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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

확률통계와 이과생 Y씨, 그리고 칠월칠석의 오늘

확률통계와 이과생 Y씨, 그리고 칠월칠석의 오늘

정녕 네가 나와 같은 마음인가,
하는 것을 가지고 내 이불 조아려질 때에

 

그 시간에, 너는 이것이
같은 상자냐 같은 사탕이냐를 가지고
수십 번 머리채를 붙잡았느냐.

 

네 앞에서 미적분을 잘한다고 우쭐댄 적이 있었다.

그래놓고 언제는 수화기 너머로 보고 싶다고,
그때 네 책상엔 확률과 통계 문제지가
벽처럼 너를 가로막고 있었을까.

 

미안하다, 너의 반쪽이라 믿었던 마음은 너의 반밖에 알지 못했다.
문과생 M씨는 이제야 확률과 통계를 공부한다.
오늘 합의 법칙을 배웠고, 곱의 법칙을 배웠고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항상 누군가가 더뎌지고 만다는 걸 배웠다.

 

어디서 잘 살고 있나, 칠월칠석이다.
자취를 그리기엔 이만한 게 없는 저녁하늘이다.
너는 어디서 M씨도 P씨도 K씨도 만나지 못하고
머리엔 기하 씨와 벡터 씨만 가득하느냐.

 

먼 허공엔, 새내기의 꿈처럼 커다랗고,
마치 만남 뒤에 이별이 있듯, 이분법을 경계하며,
그리운 이가 떠올릴 법한, 흐릿한 미소 같은,
오작교의 점이 찍혀, 천천히― 그어진다.

 

고작 1년에 한 번을,
몇백 년이나 지나버린
저 인연을, 나는 왜 부러워해야 하나.

 

견우여!
당신은 직녀를 만났는가,
그사람 아직도 당신을 사랑하는가…….