼을 누르고 내렸다. 이미 엄마가 기다리는 동네를 한참 지나쳐버린 버스에서 내려 근처에 보이는 공중전화부스로 들어갔다.

 

당시에는 엄마에게 휴대폰이 없었기에 엄마가 일하시는 직장으로 전화를 했고, 주인아주머니가 받으셨다.

 

“아줌마, 저희 엄마 지금 거기 있어요?”

 

“아니. 이미 퇴근했는데.”

 

그때의 내가 울고 있었는지 어땠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엄마가 어디서 기다리는데 버스가 그리로 안 가더라고 얘기했던 것 같다.

 

“아고~ 그 버스 거기 안가지. 거기 가려면 좌석버스 98번 타야지.”

 

마침 그때 98번 버스가 정류장으로 오는 게 보였다. 난 급히 전화를 끊었다.

 

“지금 버스와요. 98번, 끊을게요.”

 

대답도 듣지 않고 수화기를 걸어두고 뛰어가 버스에 올라탔다. 그리고 내리는 문 바로 앞의 빈자리에 앉아서 다시 차창 밖을 내다보며 안도했다. 이 버스는 이제 엄마가 있는 곳으로 갈 거라고, 곧 엄마와 아줌마를 만나서 맛있는 걸 먹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98번은 엄마와 시내를 갈 때에 타던 버스였고, 익숙한 거리의 모습이 계속해서 차창 밖으로 지나쳐갔다. 하지만 버스는 다시 되돌아서 엄마가 기다리고 있는 동네로 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멀어지며 시내로 달렸고, 나는 조그만 더 가면 되겠지, 조금만 더 가면 될 거야, 그런 생각으로 초조하게 앉아있었다.

 

차창을 내다보며, 운전기사 아저씨의 뒤통수를 바라보며, 마침내 시내에 도착한 버스가 백화점 앞의 기점을 돌아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할 때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해가 질 무렵이 되어서야, 집에서 나온지 거의 3시간이 넘어서야 엄마가 기다리는 정류장의 맞은편에 내릴 수 있었다.

 

건널목 앞에 서고, 버스가 지나간 뒤 신호가 바뀌었다. 추운 한겨울의 해가 저무는 어슴푸레한 날에, 건널목 건너편에 엄마가 보였다. 발을 동동 구르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엄마를 부르며 뛰어갔다.

 

“엄마-!”

 

엄마는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왜 이제야 오냐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하고 한참을 기다렸다고, 기다리다가 너무 안와서 아줌마는 그냥 가버렸다고 하셨다. 나는 그제야 버스를 잘못타서 바꿔 탔는데 시내까지 갔다가 다시 오더라는 말을 했다.

 

“건너서 타야지.”

 

“그치만, 엄마하고 탈 때는 안 건넜잖아.”

 

“그때는 기점에서 타서 그런 거고, 오늘은 건너서 탔어야지.”

 

혼자서는 처음 탔던 버스였기에 되돌아올 때는 건너야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거다. 괜히 억울해서 나도 모르게 입술을 꾹- 다물고 볼을 퉁퉁- 불렸다. 엄마는 그래도 무사히 와서 다행이라며 한숨을 내쉬면서도 웃으셨던 것 같다. 결국 맛있는 저녁은 보지도 못하고 엄마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코끝이 찡- 하다. 버스 안에서 내가 마음 졸인 만큼, 기다기고 있던 엄마도 얼마나 맘을 졸이셨을까 싶어서, 그러다 어린 애 혼자 버스를 탔는데 기점을 돌 때까지 내리지를 않았으니, 버스 기사 아저씨는 얼마나 이상하게 생각했을까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길가다 모르면 바로 물어보게 된 것이, 지나가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든, 아저씨에게 물어보든, 편의점이나 가게에 들어가서 물어보든, 혹은 버스를 타며 기사아저씨께 물어보든, 길을 모르겠다 싶으면 일단 물어보는 것이다.

 

또 그렇게 헤매면 안 되니까, 어디를 어떻게 가든 집에는 돌아와야 하니까...

글 이어보기

짧은 글 모음집:雜

10. 운명의 수레바퀴

10. 운명의 수레바퀴

 

타로 카드에서 10이라는 숫자와 함께 표기되는 카드

운명의 수레바퀴. 운명, destiny!

 

사람들은 운명이라는 말에 매혹되면서도 경계하고 희망하며 원망한다.

왜일까? 운명이라서? 피할 수 없어서?

 

숫자 10은 완성된 숫자, 가득 채워진 숫자라고도 한다.

즉 하나의 단계, 하나의 주기가 끝났음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타로에서 이 10번째 카드가 바로 <운명의 수레바퀴>이다.

 

하나가 끝난 것, 가득 채워진 것

그래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음을 뜻한다.

준비되어있기에 진화하고 변화할 수 있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또한 기회를 의미하기도 한다.

왜냐?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기 때문이다.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기회가 주어져도 제대로 잡지를 못한다.

설사 잡았다하더라도 제대로 활용하지를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회는 준비되어 있는 자

잡은 기회를 제대로 쓸 줄 아는 자에게 주어진다.

 

무슨 뜻이냐고?

 

생각지도 못하게 복권에 당첨된 이가 있다.

복권이라는 것이 다 그렇듯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당첨된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복권 당첨자가 술과 도박

유흥으로 그 많은 당첨금을 탕진하는 것이다.

평생을 놀고먹어도 될 만큼의 당첨금을 말이다.

 

그렇기에 운명의 수레바퀴는 양면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 기회가 행운이 될지 불행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운명의 수레바퀴가 어디로 굴러갈지는

결국 그 주인에게 달린 것이다.

 

즉, 나 자신에게 달렸다는 말이다.

 

그러니 결과가 어떻든지 타인의 잘못으로 떠넘기지 마라.

그 결과를 이끌어낸 것은 바로 자신이다.

글 이어보기

짧은 글 모음집:雜

삼겹살에 소주 한잔

삼겹살에 소주 한잔

 

지글지글 불판 위에서 익어가는 소리가 들리고, 사뿐히 불어온 밤바람이 고소한 고기 냄새를 퍼뜨린다.

 

“캬-.”

 

잔을 비우고 탁- 소리가 나게 내려놓고는 손에 든 집게로 고기를 이리저리 뒤적였다. 3월 3일 삼겹살 데이라고 마트에서 떨이 할인하는 걸 사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노릇하게 익은 고기 한점을 입안에 넣으니 따끈한 온기와 부드러운 비계 두툼한 덩어리가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좋구나~”

 

한적한 옥상에서 아담한 평상에 앉아 소소하게 별이 떠있는 밤하늘을 풍경삼아 기울이는 소주 한잔, 입안에서 녹아드는 삼겹살 한점. 잠시나마 근심도 걱정도 스트레스도 사라지는 기분이다. 비어있는 잔을 채우고 불을 조금 낮춘다. 알싸한 소주를 한모금 넘기며 마늘에 고기 한점을 집었다.

 

“좋네. 좋아.”

 

질겅질겅 고기를 씹으며 옥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야경은 흔하디흔한 풍경이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혼자서 조용히 여유롭게 즐기는 운치에 연신 좋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온다. 고기 구우면서 눈치 안 봐도 되고, 잔 비우면서 옆자리 안 살펴도 되고, 맘 편히 마시는 술이 이리도 좋은 것이다.

 

간간이 길거리에서 바람을 타고 올라오는 자잘한 소음을 벗 삼아, 또 한잔을 들이키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삼겹살을 상추에 싸서 입안에 넣었다. 아삭한 상추에 기름진 삼겹살이 입안을 누비고 목을 넘어간다.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조만간 혼자서 벚꽃이라도 보러가야겠다고, 굳이 멀리 갈 필요 없이 근처 작은 공원을 떠올리며 또 한잔을 넘긴다. 상추와 깻잎을 겹쳐 고기 2개를 한꺼번에 싸서 입안으로 넣었다.

 

“음음~”

 

혼자면 어떠랴, 이리도 편하고 여유로운 것을, 오롯하게 맘 편히 쉴 수 있는 이런 시간이 얼마나 귀한데 말이다. 많지는 않으나 부족하지도 않은 고기가 조금씩 줄어들고 마지막 한점은 막장에 푹- 찍어서 입안으로 넣고는 몸을 뒤로 젖혀 팔을 기대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새까만 하늘, 희미하게 반짝이는 별 몇 개, 도심의 하늘이란 다 그렇지 싶다. 그래도 어릴 적 옥상에서 올려다본 밤하늘은 지금보다는 별이 많았던 것 같은데 말이다. 킁- 콧바람을 들이쉬며 궁상맞아지려는 기분을 떨쳐내고 비어버린 소주병과 불판을 하나씩 치우기 시작했다.

 

평상 위를 말끔히 치우고 돌아서는 등 뒤로 알싸한 알코올 냄새와 고소한 고기 냄새가 따라붙는다. 은근 슬쩍 따라오는 여운을 애써 모른 척하며 잠자리에 들었을 때에 왠지 모르게 픽- 웃고 말았다. 그리고 눈을 붙이며, 좋았다고, 잘 먹었다고, 이불을 감싸 안고서 잠이 든다.

 

글 이어보기

짧은 글 모음집:雜

동심파괴

왕자와 공주님은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과연 그럴까?

 

유리관 속에 잠들어있는 백설공주를 사랑한 왕자가 시체애호가라면?

다시 되살아난 백설공주와 행복하게 살았을까?

 

마녀의 탑 속에 갇힌 라푼젤이 지독한 팜프파탈이라면?

자신을 구해준 왕자와 행복하게 살았을까?

 

100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건너뛴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공주를 깨운 왕자는 100년의 세대 차이를 극복했을까?

 

파란수염을 해치운 부인은 이후 재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을까?

파란수염과 결혼생활로 인해 의부증이 생기지는 않았을까?

 

장화신은 고양이 덕분에 공주와 결혼한 남자는?

나중에 사기결혼으로 몰리지 않았을까?

 

인당수로 뛰어들어 연꽃에서 다시 태어나 왕비가 된 심청이는 행복했을까?

엄하고 고달프고 치열한 왕궁에 제대로 적응했을까?

 

제비가 물어다준 박씨로 부자가 된 흥부는 놀부와 사이좋게 잘 살았을까?

만약에 흥부가 경제관념이 엉망이라면 다시 가난해지지 않았을까?

.

.

.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결말은 누가 먼저 시작한 걸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결말은 믿을 게 못되는 것 같다.

 

동화의 결말,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기를 바라는 희망사항에 가깝지 않을까?

아이들의 동심을 위해서, 꿈과 희망을 위해서 만들어진 결말이 아닐까?

 

동화를 듣고 자라는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게

착하고 올바르게 살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을 수 있게 말이다.

 

세상이 동화처럼 된다면 어떨까?

 

착하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요정의 도움이 주어진다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